加 화학자의 ‘혁신적’ 도전…“AI와 로봇, 양자컴퓨팅까지 동원해 기후변화 막겠다”
멕시코시티에서 태어나 토론토에 살고 있는 화학자 알란 아스푸루 구직(Alán Aspuru-Guzik)이 기후변화 모델을 살펴볼 때, 그의 시선은 주어진 예측을 둘러싼 불확실성의 범위를 보여주는 오류 막대로 향한다. 그는 이에 대해 “과학자로서 우리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기후변화가 우리의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고작 20~30년 안에 인류는 아직 존재한 적 없는 물질을 찾아내야 한다. 우리가 찾아야 하는 물질은 빠르고 저렴한 탄소 포집을 가능하게 하는 ‘분자’와, 비싸고 채굴하기도 어려운 리튬을 대신해서 전 세계적인 재생 에너지 공급량을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이다.
우리 예상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게 흘러간다면 어떻게 될까? 새로운 물질에 대한 필요성이 ‘긴급’에서 ‘급박’을 거쳐 ‘매우 처참하게 위험’한 단계까지 변화할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그런 물질들을 우리가 그렇게 빠르게 찾아낼 수 있을까?
2010년에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서 선정한 35세 미만의 혁신가 35명 중 한 명이기도 했던 아스푸루 구직은 삶의 상당 부분을 이 질문에 바치고 있다. 유용한 신물질을 만들고 개발하는 과정은 좌절감이 느껴질 정도로 느린 속도로 진행되곤 한다. 과학자들이 새 분자를 생산한 후 원하는 특성을 찾기 위해 하나씩 테스트하는 방식을 뜻하는 전형적인 ‘시행착오’ 방식의 경우 평균적으로 20년 정도가 소요된다. 따라서 이 방식은 대부분의 기업이 추구하기에는 너무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가 위험 요소까지 큰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