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MIT TR 녹색 미래 지수 2023에서 아시아 1위 기록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서 발표하는 녹색 미래 지수(The Green Future Index, GFI) 2023이 지속 가능한 저탄소 개발 능력 점수에 따른 국가 순위를 공개했다. 해당 지수는 전 세계 76개국(전 세계 GDP의 90% 차지)을 대상으로 한다. 점수 지표는 탄소 배출량, 에너지 전환, 그린 소사이어티, 청정 혁신, 기후 정책 5가지 항목이다. 이중 에너지 전환과 기후 정책은 녹색 미래 지수 2022 발표 이후, 각국의 탈탄소화 진행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추가되었다. 에너지 전환은 최신 재생에너지 데이터를 사용해 국가의 에너지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더욱 정확하게 측정하며, 기후 정책은 코로나19 프로그램 감소와 친환경 공공 지출 프로그램 증가에 따른 지표의 변화를 반영했다. 위의 5가지 지표를 통합한 전체 순위를 보면 3년째 아이슬란드가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2위는 핀란드, 3위는 노르웨이, 4위는 덴마크, 5위는 스웨덴 순이다.
대한민국은 전체 순위에서 작년에 비해 2계단 상승해 8위에 올랐다. 상위 10개국 중 유일한 아시아 국가다. 지표별 순위에서는 탄소배출량 8위, 에너지 전환 10위, 그린 소사이어티 2위, 청정 혁신 7위, 기후 정책 17위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대한민국은 아시아의 청정 혁신을 선도하는 국가로 청정 기술 특허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2023년 2월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아랍에미리트 마스다르시와 스마트 시티 및 수소 에너지 솔루션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국경을 초월한 청정에너지 및 지속 가능한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번 연구보고서에 실린 2023년 3월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UN 산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미 제시된 해결책으로 10년 이내에 기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취하는 조치는 20년 이내에 지구 기온에 가시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IPCC 보고서는 단기적으로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4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 풍력 및 태양광 발전으로 화석 연료의 수요를 줄이고 재생 에너지를 늘린다. 둘째, 석유 및 가스 생산과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메탄 배출량을 줄인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약 80배 더 강한 온실가스이다. 셋째, 천연 탄소 흡수원을 보호한다. 전 세계 배출량의 20%가 농업, 임업, 토지 이용의 변화에서 발생하므로 자연 생태계 보존 및 회복에 신경 써야 한다. 넷째, 교통, 건물, 산업 분야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다. 이를 위해 대중교통과 자전거 이용을 독려하고 자동차, 항공, 해운, 가전제품의 효율 재고로 비용을 절감한다.
하지만 녹색 미래 지수 2023는 이 중 천연 탄소 흡수원인 아마존의 생태 순환이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아마존의 탄소 수준을 더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 대기 화학자인 루시아나 바니 가티(Luciana Vanni Gatti)는 “부시 파일럿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의 장비를 사용해 직접 공기 중의 탄소 표본을 만들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조사 결과 아마존의 순 탄소 배출량이 연간 평균 3억 톤으로 프랑스와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며 “이는 벌목과 산불이 주범인데 이렇게 지속될 경우, 수십 년 안에 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50년간 아마존 열대우림의 약 17%가 농작물이나 가축을 기르기 위한 용도로 변경되었으며 삼림 벌채로 인해 탄소 배출량이 숲의 탄소 흡수량을 초과하고 있다. 2022년 5월 하와이 마우나로아에 있는 미국 립해양대기청(NOAA)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수치는 420ppm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수치는 인류가 경험한 대기 중 탄소 농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저탄소 미래 개발 전략이 일부 선진국에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정리해 보면, 전체 순위 상위 20개 국가 중 17개 국가가 2022년에도 속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권 국가인 그린 리더는 저탄소 개발 능력이 높고 재생에너지 사용, 친환경 정책, 투자 방향성 등 에너지 시스템에 관한 관심과 노력이 일관되게 지속되고 있었다. 각 국가의 순위를 1인당 GDP(국내총생산)와 연관시켰을 때 그 수치가 높을수록 저탄소 미래 계획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 소사이어티 점수도 국가 GDP 수치와 76%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기후 정책 점수와는 64%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그러나 경제만으로는 미래를 정의할 수 없다. 2023년 점수가 개선된 35개국 중 17개국이 빈곤 국가였고 아르헨티나와 인도네시아는 모든 국가 중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수치는 화석 연료 생산이나 천연자원 추출에 경제적 의존도가 높을수록 낮아진다. 대부분의 기후 후발국은 탄소 집약적 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중위권 20개국은 지속 가능한 정책 수립을 실행에 옮기고 이중 상당수가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 여기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우루과이, 코스타리카 등 신흥 경제국이 포함된다.
유엔총회(UNGA)는 2022년 7월 깨끗하고 건강하며 지속 가능한 환경을 인권으로 인정하는 결의안을 통화시켰다. 161개 회원국 중 161개국이 찬성했으나 중국, 캄보디아, 에티오피아, 이란, 키르기스스탄, 러시아, 시리아 등 8개국은 기권했다. UN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Antonio Guterres)는 “이번 결의안이 환경 문제 해결에 박차를 가하고 환경 보호의 격차를 좁히며, 취약한 환경의 어린이, 청소년, 여성, 원주민, 노동자 등 취약 계층에 힘을 실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킨드릴(Kyndryl, IBM의 인프라 관리 사업 부문을 따로 떼어내어 분사)과 인텔 등이 후원한 이번 녹색 미래 지수 2023도 연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경제 사회 개발과 탈탄소화 전략의 통합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라고 밝히면서 “이러한 노력이 신흥 경제국과 소외된 지역 사회의 지원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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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연 에디터(pksyn@technologyreview.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