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scientists want to make you young again

시간을 거꾸로 되돌리는 회춘의 기술

여러 연구실에서는 노화한 신체가 다시 젊어지도록 ‘리프로그래밍’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5년쯤 전에 일본 교토대학교 과학자들이 놀라운 발견을 했다. 피부세포에 단백질 4개를 더한 다음 2주를 기다리자 세포 중 일부에서 예상치 못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세포들이 다시 젊어졌다! 해당 세포들은 생성된 지 며칠 정도 된 배아에서 발견되는 것과 거의 동일한 줄기세포로 돌아가서 삶의 여정을 다시 막 시작하려고 하고 있었다.

적어도 배양접시에서는 과학자들이 이 방법을 이용해서 101세 노인의 메마른 피부세포를 전혀 노화한 적이 없는 것 같은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

이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바이오테크 기업들과 연구소들은 소위 ‘세포 리프로그래밍(cellular reprogramming) 내지 ‘세포 재프로그래밍’을 연구하며 방법을 조금씩 다듬어왔다. 이들은 세포 리프로그래밍이 노화를 되돌릴 수 있는 전례 없는 신기술로 향하는 관문이 될 듯한 조짐이 조금씩 보인다고 말한다. 리프로그래밍 연구를 진행하는 과학자들은 리프로그래밍 단백질의 양을 제한하고 조절해서 실험실 동물들에 적용하면 해당 동물이, 또는 적어도 그들의 장기 중 일부가 더 젊어진다는 증거를 목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생각을 옹호하는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리처드 클라우스너(Richard Klausner)는 지난 6월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티켓당 4,000달러에 달하는 화려한 행사장의 무대에서 병든 쥐가 실험적 치료를 받은 후에 건강을 되찾았다는 미발표 실험의 데이터를 발표했다.

클라우스너는 늙은 동물을 다시 ‘젊어지게’ 만드는 수단으로 ‘의학적 회춘(medical rejuvenation)’을 홍보하고 있었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엄청난 부자들과 페르시아만의 ‘오일 머니’로부터 30억 달러가 넘는 투자금을 확보한 신생 연구회사 ‘알토스랩스(Altos Labs)’의 설립자이자 최고 과학자다. 클라우스너와 그에게 투자한 자본가들은 100만 달러가 넘는 연봉을 제시하며 수십 명의 최고 과학자들을 고용했고 과학자들은 회사가 ‘회춘 프로그래밍(rejuvenation programming)’이라고 부르는 기술 연구에 착수했다.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이 기술이 세포 내의 유전자 발현 여부를 조절하는 DNA의 화학적 표지인 ‘후성유전체(epigenome)’를 재설정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나이를 먹으면 이러한 표지 중 일부가 잘못된 위치로 뒤집힌다. 리프로그래밍은 그것들을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는 기술이다. 그러나 이 기술은 세포를 위험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으며 심지어 암을 초래할 수도 있다.

알토스랩스의 목표는 이러한 현상을 길들이고 이해하여 결국에는 다양한 질병을 되돌리는 치료법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클라우스너는 “젊은 세포는 회복력이 더 강하고 노화한 세포와는 다른 방식으로 생물학적 스트레스에서 회복할 수 있으므로 회사의 목표가 실현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클라우스너는 리프로그래밍이 실제로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그는 강연에서 ‘기밀’이라고 표시된 발표 자료를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는 건강한 수준의 ‘의학적 회춘’ 기술을 적용한 덕분에 비만 쥐가 치료 후 당뇨에서 회복했으며 다른 쥐들은 치명적인 양의 진통제를 복용한 후에도 정상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주장이 담겨 있었다.

그는 청중에게 “우리는 시계를 되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클라우스너는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의 소장을 지낸 뒤 게이츠 재단(Gates Foundation)에서 세계 보건 분야 책임자로 일한 적도 있다. 그는 암 혈액 검사 회사 그레일(Grail)처럼 현재 가장 유명한 바이오테크 스타트업들의 설립에 동참한 거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젊음을 되돌리는 일’은 매우 야심 찬 목표이다. 세포를 더 젊고 건강하고 회복력 있게 되돌릴 수 있다면 수많은 질병을 한번에 예방할 수 있는 ‘범용적인 수단’을 가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클라우스너는 이것이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의 반대”라고 말했다.

