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기반의 신약 발견은 얼마나 발전했나? – 인실리코 메디신 인터뷰
Q) AI의 도입은 종래의 신약 개발 과정을 변화시켰고, 제약 분야의 가치 사슬까지 전환시켰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인실리코 메디슨이 가진 강력한 경쟁력은 무엇인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은 2014년에 설립되었고 AI 기반 신약 발견 분야의 선구자입니다. 우리가 개발한 파마. AI(Pharma.AI) 플랫폼은 신약 발견을 위한 엔드 투 엔드(end-to-end) AI 솔루션으로서 글로벌 제약업계의 많은 관계사들과 협력 및 내부 파이프라인 개발을 통해 그 유효성이 입증되었습니다. 또한 인실리코 메디슨은 AI 플랫폼의 견고성과 유용성을 검증한 논문들을 이미 150편 넘게 발표했습니다.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을 통해 질병 치료를 위한 저분자 화합물의 생성을 식별하고 신약 후보물질의 분자 구조를 분석합니다.
Q) 파마.AI(Pharma.AI)의 주요한 특징은 무엇입니까? AI를 이용한 신약 발견 및 개발 플랫폼이라는 의미인가요? 플랫폼 작명의 유래는 무엇인가요?
신약 물질의 발견은 타깃의 식별, 저분자 구조(molecul structure)의 발견, 그리고 임상 시험으로 구성된 긴 과정입니다. 20년 전 데이터를 보면 전통적인 신약 개발에는 10년 이상의 기간과 2조 달러가 소요되었습니다. 타깃 물질을 설정할 때에는 특정 질병의 증상과 연관관계를 고려해야 하고 모니터링을 하고, 수많은 파라미터들을 통한 분석까지 진행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90%가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지 못합니다. 임상시험의 성공률도 매우 낮아서 잘못된 시험 설계로 인해 도중에 중단되는 경우도 많았죠. 이는 막대한 개발비용의 손실로 이어졌어요.
파마.AI 플랫폼은 기간이 길게 소요되고 비용이 많이 들던 전통적인 신약 개발 과정을 최적화하기 위해 AI를 이용합니다. 파마.AI 플랫폼은 3가지 플랫폼들로 구성됩니다. ‘판다오믹스’(Pandaomics), ‘케미스트리42’(Chemistry42), ‘인클리니코’(inClinico) 입니다. 3가지 플랫폼의 성능은 매우 강력한데 그 이유는 AI 분석을 적용했기 때문이고 정확한 데이터를 사용해서 예측을 했기 때문입니다.
Q) 그렇다면 3개의 각 AI 플랫폼에 대해 구체적 설명을 부탁합니다.
판다오믹스(Pandaomics)는 생체정보 및 AI 도구를 활용하여 오믹스 데이터를 분석하고 특정한 질병 치료에 적합한 약물 후보의 물질 표적을 파악하는 플랫폼입니다. 오믹스(omics)란 환자의 세포를 게놈 시퀀싱을 통해 정밀하게 분석하여 RNA를 만드는 유전자(RNA genes)와 전사오믹스(transcriptomics), 프로테오믹스(proteomics), 메틸로믹스(methylomics) 등을 포괄하는 총체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분석입니다.
그리고 케미스트리42(Chemistry42) 플랫폼은 40개 이상의 AI 모델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AI 모델들은 약물 표적을 대상으로 삼아서 원하는 물리화학적 특성을 가진 새로운 화학 구조를 생성하는 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론칭한 인클리니코(inClinico) 플랫폼은 임상 2상 시험에서 약물 후보의 성공률을 예측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임상 시험의 설계가 제대로 되어있는지를 체크합니다. 즉, 임상시험 계획서(protocol) 설계의 약점을 자동적으로 식별하고 개선하기 위해서 사용됩니다.

Q) 종래의 신약개발 기법에서는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거친 분자구조의 인체 대상 임상시험 단계에서 90% 넘게 실패합니다. 인실리코 메디슨의 머신러닝 신약 물질 기법은 어떻게 전임상 동물실험 단계에서 최적의 후보 물질들을 발견할 확률을 높였나요?
인실리코 메디슨의 파마. AI 플랫폼은 신약 후보물질의 표적을 정확하게 식별하고 질병 치료에 이상적인 저분자 구조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임상 시험에서 효능 및 안전 문제로 인한 실패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죠. 이러한 파마. AI 플랫폼의 역량은 이상적 임상시험 계획을 설계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Q) 일반적으로 신약 개발에는 3단계의 임상시험에만 기간이 최소 11년 또는 12년이 걸립니다. 게다가, 임상시험 단계에서 후보물질의 90%는 실패합니다. 인실리코 메디슨의 AI 기반의 약물 발견과 설계가 그 소요기간을 어떻게 줄일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있나요?
인실리코 메디슨은 신약 연구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AI 기반의 신약 발견과 설계를 제안했습니다. 예컨대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를 위한 후보물질 ‘ISM001-055’의 발견에는 30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전임상 단계의 후보물질 개발 과정에서 이처럼 기록적으로 기간이 단축된 것은 인실리코 메디슨의 파마. AI 플랫폼의 강력한 성능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2019년에 인실리코 메디슨 연구진은 AI 알고리즘(강화 학습)을 사용하여 단 21일 만에 폐섬유증을 유발하는 단백질에 관여하는 30,000개의 저분자 인산화효소(molecule kinase) 표적들을 성공적으로 발견했습니다. 세포 내 신호전달 기능을 담당하는 인산화효소를 억제하는 화합물의 발견은 혁신 신약개발에서 중요한 과제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30,000여 개의 분자 구조들 가운데 어떻게 ISM001-055라는 단일한 후보 물질로 초점을 좁힐 수 있었나요?
