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 휘말린 기후 변화 대응 스타트업 ‘러닝타이드’ 이야기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에 위치한 수산양식 기업 러닝타이드(Running Tide)는 올여름부터 내년 사이 북대서양에 아주 작은 다시마 양식장 수만 개를 흘려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들은 빠르게 자라는 이 대형조류(macroalgae)가 결국 해저로 가라앉는 과정에서 수천 톤의 이산화탄소가 저장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러닝타이드는 수백만 달러 규모의 벤처 자금을 모으며 언론의 대대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투자자 중에는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Chan Zuckerberg Initiative) 같은 유명 단체도 있다. 하지만 MIT 테크놀로지리뷰에서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최근 몇 달 동안 이 회사가 대양 해역에서 진행한 로프 위에 다시마를 자라게 하는 일련의 시도는 성공적이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몇몇 과학자들이 회사를 떠나는 일이 있었다.
퇴사한 사람들 중에는 회사 경영진이 이 사업으로 인해 발생할 생태학적 영향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문제 의식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다. 이는 이들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하게 된 원인 중 하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어떤 직원들은 대형조류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바다에 영양분을 살포하는 것을 포함하여 러닝타이드가 논란이 될 만한 실험들을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려했다.
지난해 러닝타이드는 대형조류의 배우체(gametophytes) 및 포자가 자랄 수 있는 부유 장치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 부유 장치에는 ‘물속에 산화철을 방출’할 수 있는 ‘영양분 적재’ 장비도 있었다. 이것은 10년 전 논란을 일으키고 결국 국제 규제가 제정된 ‘상업적 해양비옥화(ocean fertilization)’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러닝타이드의 마티 오들린(Marty Odlin) CEO는 인터뷰와 이메일 회신에서 이 특허에서 언급된 부유 장치를 구현할 계획이 현재로서는 없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러닝타이드가 생태학적 문제를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주장을 반박했으며, 초기 현장 실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과 상당수의 연구원이 회사를 떠났다는 제보도 부정했다.
러닝타이드는 높은 수익성에 비해 규제가 느슨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소위 ‘탄소상쇄제(carbon offsets)’라는 것을 통해 회사가 획득한 탄소배출권을 기업에 판매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다시마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해초를 재배하고 가라앉혀 상당한 규모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렇게 확보한 탄소배출권은 다른 기업에 판매할 수 있으며, 이미 배출된 수십억 톤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데 성공한다면 앞으로 수십 년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목표치 이내로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넷제로’ 계획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증가함에 따라, 홍보와 재정적 인센티브가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탄소배출권 확보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개발, 자금조달, 인가, 판매 및 매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중 일부는 실효성이 미심쩍거나 오히려 환경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도 있다. 탄소 감축 1톤당 부과되는 막대한 재정 지원과 벤처캐피탈 업계의 지원 아래에서 수많은 스타트업이 배출권을 생산하거나 판매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많은 연구자와 비판론자들이 이러한 탄소 제거 열풍 속에서 과학계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러닝타이드의 야심 찬 계획은 사내 주요 과학자들의 퇴사와 맞물려 감시통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최근 발표된 논문에서는 이 회사가 계획하고 있는 대규모 다시마 재배 및 침강 방식의 타당성, 효과, 그리고 잠재적인 생태학적 위험성에 대해 수많은 의문이 제기되었다. (소식통에 의하면 과거 러닝타이드는 2025년까지 1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서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론상 최대’ 연간 10억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예정이다.)
