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성공하려면

디지털 시대, 기업은 생존을 위해 큰 그림을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디지털 기술로 인한 변화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 생태계와 데이터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새로운 투자 기회의 잠재적 위험과 수익을 고려할 때 자산 전체의 포트폴리오가 아닌 개별적 투자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오류를 행동경제학에서 좁은 프레임이라 부른다.

새로운 주식 종목을 선택할 때 기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게 될 역할을 고려하지 않고 그 종목의 특성만 주목하여 판단을 내리거나, 사업 기회를 평가할 때 기업 전체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염두에 두지 않고 하위 부서별 목표에 따라 신사업의 위험과 수익을 평가하여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 그 예이다.

이 같은 오류는 큰 그림을 보는 안목의 부재에서 온다. 이러한 안목은 기업이 속한 산업 생태계에서 관련된 제품이나 서비스의 관계를 파악하여 기업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수적이다.

성공적 기업 전략 첫걸음, 생태계 이해

서로 다른 상품들의 상호 관계를 파악하는 일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예를 들어, 온라인 파일 공유 서비스와 라이브 콘서트에 대한 수요를 생각해 보자. 파일 공유를 통해 무료로 음악을 들었던 사람들이 더 이상 라이브 콘서트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파일 공유 서비스는 콘서트의 대체재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무료로 음악을 들었던 사람들이 콘서트에 가서 더 큰 감동을 얻고자 한다면 두 제품은 서로의 수요를 증가시키는 보완재가 된다.

1990년 후반부터 번성하기 시작한 온라인 파일 공유 서비스로 인해 음반 판매는 줄어들었으나 콘서트 수요는 크게 증가했는데 이는 파일 공유 서비스가 음반과는 경쟁적 관계였고 콘서트와는 서로 보완적인 관계였음을 보여준다. 음반보다는 콘서트에서 주요 수입을 거두었던 가수들이 음반 회사와는 달리 파일 공유 서비스에 반대하지 않았던 것도 이런 이유이다.

제품들의 이러한 상호 관계를 오판하여 기업들이 전략적 실수를 범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1920년대 음반 회사들은 라디오에서 음악을 방송할 경우 음반 판매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 판단, 음악의 라디오 방송을 금지시키기 위해 높은 로열티를 요구하는 소송전을 벌였다. 그러나 라디오 방송이 음반 판매를 급속하게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음반 회사들은 1950년대에 이르러서는 자사 음악을 라디오 방송에 내보내기 위한 로비전에 돌입하게 된다.

또한 많은 사람들은 소설이 영화로 출시될 경우 책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결과는 정반대였고, 1970년대 ATM이 도입된 후 예상과는 달리 오랜 기간 동안 은행 직원의 수는 크게 증가했다.

제품의 생태계에 대한 적절할 이해를 바탕으로 보완 관계에 있는 상품을 발굴해 내는 안목은 디지털 혁신을 바탕으로 한 신생 기업의 위협에 직면한 전통 기업들에게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세계 최초로 디지탈 카메라를 개발했지만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디지탈 카메라 물결로 인해 파산을 경험했던 코닥, 아마존의 등장으로 사라진 보더스 서점, 넷플릭스의 부상으로 쓰러진 블록버스터 비디오대여점 등은 디지탈 혁신의 물결에 직면하여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의 운명을 잘 보여 준다. 반면, 급변하는 기업 환경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여 성공적으로 디지털 혁신을 이루어 낸 기업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디지털 혁신의 비결, 데이터

미국의 웨더컴퍼니(The Weather Company)는 케이블TV에서 24시간 날씨 채널을 운영하여 광고 수익을 누려 왔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점차 TV보다는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에서 날씨 정보를 얻게 됨에 따라 케이블TV 구독자 수는 감소했고 회사도 위기에 직면했다. 트렌드에 맞추어 웨더컴퍼니도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출시했으나 모바일 매출은 크지 않았다. 40% 이상의 스마트폰 소유자들이 아침에 제일 먼저, 그리고 매일 밤 마지막으로 날씨 앱을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날씨를 확인하는 시간은 단지 몇 초 뿐이라 광고 기반 수익 창출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웨더컴퍼니는 고심 끝에 날씨가 광범위한 영역에서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데이타 과학 회사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날씨 데이터와 제품 판매 데이터를 연결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다양한 패턴을 찾아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도움을 주었다.

