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tflix v Modi and the battle for Indian cinema’s soul

넷플릭스 vs 모디, 인도 영화의 미래를 건 싸움

스트리밍 플랫폼이 인도 영화제작자들에게 새로운 자유를 선사했지만, 이 자유는 현재 모디 정부의 위협을 받고 있다.

팬데믹 전 어느 날 오후, 나는 런던 서부에 있는 한 폐업 병원으로 가서, 새로운 넷플릭스 시리즈 제작 현장에 있는 힌디 영화감독 아누락 카시압(Anurag Kashyap)을 만났다. 그가 촬영 중인 이 오래된 산부인과는 폐업하고 나서 싹 치운 적이 없는 곳이었다. 남아있는 아기침대와 환자이동용 들것 주위에서, 최근 뭄바이에서 도착한 제작팀원들이 촬영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 조감독이 힌디어와 영어로 지시사항을 외치자 카시압이 주연 여배우와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여배우는 푸른색 환자복을 입고 침대에 반듯이 누워 있었다. 쌍꺼풀이 진 눈에, 높은 광대뼈를 가진 모델 출신 여배우는 자세를 바꾸지 않은 채 고개만 끄덕였다. 그러자 카시압도 살그머니 모니터 뒤로 갔다.

2003년, 그의 첫 힌디 영화 파안치(다섯)가 극심한 폭력 때문에 금지된 이후 인도에서는 그의 열광적인 추종자들이 생겨났다. 카시압은 발리우드(Bollywood, 인도 영화산업계)를 위해 영화 수십 편의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하고, 제작도 했다. 2016년 넷플릭스는 인도 시장에 진출하면서 카시압을 고용해 첫 번째 오리지널 시리즈 신성한 게임Sacred Games을 공동 감독하도록 했다. 이 시리즈는 뭄바이의 암흑가 두목이 정직한 경찰을 거대한 음모에 끌어들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즌1이 시작되자마자 넷플릭스가 엄청난 흥행작을 손에 넣게 되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이 시리즈는 현재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 살고 있는 인도의 유명 작가 비크람 찬드라(Vikram Chandra)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으며, 일류 힌디 영화배우들이 출연했다. 당시에 스트리밍 서비스는 인도의 영화인증중앙위원회(Central Board of Film Certification)의 규정에 구속되지 않았기 때문에 카시압은 발리우드의 규칙을 초월할 수 있었다. 그의 캐릭터들은 서로 자연스럽게 교류했다. 욕을 하고, 정치 얘기를 하고, 섹스를 했다. 발리우드 노래와 춤의 뻔한 광경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신성한 게임은 전율이었다. 이 시리즈는 인도에서 스트리밍 서비스가 (유튜브와 같이) 또 다른 가벼운 오락거리의 원천이 되는 것을 넘어선 최초의 사례로 기록되었다.

아누락 카시압이 2020년 영화 AK대 AK에서 자기 자신을 연기하고 있다.
ISHIKA MOHAN MOTWANE / © NETFLIX / COURTESY EVERETT COLLECTION

넷플릭스는 그에게 보너스를 지급했다고 카시압이 말했다. 그는 “그래서 드디어 새 신발을 살 수 있게 되었다”고 웃으며 말하면서 담배 끝으로 새 하이탑 운동화를 가리켰다. 인도는 종종 세계에서 가장 큰 민주주의 국가로 묘사되지만, 이곳에 서양만큼 표현의 자유가 있었던 적은 없다. 카시압에게 넷플릭스는 부(富)에 대한 약속일 뿐 아니라 (더 중요하게는) 자유에 대한 약속이기도 했다.

이 약속은 카시압과 다른 영화제작자들뿐 아니라 인도에 살고 있는 14억 명의 시민들에게도 중요하다. 한 나라의 문화에 있어서 당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악전고투할 수 있는, 자원이 풍부한 영화와 텔레비전은 중요하다. 넷플릭스는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의 보수적이고 힌두민족주의적인 세계관에는 위협이 되고 있다. 모디 정부는 최근 카시압과 다른 영화제작자들에 대한 검열 및 위협 활동을 재개했다. 인도에서 넷플릭스의 부상은 기술이 왜 중요한지를 시사한다. 기술 그 자체로서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예술의 (그리고 인간의) 번영을 위한 수단으로서 말이다.


