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단적인 기후 개입이 초래할 문제들
지난해 초, 기업가 루크 아이스먼(Luke Iseman)은 멕시코의 바하칼리포르니아(Baja California) 반도에서 이산화황으로 가득 찬 기상관측용 풍선 한 쌍을 공중으로 날려 보냈다. 풍선들이 수 킬로미터 상공에서 터지면서 이산화황을 방출하게 하려는 계획이었다.
풍선 날리기 자체는 매우 사소한 행동이었고 그가 날려 보낸 풍선에는 상업용 여객기가 배출하는 가스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적은 양의 가스가 담겨 있었으나, 아이스먼의 행동에는 명확한 의미가 있었다. 그의 행동으로 인해 극단적인 기후 개입을 둘러싼 격렬한 논쟁은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게 되었다.
사실 아이스먼의 행동에는 ‘태양지구공학(solar geoengineering)’을 소규모로 모방하여 실행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 태양지구공학이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연구 분야로, 태양광을 우주로 더 많이 반사하는 입자를 대기 중에 방출하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풍선 발사를 통해 성층권 도달을 목표로 삼은 아이스먼은 (아마 모두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이전에 중단했던 선을 넘었다. 다른 연구자들은 성층권에서 태양지구공학 연구를 진행하려고 할 때마다 소규모라고 해도 대중의 격렬한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에 연구를 더 진행하지 못했다.
성층권까지 풍선을 날리는 작업을 수행하며 ‘냉각 크레딧(cooling credit)’을 판매하기 위해 ‘메이크선셋(Make Sunsets)’이라는 회사를 공동 설립한 아이스먼은 계획을 미리 공개하거나 허가를 구하지 않고 그냥 풍선을 날려 보냄으로써 그러한 논란을 피했다.
지난해 12월 말 줌(Zoom)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필자는 그에게 “대중의 참여나 과학적 검토 없이 풍선을 날려 보내기로 결정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물었다.
아이스먼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변화의 위험성, 온실가스 배출과 사망 사이의 연관성, 지구공학에 의존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산업화 이전 수준에서 2℃의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그는 “이런 것들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연구를 통해 새로운 방법을 알게 됐는데도 그런 방법을 최선을 다해 추구하지 않는다면 그 사실을 내 조카들에게 말하면서 마음이 불편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임상시험심사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인간 피험자가 포함된 의학 연구 제안을 관례적으로 검토하는 전문위원회를 언급했다.
그의 반응은 단순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넘어선 기후 문제 해결책에 대해 보도하면서 필자가 최근 몇 달 동안 점점 더 많이 듣게 된 주제와 맥락을 같이한다. 점점 늘어나고 있는 해결책 목록에는 태양광을 우주로 더 많이 반사할 수 있는 기술, 대기 중 온실가스를 흡입하는 기술, 급진적인 형태의 기후적응을 통해 필수 생태계를 보전하는 기술 등이 포함된다.
해당 분야의 기업가들은 그러한 개입의 효과나 환경에 미치는 부작용의 규모가 아직 분명하지 않음에도 자신들이 계획을 추진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설명하기 위해 기후변화의 명확한 위험성과 세계의 느린 대응을 더 자주 언급하고 있다. 이들은 대중을 대변한다고 주장하지만, 대중이 그러한 개입을 그다지 편하게 느끼지 않거나 심지어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런 태도를 보인다.
인류의 운명이나 모든 생물 종 또는 전체 생태계가 위태로운 상황이라면 사람들은 고통과 파괴를 줄이고 도덕적 우위를 점하겠다고 약속하는 모든 개입을 합리화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한 부작용이나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일축할 수 있을 것이다.
