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gets to decide who receives experimental medical treatments?

임상 실험 치료 대상은 누가 정해야 할까?

증명되지 않은 실험적인 약물 사용은 많은 환자에게 생존 가능성을 높일 최선의 방법이며 위험을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맥스(Max)가 막 걸음마를 배우던 아기였을 때 맥스의 부모는 아기가 움직이는 방식이 ‘뭔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챘다. 맥스는 같은 나이의 다른 아이들보다 걷는 속도가 느렸고 제자리에서 공중으로 뛰는 것도 힘들어했으며 달릴 수도 없었다.

혈액 검사 결과 맥스는 주요 근육 단백질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유전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후 자선 단체 연구원인 맥스의 아버지 타오 왕(Tao Wang)은 “처음에는 아내도 나도 검사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말한다. 두 사람은 몇 달이 지나서야 맥스를 데리고 가서 유전자 검사를 받았고, 맥스가 듀센형 근이영양증(Duchenne muscular dystrophy, 이하 ‘듀센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듀센병은 주로 어린 남아에게 발생하는 희소 질환이다. 이 병은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환자는 나이를 먹을수록 근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치료법은 없다. 듀센병 환자는 20세가 되기 훨씬 전부터 휠체어를 타야 하는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은 30대까지 생존하지 못한다.

타오 왕과 아내는 맥스가 듀센병 진단을 받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때 어떤 의사가 맥스가 참여할 수 있는 임상시험에 대해 언급했다. 손실된 근육 단백질을 단축된 형태의 단백질로 대체해서 근위축 속도를 늦추거나 심지어 되돌릴 수 있도록 고안된, 실험적인 유전자 치료법에 대한 것이었다. 두 사람이 맥스를 임상시험에 등록한 것은 당연한 결정이었다. 타오 왕은 “우리는 병의 경과를 바꾸고 희망을 얻을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기꺼이 시도하려고 했다”고 말한다.

그로부터 2년이 흘렀다. 타오 왕에 따르면 현재 맥스는 활발한 8살 아이로 성장했다. 맥스는 달리고, 제자리에서 뛰고, 계단도 쉽게 오를 수 있으며, 심지어 하이킹도 즐긴다. 그는 “맥스는 완전히 다른 아이가 됐다”고 말한다.

맥스가 받은 유전자 치료법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이하 ‘FDA’)에서 신속 승인(가속 승인)을 고려했던 치료법이다. 기존 치료제가 없는 심각한 질환의 치료법을 위해 마련된 신속 승인은 일반적인 FDA 승인보다 더 적은 임상시험 데이터로도 받을 수 있다.

신속 승인이 효과적일 때도 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특히 신속 승인을 받은 약물 중에는 임상시험 효과가 명확하지 않은 것들도 있다. 맥스가 사용한 약도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임상시험 결과, 해당 약물은 위약(placebo)보다 더 나은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듀센병 환자들은 이 치료법을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해당 치료법의 이점을 평가하기 위해 지난 5월에 열린 FDA 자문위원회 회의에서 듀센병 환아 부모들은 다음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려면 아직 몇 달이 남은 상황이었는데도 이 치료법을 즉시 승인해달라고 FDA에 간청했다. 6월 22일, FDA는 4세 및 5세 남아를 대상으로 해당 약물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했다.

2009년부터 2022년까지 66가지 암 치료를 위해 항암제 48개가 신속 승인을 받았으나,

그중 15개는 이후에 승인이 철회되었다.

효과에 대한 증거가 부족한 상태로 승인된 약은 이뿐만이 아니다. 신약에 대한 기준이 낮아지는 추세에 따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거나 심지어 해가 될 수 있는 치료제 사용이 더 쉬워지고 있다. 의약품 승인 결정에서 사례(anecdote)가 실질적인 증거를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효과가 없는 약을 사용하게 되고 있다.