인도 영화에 대한 검열은 1918년, 영국이 식민의 이익과 함께 고상한 체하는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규범을 보호하러 나설 때 시작됐다. 기자인 우다이 바티아(Uday Bhatia)에 따르면, ‘여성 속옷의 불필요한 노출’과 ‘영국 관리나 인도 관리가 혐오스러워 보이는, 인도 관련 주제’를 모두 반대했다. 솜슈와라 보믹(Someswar Bhowmik)은 1920년까지 인도에 여러 곳의 지역검열위원회가 있었고, 이들 위원은 ‘민감한 사안’과 ‘금지된 장면’에 주의를 기울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1940년대까지는 키스 장면이 영화에서 거의 사라졌다. 독립은 검열의 성격을 바꿨을지언정 이를 없애지는 못했다. 언론과 영화는 계속해서 검열 받았고, 1975년부터 1977년까지가 가장 엄격했다. 이 21개월간은 인디라 간디(Indira Gandhi) 총리가 시민의 자유를 정지시켰던 때이다. 1977년 간디가 낙선한 뒤에는 비교적 개방적인 시기가 이어졌다.

분위기는 1996년에 다시 바뀌었다. 힌두민족주의자들이 레즈비언 관계를 묘사한 캐나다 감독 디파 메타(Deepa Mehta)의 영화 화이어Fire를 반대하면서부터였다. 검열관 승인을 받은 영화였지만 폭도들은 공공재산을 훼손하고, 사람들을 때리고, 화염병을 던졌다. 극장주들은 영화상영 대부분을 취소했다. 그 후 발리우드는 액션과 로맨스, 약간의 비애를 담고 있으면서 모두 음악과 춤으로 포장된 대본을 고수했다. 검열위원회가 키스 장면을 집중적으로 단속했기 때문에 영화제작자들은 관객을 끌기 위해 다른 방법들을 찾아냈다. 2002년에 어느 감독은 “왜 우리가 저속한 행동, 노래, 춤, 골반 튕기기, 욕실 환상, 꿈 장면을 많이 쓰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이어서 “단순히 키스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검열위원회는 진정되었고, 보수운동단체도 진정되었으며, 성공 공식이 탄생했다. 가끔 예외는 있었어도 세계 최대의 이 영화산업은 틀에 갇혀버렸다.

원소 3부작 가운데 마지막 편인 2006년작 워터Water세트장에서 디파 메타 감독
FOX SEARCHLIGHT/COURTESY EVERETT COLLECTION

나렌드라 모디는 2014년, 소속 정당인 BJP가 압도적으로 승리하면서 총리가 됐다. 처음에는 국제 언론 대부분이 신중한 낙관론으로 모디를 맞이했다. 당시 뉴욕타임스 편집국은, 이번 승리로 모디가 “경제를 활성화하고 인도가 세계와 교류하는 방식을 형성”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는 모디에게 시험을 제기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TV방송이나 영화처럼 전통적 검열제도의 구속을 받지 않았다. 재정도 넉넉했다. 한동안은 기술변화로 촉진된 예술의 부흥이 가능해 보였다.


2015년쯤에는 넷플릭스의 미국 내 수익이 전년에 비해 50% 감소했다. 넷플릭스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와 훌루(Hulu)와 같은 경쟁사들에 가입자를 뺏기고 있었다. 미국과 서유럽 시장은 포화상태에 가까웠다. 그래서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 넷플릭스 CEO는 아시아로 눈을 돌렸다. 중국은 방대하고 비교적 부유했지만, 대체로 외국기업들에 대해 폐쇄적이었다. 일본은 부유하고 더 개방적이었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았다. 회사는 이곳에 사무실을 냈지만 상승세는 제한적이었다. 인도는 중국처럼 컸지만 인프라가 부족했다. 고속 데이터 통신망의 비용은 높았고 속도는 느렸으며 인도 인구의 15% 미만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었다. 전체 거래의 약 98%가 현금으로 이루어지는 국가에서 넷플릭스를 이용하려면 국제신용카드가 있어야 했다. 이듬해 1월에 넷플릭스가 인도에 상륙한 것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8개월 후인 2016년 9월, 인도에서 가장 부유한 무케시 암바니(Mukesh Ambani)라는 억만장자가 새로운 통신회사 지오(Jio)를 설립했다. 지오는 가격이 150루피 (2달러)에 불과한 SIM카드 비용에 무료 4G고속데이터를 한시적으로 제공했다. 가격 전쟁이 일어났다. 제공업체 전체에서 1GB당 데이터 요금은 26센트와 맞먹는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이다. 새로운 인터넷 사용자들이 엄청나게 생겨났다. 인도의 평균 모바일 데이터 소비량은 사용자당 한 달에 거의 10GB로 증가했다. 이는 미국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2020년 12월 현재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수는 7억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렴한 초고속 데이터와 인터넷에 대한 친숙도의 증가로 마침내 인도는 넷플릭스를 사용할 준비가 됐다. 그러나 넷플릭스가 아직 인도를 위한 준비를 갖추지 못했다. 비록 이 플랫폼은 일부 힌디 영화의 스트리밍을 허가했지만 인도 오리지널 콘텐츠는 없었다. 사무실조차 없었다. 인도에 관한 결정은 멀리 캘리포니아에서 내려졌다.