회춘의 샘

‘회춘’이라는 단어는 스페인 정복자가 찾아다니던 ‘젊음의 샘’이나 고가의 화장품 병에 적힌 약속처럼 어딘가 의심스럽게 느껴진다. 그러나 회춘, 즉 젊음을 되돌리는 일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매년 수백만 명의 아기들은 부모의 노화한 정자와 난자 세포에서 태어난다. 동물 복제도 또 다른 사례이다. 미국의 팝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Barbra Streisand)가 14살에 세상을 떠난 자신의 반려견을 복제했을 때 개의 입과 배에서 채취한 세포는 두 마리의 장난꾸러기 강아지로 다시 탄생하여 그녀에게 되돌아갔다. 이것들은 모두 세포를 노화한 상태에서 젊음으로 리프로그래밍한 사례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알토스랩스 같은 회사들이 포획하고 병에 담아 언젠가 판매하려고 하는 ‘현상’이다.

현재로서는 젊음을 되돌리는 미래의 치료법이 어떤 모습일지 아무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일부에서는 사람의 DNA에 유전자 치료법을 적용하는 형태일 것이라고 말하지만, 다른 이들은 같은 역할을 하는 ‘화학적 알약’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역노화 기술’을 지지하며 하버드대학교에 노화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데이비드 싱클레어(David Sinclair)는 노화 치료법을 통해 미래에는 사람들이 현재보다 훨씬 오래 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위에서 언급한 행사에서 “언젠가 우리가 병원으로 가서 10년쯤 젊어지는 약을 처방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200년을 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들은 수많은 회의감을 불러일으킨다. 역노화 연구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과장된 과대광고, 폭주하는 자아, 불확실한 근거를 바탕으로 하는 과학을 지적한다. 그러나 올해 이러한 회의론자들의 목소리는 노화 연구 기업들로 향하는 투자자들의 엄청난 발소리에 묻히고 말았다. 바이오테크의 역사에서 가장 대규모의 단일 투자금으로 기록된 30억 달러를 모집한 알토스랩스뿐만 아니라 리프로그래밍 회사 ‘뉴리미트(NewLimit)’도 창립자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의 투자 덕분에 1억 500만 달러를 확보할 수 있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코인베이스(Coinbase)의 창립자이자 암호화폐 억만장자이기도 하다. 그가 말하는 뉴리미트의 목표는 ‘인간 건강 수명의 급격한 증가’이다. 오픈AI의 CEO이자 스타트업 투자자인 샘 올트먼(Sam Altman)은 개인적으로 1억 8,000만 달러를 레트로바이오사이언스(Retro Biosciences)에 투자했다. 이곳은 건강한 사람의 평균 수명을 10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엄청난 투자는 과학자들이 노화의 원인에 대해 여전히 이견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로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삶에서 노화가 시작되는 시점에 대한 의견 일치도 없는 상황이다. 난소의 수정부터 노화가 시작된다고 말하는 과학자들도 있고 태어난 시점 또는 사춘기 이후가 노화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우리가 200년을 살지 못할 이유가 없다.”

데이비드 싱클레어, 하버드대학교

그러나 이렇게 ‘잘 모른다’는 점이야말로 리프로그래밍 현상을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클라우스너는 리프로그래밍의 자세한 원리가 ‘완전한 수수께끼’로 남아 있지만, 그것이 투자를 급격하게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인정한다. 만약 유전체에 ‘젊음의 샘’이 있다면 처음으로 그 위치를 찾아내는 사람은 의학을 재창조하고, 우리 노년을 괴롭히는 무수한 병을 치료하는 방법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연금술 프로젝트

클라우스너의 강연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을 위해 나는 발생학자이자 줄기세포 전문가 알폰소 마르티네스 아리아스(Alfonso Martinez Arias)에게 녹화된 영상을 봐달라고 요청했다. 바르셀로나에 있는 폼페우파브라대학교에 연구실이 있는 마르티네스는 영상을 보면서 배를 잡고 있어야 했을 정도로 매우 거창한 주장이었다는 답장을 보내왔다. 마르티네스는 클라우스너가 “현재로서는 흥미롭지만 예비 단계에 불과하고 불안정한 근거뿐인 내용을 전도사처럼 열성적으로 주장하고 있었다”며 “그가 자신이 주장하는 내용을 무조건적으로 신봉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르티네스는 자신이 보기에 알토스랩스가 모든 병을 치유할 뿐만 아니라 납을 돌로 바꿔준다고 여겨졌던 ‘현자의 돌’을 찾기 위해 중세의 통치자들이 돈을 쏟아부었던 것과 비슷한 일종의 ‘연금술 프로젝트’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르티네스는 그래도 전적으로 부정적이지는 않았다. 그는 “알토스랩스에는 그래도 과학을 어떻게 하는지 아는 사람들이 있다”며 “현자의 돌을 찾던 연금술사들도 결국에는 다른 값진 발견을 하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알토스랩스가 탐구하고 있는 기본 기술은 현재 알토스의 과학 고문인 일본 과학자 야마나카 신야가 2006년에 발견한 방법이다. 그와 학생들이 발견한 네 개의 단백질(‘야마나카 인자(Yamanaka factors)’라고 불린다)은 평범한 세포를 태아에서 발견되는 것과 같은 강력한 줄기세포로 전환할 수 있다. 이 발견으로 그는 2012년에 노벨 의학상을 받았다.