여러 해조류 전문가와 해양 생물지질화학자들은 인터뷰를 통해, 매우 복잡하고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민감한 생태계가 러닝타이드의 인공적 개입으로 인해 손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러 위험 중에서도, 이미 엄청난 양의 탄소를 제거하고 전 세계 어업을 지탱하며 해양 먹이 사슬의 기반을 형성하고 있는 식물성 플랑크톤 군집의 성장을 다시마가 억제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즉, 이미 기후를 조절하고 있으며 주요 재원이자 식량원인 식물성 플랑크톤의 생태계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의 퍼스펙티브(Perspective) 코너에는 러닝타이드가 내세운 계획의 효과를 평가한 연구가 실렸다. 이 논문의 주 저자인 호주 태즈메이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Tasmania)의 필립 보이드(Philip Boyd) 해양 생물지질화학 교수는 러닝타이드의 계획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가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까지 방만한 방식으로 진행되어 온 토론 분위기를 바꿔보려 하고 있다”며 “그들의 계획을 무조건 반대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들이 실제로 일을 제대로 진행하고 싶다면, 시작 단계부터 좀 더 사려 깊게 계획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급격한 속도’
오들린은 러닝타이드의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생태 교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많은 안전조치와 검토 절차’가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닝타이드의 계획이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과학에 기반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수많은 해양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션비전(Ocean Visions)’이라는 연구단이 러닝타이드의 운영을 자문하고 평가하기 위해 전문가팀을 조직했다고 언급했다. 우즈홀 해양학 연구소(Woods Hole Oceanographic Institution)와 몬터레이만 수족관 연구소(Monterey Bay Aquarium Research Institute)의 과학자들이 참여한 이 연구팀은 2021년 다양한 규모의 해조류 침하로 인한 여러 잠재적인 환경 영향을 조명하고, 향후 연구해야 할 점에 대한 지침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또한 오션비전은 지난 6월 8일, 러닝타이드를 위한 독립적인 과학 자문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발표했다.
오들린은 구체적인 인사 이동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지만, 5년 차 스타트업임을 고려했을 때 이례적으로 높은 이직률이 나타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회사에 현재 17명의 과학자가 있으며, 그중 7명이 작물학과 해양과학에 전문성을 가진 박사학위 소지자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이곳은 급격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며 “우리는 쉽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일을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들린은 “우리 직원들이 자랑스럽다. 모두가 다 회사에 적응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이 또한 스타트업 분야에서는 흔한 일이다. 내가 보기에 우리 회사의 이직률이 유난히 높지는 않다. 데이터로 봐도 정말 그렇다. 그리고 실제로는 오히려 매우 낮은 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기후 변화를 비롯해 인류에 의해 손상된 해양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이 러닝타이드의 핵심 임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현 상황이 심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안이 대대로 어업에 종사해온 오들린은 2017년 이 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조개류 생산 등의 수중 양식 사업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해양 생태계를 재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회사의 계획 중 사람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이끌어낸 사업은 대형조류 침하 계획이다.

NICOLE WOLF (ODLIN), KELP (GETTY)
해조류를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려는 계획에 대한 관심은 최근 몇 년에 걸쳐 급격히 증가했다. 전 지구적으로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는 연구가 발표되고, 여러 대형조류들이 연간 약 2억 톤의 탄소를 저장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그중에서도 하루에 2피트(약 61센티미터)까지 자라는 큰 갈색 해초인 다시마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 종은 주로 해안선을 따라 바위가 많은 해저에 달라붙어 서식하며, 비교적 수온이 낮고 얕은 바다에서 영양분을 섭취한다. 이들이 바닷물에 용해된 이산화탄소를 빠르게 흡수하기 때문에 해양은 수주에서 수개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대기와 해양 사이에서 이산화탄소의 균형이 유지된다.
러닝타이드와 여러 회사들은 대양 한가운데에 부유물을 띄워 다시마를 비롯한 다양한 조류를 재배하는 방식으로 이 과정을 크게 확장하고자 한다. 원양에 양식장을 설치하면 해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해양 활동을 방해하지 않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다시마가 결국 해저로 가라앉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해양 순환 모델에 따르면 바이오매스가 심해의 특정 구역에 가라앉을 경우, 바이오매스 내 탄소는 짧게는 수십 년에서 길게는 수백 년 동안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 지난해 미국국립과학원(National Academies of Sciences)에서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해조류 재배가 연간 약 1억 톤에서 1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회사는 자유롭게 부유하는 ‘마이크로팜(microfarms)’에 다시마 포자체를 뿌리면, 6~8개월 뒤 다 자란 다시마의 무게에 의해 수심 1,000미터 이상의 심해로 가라앉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유명 기업 쇼피파이(Shopify), 스트라이프(Stripe)와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는 모두 러닝타이드에서 미래의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구입했으며, 스트라이프의 경우 톤당 250달러의 가격에 매입했다고 알려져 있다. 러닝타이드는 모금 액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Pitchbook)의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봄 현재 로워카본캐피탈(Lowercarbon Capital), 벤록(Venrock), 인사이트벤처스(Incite Ventures) 및 기타 투자자들로부터 1,500만 달러를 투자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MIT 테크놀로지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오들린은 “우리의 계획대로 대양 해역에서의 재배가 가능해지면, 그다음 단계는 이를 대규모로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가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원양에서 해조류를 재배하고자 했던 초기 실험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오들린은 이메일에서 “로프에 심은 슈가켈프가 먼바다에서도 잘 자라는 것이 원격 영상 시스템을 통해 확인되었다”며 “지금까지 이러한 일이 성공한 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율이나 안정성 측면에서는 아직 대규모 탄소 제거에 필요한 정도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애초에 단번에 성공하길 기대한 것은 아니며, 초기 실험은 주로 러닝타이드의 기술적 시스템과 설치 방법을 시험해 보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고 부연했다.