넷플릭스는 거의 30개에 달하는 급부상한 주요 플랫폼들 간의 스트리밍 전쟁에서 뒤처졌다. 후에 디즈니플러스(Disney+)가 인수한 핫스타(Hotstar)는 약 25억 달러를 지불하고서 매우 인기 있는 인도프리미엄리그를 포함해 국내외 모든 크리켓 중계권을 확보했다. 핫스타는 곧 6,300만 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넷플릭스보다 몇 개월 늦게 서비스를 시작하고도 94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인도의 스트리밍 시장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의 연구에서는 2023년까지 인도 시장이 50억 달러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모든 플랫폼들은 신규 가입자를 두고 경쟁을 벌였다.

드루브 세갈(Dhruv Sehgal, 왼쪽)과 미틸라 팔카르(Mithila Palkar)가 주연한 인기드라마 우리 둘이 날마다Little Things는 뭄바이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다. NETFLIX

넷플릭스는 허비한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지역 콘텐츠를 담기 시작했다. 회사는 뭄바이 밀레니얼 커플에 관한 유튜브쇼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우리 둘이 날마다Little Things의 스트리밍 권한을 인수했고, ‘발리우드의 왕(King of Bollywood)’으로 알려진 슈퍼스타 배우 샤룩 칸(Shah Rukh Khan)과 3년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컨설팅회사 미디어 파트너스 아시아(Media Partners Asia)에 따르면 2018년까지 인도에서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사람은 50만 명을 조금 넘었다. 미국의 6,500만 가입자에 비하면 적은 수였다. 그러나 인도는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시장이었다. 넷플릭스의 헤이스팅스는 구독자가 1억 명에 이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회사는 2019년과 2020년에 인도 콘텐츠에 4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었다. 또한 넷플릭스는 검열위원회의 통제를 받지 않지만, ‘행동강령’으로 성문화된 일련의 자발적 자체검열 조치에도 동의했다.


넷플릭스가 인도에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지는 결코 확신할 수 없는 일이었다. 발리우드가 수년 동안 그리 많이 변하지 않았지만 문화적 힘으로서는 훨씬 더 크고 강력해졌다. 할리우드보다 더 많이 영화를 만들고 더 많이 티켓을 판매했다. 하지만 문제도 많았다. 가장 최근에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감독의 영화 테넷Tenet에 출연한 배우 덴질 스미스(Denzil Smith)는 내게 어느 스타 배우에 대해 말해줬다. 그는 많은 인도 영화제작자들이 여전히 동시녹음 작업을 하지 않고 나중에 스튜디오에서 대화를 더빙한다는 점을 이용해 대사를 외우지 않고 촬영장에 나타났다고 했다. “그 배우는 그저 입술을 움직여서 ‘이 망할 자식 후레자식아 꺼져 버려 꺼져’”라고 중얼거리곤 했다”고 스미스는 눈을 치켜뜨면서 말했다. “그리고 난 그 배우를 상대로 연기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힘있는 사람들이 풍조를 만든다. 촬영현장은 ‘찰타하이(chalta hai, 괜찮다)’ 사고방식에 젖어 있었다. 인도 영화산업은 절차를 무시했다. 배우들은 머리카락에 단순히 서리 같은 흰 줄무늬를 덧붙여 나이 들어 보이도록 만들었다. 슈퍼히어로 영화에 쓸 눈을 만들려고 (나중에 신성한 게임의 감독이 될) 비크라마디티야 모트와네(Vikramaditya Motwane)는 기저귀를 찢는 실험을 해야 했다.