의약품 승인 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는지에 대해 우리는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실험적 치료를 받는 대상은 누가 되어야 할까? 그리고 그 결정은 누가 내려야 할까? 이러한 질문은 생명공학의 빠른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특히 시급한 문제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과학자들이 ‘완전히 새롭다’고 말하는 치료법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이중 상당수는 유전자 편집과 연관되어 있다. 우리는 기존 치료법을 개선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치료법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치료법에 대한 접근 관리는 까다로운 일일 수밖에 없다.

바로 지난해에 한 여성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 유전 부호(genetic code)를 직접적으로 편집하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치료를 받았다. 또한 지난해에는 유전자를 변형한 돼지 심장을 중증 심장병을 앓고 있는 남성에게 이식하기도 했다. 남성이 결국 사망한 이후에는 그가 이 수술을 하기 위한 적합한 후보였는지에 대해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실험적인 치료법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은 일일 수 있다. 26세의 듀센병 환자인 호켄 밀러(Hawken Miller)는 일부 듀센병 환자들도 이에 동의할 것이라 말한다. 그는 “듀센병은 치명적인 질병이다. 어떤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서 죽음을 기다리기보다는 무엇이라도 시도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접근성 확대

새로운 치료제의 알려지지 않은 부작용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과 잠재적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하는 일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실험적 약물을 복용하면 질병이 치유될 수도 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해를 입을 수도 있다. 그리고 안 좋은 결과가 나온 후 기업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전체 연구 분야의 진전이 지연되면서 향후 신약 승인이 늦어질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실험적인 치료제 승인이 FDA를 통해 이루어진다. 1960년대와 1970년대부터 제약사들은 자사 제품이 실제로 효과가 있으며 제품 복용의 위험성보다 이점이 크다는 것을 FDA에 증명해야 했다. 보스턴 대학교의 보건법 전문가 크리스토퍼 로버트슨(Christopher Robertson)은 “그 이후로 환자들이 추측에 근거해 약물을 복용할 기회가 사라졌다”고 말한다.

신약의 효과성 입증에 높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치명적인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위험성과 이점 간의 중요도를 정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불치병 환자들이 실험적인 미승인 약물 사용 승인을 요청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을 통해 실험적 치료제를 사용한 사람에게 나쁜 일이 생기면 투자자들이 도망간다. 그러면 사업이 위험해질 수 있다.”

앨리슨 베이트먼-하우스, 윤리학자

1979년 미국에서는 말기 암 환자와 그 배우자로 구성된 집단이 정부에 실험적인 치료제 사용을 허용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방 법원은 원고 중 한 명에게 약물 구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이 사안의 핵심은 질병의 치료 가능 여부가 아니며 효과 없는 약물로부터 모두를 보호하는 것의 중요성이었다.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되었다. 로버트슨은 “불치병 환자에게도 법령에 따라 여전히 안전과 효능이라는 개념이 적용된다”고 말한다.

오늘날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실험적인 약물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마도 임상시험 참여일 것이다. 초기 단계의 임상시험은 일반적으로 건강한 지원자에게 저용량의 약을 제공하여, 신약이 궁극적으로 치료하고자 하는 질병을 가진 사람들에게 약을 제공하기 전에 신약이 안전한지 확인한다. 일부 임상시험은 ‘공개형(open label)’으로 진행되어 누가 어떤 약을 받는지 모두가 알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일반적인 임상시험은 ‘무작위 배정, 위약 대조, 맹검’ 방식을 사용한다. 이런 방식의 임상시험에서는 일부 지원자는 실제 약물을 받고 다른 지원자들은 위약을 받으며, 결과가 수집될 때까지는 약을 투여하는 의사조차도 누가 어떤 약을 받는지 알 수 없다. 약물이 실제로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임상시험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임상시험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치료제를 사용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적합하지는 않다. 임상시험은 연령과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참여 자격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경향이 있다. 지리적 위치와 시기도 중요하다. 특정 약물을 시도해보고 싶은 사람이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곳에서 너무 먼 곳에 살 수도 있고, 참여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동정적 사용(compassionate use)’이라고 하는 FDA의 접근성 확대 프로그램에 따라 FDA에 약물 사용을 요청할 수 있다. FDA는 이런 요청을 거의 모두 승인한다. 이 경우 해당 약물을 원가로 판매할지(이윤을 남길 수 없음), 무료로 제공할지, 요청을 거부할지는 제약사의 결정에 달려있다.