그와 더불어 러닝타이드의 수석 과학 고문인 저스틴 리스(Justin Ries)는 과학자들이 이미 다시마가 대양 해역에서 자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서식하는 비슷한 종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 회사가 재배에 최적화된 품종, 장소, 재배 조건을 알아낼 때까지 소규모의 시범 테스트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들린은 “이것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복잡한 생물계 안에서 다양한 대형조류종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것은 기대한 대로 정말 잘 될 것이고, 어떤 것은 그렇지 않을 것이며, 또 어떤 것은 일관되지 않은 결과를 보일 것이다. (중략) 모든 것이 수년이 소요되는 시스템 최적화 과정의 일부”라고 덧붙였다.
오들린은 “이 모든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 우리는 부유 실험을 30~40번은 수행해야 한다”며 회사가 유의미한 규모의 실험을 진행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떠나는 사람들
비즈니스 소셜미디어 링크드인(LinkedIn)에 따르면, 마고 필리피(Margaux Filippi) 해양과학 책임자, 라즈 사하(Raj Saha) 수석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올리비아 알카베스(Olivia Alcabes) 데이터 연구 과학자, 진 버트랜드 콘티나(Jean Bertrand Contina) 대형조류 생산부 작물학 팀장, 맥스웰 캘로웨이(Maxwell Calloway) 수석 다시마 생물학자를 포함해 여러 직원들이 러닝타이드를 떠났다. 그들은 취재진의 문의에 응답하지 않았고, 러닝타이드의 성과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취업 네트워킹 사이트에 따르면, 대부분의 연구원이 1년이 채 되지 않아 이 회사를 떠났고, 몇몇은 6개월 만에 퇴사했다.
제보자들에 따르면, 이 회사는 바이오매스를 바다에 가라앉혀 탄소 배출권을 획득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또한 러닝타이드 경영진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회사 내 혹은 학계로부터 제기되는 생태학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무시해왔다고 주장한다. 경영진은 기후변화에 관련된 시급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잠재적인 생태학적 해악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이러한 우려를 묵살해왔다.
오들린은 이를 부정했다.
오들린은 “우리 팀 구성원이 제기했던 생태학적 우려 사항 가운데, 회사 내 연구 부서와 경영진 사이에서 심각하게 다루어지거나 구체화되지 않았던 것, 혹은 외부 협력체들과 논의되지 않은 것은 절대 없다”며 “우리는 철저히 과학에 기반해 운영하고 있으며, 우리에게 주어진 해양 생태계에 대한 책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외부 전문가들은 소식통들이 전해온 초기 실험들의 결과가 더 큰 문제를 시사한다고 생각한다.