‘찰타하이’는 또한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2016년 칸나다어(Kannada language)로 된 영화를 찍는 촬영장에서 3명의 배우가 헬리콥터 위에서 약20미터 아래의 호수로 뛰어내렸다. 유명했던 주연배우는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고 호숫가로 헤엄쳐 나왔다. 하지만 나머지 두 명은 익사했다. 사망한 남성 중 한 명은 이 장면을 촬영하기 직전에 한 인터뷰에서 자신은 수영을 잘하지 못해 “겁난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런던 소재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의 부소장 콘스탄티노스 파파바실로풀로스(Constantinos Papavassilopoulos)는 영화의 질이 떨어져도 발리우드는 중요했다고 말한다. 발리우드에서 영감을 받은 콘텐츠는 넷플릭스의 슬로건 ‘세계화를 위한 지역화(local for global),’ 즉 광범위한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 현지 제작 콘텐츠 전략에 꼭 들어맞는다.

봄베이의 거대한 인력 풀은 인도 연예계가 수년간 구축해놓고 있었지만, 본질적으로 동일한 영화를 반복해서 찍고 싶어했기 때문에 완전히 활용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인력 풀은 엄청난 속도로 일하기 시작했다. 이 작업은 발리우드보다 훨씬 더 많은 관객에게 도달하기 시작했다. 단지 인도만 넘어서는 게 아니라 인도인 디아스포라(diaspora, 타국에서 모국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민족집단)까지도 넘어서는 여정이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TV와 영화 산업에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배우뿐 아니라 사업 및 기술적 요구를 모두 충족하는 데 필요한 지원 인력을 위한 수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기술자들이 런던과 파리에서 날아와, 인도영화의 모습과 분위기를 바꾸고 인도 제작진들에게 새로운 기술도 가르쳤다.

넷플릭스 인도 시리즈 델리 크라임Delhi Crime의 스틸사진. NETFLIX

검열을 받지 않은 덕분에 이들 서비스는 새로운 종류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검열위원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인도 이야기를 말이다. 스트리밍 비디오는 발리우드가 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영향력 있는 사회 세력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다. 스트리밍 서비스 콘텐츠는 대중의 상상력을 사로잡는 주제, 즉 정치, 종교, 섹스, 여성에 대한 폭력 등과 지속적으로 연관되어 있었다. 밀레니얼 커플, 독신 여성, 게이 남성, 피싱 사기단, 암살자에 관한 프로그램들이 있었다. 스트리밍 플랫폼 ALT발라지(ALT Balaji)의 콘텐츠인 간디 바트Gandii Baat은 시골을 배경으로 한 에로틱 시리즈였다.

신성한 게임은 에미상 후보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스에서 선정한 지난 10년 간 최고의 국제TV쇼 30편에 오르기도 했다. 또 다른 넷플릭스 프로그램 델리 크라임Delhi Crime은 국제 에미상에서 최고드라마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이 예술 개방 시대는 오래가지 못할 수도 있다. 문제는 2019년에 디파 메타가 프라야그 악바르(Prayaag Akbar)의 디스토피아 소설을 넷플릭스 시리즈로 각색한 레일라Leila에서 시작됐다. 레일라가 책으로 나왔을 때는 논란이 되지 않았다. 인도의 영어 소설 시장은 작기 때문이다. 그러나 넷플릭스에 올라오자 힌두민족주의자들은 이를 힌두교에 대한 비판이라고 선언하며 분노했다. 한 우익단체 회원은 넷플릭스를 ‘뿌리 깊은 힌두교 혐오증’이라는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그해 말 힌두민족주의자들은 신성한 게임 시즌2에 문제를 제기했다. 한 에피소드에서 젊은 무슬림 남성이 힌두교도들을 상대로 한 동네 크리켓 경기에서 이긴다. 분개한 힌두교도들은 모욕을 참지 못하고 교훈을 주겠다며 그를 납치한다. 힌두교도들은 무슬림 남성을 지독하게 괴롭히고 나서 그를 크리켓 시합이 있었던 바로 그 장소로 끌고 간다. 야유하는 구경꾼들이 휴대전화로 매 순간을 기록하는 가운데 힌두교도들은 그를 때려 죽인다.

신성한 게임 감독인 비크라마디티야 모트와네는 이 에피소드를 둘러싼 격분이 있은 후 ‘종교와 관련된 것은 무엇이든 다’ 피하라는 지시를 들었다고 내게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 린치 장면 때문에 정부가 스트리밍 검열을 심각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갔다.