또 다른 선택지는 ‘시도할 권리 법(Right to Try Act)’에 따라 약물 사용을 요청하는 것이다. 2018년에 통과된 이 법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FDA를 우회하여 실험적 약물을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경로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 법안의 도입을 정치적 의도에 의한 보여주기식 행위로 간주하는 사람이 많다. FDA가 실험적 약물 사용을 가로막은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법에 따라 약물 사용 승인을 받더라도, 제약사는 여전히 환자에게 약을 제공할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이러한 경로 중 하나를 선택했는데도 환자의 약물 사용이 거부되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할 수 있다. 뉴욕 대학교 그로스먼 의과대학(Grossman School of Medicine)에서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접근성을 연구하는 윤리학자 앨리슨 베이트먼-하우스(Alison Bateman-House)는 그런 뉴스가 “거의 늘 같은 내용”이라고 말하며, “어떤 사람이 약물 사용을 위해 싸우다가 ‘냉정하고 무정한’ 제약회사나 FDA에 의해 거부당하는 내용이다. 뉴스에는 언제나 ‘손에 넣기만 하면 분명히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무언가를 얻으려고 용감하게 고군분투하는 환자들’이 등장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베이트먼-하우스는 제약사가 약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도 그 결정을 비난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런 요청을 하는 사람들은 보통 ‘엄청나게 아픈’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투약 이후 환자가 사망하기라도 하면, 해당 약에 부정적인 인상을 줄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이 추가 개발을 위한 자금 지원을 끊을 수도 있다. 베이트먼-하우스는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을 통해 실험적 치료제를 사용한 사람에게 안 좋은 일이 발생하는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면 투자자들이 도망간다. 그러면 사업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FDA가 어떤 약을 승인했다는 것은 해당 약물의 판매와 처방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며, 결정적으로 그 약이 더는 실험적 약물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FDA 승인은 유망한 신약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여겨진다.

최대 10개월이 소요되는 표준 승인 절차에서 FDA는 해당 약물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임상시험 증거를 요구한다. 임상시험 증거를 수집하려면 오랜 시간에 걸쳐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나 치명적인 희소 질환의 발병 같은 절박한 상황, 그리고 듀센병처럼 치료 선택지가 거의 없는 심각한 질병은 표준 승인 대신 더 쉽고 빠른 방법을 택할 수 있다.

사례 vs 증거 

맥스는 임상시험을 통해 약을 사용하게 되었다. 당시 SRP-9001이라고 불렸던 이 약은 제약회사 사렙타(Sarepta)가 개발한 제품으로 듀센형 근이영양증 환아에게 결핍된 단백질인 디스트로핀(dystrophin)을 대체하도록 설계됐다. 디스트로핀은 근육이 수축할 때 근육 세포가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이다. 따라서 디스트로핀이 없으면 근육이 손상되고 퇴화하기 시작한다.

디스트로핀은 아주 긴 유전자 서열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새로운 유전 물질을 인체에 전달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바이러스에 디스트로핀의 유전자 서열 전체를 집어넣을 수 없다. 그래서 사렙타의 연구팀은 ‘마이크로-디스트로핀(micro-dystrophin)’이라고 하는 단축된 버전을 설계했다. 이 단백질에 대한 유전 부호는 정맥주사 한 번으로 인체에 전달된다.

