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thetic embryos have been implanted into monkey wombs

원숭이 줄기세포로 만든 배아, 자궁에 이식 성공

난자와 정자 없이 줄기세포만으로 원숭이의 인공 합성배아를 만들어 암컷 원숭이에 이식한 결과, 일부 원숭이에서 짧게나마 임신 초기와 유사한 징후가 나타났다.

한 연구진이 정자와 난자 대신 줄기세포를 이용해 원숭이의 배아를 만드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 이 ‘합성배아’를 자궁에 이식한 일부 성체 원숭이에서는 임신 초기 징후가 나타났다. 이 연구는 실험실에서 배양한 영장류 배아로 가장 많은 진전을 이룬 사례이며, 언젠가 이러한 방식으로 태아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네덜란드 라이덴대학교(Leiden University)의 발생생물학자  수사나 추바 드 소자 로페스(Susana Chuva de Sousa Lopes)는 “놀라운 성과”라며 “이처럼 우수한 상태로 발달한 합성배아는 처음 본다”라고 말했다. 배아와 유사한 구조를 인공적으로 합성해 원숭이에 이식한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이 연구를 수행한 상하이 중국과학원(Chinese Academy of Sciences)의 젠 리우(Zhen Liu) 연구팀은 마카크 원숭이 배아로부터 얻은 배아줄기세포를 사용했다. 여러 세대에 걸쳐 배양된 이러한 배아줄기세포는 적절한 환경이 주어지면 장기, 혈액, 신경계를 구성하는 세포를 포함해 거의 모든 유형의 체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

실험실에서 배양한 배아

연구진은 배아줄기세포가 더 성숙할 수 있도록 실험 조건을 수정 및 개선하였다. 며칠이 지나자 세포들은 배아와 매우 유사한 방식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생겨난 세포 덩어리는 초기 배아인 배반포(blastocyst)처럼 보이기 때문에 ‘배반포 유사체(blastoid)’라고 부른다.

연구진은 배반포 유사체를 배양접시에서 7일 동안 배양한 다음 이것이 일반적인 배아와 얼마나 유사한지 알아보기 위한 여러 실험을 진행했다. 한 실험에서 연구진은 배반포 유사체의 개별 세포들을 분리하여 각 세포에서 어떤 유전자가 발현되는지 확인했다. 이들은 이러한 방법으로 6,000개 이상의 세포들을 각각 분석했다.

그 결과 줄기세포 유래 배아와 정상적인 원숭이 배아가 상당히 유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추바 드 소자 로페스는 “분석 결과는 매우 인상적이다. 이 배반포 유사체들은 정말 배아처럼 보이는 존재로 전환되는 듯했다. 정말 놀랍다”라고 말한다.

일부 배반포 유사체는 최대 17일 동안 배양되었다. 연구진은 이 구조들이 일반적인 배아와 무척 흡사해 보인다고 말하지만,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과학자들은 이들의 유사성을 입증하기 위해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배반포 유사체가 배아와 실제로 얼마나 닮았는지 보려면 원숭이 자궁에 배반포 유사체를 이식해 발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연구진은 성체 암컷 원숭이 8마리의 자궁에 배양 7일 차 배반포 유사체를 각각 8~10개씩 이식했다. 그다음 3주 동안 이식된 배반포 유사체를 추적 관찰하였다.

연구진은 이 중 세 마리에서 배반포 유사체가 성공적으로 착상해 임신 극초기 징후 중 하나인 난황낭을 생성한 것으로 보았다. 이 원숭이들은 임신 호르몬 수치도 높았다. 즉 임신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였다.