2019년 말, 나는 인도의 초기 스트리밍 산업이 힌두민족주의자들과의 싸움을 얼마나 잘 헤쳐 나가고 있는지를 알아보려고 이 나라를 방문했다.

스리시티 벨 아리아(Srishti Behl Arya)는 발리우드 영화제작자 집안 출신이다. 감독이자 프로듀서인 그녀의 아버지는 전설적인 배우 아미타브 바찬(Amitabh Bachchan)과 함께 작업했다. 어렸을 때 그녀는 부모님을 따라 현장에 갔다. 거기서 그녀와 다른 출연진 및 제작진 아이들은 영화배우가 된 척하며 놀았다. “우리는 사이코들처럼 마구 뛰어다녔다”고 뭄바이에 있는 부유한 교외 사업지구인 반드라 쿠를라 복합단지에 자리잡은 그녀의 넷플릭스 사무실에 방문했을 때 그녀가 내게 말했다.

2018년, 넷플릭스는 아리아를 고용해 장편 콘텐츠를 위탁했다. 그해, 회사는 20편이 넘는 오리지널 영화와 5편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힌디어로 제작했다. 그러나 이것이 회사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24개 이상의 주요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넷플릭스는 여전히 서구화된 인도인들을 위한 영어 플랫폼으로 간주됐다. 그리고 여기가 힌디영화의 주요 인물들을 다 알고 있는 아리아가 딱 들어맞는 곳이다. 그녀는 광고계에 있다가 배우와 작가로 활동한 뒤 TV제작 분야로 넘어갔다.

곧 아리아는 넷플릭스에서 일하도록 어린 시절 친구들을 많이 불러 모았다. 모두 힌디 영화산업계에서 아주 영향력 있는 몇몇 인물로 성장한 친구들이다. 아리아는 조야 악타르(Zoya Akhtar)와 계약을 체결해 단편 영화를 연출하게 했다. 악타르의 최근 장편영화는 아카데미시상식의 국제장편영화부문 인도 공식 출품작이었다. 아리아와 마찬가지로 악타르도 영화계 집안 출신이다. 하지만 발리우드가 남성 중심 산업이어서 여성 영화제작자나 여성 영화가 자금을 조달 받는 건 여전히 거의 불가능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넷플릭스에서는 몇몇 여성들이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이 플랫폼 최고의 스타는 발리우드 여배우 라드히카 압테(Radhika Apte)이다. 압테는 너무 많은 넷플릭스 작품에 출연해왔기 때문에 우스갯소리 잘하는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그녀가 넷플릭스의 모든 작품에 다 나온다는 농담을 한다.

넷플릭스 인도 오리지널영화 부문을 운영하는 스리시티 벨 아리아. NETFLIX

그러나 발리우드 영화계에서 일한다는 건 이 업계의 단점을 다룬다는 것을 의미했다. 넷플릭스는 뭄바이에서 여러 차례 워크숍을 열어 인도 콘텐츠 제작자들을 교육했다. 회사는 이들에게 주요 시리즈를 개발하는 법을 가르쳐주었지만, 시나리오를 쓰고 일정을 잡고 예산을 세우는 법과 같은 기본적인 것들을 연마하는 데도 도움을 주었다. 아리아는 “이것이 바로 우리가 발리우드 산업에 가치를 더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영화제작이 더 체계적으로 진행되도록 도우면서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뭄바이에서의 마지막 날, 나는 넷플릭스 작품을 제작하는 샤룩 칸 소유의 우뚝 솟은 영화사 레드 칠리스 엔터테인먼트(Red Chillies Entertainment)를 방문했다. 지난 2017년, 헤이스팅스와 칸은 부자연스러운 홍보용 콩트에 함께 등장해 스파이 스릴러 신작 드라마 피의 시인Bard of Blood의 제작을 발표했었다.