2019년 논문에서, 우리는 AI가 설계한 30,000개의 저분자 화합물 가운데 합성 가능성, 약물 유사성, 약화학 필터, 신규성, 단백질 포켓(이를테면 DDR1)에 대한 적합성으로 계산된 점수 등으로 필터링을 거쳤습니다. 그래서 최적의 후보 물질로 타깃을 좁힐 수 있었습니다. ISM001-055는 2019년 논문에서 찾은 분자구조와는 다른 분자 표적을 사용하는 신약 후보물질이지만 AI 설계한 화합물의 우선순위를 결정할 때에는 동일한 원칙을 사용합니다.
* 포켓(pocket)은 단백질 표면의 움푹 파인 영역이며 단백질의 기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DDR1은 폐섬유증에 관여하는 티로신 단백질 인산화효소(protein tyrosine kinase)를 저해할 수 있는 저분자 화합물이다.
Q) 특발성 폐섬유증(IPF) 환자는 점진적으로 폐 기능이 감소합니다. 이 질환의 발현을 억제하는 유력한 신약 후보 물질 ISM001-055는 인실리코 메디슨이 최초로 AI를 통해서 발견하고 AI로 설계한 화합물입니다. 인체를 대상으로 뉴질랜드에서 제1상 임상시험을 진행했지요? 제3상 임상시험까지 성공할 경우 제약업계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ISM001-055의 제1상 임상시험은 2022년 11월에 완료되었습니다. 신약 후보 물질을 투여한 이후 인체에서 관찰된 약 동학(pharmacokinetics)은 전임상 동물실험과 일치했습니다. 우리는 2023년 1분기에 제2상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 과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제3상 임상시험까지 마치면 제약업계에는 새 시대가 열리게 될 것입니다. 그 이유는 임상적으로 검증된 신약 타깃의 발굴과 신약 후보 물질의 도출이 AI로 가능하다는 점을 실제로 입증했기 때문이겠죠.
Q) 신약 후보물질 발견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부분은 여전히 전임상 및 임상시험입니다. 임상시험용 의약품이 기대된 작용기 전에 따라서 제대로 작용되는지 검토하고, 그 사용에 있어서도 최적 용량과 투약방법을 찾아야만 하죠. 신약 개발 분야에서의 최근 주목할 만한 AI 혁신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들은 전임상 및 임상시험 단계에서 AI 플랫폼의 적용은 이론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리는 전임상 후보 약물 개발에서 AI를 이용한 많은 시도를 해왔고 그 결과 많은 해결책들은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신약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에서 AI의 적용은 여전히 초기적 단계에 머물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임상시험 과정에도 적용될 수 있는 AI 솔루션이 추가적으로 나오게 된다면 AI는 신약 개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되기라고 믿습니다.
Q) 인실리코 메디슨이 사용하는 강화 학습 기반의 신약 후보 물질 발견은 고속 처리 스크리닝 기술(HTS, High-throughput Screening)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신약 후보 물질을 찾기 위한 고속 처리 스크리닝 기술(HTS)은 웰 플레이트(well plate)를 사용하여 화합물을 합성하고 습식 실험실에서 진행되지만, 인실리코 메디슨의 방법은 화합물의 합성을 컴퓨터로 모두 진행하므로 건식 실험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속 처리 스크리닝 기술 (HT)은 제한된 화학적 공간(106 ~1010 )만을 탐색할 수 있었지만, 인실리코 메디슨의 AI는 그보다 훨씬 넓은 10 60개의 저분자 화합물들의 화학적 공간을 탐색할 수 있습니다. 화학적 공간(Chemical Space)에 숨어있는 유효한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것이 AI 기반 케미스트리 42(Chemistry42) 플랫폼의 목적입니다.

Q) 인실리코 메디슨이 신약 발견을 위한 자동화된 AI 기반 로봇 실험실을 구축한다고 들었습니다. 인간 연구자의 개입이나 통제 없이 ‘완전 자동화된 실험실’이 가능할 수 있을까요?
AI 기반 로봇 실험실(robotics lab)은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주7일, 하루 24시간 내내 작동합니다. 이 경우 AI 가 제시하는 신약 타깃의 발굴과 후보물질에 대한 가설을 즉시 검증할 수 있고 일관된 분석을 거쳐 생산되는 AI 훈련용 데이터도 계속 축적할 수 있습니다.
해당 기사는 로봇 공학 연구소의 모습과 작동 방식을 보여줍니다.
Q) 한국에서 특별히 찾고자 하는 비즈니스 파트너십이나 협업은 무엇인가요?
신약 발견 과정을 돕기 위해 국내 바이오·제약사에게 우리 AI 솔루션을 제공하고 싶고 전략적인 협업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신약을 기다리는 환자들을 위해 우수한 약물을 가능한 한 신속하게 개발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