보이드는 이 회사가 대양 해역에서 다시마를 재배하는 것과 관련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러닝타이드가 여러 해역에서 ‘수백 종’의 대형조류를 시험해 볼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종은 해안을 따라 주로 분포해 있는 영양분이 풍부한 곳에 적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모자반(sargassum)처럼 대양 해역에서 자라는 일부 해조류를 이용할 경우 또 다른 문제와 불확실성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몇 년간 대서양에서 크게 번성한 거대 모자반류를 모델로 연구하여 지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공동 저자로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 논문에서는 대양에서 해초를 양식하는 것이 오히려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러한 과정에는 여러 복잡한 생물지질화학 피드백이 작용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해조류가 식물성 플랑크톤과 같은 다른 탄소 흡수 종들과 영양분을 두고 경쟁하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이 해초는 기본적으로 물에 뜨기 때문에, 이를 해저로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이러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바다에 해조류 성장을 위한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큰 비용과 시행착오가 필요할 것이다. 게다가 인공적으로 바다에 영양분을 가하는 것은 이전에 상업적 해양비옥화가 그랬던 것처럼 법적 문제와 여론의 반발을 야기할 수 있다.
러닝타이드가 출원한 특허에서는 ‘해조류에 철(Fe)을 공급하기 위해 철을 함유한 실 또는 필라멘트를 로프에 부착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편 이미 10여 년 전 유엔(UN)은 상업적 해양비옥화에 대한 모라토리엄을 제정한 바 있다. 비록 그 자체로 구속력을 갖지는 않지만, 이 결정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해양생물종의 성장을 자극하기 위해 바다에 영양분을 가하려고 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던 추세 속에서 추진되었다.
게다가 폐기물 등의 투기에 의한 해양오염을 규제하는 국제 해양 조약인 런던협약(London Convention)의 당사국들은 이러한 작업을 제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마찬가지로 런던협약을 대체하기 위해 작성되고 있는 런던의정서(London Protocol)의 당사국들도 이를 규제하는 조항을 통과시켰다. 런던의정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발효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그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러닝타이드는 바닷속에 탄소를 저장하는 더 빠른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상당한 규모의 나무 조각이나 폐목재에 작은 해조류를 번식시킨 다음 이를 가라앉히는 것이다. 이 방식 또한 회사 내부에서는 생태학적으로 의도치 않았던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오들린은 바다에 목재를 가라앉힐 계획이 ‘전혀’ 없다면서 바다에 영양분을 가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그는 “만약 이러한 방법을 주류 과학계가 받아들인다면, 우리도 연구를 시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이러한 방식은 우리 계획에 없다”며 “그러한 방식이 아직은 별로 유망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특허 출원과 관련된 질문이 포함된 후속 이메일에서 그는 “러닝타이드는 이 분야에서 신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지 않다. 이는 우리가 기존의 과학적 합의를 존중하고 신뢰한다는 또 다른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제기된 우려 중 일부는 회사 차원에서 진행했던 브레인스토밍 활동이나 사고 실험에서 나온 이야기가 왜곡된 것 같다. 우리는 연구 초기 단계에서 탄소 감축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분위기에서 토론하는데, 그때 등장하였지만 구체화되지는 않았던 아이디어가 언급되는 듯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러한 브레인스토밍 단계에서 떠오른 아이디어가 실제 탄소 제거 전략으로 구현되기까지는 수많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들린은 러닝타이드가 오래전부터 다시마 뗏목을 만드는 데 목재를 사용하기로 계획해왔으며, 이것이 바이오매스 속 탄소와 함께 가라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시사잡지 디 <애틀랜틱(The Atlantic)>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회사는 석회석으로 둘러싼 나무 부표를 사용하여 실험했는데, 이는 해양 산성화를 완화시키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한다.
‘엄청난 생태교란’
해양학자들은 상당량의 목재를 해저로 가라앉히는 것이 심해 생태계를 크게 교란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010년 미국 하와이 대학(University of Hawaiʻi at Mānoa)의 과학자들은 다른 기관과 협력하여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다소 떨어진 산타크루즈 해역 분지의 5,500피트(약 1,676미터) 깊이 바닥에 400파운드(약 181킬로그램)가 넘는 나무(더글라스 전나무 종) 판자들을 가라앉혔다.
이후 그들은 수년에 걸쳐 유인 잠수정으로 그곳 생태계의 변화를 관찰했다.
먼저 나무에 구멍을 뚫는 조개류가 가라앉은 목재에 자리를 잡았고, 산소를 고갈시키고 황화물을 생성하는 혐기성 박테리아가 뒤따랐다.
