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 you spot the fake receptor? The coronavirus can’t either.

가짜 수용체로 코로나바이러스 유인해 치료한다

코로나19 치료법 연구가 다방면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가짜 수용체를 이용해 회복 시간을 앞당기는 차세대 치료법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진화를 거듭하며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연구원들이 회복 시간을 단축해주는 새로운 방법을 포함한 차세대 치료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금까지 코로나19 치료에는 주로 항바이러스제, 항체치료제, 스테로이드제가 사용되었다. 그런데 미국과 유럽의 일부 과학자들이 바이러스를 유인하는 ‘가짜 수용체(fake receptor)’를 환자에게 주입해 바이러스와 결합하게 함으로써 바이러스의 독성을 중화하는 새로운 방식의 연구에 나섰다.

이 같은 가짜 수용체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먼저 안지오텐신전환효소 II(ACE2) 단백질을 생쥐에 주입하는 실험을 했다. 세포막에 부착되는 이 효소에는 치유, 염증, 혈압 등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ACE2 수용체는 우리 몸 곳곳에 존재하지만, 특히 코로나19에 의한 손상이 가장 심각하게 일어나는 폐, 심장, 신장, 간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가짜 ACE2 수용체가 진짜 ACE2 수용체를 보호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바이러스 표면에 위치한 스파이크 단백질은 ACE2 수용체와 결합하는 열쇠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 스파이크 단백질이 ACE2 수용체와 결합하면 세포 문이 열리면서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는 것이다. 그런데 환자의 질병 진행 단계에 따라 정맥주사나 코를 통해 가짜 ACE2 수용체를 환자에게 주입하면 가짜 수용체가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한다. 그 결과 진짜 수용체는 바이러스의 침투를 피할 수 있게 된다. 환자에게 이 방법을 적용하면 환자 체내의 바이러스 부하가 줄어든다. 이는 회복이 빨라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가짜 수용체 이용한 치료법에 대한 기대 커져

노스웨스턴 대학교 의대 다니엘 바탈리(Daniel Batlle)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쪽에는 가짜 ACE2 수용체를 주입하고 다른 쪽에는 주입하지 않았다. 실험 결과 가짜 수용체를 주입한 쪽의 쥐는 경미한 증상만을 보였지만 다른 쪽 쥐는 결국 모두 죽었다.

지금까지 가짜 ACE2 수용체 연구를 위해 중증~위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은 단 1건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방법을 지지하는 연구자들이 늘고 있다.

바탈리 교수 연구팀은 2020년 1월 미국에서 첫 번째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후 연구를 시작했다. 2003년 중국에서 유행한 사스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바탕이 되었다.

바탈리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SARS-CoV-2의 수용체도 ACE2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사스 바이러스 SARS-CoV가 그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지식이 있는 것과 지식을 실제로 적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노스웨스턴 대학교 화학공학과 마이클 주잇(Michael Jewett) 교수는 ‘바람잡이’ 수용체 생성 과정을 지극히 까다로운 퍼즐에 비유했다.

주잇 교수는 “복잡한 생물학적 시스템을 재설계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일”이라며 “한 조각을 맞출 때마다 판 전체가 달라지는 퍼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항체 치료법에 비해 가짜 수용체 치료법은 비용이 저렴하고 방법도 간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는 최초 바이러스종 및 향후 나타날 변이에 대해서도 가짜 수용체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가짜 수용체로 코로나바이러스 유인

돌연변이 심층 스캐닝(deep mutational scanning) 기술을 활용해 가짜 ACE2 수용체 연구를 진행한 일리노이 대학교 어바나-샴페인(University of Illinois Urbana-Champaign) 에릭 프로코(Erik Procko) 교수는 한 번의 실험으로 수천 가지 변이 ACE2 수용체를 관측할 수 있었다. 프로코는 그 중에서도 바이러스를 유인, 결합하는 능력이 뛰어난 변이를 확인했다. 이후 연구팀은 결합력이 우수한 변이와 닮은 가짜 ACE2 수용체를 만들었다. 이 가짜 수용체는 세포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세포 사이를 떠다니다가 바이러스가 진짜 수용체와 결합하기 전에 바이러스를 낚아챈다.

연구진은 결합력이 높은 여러 변이를 혼합하여 가짜 수용체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결합력을 대폭 강화했다. 이들이 만든 가짜 수용체는 진짜 수용체에 비해 결합력이 50배나 높다.

이 방식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진은 살아있는 동물 대신 인체 세포조직을 활용했다. 프로코 교수는 “실험실에서 조직을 배양한 결과, 긴급 사용 승인 또는 임상시험 단계의 단클론 항체에 비해 더 나은 것도 있고 덜한 것도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 역가(potency)는 동일했다”고 설명했다.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이 같은 수용체 변이가 이른바 ‘바이러스 탈출(viral escape)’을 일으켜서 치료에 대한 바이러스의 내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그러나 프로코 교수는 가짜 수용체가 진짜 수용체와 매우 흡사하기 때문에 가짜 수용체로 인해 바이러스의 진화가 부자연스럽게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합성생물학(synthetic-biology) 기술의 보급은 기반 환경 및 교육 수준의 차이로 인해 나라 마다 차이가 난다. 가짜 ACE2 수용체 같은 치료법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연구가 확대되고 자금지원도 늘어야 한다. 그래도 이런 기술의 발전은 궁극적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저렴하고 이동이 간편한 코로나19 치료제의 개발로 이어질 것이다.

프로코 교수는 “사람의 ACE2 수용체와 매우 닮은 가짜 수용체가 모든 신종 변이에 대해 효능 및 효과가 있을 것임을 암시하는 긍정적 신호가 있다”며, “앞으로 몇 년 내에 차세대 가짜 수용체 치료법이 현장에 도입된다 해도 나는 전혀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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