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tflix v Modi and the battle for Indian cinema’s soul
넷플릭스 vs 모디, 인도 영화의 미래를 건 싸움
스트리밍 플랫폼이 인도 영화제작자들에게 새로운 자유를 선사했지만, 이 자유는 현재 모디 정부의 위협을 받고 있다.
팬데믹 전 어느 날 오후, 나는 런던 서부에 있는 한 폐업 병원으로 가서, 새로운 넷플릭스 시리즈 제작 현장에 있는 힌디 영화감독 아누락 카시압(Anurag Kashyap)을 만났다. 그가 촬영 중인 이 오래된 산부인과는 폐업하고 나서 싹 치운 적이 없는 곳이었다. 남아있는 아기침대와 환자이동용 들것 주위에서, 최근 뭄바이에서 도착한 제작팀원들이 촬영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 조감독이 힌디어와 영어로 지시사항을 외치자 카시압이 주연 여배우와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여배우는 푸른색 환자복을 입고 침대에 반듯이 누워 있었다. 쌍꺼풀이 진 눈에, 높은 광대뼈를 가진 모델 출신 여배우는 자세를 바꾸지 않은 채 고개만 끄덕였다. 그러자 카시압도 살그머니 모니터 뒤로 갔다.
2003년, 그의 첫 힌디 영화 파안치(다섯)가 극심한 폭력 때문에 금지된 이후 인도에서는 그의 열광적인 추종자들이 생겨났다. 카시압은 발리우드(Bollywood, 인도 영화산업계)를 위해 영화 수십 편의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하고, 제작도 했다. 2016년 넷플릭스는 인도 시장에 진출하면서 카시압을 고용해 첫 번째 오리지널 시리즈 신성한 게임Sacred Games을 공동 감독하도록 했다. 이 시리즈는 뭄바이의 암흑가 두목이 정직한 경찰을 거대한 음모에 끌어들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즌1이 시작되자마자 넷플릭스가 엄청난 흥행작을 손에 넣게 되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