“30억 달러 프로젝트에 대체 어떤 증거가 있는가?”

마틴 보크 젠슨, 고디언 바이오테크놀로지

처음에 야마나카의 발견은 환자의 세포를 줄기세포로 리프로그래밍하는 데 사용됐고, 그렇게 만들어진 줄기세포는 이식할 수 있는 조직, 망막 세포, 또는 뉴런을 제조하는 데 사용될 수 있었다. 그러다가 과학자들은 야마나카 인자를 살아있는 동물에 사용하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결국 2013년 한 스페인 연구팀이 이를 시도했고 끔찍한 결과를 얻었다. 실험에 사용된 쥐들은 ‘테라토마(teratoma, 기형종)’라고 불리는 비정상적인 배아 조직 덩어리 종양을 얻게 되었다.

리프로그래밍된 쥐들의 문제는 리프로그래밍 과정이 단순히 세포를 젊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세포의 정체성을 지우고 그것들을 성인에게는 없는 배아 줄기세포로 되돌린다는 것이었다. 레트로바이오사이언스의 CEO이자 설립자 조 베츠-라크로익스(Joe Betts-Lacroix)는 해당 결과를 본 연구자들이 곧 새로운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 질문이란 ‘이 두 현상을 분리해서 노화를 약간 줄이면서 동시에 모든 세포의 정체성이 지워져서 줄기세포 원형질이 되어 죽는 것은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였다.

2016년 후안 카를로스 이스피수아 벨몬테(Juan Carlos Izpisua Belmonte)가 이끄는 미국 캘리포니아 소크연구소(Salk Institute)의 연구원들은 “그 질문의 해답이 될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보고했다. 그들은 엄청난 속도로 노화하는 ‘선천적 조로증’을 가진 쥐를 유전적으로 조작해서 쥐들의 모든 세포가 야마나카 인자를 만들도록 했다. 단, 먹이와 함께 특수한 보충제를 먹었을 때만 그렇게 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야마나카 인자를 제한된 시간 동안만 발현시킬 수 있었다. 그 제한은 ‘한 번에 몇 시간’ 정도였다. 유전자를 너무 오랫동안 발현시키면 쥐는 암에 걸렸다. 그러나 이제 ‘부분적 리프로그래밍(partial reprogramming)’이라고 부르는 전략을 사용해서 발현 시간을 줄이면 쥐들이 암에 걸리지 않았다. 게다가 쥐들은 더 건강해지고 더 오래 사는 것 같았다.

리프로그래밍을 활용한 연구 과정

이것을 ‘발견의 순간’이라고 언급하며 클라우스너는 “세포가 활력을 되찾았지만 세포의 정체성도 잃지 않았다”며 “이 방법은 안전할 수 있고 이미 많은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이 이루어졌다. 정해진 시간을 넘기지만 않으면 동물들은 암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부분적 리프로그래밍 현상의 정확한 원리를 알아내는 것이 알토스랩스와 다른 연구 기관들이 집중하고 있는 부분이다. 6월에 미국 메인주의 한 스키 리조트에서 열린 회의에서 리프로그래밍 과학자들은 야마나카 인자에 제한 시간보다 오래 노출된 세포들이 어떤 변화를 겪는지 자세히 추적하기 위해 수만 개의 개별 세포를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알토스랩스와 연결된 영국의 연구자들은 53세 사람에게서 채취한 피부세포를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의 피부세포만큼 젊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보고했다. 그들은 야마나카 인자에 노출된 지 13일 후에 ‘회춘 지점(rejuvenation point)’에 도달했지만, 그 이상 노출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해당 영국 연구팀이 세포가 젊어졌다고 결론 내릴 때 활용한 방법은 ‘노화 시계(aging clock)’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노화 시계는 주어진 유전자의 발현 여부를 결정하는 화학적 표지인 DNA의 후성유전학적(epigenetic) 변화를 감지하는 측정법이다. (후성유전학적 조절은 모든 세포에 고유한 정체성을 부여하는 작업에 속한다. 예를 들어 코의 후각 뉴런은 담즙을 분비하는 간세포와 같은 유전자를 활성화할 필요가 없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이러한 표지들에 눈에 띄는 변화가 발생하기 때문에 2~300개만 확인해도 몇 년 안에 해당 인물의 나이나 동물의 나이를 추정할 수 있다.