사렙타는 아직 보행이 가능한 듀센병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치료법을 개발할 계획이었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승인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방법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의약품 승인을 위해서는 여러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신속 승인(또는 가속 승인)은 자사의 약이 환자들에게 절실히 필요하고 안전할 뿐만 아니라 약의 효과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예비 증거가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회사에 지름길을 제공한다.

Max Wang riding a bicycle
사렙타가 개발한 듀센형 근이영양증 치료제 SRP-9001을 시험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참여한 지 2년이 지난 지금, 맥스 왕은 8살의 활발한 소년이 되었다. 그러나 임상시험 전체 참여자에 대한 결과에서 SRP-9001은 위약보다 나은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타오 왕 제공

신속 승인을 받으려는 제약사는 해당 약물이 누군가의 건강을 개선했음을 증명할 필요 없이, 대상 질병과 관련된 일부 바이오마커(사렙타의 경우에는 근육의 마이크로-디스트로핀 단백질 수치)에 개선이 있다는 사실만 입증하면 된다.

여기에 전제되는 중요한 조건은 제약사가 해당 약물을 계속 연구하고 ‘확증 임상시험(confirmatory trial)’을 통한 증거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속 승인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건강 관련 연구를 평가하는 비영리단체인 미국 국립보건연구센터(National Center for Health Research)의 다이애나 주커먼(Diana Zuckerman) 원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신속 승인이 재앙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주커먼은 신속 승인을 받기 위한 증거 기준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속 승인 프로그램을 통해 승인된 약물 중 상당수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일부는 병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2009년부터 2022년까지 66가지 암 치료를 위해 항암제 48개가 신속 승인을 받았으나, 그중 15개는 이후에 승인이 철회되었다.

그중 하나가 멜플루펜(Melflufen)이었다. 멜플루펜은 2021년 2월 다발성골수종(multiple myeloma) 치료제로 신속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불과 5개월 후, 해당 약물을 사용한 사람들의 사망 위험성이 높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되자 FDA는 이 약의 부작용 가능성을 경고했다. 결국 2021년 10월, 멜플루펜을 만든 제약사는 약을 시장에서 회수한다고 발표했다.

다른 사례도 있다. 조산 위험을 줄이기 위한 치료제 마케나(Makena)는 2011년에 소규모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신속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에 진행된 대규모 연구에서는 해당 약물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FDA는 마케나에 대한 승인을 철회했지만 이미 이 약은 수십만 명에게 처방되었다. 2011년부터 2020년 사이에만 약 31만 명의 여성이 이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개발된 아두헬름(Aduhelm)이 있다. 이 약의 임상시험 데이터가 FDA 자문위원회에 제출됐을 때 자문위원 11명 중 10명이 승인을 반대했다. 나머지 한 명은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자문위원은 이 약이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춘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주커먼은 이에 대해 “이 약이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DA는 2021년에 아두헬름을 신속 승인했다. 아두헬름은 연간 5만 6,000달러(약 7,400만 원)라는 높은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됐다. FDA가 이 약을 승인하자 자문위원회 위원 중 3명이 사임했다. 그리고 2022년 4월,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는 임상시험에서 투여받은 치료제에만 메디케어 보험이 적용된다고 발표했다. 이 사례는 신속 승인이 의약품의 접근성 개선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비용이다. 의약품이 승인되기 전에는 접근성 확대 프로그램, 즉 ‘동정적 사용’을 통해 보통 무료로 약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약이 승인되면 약값을 지불해야 한다. 특히 유전자 치료제 같은 신약은 저렴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가격이 수십만 달러는 물론이고 수백만 달러에 달할 수도 있다. 주커먼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약에 환자나 그 가족이 비용을 지불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한다.

SRP-9001은 어떨까? 5월 12일, FDA는 자문위원회 회의를 통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당 약이 신속 승인을 받아야 하는지 평가했다. 9시간에 걸친 가상 회의에서 과학자, 의사, 통계학자, 윤리학자, 환자 대변인 등은 이 약과 관련해서 지금까지 수집된 데이터를 공개하고 의견을 공유했다.