그다음으로 쿠마목 새우(hooded shrimp)나 갯지렁이과처럼 황화물에 내성이 있으며 유기물을 분해하는 기회성(opportunistic) 생물종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박테리아의 활동으로 인해 수중 환경이 다른 종들에게 유해하게 변화함에 따라 생물다양성은 ‘상당히 감소’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이 연구의 공동 저자로 참여했던 크레이그 스미스(Craig Smith) 해양학 교수가 설명한 내용으로, 그는 취재진이 문의하기 전까지 러닝타이드의 내부 논의나 계획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스미스는 만약 그러한 물질을 수년에 걸쳐 매우 큰 규모로 바다에 가라앉힌다면 심해에서 혐기성세균의 과다 증식으로 인해 산소가 고갈되고 결국 다른 생물체가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에 따르면 이는 “생태계에 엄청난 교란”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다.
‘주요 위협’
연구자들은 온실가스를 제거하고 탄소를 저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조류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추가적인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선 기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만큼 해조류를 충분히 재배하기 위해서는 너무나 방대한 해역을 해조류 양식에 할애해야 한다. 러닝타이드는 연간 약 10억 톤의 이산화탄소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미국 국립학술원 보고서에 의하면 매년 단지 1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기 위해서도 45만 마일(약 72만 킬로미터) 이상의 긴 해안선을 따라 약 325피트(약 99미터) 너비로 구성된 해조류 양식장이 필요하다. 이는 전 세계 해안의 60% 이상에 해당하며, 해조류 양식장은 아일랜드 국토 면적에 이를 정도로 넓을 것이다.

GETTY
또한 해초가 흡수한 탄소의 양을 그대로 탄소 감축량으로 간주할 수 없다는 문제가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해양수의 흐름으로 인해 대기가 아닌 바다로부터 기인한 탄소가 다시마에 흡수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형조류가 늘어나면 유사한 영양분에 의존하는 다른 탄소 흡수 미생물의 성장이 저해될 수 있다는 점에도 주의해야 하며, 탄소 감축량 계산에는 이런 요소도 고려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해조류가 바다에 가라앉은 뒤에는 결국 어떻게 될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 다시마는 자라면서 지속적으로 잎과 엽상체를 떨군다. 다시마가 해변으로 밀려오거나 깊은 바다에 도달하기 전에 분해될 때, 또 무척추동물과 박테리아가 다시마를 삼키는 경우 그 안에 있던 많은 탄소가 대기로 돌아갈 수 있다. 태즈메이니아 대학에서 해조류 생태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카트리오나 허드(Catriona Hurd)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며 해조류 탄소 감축량 계산의 어려움을 강조한다.
허드는 기업들이 “약간의 탄소를 해저로 가라앉힐 수 있지만, 대다수는 바닥에 도달하지 못하고 곧 분해되어 다시 대기로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녀는 다시마가 해저에 도달했을 때도 탄소가 얼마나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다양한 위치와 조건에 따라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알기 위해서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최근 영국 국립해양학센터(National Oceanography Centre)에서는 100년 이상 심해에 머무는 탄소의 양은 기존의 예측치보다 훨씬 더 적을 것이라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허드는 바다에서 다시마를 재배하고 가라앉히는 것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조차도’ 명확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녀는 “나는 별로 효과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보이드가 <네이처 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에 발표한 논문과 오션비전의 보고서에서도 대규모의 다시마를 가라앉히는 것과 관련된 다양한 생태학적 문제들이 논의되었다. 여기에는 식물성 플랑크톤 이외에도 이러한 행위가 생태계에 불러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잠재적 문제들이 포함되었다.
다시마로 이루어진 커다란 부유 구조물은 해양에 침입종과 미생물들을 유입시킬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구조물이 해수면에 만드는 그림자로 인해 포식자를 피하여 해 질 무렵 상층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심해 동물성 플랑크톤과 물고기들의 행동에 교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다시마가 해저에 쌓이게 되면 해양 퇴적물 안에 사는 밀집된 미생물 군집이 질식할 수 있으며, 민감한 심해 생태계의 화학적 조성과 생물다양성에 변화가 발생할 위험성도 있다.