어떤 면에서는 노화 시계가 무서울 정도로 정확하기 때문에 일부 연구자들은 이제 노화라는 것이 주로 ‘후성유전학적 코드의 점진적인 저하’가 초래하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흠집이 생겨서 트랙을 건너뛰는 CD와 대략적으로 유사하다. 이는 매력적인 이론이다. 특히 리프로그래밍을 통해 확실하게 할 수 있는 한 가지가 바로 이런 표지를 재설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야마나카 인자를 이용해 약간 치료하고 나면 90세 노인의 세포도 10대와 같은 후성유전학적 프로필을 갖게 될 것이다.

클라우스너는 세포가 ‘젊은’ 후성유전학적 상태를 되찾을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놀라우며 이것이 중요한 새 생물학의 관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세포가 흠집 없는 CD로 돌아가는 법을 어떻게 기억하는지 이해하면 노화의 모든 과정을 조정하는 ‘잃어버린 코드(missing code)’를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다른 과학자들은 노화 시계가 정말 ‘회춘’을 측정하는 것인지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라고 말하면서 ‘회춘’이라는 표현이 이미 너무 느슨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희망도시 국립의료원(City of Hope National Medical Center)’의 수석 연구원 찰스 브레너(Charles Brenner)는 그런 후성유전학적 변화에만 집중하면 순환논법의 희생자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그들이 야마나카 인자를 적용했다고 말하는 것과 후성유전학적 프로필을 변화시켰다고 말하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없다”며 “그게 야마나카 인자가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들은 그러고 나서 자신들의 연구에서 젊음을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그렇게 평가할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그들은 여전히 야마나카 인자로 인한 개입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모른다. 후성유전학적 시계에서 더 젊은 점수가 나왔다고 해서 그것을 건강 개선이나 수명 연장과 동일한 것으로 상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자들이 특정 질병을 되돌리거나 또는 그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려고 쥐에 리프로그래밍 인자를 잔뜩 적용하고 있다. 2020년 싱클레어가 이끄는 하버드 연구원들은 3개의 리프로그래밍 인자에 노출된 쥐가 시신경을 재생하고, 망가진 시력을 되찾았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보통 갓 태어난 설치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러한 결과 덕분에 그들은 ‘시간을 되돌리다’라는 문구와 함께 학술지 네이처(Nature)의 표지를 장식했다. 다른 연구팀들은 부분적 리프로그래밍 후에 쥐가 작은 막대기에 매달리는 테스트에서 더 나은 결과를 기록했고 새로운 근 성장이나 심지어 기억력 향상 징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살아있는 쥐 실험을 통한 이러한 개별적인 ‘회춘’ 주장 대부분이 다른 실험실에서 진행한 실험에서는 증명되지 않았으며, 일부 사람들은 과연 같은 결과가 다른 실험에서도 나올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동물이나 그들의 조직에 대한 상대적인 건강을 측정하는 것이 꼭 정확한 과학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연구자들이 어떤 동물이 치료되었는지 아는 상태에서 진행하는 비맹검(unblinded) 연구에서는 연구자가 바라는 대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연구 결과에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벤처캐피털 자금이 달려 있다면 그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다. 스탠퍼드대학교의 유전학 교수 나카우치 히로는 “솔직히 나는 이 논문들의 재현 가능성에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나카우치는 자신도 쥐에 야마나카 인자를 사용했지만 쥐들이 젊어지는 징후는 전혀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극적인 주장 중 일부는 “시기적절하고 흥미롭지만”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과학은 “그다지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올해 브레너가 문제점을 발견한 한 ‘회춘’ 주장은 캘리포니아 라호이아에 있는 소크연구소에서 나왔다. 소크연구소에서는 연구소의 과학자들이(이들은 이후에 알토스랩스에 합류했다) “쥐의 노화 과정을 안전하게, 효과적으로 되돌릴 수 있었다”고 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는 마치 그들이 유전공학의 실험적 형태가 아니라 이미 시장에 나올 준비가 된 약물을 설명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현재 알토스랩스의 샌디에이고 연구센터를 이끌고 있으며 해당 연구의 수석 연구원이었던 이스피수아 벨몬테도 “동물의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알토스랩스의 연구소장 후안 카를로스 이스피수아 벨몬테는 실험용 쥐의 “노화를 늦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실 해당 연구 결과는 홍보된 내용만큼 완벽하지 않았다. 쥐에 종양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연구자들은 단지 신장과 피부에 있는 세포들의 후성유전학적 나이만 크게 변화시켰을 뿐이었다. 그리고 연구 결과의 다른 부분은 논문을 검토한 연구자들과 브레너 같은 연구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소크 연구팀은 노화를 늦췄다고 말하면서도 부분적으로 리프로그래밍된 쥐가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 밝히지 않았다. 그들의 논문에 담긴 일부 데이터에 따르면 쥐들의 수명은 특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지금까지 그 어떤 연구팀이나 기업도 정상적인 쥐가 부분적 리프로그래밍에 노출된 후에 더 오래 살게 됐다고 보고한 적이 없다. 하지만 ‘젊음을 되돌리는’ 연금술이 진짜라면 수명 연장이야말로 사람들이 기대하는 결과일 것이다. 버밍엄대학교의 주앙 페드루 드 마갈량이스(João Pedro de Magalhães)는 데이터의 공백을 보고 당황했다. 그는 리프로그래밍 기술이 수명에 영향을 주는지 여부가 “말하자면 수십억 달러짜리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버드 의과대학교 학장이자 저명한 줄기세포 생물학자인 조지 데일리(George Daley)는 소크연구소의 논문에 대한 회신에서 리프로그래밍을 진정한 ‘노화 방지 개입’이라고 말하려면 “노화 방지 효과에 대한 엄격한 입증”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고디언 바이오테크놀로지(Gordian Biotechnology)의 수석 과학자이자 연구보조금 조성 단체의 설립자인 마틴 보크 젠슨(Martin Borch Jensen)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가장 중요한 일이 일어난 것처럼 가장하지 말자”며 “30억 달러 프로젝트에 대체 어떤 증거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질병 역전