사렙타는 듀센병을 앓고 있는 남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세 건의 임상시험 결과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세 건 중 4~7세 사이의 지원자 41명이 참여한 한 건만이 무작위 배정, 맹검, 위약 대조 방식으로 수행됐다.

과학자들은 이 임상시험 한 건만이 약의 효능에 대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유일한 연구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48주에 걸쳐 진행된 해당 임상시험에서는 약을 복용한 아동이 위약을 복용한 아동보다 더 나은 결과를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이 약을 복용한 아동의 부모가 공개한 영상은 다른 사실을 보여준다.

브렌트 퍼비(Brent Furbee)가 공유한 영상을 보면, 유전자 치료를 받기 전 퍼비의 아들 에머슨(Emerson)은 계단을 오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에머슨은 난간에 매달린 채 한쪽 다리를 천천히 움직이고 나서 다른 쪽 다리를 뒤로 끌면서 계단을 오른다.

그러나 치료 후에 촬영한 두 번째 영상에서는 에머슨이 건강한 4세 아동에게 기대할 수 있는 속도로 한 번에 한 발씩 사용해서 계단을 올라간다. 세 번째 영상에서는 세발자전거를 타고 행복하게 페달을 밟고 있다. 퍼비는 이제 여섯 살이 된 에머슨이 더 빨리 달리고, 더 빨리 일어나고, 힘과 민첩성 테스트에서도 더 나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면서, “에머슨은 계속해서 강해지고 있다”고 자문위원회에 말했다.

퍼비의 말은 매우 강력하고 감동적인 증언 가운데 하나였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사례들이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FDA가 SRP-9001를 신속 승인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체에서 디스트로핀을 거의 또는 전혀 생산하지 않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짧은 단백질을 가진 사람들은 훨씬 가벼운 형태의 근이영양증 증상을 보인다. 바로 이러한 사실을 기반으로, 약을 통해 신체가 단축된 버전의 디스트로핀을 만들어내도록 유전 부호를 제공한다는 아이디어가 탄생했다. 그러나 길이를 단축하면서 누락된 부분이 있는 사렙타의 단백질이 위와 같은 방식으로 기능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사렙타의 최고과학책임자이자 R&D 책임자인 루이스 로디노-클라팩(Louise Rodino-Klapac) 부사장은 이 약을 옹호하며 “전체적인 증거를 볼 때 이 치료제에 큰 확신이 있다”고 자신한다. 그녀는 위약 대조 임상시험에서 전반적으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면서, 치료제와 위약을 투여받은 6~7세 아동 그룹은 연구의 ‘기준’에 잘 맞지 않았지만, 연구자들이 4세와 5세 아동에게만 집중했을 때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볼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해당 임상시험이 의도했던 결과를 고려할 때 이러한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 게다가 몇 가지 안전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남아들은 구토, 메스꺼움, 발열과 같은 ‘경미한’ 부작용만 겪었지만, 일부는 일시적이기는 했어도 더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했다. 85명의 지원자 중 9명이 심각한 합병증을 경험했는데, 한 소년은 심장 염증이 발생했고 다른 한 명은 근육 섬유를 손상시키는 면역질환이 발생했다.

무엇보다도 현재 상황에서는 한 가지 유전자 치료를 받으면 이후에 유전자 치료 선택지가 제한된다. 치료 물질을 전달하는 데 사용되는 바이러스가 신체에 면역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많은 유전자 치료제는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adeno-associated virus, AAV)를 사용한다. 향후에 같은 바이러스를 사용하는 더 효과적인 유전자 치료제가 나오면, 이전에 유전자 치료를 받았던 사람은 새로운 치료법을 시도할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원회는 8대 6으로 이 약의 신속 승인에 찬성했다. 많은 위원들은 브렌트 퍼비 같은 부모가 공유한 이야기와 동영상의 영향력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신경과 전문의인 앤서니 아마토(Anthony Amato)는 위원회에서 “그 소년들이 위약을 받았는지 실제 치료제를 받았는지 모르지만, 나는 실제 치료제를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생물학자인 도널드 콘(Donald B. Kohn) 위원도 “이 동영상들은 비록 사례 증거이지만, 약의 효과를 보여주는 실질적 증거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약이 효과가 없다?