내가 도착한 날 영화사 로비는 텅 비어 있었다. 예술의 수호신으로 여겨지는 힌두교 신 가네샤의 아름다운 조각품만 빼고는 말이다. 조각품은 공사 먼지로부터 보호하려고 비닐로 싸놓고 있었다. 주변에서는 맨발의 인부들이 아무런 보호장비도 없이 전동공구를 사용하고 있었다. 4층에서는 피곤해 보이는 한 남자가 새치가 희끗희끗한 검은 머리에 슬리퍼를 신은 채로 편집실에서 나왔다. 몇 년 전, 런던영화학교를 갓 졸업한 패트릭 그레이엄(Patrick Graham)은 한 친구가 발리우드에 도전해보라고 제안하자 프로젝트를 따내려고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처음에 그는 검열에 숨이 막혀 허둥거렸다. 그러다가 2018년, 넷플릭스 인디아(Netflix India)가 그레이엄에게 예산을 주고 무슬림들이 포로수용소에 잡혀 들어가는 가상시리즈를 제작하게 했다. 이들은 또 그레이엄을 데려와 레일라의 각본을 공동 집필하도록 하기도 했다. 우리가 만났을 때 그는 이듬해 발표할 4부작 좀비 시리즈 베탈: 악마의 군단Betaal의 제작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몇 달 전, 전화통화에서 그는 이 기회에 대해 열성적인 것처럼 보였다. “이건 대작이다”라고 그는 말했었다. 하지만 뭄바이에서 직접 봤을 때는 풀이 죽어 있었다. 그는 “시리즈를 살피면서 불쾌할 수 있는 건 뭐든 다 없애야 한다”고 우울하게 말했다. 그는 “지나치게 예민한 사람들이 이기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2020년 11월, 힌두민족주의자들은 또 다시 넷플릭스를 뒤쫓았다. 비크람 세스(Vikram Seth)의 소설을 각색해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은 미라 나이르(Mira Nair)의 수터블 보이A Suitable Boy에는 무슬림 소년이 힌두교도 소녀에게 키스하는 장면이 나온다. BJP 청년단 단장은 ‘사원 내에서 키스신을 촬영’했다고 이 작품을 경찰에 고발했다. 청년단 단장은 이 시리즈가 ‘사랑의 지하드(love jihad)’를 선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는 무슬림 남성이 이슬람으로 개종시키기 위해 힌두교도 여성을 유혹한다고 주장하는 음모론이다.

수터블 보이A Suitable Boy의 한 장면. 왼쪽부터 다네시 라즈비(Danesh Razvi), 타냐 마닉탈라(Tanya Maniktala).
MILAN MOUDGILL / ©ACORN TV/BBC ONE / COURTESY EVERETT COLLECTION

지난 1월, 또 다른 힌두민족주의자 단체가 이번에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정치드라마 탄다브Tandav를 두고 공세를 퍼부었다. 아마존 스트리밍 서비스는 힌두교 신 시바로 분장한 배우의 묘사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감독은 재빨리 공개 사과를 하고 문제가 되는 장면을 삭제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6개 주의 경찰 고소장에 그의 출연진 및 제작진들과 함께 이름이 올라가 있다. 검찰은 또 아마존의 인도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아파르나 푸로히트(Aparna Purohit)를 위조, 사이버테러, 계급 간 증오조장 혐의로 기소했다.

바로 다음 달, 인도 정부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가벼운 자율규제 규범’을 발표했다. 이 새로운 윤리강령은 개념상 자발적인 것이지만, 등급 및 고충처리 시스템이 딸려 있어 스트리밍을 실제로는 영화와 TV만큼 엄격하게 규제하도록 만든다.

새로운 규범이 발표된 후 아마존은 예정돼 있던 스파이 스릴러 패밀리맨The Family Man의 다음 시즌과 범죄 시리즈 파탈 록Paatal Lok의 속편을 취소했다. 또한 아마존은 자사의 첫 인도영화를 공동 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신화적인 이야기로, 힌두민족주의자들과 친밀하기로 유명한 배우 악샤이 쿠마르(Akshay Kumar)가 주연을 맡는다.

넷플릭스는 수억 명의 인도인들이 인터넷을 막 발견했을 때 인도에 들어왔다. 넷플릭스는 인도 스트리밍을 위한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되었다. 2020년,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420만 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회사가 (보다 일반적으로는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결국 성공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대부분 이들이 통제할 수 없는 문제에 좌우된다.

카시압 감독은 검열 문제를 잘 다룰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저 이런 말을 할 다른 방법을 찾으면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지난 3월 3일, 카시압의 집과 여러 다른 발리우드 스타들의 집이 세무당국의 급습을 받았다. 이를 두고, 야당인 국민회의당 대변인 나왑 말릭(Nawab Malik)은 협박 시도라고 평했다. 같은 날, 넷플릭스 인디아는 40편의 새로운 영화와 시리즈의 목록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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