예를 들어, 많은 소비자들이 날씨에 따라 서로 다른 유형의 샴푸를 구매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팬틴은 모바일 앱을 통한 위치기반 광고와 함께 기상 조건에 적합한 헤어 케어 제품을 추천함으로써 판매를 크게 높일 수 있었다. BMW 차량의 와이퍼에 센서를 부착, 와이퍼의 움직임을 통해 비가 내리는 시기와 장소를 파악하여 일기예보의 정확도를 향상시켰고, 인도의 트랙터 제조업체 마힌드라와 협력하여 토양의 성격과 기후 조건에 따라 적절한 양의 비료를 투하하는 무인 농기구 개발에도 도움을 주었다. 이러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힘입어 기울어가던 웨더 컴퍼니는 2016년 IBM에 약 20억 달러에 인수되었다.

Web Hosting News - Big Blue Seals Weather Company Deal

웨더컴퍼니의 이러한 변신은 성공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비결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즉, 디지털 혁신은 빅데이터 및 데이터 과학의 이점을 활용함과 동시에 기업이 속한 산업의 생태계에 대한 이해를 통해 자사 핵심 제품과 결합할 수 있는 보완상품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적절한 보완재의 발굴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신상품에 대한 소비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전환 비용을 높여 기존 제품의 소비자가 경쟁 상품으로 옮겨가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 2011년 아마존은 킨들파이어라는 태블릿PC를 199달러에 출시했는데 당시 원가는 200달러 이상이었다. 아마존이 이 제품을 원가 이하로 판매한 이유는 태블릿을 구매한 고객은 아마존에서 다른 제품을 구매할 확률이 크고 나아가 프라임 멤버가 될 가능성도 많다는 사실에 착안했기 때문이다.

프라임 멤버십은 연회비가 부과되지만 대부분의 제품을 2-3일 이내에 무료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멤버십 가입 고객은 대부분의 상품을 아마존에서 구매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구글의 검색 시장 점유율은 90%에 육박하지만, 상품 구매시 구글이 아니라 아마존에서 검색을 시작하는 소비자들이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에는 현재 30% 가까운 미국 인구가 가입해 있는 프라임 멤버십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아이튠즈를 포함한 서비스 사업에서 연 400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창출했던 애플이 아이튠즈 사업에서 거의 이윤을 취하지 않았던 것도 비슷한 이유이다. 제조원가가 130달러 정도에 불과했던 아이팟을 250달러에 판매함으로써 큰 이윤을 남겼던 애플은 의도적으로 아이튠즈에서 이윤을 희생했던 것이다. MP3 플레이어 시장의 약 85%를 차지했던 아이팟의 성공은 제품의 우수성 못지 않게 아이튠즈라는 우수한 보완상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과거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타사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허용하지 않는 등 산업 생태계로부터 고립된 폐쇄적 정책을 택함으로써 실패했던 맥 컴퓨터의 사례에서 스티브 잡스가 배웠던 교훈인 셈이다.

20년 간 시스코를 경영했던 존 체임버스 회장은 2015년 은퇴 기념사에서 당시 참석했던 기업의 40%는 10년 안에 존재 가치를 상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디지털화로 인한 급변하는 기업 환경과 신생 기업의 도전 속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혁신은 더 이상 단지 선택 사항으로 여길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송명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롱비치 경영대학 교수는 서울대 철학과 학사와 석사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 대학 MBA 를 거쳐 텍사스 A&M 주립대에서 마케팅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캔자스주립대 조교수로 5년간 재직한 후 현재는 캘리포니아 주립대(롱비치)에서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마케팅 애널리틱스 석사 과정을 수립하여 디렉터 역할을 맡고 있으며, 머신러닝, 마케팅 전략, 국제경영 전략, 데이타 사이언스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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