기후변화에 맞서려면 세계는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훨씬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만으로는 점점 더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억제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증거가 더 명확해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주간 필자와 이야기를 나눴던 수많은 학자와 연구원들은 어떤 긴급한 상황이라고 해도 과학적인 과정을 뛰어넘거나 위험한 부작용을 무시하고 대중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기술 사용에 대한 대중의 발언권을 짓밟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이뿐만 아니라 지나칠 정도로 성급하게 행동할 경우,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언젠가 우리에게 필요할 수도 있는 도구에 관한 연구 지원이 실제로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렇다면 어째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위험성 증가
많은 이들에게는 ‘기후 파멸(climate doom)’로 느껴질 기후 위험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이에 대한 인류의 대응은 다양한 방식으로 가속화됐다. 점점 더 엄격해지거나 관대해진 공공 정책 추진, 청정기술에 대한 투자 장려, 온실가스 배출 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의 더 의미 있는 조치 촉구 등이 이에 속한다.
또한 기후 위기는 기후 파멸이라는 커다란 위협에 직면한 상황에서 어떤 행위가 적절하거나 허용 가능한지를 공개적으로 논의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제 일부 극단적인 기후 활동가들처럼 반 고흐 그림에 수프를 던져도 괜찮은가? 청정에너지로 대체하기 전에 화석연료 발전소를 폐쇄해도 괜찮은가? 가난한 국가에 경제 발전을 중단하라고 요구해도 괜찮은가? 배터리 재료를 찾겠다고 바닷속을 채굴하거나 바이오물질로 해저를 뒤덮어도 괜찮은가?
최근 몇 달 동안 특히 활발한 활동이 이어지면서 그에 따른 성가신 질문들이 등장한 분야는 바로 ‘태양지구공학’이다.
아이스먼뿐만 아니라 영국의 한 연구원도 풍선 한 쌍을 조용히 공중에 날려 보낸 바 있으며, 이 풍선 중 적어도 하나는 성층권에 이산화황을 배출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 기술에 ‘성층권 에어로졸 수송 및 빙핵 생성 시스템(Stratospheric Aerosol Transport and Nucleation system)’, 줄여서 ‘사탄(SATAN)’이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해당 분야의 사람들을 당황하게 했다.
점점 더 많은 국가의 과학자들이 열을 가두는 권운을 흐트러뜨리거나 햇빛을 반사하는 해안 구름을 더 밝게 만들거나 심지어 달 먼지를 우주로 방출하는 등 다양한 유형의 잠재적인 태양지구공학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백악관이 공식 연구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있으며, 미 국립 해양대기청(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은 (물질 방출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성층권에서 측정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풍선 발사 연구를 시작했다.
공개적인 연구 속도를 견디지 못한 메이크선셋은 계속해서 풍선을 발사했다. 이들은 심지어 최근에 샌프란시스코 공원 근처에서 풍선을 발사하겠다며 대중을 초대하기도 했다.
민간 시장 개척도 이루어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에토스 스페이스(Ethos Space)는 자사의 웹사이트에서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우주에 행성용 햇빛 가리개를 만드는 것’이 자신들의 사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회사는 지구에 도달하는 햇빛을 막기 위해 우주에 배치할 햇빛 가리개의 재료이자 발사대로 달을 활용할 계획이다.
에토스 스페이스의 최고경영자 로스 센터스(Ross Centers)는 이 방법을 태양지구공학의 ‘플라톤적 이상’이라고 설명한다. 지구의 대기를 바꾸지 않고 온난화를 완화할 방법이기 때문이다.
현재 시카고 대학교(University of Chicago)에서 기후시스템공학 이니셔티브(Climate Systems Engineering initiative)를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키스(David Keith)는 태양지구공학에 투자할 기회를 찾고 있는 몇몇 벤처 투자자들의 연락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는 그들을 만류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그 이유는 아래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
한편, 2월에 필자는 바다 위에 철염(iron salt) 입자를 뿌리는 것이 포함된 현장 실험을 진행하려고 연구비를 모집하는 소수의 회사에 대한 글을 썼다. 대기 중의 메탄을 분해하고 구름을 밝게 만들 수 있는 이러한 개입은 온실가스 제거와 태양지구공학의 경계를 넘나든다.
