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얼마만큼의 열을 감당할 수 있을까

우리는 기온 상승에 어디까지 적응할 수 있을까?

이제는 이 말밖에 할 수 없다. 정말, 너무 덥다.

뉴욕의 더위는 심각했다. 기온은 32°C까지 치솟았으며, 공기는 습도로 인해 끈적끈적했다. 산들바람을 간절히 바라던 와중에 2년 전 필자가 썼던 기사의 내용이 다시 떠올랐다. 인체가 극단적인 열을 어떻게 감당해 내는지에 관한 글이었다. 그 당시 필자는 기후변화로 인해 사람들의 몸이 감당할 수 없는 열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적었다.

그 기사를 쓴 지도 벌써 꽤 지났기 때문에 필자는 이 주제를 다시 들고 와서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다만 이번에는 그저 사람이 어느 정도의 더위부터 감당할 수 없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해 보자. 

왜 열이 문제인가?

우리의 신체는 37°C 정도의 체온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다만 신체가 영양분을 에너지로 바꾸는 동안 세포에서는 끊임없이 열이 발생한다. 인디애나 대학교 블루밍턴 캠퍼스(Indiana University Bloomington)의 생리학자 재커리 슈래더(Zachary Schlader)는 “모든 포유동물이 다 마찬가지다”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의 신체는 열을 체외로 발산한다. 대부분의 열은 피부를 통해 공기 중으로 발산되는데 땀은 이 과정을 촉진한다. 

하지만 이렇게 열을 방출하고 체온을 유지하는 과정은 우리가 과도한 고온에 노출되면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게 된다. 만약 신체가 체온을 충분히 낮추지 못하면 심장, 신장 및 간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서 체내에서 많은 문제가 연쇄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얼마나 더우면 문제가 되나?

사람, 신체 및 건강과 관련된 많은 것이 그렇듯, 이 문제도 단 하나의 숫자로 표현하기 어렵다. 슈래더는 “세상만사가 복잡하니 이렇게 말하고 싶진 않지만, 이 문제 역시 복잡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다.

신체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에는 많은 요소가 관여한다. 나이, 건강 상태, 복용하는 약물,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기후에 적응했는지 등등이 신체가 얼마나 높은 기온을 견딜 수 있을지 결정한다. 노인이나 영아들은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활동량이 많은 경우에도 생성되는 열이 많기 때문에 더 많은 열을 체외로 발산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연구자들은 이론상 사람이 견딜 수 있는 기온은 습구 온도(wet-bulb temperature) 기준으로 35°C 정도라고 이야기한다.

습구 온도는 약간 이상한 측정방식이지만, 온도와 습도를 동시에 고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간략히 말하면 습구 온도는 온도계를 젖은 천으로 감싼 후 온도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건조한 환경에서는 수분이 증발하면서 온도계의 온도를 낮추게 된다. 하지만 이미 대기의 습도가 높다면 증발량이 감소하고, 온도도 다소 높게 측정된다.

습구 온도가 35°C가 되는 두 경우를 알아보자. 대기가 건조할 때 기온 54°C에서 습구 온도는 35°C로 측정되지만, 만약 대기 중 상대습도가 50%면 습구 온도 35°C에 해당하는 기온은 43°C이다.

이 방식은 신체가 땀을 통해 얼마나 체온을 낮출 수 있을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습구 온도가 35°C 가 넘게 되면 신체는 땀을 흘려도 충분한 양의 열을 배출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이는 이론적인 한계에 불과하며 최근까지도 실제 인체를 대상으로 연구된 바는 없다.

이와 관련된 초기 연구들에 의하면 실제 한계는 이론보다 좀 더 낮을 것이라고 한다. 2021년에 발표된 한 연구는 건강한 젊은이들도 이 이론적 한계보다 더 낮은 온도에서 신체가 열을 충분히 발산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습도가 높을 경우에는 더욱 그러했다.

결론적으로 연구자들은 여전히 신체가 견딜 수 있는 기온의 한계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이 한계가 주변 환경과 개개인의 건강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은 당연하다. 또한 사람이 나이가 들거나 더 많은 열에 노출되면 내열성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흥미로운 결과들도 있다.

어떻게 하면 열을 더 잘 견딜 수 있을까?

필자가 수년 전 극한 고온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 때 놀랐던 것 중 하나는 기후 순응이라는 개념이었다. 이 개념에 따르면 우리의 몸은 고온에 적응할 수 있다.

만약 사람이 고온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신체는 몇 가지 변화를 겪게 된다. 예를 들어 체내 혈장 생산 및 총혈액량이 증가하는데, 이를 통해 심장에 더 많은 부하를 가하지 않고도 높은 온도의 혈액을 신속하게 피부로 운반할 수 있게 된다. 발한 과정에도 변화가 생기는데, 땀이 더 빨리 나고, 땀의 양도 증가하며, 더 묽은 땀을 흘리게 되어 땀을 통한 전해질의 손실량이 감소하게 된다. 이러한 모든 과정은 신체가 높은 고도에 적응하는 과정과도 비슷하다.

이 주제를 설명한 <워싱턴 포스트>의 기사와 관련하여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격렬한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이러한 적응 과정이 실재하는지 뿐만 아니라 이러한 적응 과정이 있다고 해서 기후변화를 막으려는 노력이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고 다투었다.

필자는 이 주제와 관련된 기사를 2년 전에도 썼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댓글을 꼼꼼히 읽어보았다. 그리고 두 가지 정도를 말하고 싶었다. 우선 슈래더도 언급했듯이 기후 순응은 실재하는 신체의 적응 과정이다. 신체는 다양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두 번째로, 고온에 대한 신체의 적응 과정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에 대처할 만큼 충분하지 못하다.

신체의 적응 과정에도 한계가 있다. 슈래더에 의하면, 수 주 동안의 신체 적응 과정이 끝나면 우리는 더 높은 온도를 견딜 수 있게 되지만 그 정도는 섭씨 수도 정도에 그친다. 이는 극한 상황, 특히 이러한 상황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 사람이 열을 버텨낼 수 있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으며, 이는 사람, 장소에 따라 다를 것이다.  

기온이 전 세계적으로 기록을 경신함에 따라 우리는 우리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다른 방식들도 동원해야 한다. 여기에는 에어컨, 선풍기, 그늘 및 휴식이 포함된다. 이는 기온 상승이 평등 및 기본권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을 암시한다. 모든 사람이 에어컨 바람을 충분히 쐴 수 있거나 기온이 더워질 때 그늘에서 잠시 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체의 한계에 대해 더 알고 싶으면 이 주제에 관한 2021년 기사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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