이와 유사한 연구를 쥐를 대상으로 수행했던 오스트리아 과학 아카데미(Austrian Academy of Sciences)의 니콜라스 리브론(Nicolas Rivron)은 임신 호르몬 수치가 높게 나온 것 자체는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발달 과정에 있는 배아는 자궁에서 성숙해지는 것과 무관하게 임신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전에 리브론은 연구의 일환으로 동료들과 인간 배반포 유사체를 배양접시에 배양하였는데, 이 배양접시에 임신 테스트기를 담갔을 때도 양성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원숭이 배반포 유사체들은 이식한 지 20일 만에 발달을 멈추었으며 결국 분해되어 사라졌다. 리우 연구팀은 이 결과를 국제학술지 <셀 스템 셀(Cell Stem Cell)>에 발표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폼페우파브라 대학교(Pompeu Fabra University)의 발생생물학자 알폰소 마르티네스 아리아스(Alfonso Martinez Arias)는 이 결과가 배반포 유사체가 아직 정상 배아를 완벽하게 복제하지는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그는 당분간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라고 덧붙였다.

문제의 원인은 난자가 정자에 의해 수정되는 일반적인 배아의 생성 과정과 관련되었을 수 있다. 마르티네스 아리아스에 의하면 줄기세포로 만든 배반포 유사체는 정상 배아와 같은 방식으로 유전자를 발현할 수 있지만, 난자에서 나오는 어떤 중요한 요소가 결여되었을 수도 있다.

만약 연구진이 더 많은 개체를 대상으로 실험했다면 결과는 더 진전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발달 7일 차에 484개였던 배반포 유사체는 17일 차에 결국 5개만이 생존했다. 이에 더불어 추바 드 소자 로페스는 자궁 내 배아 이식이 까다롭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그녀는 “인간 체외수정(IVF)에서도 배아 이식은 임신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요소 중 하나다. 아마 100마리의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한다면 두 마리 정도는 더 임신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마르티네스 아리아스는 원숭이의 생명은 소중하며 이러한 대규모 실험은 윤리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모델 배아

그렇다고 해서 배반포 유사체가 유용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배반포 유사체는 원숭이 배아 발달의 초기 단계, 그리고 잠재적으로는 인간 배아 발달의 초기 단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있어 좋은 실험 모델이 된다.

연구자들은 원숭이 배반포 유사체가 인간 배아에 대한 지식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정자와 난자의 결합이 어떻게 장기와 신경계의 발달로 이어지는지, 왜 발달 과정이 종종 실패하는 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규정상 일반적으로 과학자들은 수정 후 14일이 지난 인간 배아는 실험실에서 연구할 수 없게 되어있다. 그리고 최근 발표된 국제 가이드라인에서는 인간 배반포 유사체를 인간이나 어떠한 동물에게도 이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리브론은 “인간 발달 연구 과정에서 인간 배반포 유사체를 인간에게 이식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라고 말한다. 그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비인간 영장류는 인간과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종이라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유형의 연구를 통해 난임이나 유산의 원인 등 인간 임신에 대해 더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배반포 유사체는 무한히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동물에서 배아를 채취할 필요가 없다. 런던에 있는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Francis Crick Institute)에서 배아 발달을 연구하는 나오미 모리스(Naomi Moris)는 체외수정 기술을 개선하기 위해 수백, 수천 개의 배반포 유사체를 대상으로 약물을 시험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줄기세포 아기?

기술이 발전할수록 연구자들은 줄기세포를 이용해 더 성숙한 배아를 만들 방법을 찾을 것이며, 이는 언젠가 태아나 새끼 동물을 만들기까지 확장할 것이다. 마르티네스 아리아스는 “배반포 유사체에서 누가 먼저 특별한 성과를 만들어낼지를 두고 일종의 경쟁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말한다.

현재로서 이 배반포 유사체를 태아나 새끼 원숭이로 성장시킬 방법은 없다. 하지만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모리스는 합성배아에 대한 연구가 고작 5~10년 전부터 시작되었음에도 그사이에 엄청난 진전이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모리스는 “과학자들은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고, 이 분야는 무척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그녀는 “기술이 지나칠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지 못하도록 법이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을 필요가 있다”라고 말한다.

마르티네스 아리아스는 “언젠가 배반포 유사체로 원숭이 개체를 만들 수 있을까? 아마 가능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녀는 “다만 당분간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리보기 2회1회

MIT Technology Review 구독을 시작하시면 모든 기사를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