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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소프트웨어만 바꿔 로봇팔 적응력 높이는 제어 기술 개발

산업 로봇 90%가 쓰는 PID 제어기의 한계를 극복하는 적응형 알고리즘이 나왔다. 하드웨어 교체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적용 가능하다.

갑자기 무거운 짐을 들거나 외부 충격을 받아도 흔들림 없이 작동하는 로봇팔 제어 기술이 개발됐다. UNIST 기계공학과 강상훈 교수팀은 급격한 부하 변동이나 외부 충격에도 로봇팔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적응형 PID 제어 알고리즘’을 새롭게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기술은 산업 현장 로봇팔의 90% 이상이 사용하는 PID 제어기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바로 적용할 수 있으며, 센서 잡음 문제를 해결해 기존 적응형 기술의 불안정성을 극복했다. 연구 결과는 기계 및 로봇 공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IEEE/ASME 트랜잭션 온 메카트로닉스’에 1월 13일 게재됐다.

PID 제어기의 ‘융통성 부족’ 문제

PID 제어기는 로봇팔의 운동을 제어하는 일종의 두뇌다. 로봇팔을 원하는 궤적대로 움직이기 위해 모터로 보내야 하는 힘을 실시간으로 계산한다. ‘PID’는 비례(Proportional), 적분(Integral), 미분(Derivative)의 약자다. 비례 항은 현재 오차에 비례해 힘을 조절하고, 적분 항은 누적된 오차를 보상하며, 미분 항은 급격한 움직임을 감쇠시킨다. 구조가 단순하고 신뢰성이 높아 현재 산업 로봇팔의 90% 이상이 이 방식을 사용한다.

문제는 융통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처음 설정된 값으로만 움직이기 때문에 로봇이 드는 물체의 무게가 갑자기 변하거나 작업 중 스프링이나 케이블 같은 탄성 물체와 접촉하면 오작동하거나 심한 진동이 발생했다.

기존의 적응형 제어 기술도 있었지만 한계가 있었다. 센서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잡음(양자화 오차)까지 실제 오차로 인식해 제어 이득(로봇이 오차를 보정하는 강도를 결정하는 값)이 과도하게 커지는 ‘이득 표류’ 현상이 나타났다. 이득이 지나치게 커지면 로봇이 불필요하게 큰 힘을 쓰면서 흔들리거나 제어가 불안정해진다.

성능 검증을 위해서 제작된 2관절 로봇(좌), 성능 검증 상황(우측 상단)
및 결과 그래프(우측 하단).
로봇팔에 로봇팔 무게에 달하는 4kg의 무거운 짐을
매달거나 강한 탄성을 가진 스프링(210N/m)을 연결해, 작업 중 부하가 급변하는 가혹한 산업 현장 환경을 모사했음.

센서 잡음 문제 해결이 핵심

연구팀이 개발한 알고리즘의 핵심은 센서 잡음을 오차로 잘못 해석하지 않도록 설계했다는 점이다. 로봇이 실제 작업 오차 정보만을 이용해 제어 값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기존 적응형 PID 방식에서 자주 나타났던 이득 표류 문제를 해결했다.

가장 큰 장점은 현장 적용이 쉽다는 점이다. 로봇의 복잡한 물리적 정보(질량, 마찰력 등)를 미리 입력하거나 고가의 무게 감지 센서를 추가할 필요가 없다. 기존 로봇팔에 탑재된 PID 제어기 구조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하드웨어 교체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즉시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관절이 2개인 로봇팔에 이 알고리즘을 적용해 실험했다. 로봇팔 자체 무게에 달하는 4kg 짐을 들게 하거나, 강한 탄성의 스프링이 연결된 복잡한 환경을 만들어 테스트했다. 실험 결과, 새 알고리즘이 적용된 로봇팔은 환경 변화에 맞춰 스스로 제어 값을 조절하며 흔들림 없이 목표 궤적을 따라갔다. 반면 기존 제어 방식은 위치 오차가 커지거나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강상훈 교수는 “작업 환경이 자주 바뀌는 스마트 팩토리뿐만 아니라 사람의 미세한 힘 변화까지 감지해 반응해야 하는 재활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등 다양한 로봇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입 비용이 낮고 기존 설비의 제어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어 공정 재배치 시간과 비용 절감, 작업 품질 향상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