현장 실험 제안은 풍선 날리기와는 매우 다르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일부 기후 과학자들은 제안한 방법이 주장하는 바를 달성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안전한 방식으로 가능한지 확실해지기 전까지는 상업적 활동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실험 수행을 위한 투자금을 확보한 스위스 기업 AMR의 최고경영자 오스왈드 피터슨(Oswald Petersen)은 과학자들의 우려를 일축한다.
기후 과학자들의 비판에 대해 묻자 피터슨은 “그들은 경계심으로 인해 가장 유망한 기후 기술 중 하나를 중단시키고 있다. 지금은 경계심이 우리의 가장 큰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심각한 기후 위험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과학자들은 야외 실험을 수행하기 전에 실험실에서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며 많은 책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과학자들을 비판했다.
그는 “그런 태도는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소규모 현장 실험은 환경에 위험을 거의 초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야 그로 인한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기
많은 이들은 메탄 파괴와 태양지구공학 등 극단적인 기후 대응이야말로 지구 온난화를 신속하게 완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도구이므로 이러한 극단적인 기후 대응의 잠재력 탐구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이러한 방법들이 고통을 줄이고, 생물 종을 구하고, 생태계를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연구와 소규모 배치, 이목을 끌기 위한 행위를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연구 단체에 적합한 일이 무엇인지, 민간 기업이 해도 되는 일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문제도 답하기 매우 어렵다. 게다가 이 분야의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고 누가 그런 연구를 수행하는지는 대중과 정책입안자의 반응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필자는 아이스먼과 피터슨뿐만 아니라 테드 파슨(Ted Parson)의 글도 읽었다. 테드 파슨은 메이크선셋의 행위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온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UCLA)의 환경법 교수이다.
그는 “간단한 방식으로 기후변화를 해결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위험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대처하려면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기본 주장에 공감한다”고 말한다.
그는 “하지만 그런 주장을 보면 사실 ‘빠르게 움직여서 상황을 타파하고, 효과가 없으면 다른 방법을 시도한다’는 기술업계의 사고방식이 기후변화 분야에 완전히 침투한 것 같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소프트웨어와 소셜미디어가 아닌 분야에 적용하면, 위험성이 훨씬 크고 그로 인한 잠재적인 영향이 기업의 경계를 훨씬 벗어난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그러나 우리는 바다나 대기와 같은 ‘글로벌 코먼스(global commons, 지구환경을 인류 전체의 재산으로 보는 국제환경법상의 개념)’를 파괴하거나 거기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
하와이 대학교 마노아 캠퍼스(University of Hawai’I at Manoa)의 해양학 교수이며 해양 기반의 탄소 제거를 연구하는 데이비드 호(David Ho)는 “우리는 그런 개입 중 일부가 실제로 대규모 효과가 있을지, 아니면 서로 연결된 복잡한 생태계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또한 대중이 매우 불편하게 느끼는 분야를 계속해서 추구하는 것이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가속화하기는커녕 도리어 지연시킬 수 있다는 실질적인 위험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서 그는 탄소를 흡입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성장을 자극하기 위해 해양에 철분을 투입하는 ‘해양 철분 비옥화(ocean iron fertilization)’를 상업화하려는 시도로 인해 국제기구들이 상업화에 대한 규제를 제안하게 됐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 일로 해당 분야의 연구 의욕도 저하되었다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메이크선셋의 풍선 날리기가 이미 태양지구공학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굳혔다고 우려한다. 태양지구공학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해당 주제를 연구하다보면 실제로 실험을 수행하고야 마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며 그 증거로 메이크선셋에 대한 뉴스를 이용했다.