아무리 강력하다 해도 사례 증거는 개인적 경험에 불과하다. 베이트먼-하우스는 “사례 증거는 증거 중에서 가장 효력이 약한 증거로 간주된다. 임상시험 수준의 증거에는 절대 미치지 못한다”고 말한다.

주커먼은 이런 식으로 약물을 승인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사렙타가 부족한 증거로 약물을 승인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사렙타는 이미 듀센병에 대한 세 가지 의약품 판매에 대해 FDA 승인을 받았으며, 이 약물들은 모두 DNA에서 단백질을 처리하는 부분, 즉 결함 있는 엑손(exon)을 건너뛰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약물을 사용하면 세포가 디스트로핀과 매우 유사한, 더 긴 형태의 단백질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엑손 건너뛰기(exon-skipping)’ 약물 중 첫 번째인 엑손디스 51(Exondys 51)은 고작 12명의 남아를 대상으로, 위약 대조 방식도 아닌 임상시험을 진행했을 뿐이었는데도 2016년에 신속 승인을 받았다. 주커먼은 “그런 사례는 본 적이 없었다”고 말한다. 주커먼은 임상시험 규모가 너무 작아서 약의 효능을 증명할 수 없었다고 지적한다. 주커먼이 보기에 2016년은 낮은 수준의 증거에 근거한 FDA 승인의 ‘전환점’이었다. 주커먼은 이에 대해 “너무 극단적이었다”고 말한다.

그 이후로 세 종류의 ‘엑손 건너뛰기’ 약물이 듀센병 치료제로 신속 승인을 받았는데, 그중 두 개가 사렙타의 제품이었다. 사렙타의 대변인은 “회사에서 자금을 지원한 분석에 따르면 엑손디스 51을 투여받은 듀센병 환자는 보행 능력을 더 오래 유지했으며 5.4년 정도 더 생존했다. 초기 승인이 없었다면 이러한 데이터를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엘레비디스’라고 불리는 SRP-9001은 1회 투여 비용이 320만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많은 과학계 전문가들은 이 데이터도 아직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FDA 치료용의약품실(Office of Therapeutic Products)의 임상시험 검토 담당 마이크 싱어(Mike Singer)는 지난 5월 자문위원회에 “네 가지 치료제 중 어느 것도 아직 임상적 이점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커먼은 “환자 가족들은 이 약물들을 원하지만, 그중에서 효과가 입증된 것은 없다”고 지적한다.

윌 로버츠(Will Roberts)는 이러한 ‘엑손 건너뛰기’ 약물 중 사렙타의 아몬디스 45(Amondys 45)를 사용하는 소년이다. 이제 10세가 된 윌은 고작 한 살 때 듀센병 진단을 받았다. 윌을 치료하기 위해 간호사가 5~10일마다 집에 방문해서 주사를 놓는다. 비용은 만만치 않다. 윌의 부모는 전문 보험에 가입해서 비용 부담을 덜었지만, 그럼에도 1년 치료비는 약 75만 달러에 달한다.

portrait of the Roberts family in the autumn
올해 10살이 된 윌 로버츠(왼쪽)는 한 살 때부터 듀센형 근이영양증 치료를 위해 사렙타의 아몬디스 45를 투여받아 왔지만 별다른 호전을 보지 못했다. 윌의 부모인 라이언과 케이언은 SRP-9001이 FDA의 승인을 받기를 바라고 있었다.
로버츠 가족 제공