알토스랩스가 공식적으로 출범한 2022년 1월에 클라우스너와 다른 경영진은 회사를 수명 연장이라는 개념에서 떼어두기 위해 노력했다. 심지어 기자들에게 “알토스랩스는 노화나 장수 관련 회사가 아니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들은 알토스랩스의 연구 프로젝트가 억만장자들이 죽음을 모면하는 것을 돕기 위해 존재했던 것이라는 주장에 시달렸다. 알토스랩스는 회사를 창립하면서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시간의 연장을 의미하는 ‘건강 수명(health span)’이라는 개념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클라우스너는 리프로그래밍이 사람의 나이와 상관없이 적용될 수 있는 ‘질병 역전(disease reversal)’에 대한 접근법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알토스랩스의 회장인 한스 비숍(Hans Bishop)은 “만약 수명이 연장되는 일이 생긴다면 이는 단지 사람들을 더 건강하게 만들려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생한 결과’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메일에서 클라우스너는 심지어 알토스랩스가 리프로그래밍이 일반적으로 수명을 연장하는지 여부를 알아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메일에서 “우리는 수명 연장 연구를 진행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험이 비현실적이라고도 언급했다. 사람의 수명 연장에 관해 연구하려면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수명 연장 연구 대신에 알토스랩스는 규제당국이 수용할 수 있고 대형 제약회사들의 마음을 끌 수 있는 익숙한 임상시험이라는 틀을 활용하여 특정 질병이나 장애를 역전시키기 위한 ‘매우 구체적인’ 시도를 수행하고자 한다.

마갈량이스처럼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에 알토스랩스는 회사의 이스피수아 벨몬테 같은 과학자들이 ‘사람은 130세까지 살 수 있다’고 예측하는 상황에서도 ‘노화 방지 기술’을 신뢰할 수 있는 모습으로 포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에 대해 마갈량이스는 “매우 흥미로운 심리”라며 “우리는 우리가 노화를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사람들을 더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가 하려는 일, 즉 노화 속도를 늦추는 일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해낼 수만 있다면 사람들을 더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회춘’일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우스너는 ‘장수’ 대 ‘건강 수명’ 논쟁이 상황을 ‘방해’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인의 평균 수명은 약 77년이며 이는 기록상 가장 오래 산 사람의 수명(122세)보다 수십 년 정도 부족한 수치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에게는 평균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아직 있으며, 평균 수명 연장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실제로 평균 수명은 백신, 항생제, 공중보건의 발전 덕분에 1850년 이후로 거의 두 배 증가했다.

클라우스너는 “평균 수명이 증가할 여지는 아직 많다”며 “그리고 그것이 암이나 심장질환 치료 같은 모든 의학의 근본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이 글을 쓴 안토니오 리갈라도(Antonio Regalado)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생물의학 담당 선임 편집자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매거진

포스트 디자인 씽킹 (Volume 7)

본 기사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 매거진 2023년 3·4월 호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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