보이드는 “해양 생물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는 문제”라며 “우리가 대량으로 해조류를 바다에 가라앉히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보이드와 허드는 큰 규모의 대형조류 침하를 통해 얼마나 많은 탄소가 저장될지 정확히 추정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러한 추정치가 없으면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탄소 배출권 시장을 구축하기 어렵다. 그들은 여러 요인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더 잘 이해하고, 편익과 비용을 더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생태학자, 해양학자 및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 팀을 통해 과학적이면서도 개방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찰 연구가들은 나무 심기나 삼림 재생을 통한 탄소 흡수량은 현장 답사나 위성 사진을 통해 대략적으로 추정할 수 있지만, 다시마 재배 및 침하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탄소 배출권과 관련된 인가 기관이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대양 해역에서 이루어지는 과정을 손쉽고 저렴하게 검증할 수 있는 방식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오들린은 러닝타이드가 해양 기반 이산화탄소 제거에 대한 모니터링, 보고, 및 검증을 위해 ‘현존하는 가장 완벽하고 정확한 정량화 수단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러한 정량화 수단을 협력체 및 제3기관을 통해 검증할 것”이라고 했다.
오들린은 러닝타이드가 회사 내부적으로, 그리고 외부 과학 자문위원들과 함께 이 분야의 새로운 연구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주류 과학계에서 이해하고 있는 지구 시스템과 관련된 지식에 변화’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변화가 생긴다면 그것을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회사가 ‘모든 사람의 모든 말’에 일일이 응답하거나 반응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국립 학술원 보고서에서 언급되었듯 해조류 재배가 인류의 가장 유망한 이산화탄소 제거 방식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게 과학계 내에서 주된 견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여섯 가지 해양 기반 탄소 제거 방안을 검토하면서 해조류 재배의 효용성에 대해 ‘중간 신뢰도(medium confidence)’로 평가했다. 또 지식 기반 측면에서 ‘중상(medium-high)’, 확장성에서는 ‘중(medium)’, 지속가능성은 ‘중상’, 환경적 위험성에서 ‘중상’으로 평가했다.
저자들은 ‘잠재적인 경제적, 사회적 영향을 포함한 해양 기반 이산화탄소 제거 방식에 대한 주요 과제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1억 2,500만 달러(약 1,656억 원) 규모의 연구 프로그램을 권고했다. 그리고 그들은 5년 동안 해조류 재배를 위한 연구에 자금을 대는 데 2억 3,500만 달러(약 3,114억 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배출권 확보하기’
2021년 10월 오들린은 5,000톤의 이산화탄소를 성공적으로 감축했다고 발표한 한 스타트업의 발표에 대해 트윗을 남겼다. “모든 광고와 트윗, 부정적 선동, 발표, 자금 조달과 같은 것들은 무시하라.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배출권을 확보하느냐’이다.(Ignore all the hype, tweets, concern trolling, conferences, fundraising, etc. One thing matters: Delivering tonnage.)”
기후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위험이 증가하는 것에 대처하기 위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 외에도 상당량의 이산화탄소를 빠르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이고 안전하게 이를 큰 규모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과학적, 경제적 난제들이 남아있다.
그러나 일부 관측통은 탄소 제거 분야에 ‘실리콘밸리적인 사고방식’이 뿌리내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후 문제가 심각해지고 이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증가함에 따라 스타트업들이 너무 빠르게 실험하고, 조정하고, 방향을 바꾸고, 규모를 확대한다는 우려다.
이들은 연구자들과 정부, 기업들이 새로운 대책이 환경에 끼칠 수 있는 해악을 신중하게 평가하고 관련 규칙을 적절히 확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절박함이 크더라도 보수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마린사이언스(Frontiers in Marine Science)>에 예일대(Yale), 우즈홀 해양학 연구소, 환경방위기금(Environmental Defense Fund) 및 기타 소속의 과학자들이 전 세계 해양 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저자들은 해양 기반 탄소 제거 활동을 적절히 제한하기 위한 행동 강령을 채택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 분야에 규제가 부재하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지식이 많으며, 단순 연구만으로도 ‘비극적이거나 예상치 못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오들린은 러닝타이드가 심각한 사회적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과학계 내 다수의 목소리를 따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해조류 양식에 상당한 시간과 자원을 계속해서 투자하고 있으며, 여전히 대형조류가 기후에 영향을 미칠 만큼 탄소 감축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