미시간에서 교사로 일하는 윌의 어머니 케이언 로버츠(Keyan Roberts)는 약이 도움이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지난해에는 뒷마당에서 뛰어다녔던 윌이 올해는 학교에서 이동하기 위해 전동 휠체어를 사용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로버츠는 “우리는 윌이 나아지는 것을 보지 못했고, 약이 병의 진행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췄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 약에는 위험도 따른다. 아몬디스 45의 웹사이트는 해당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의 20%가 부작용을 경험했으며, 유사 약물로 치료받은 사람들에게서 ‘잠재적으로 치명적일 수 있는’ 신장 손상이 발견되었다고 경고한다.

로버츠는 아몬디스와 같은 약을 사용하는 데 따르는 위험성을 알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IT 관리자인 남편 라이언(Ryan)과 그녀는 여전히 SRP-9001이 FDA 승인을 받기를 바라고 있었다. 로버츠 부부를 비롯해 병을 앓고 있는 아동의 부모들이 실험적 약물의 FDA 승인을 바라는 것은 가능성이 희박하더라도 자녀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 때문이다.

자문위원회 회의 종료 몇 주 후 화상 통화에서 로버츠는 “우리는 윌의 이동성이 저하되고 있음을 보고 있기 때문에, 그 약을 사용할 수 있게 될 때쯤에는 윌이 투약에 적합하지 않아질 수도 있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희망을 팔다

자문위원회 회의 이후 한 달이 조금 지난 6월 22일 FDA는 SRP-9001을 승인했고, 이 약은 이제 ‘엘레비디스(Elevidys)’라는 이름을 얻었다. 할인이 없을 때 이 약의 1회 투여 비용은 320만 달러(약 42억 5,440만 원)에 달할 예정이다. 당분간 승인 대상은 4세와 5세 아동으로 제한된다. 승인에는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결과를 재보고하라는 조건이 붙었다.

사렙타는 이 약의 승인을 뒷받침할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약을 비롯해 여러 약들은 일반적으로 신약에 기대되는 강력한 증거가 없는데도 엄청나게 비싼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됐다. 효과를 완전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약을 판매하는 것이 과연 윤리적인 일일까?

필자는 호켄 밀러의 어머니이자 큐어듀센(CureDuchenne)의 설립자인 데브라 밀러(Debra Miller)에게 이 질문을 던졌다. 호켄은 다섯 살 때 듀센병 진단을 받았다. 데브라 밀러는 “호켄을 진단한 의사는 호켄이 10살 무렵이면 걷지 못하게 될 것이고, 18살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는 치료법이 없고, 완치도 불가능하며,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으니 그냥 집으로 돌아가서 아이를 사랑해주라고 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데브라 밀러는 이에 대응하여 큐어듀센을 설립했다. 큐어듀센은 잠재적인 약물과 치유법에 대한 연구 자금을 지원하고 듀센병 환자들을 지원하는 데 전념하는 기관이다. 큐어듀센은 사렙타에 초기 자금을 지원했지만, 현재는 사렙타와 금전적 이해관계가 없다. 현재 큐어듀센에서 콘텐츠 전략가로 일하고 있는 호켄은 임상시험 자격에 부합한 적이 없다.

데브라 밀러는 ‘엑손 건너뛰기’ 약물이 승인되어 기쁘다고 말한다. 그녀의 관점에서는 해당 약물 승인이 신약 접근성을 높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희망을 갖고 싶어한다. 하지만 의학에서는 과대광고에 근거한 희망보다는 증거에 기반한 희망을 갖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다이애나 주커먼, 국립보건연구센터 원장

데브라 밀러는 “듀센병 약물들에 대한 승인은 혁신을 촉진했고 듀센병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한다. 약물 승인 이후로 큐어듀센은 초기 실험에서 1세대 약물보다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난 차세대 ‘엑손 건너뛰기’ 약물을 연구하는 다른 기업들에 자금을 지원했다. 그녀는 “2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먼저 1단계에 도달해야 한다”고 말한다.

호켄 밀러는 현재 진행 중인 엘레비디스의 제3상 임상시험 데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호켄은 “데이터만 보면 결과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 약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하는 환자와 부모의 사례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그들이 목격하고 있는 효과를 무시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임상시험은 신속 승인을 받은 지 3개월 만인 9월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기다림이 그다지 길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듀센병 환아에게는 매 순간이 소중하다. 자문위원회 회의에서도 내내 “시간이 생명”이라는 말이 반복됐다.

윌의 어머니인 케이언 로버츠는 “더 효과적인 치료제를 기다릴 수 있는 시간과 근육이 남아 있다면 좋겠다”며, “하지만 문제는 몇 년 후에 출시될 다른 약을 기다릴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라고 말한다.

의사들은 효과가 없을 것 같은 약이라도,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다는 데 결국 동의할 것이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Pennsylvania)의 생명윤리학자인 홀리 페르난데스 린치(Holly Fernandez Lynch)는 “미국인의 정신으로는 의사도 환자도 그런 접근법을 밀어붙이게 된다. 미국에는 ‘질병에 맞서 싸운다’거나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해야 한다’ 같은 말이 있다”고 말한다.

주커먼은 “FDA 자문위원회 회의에서 공개 발언을 하는 환자들이 ‘이 약이 나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른다. 물론 때때로 희망은 사람들이 나아지는 데 도움을 주고, 기분이 나아지는 데에도 분명히 도움이 된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희망을 갖고 싶어한다. 하지만 의학에서는 과대광고에 근거한 희망보다 증거에 기반한 희망을 갖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라고 지적한다.

절박한 결정

주커먼은 “허술한 데이터로 승인된 약은 비싼 가격에 헛된 희망만 제공할 수 있다”면서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약 때문에 환자와 그 가족이 파산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한다.

베이트먼-하우스는 사람들이 실험적 치료제를 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전히 임상시험이라고 말한다. 보건법 전문가 로버트슨도 이에 동의하며 “임상시험은 규모가 더 크고, 더 빠르고, 더 포괄적이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어떤 약이 효과가 있는 것 같으면 회사는 예를 들어 더 많은 지원자가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게 허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논리는 치명적인 질병에 걸린 사람들이 원한다고 해도 효과가 없고 어쩌면 해로울 수 있는 치료제로부터 이 사람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상시험심사위원회는 임상시험 승인 전에 해당 임상시험이 얼마나 윤리적인지 평가한다. 임상시험 참가자는 투여받는 약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임상에 참여하는 동안 의료 전문가가 그들을 세심하게 모니터링한다.

그렇다고 치료제가 절실한 사람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페르난데스 린치는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나쁜 선택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

로버트슨은 완전히 새로운 치료제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실험적 치료제에 가장 적합한 임상시험 후보자는 죽음이 임박한 환자일 수 있다”며, “잃을 것이 적은 환자를 선택하는 것이 적절하지만, 그렇다고 좋은 선택지가 없는 사람들을 착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임상시험에는 또 다른 장점이 있다. 어떤 개인에 대한 일회성 치료제의 효과를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임상시험은 환자 커뮤니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귀중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그런 데이터는 비교 기준이 거의 없는 새로운 치료제에 특히 유용하다.

호켄 밀러는 엘레비디스 임상시험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 듀센병 커뮤니티에 속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이가 더 빨리 치유될 수 있다면 임상시험에 기꺼이 참여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윌의 아버지 라이언 로버츠는 엘레비디스의 효과와 관련해서 자신은 현실주의자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는 윌이 보행할 수 있는 마지막 몇 년, 즉 마지막 기회에 거의 다다랐다. 아버지로서 약의 효과에 대한 우려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이번이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에 그 치료제를 사용할 것이다. 우리는 병을 완치할 수 있거나 완전히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치료제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시도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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