멕시코 정부는 자국 내에서 태양지구공학 실험을 금지하는 계획을 발표하며 메이크선셋의 행위에 대응했다. 로이터(Reuters)의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는 다른 국가들도 ‘기후 전략을 금지’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후 취약 국가에서 태양지구공학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과학자들에게 연구비를 지원하는 디그리스 이니셔티브(Degrees Initiative)의 최고경영자 앤디 파커(Andy Parker)는 “내가 태양지구공학에 대한 우려와 불안과 의심을 불러일으키려는 활동가이자 창의적인 사람이었다면, 아마 메이크선셋이 벌인 일을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메이크선셋의 행위는 제대로 된 과학적 근거나 참여도 없이 영리 목적으로 벤처캐피털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서, 과학자들이 ‘실제로는 아무것도 실험하고 있지 않았다’고 말하는 실험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위험성
지금 당장 더 극단적인 해결책을 추구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은 지구가 사람이 거의 살 수 없는 뜨거운 온실 행성이 되기 직전이라는 가정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 세계 기온이 1.5℃ 이상 상승하리라는 전망은 점점 더 확실해 보인다. 그리고 이는 당연하게도 기후변화에 대한 더 큰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연구원 제인 플레걸(Jane Flegal)과 아티 굽타(Aarti Gupta)는 2017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구 기온이 1.5℃ 이상 상승하지 않게 하겠다는 목표로 인해 오히려 태양지구공학이 목표 달성을 위한 유일한 ’현실적인 방법‘으로 묘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분명 기후변화는 덥고 가난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특히 위험하며, 이러한 위험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여기서 몇 가지 중요한 점을 기억해야 한다. 1.5℃는 기후 붕괴에 대한 과학적 기준이 아니라 정치적 목표이다. 지구 기온이 이보다 더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후 과학에 근거하지 않은 비관적인 관점이 힘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운영 방식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몇 년 전부터 최악의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은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가 보호 조치에 자원과 기술적 노하우를 투입하면서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자 수도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이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여전히 2℃ 정도의 기온 상승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시간이 수십 년은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 보유한 청정기술 구축, 여전히 필요한 도구 개발, 기후에 가장 취약한 지역에서 적응 조치를 시행하기 위한 자금 지원, 기온이 더 상승한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극단적인 조치에 대한 연구를 가속화해야 한다.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우리가 현재 무분별하게 위험을 감수해야 하거나 아직 실험실 규모에서도 효과를 입증하지 못한 방법에 시간과 자원을 낭비해야 할 지점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호는 “사람들이 ‘이번이 결정적인 10년’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나도 그 말에 동의한다. 그러나 이번 10년은 어떤 해결책이 효과적인지, 어떤 해결책을 신뢰할 수 있는지, 어떤 해결책을 공정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 결정해야 할 시간이다. 그런 해결책을 실제로 적용하는 시간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버팔로 대학교(University at Buffalo)의 조교수이자 《지구공학 이후: 기후 비극, 개선과 복원(After Geoengineering: Climate Tragedy, Repair and Restoration)》의 저자 홀리 벅(Holly Buck)은 “어떤 경우에는 사람들이 다른 목적을 가진 대담한 노력을 합리화하려고 ‘위험성 증가’를 이용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한다.
그녀는 “기후변화의 최전선에는 팰로앨토에 있는 기술업계 사람들보다 훨씬 더 큰 위험에 처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이 밖으로 나가서 하늘에 무언가를 쏘아 올리지는 않을 것이다. 일종의 ‘구세주 콤플렉스’ 같은 특정한 자아감을 가지고 엄청난 사건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이러한 서사와 그 안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합리화하는 재주가 있다”고 말한다.
벅은 “우리가 현재 위험한 시기에 있고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그들의 주장이 옳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개인 차원의 대응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민간 vs 공공 과학
여기에 이윤 추구라는 동기가 개입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분명 기업들은 의미 있는 과학적 연구를 수행하고 기술 개발을 추진할 수 있으며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게다가 기업들은 그러한 연구에 대부분의 학자들이 바라는 수준의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
온실가스 제거에 관해 연구하는 AMR 같은 기업들은 해당 분야의 과학자들과 협력하여 통제된 상황에서 소규모 현장 실험을 시작하고, 그에 따라 계획을 조정하면서 연구를 신중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문의에 대한 이메일 답변에서 피터슨과 그의 동료는 AMR이 ‘영리 목적’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들은 ‘자연에 해를 끼치는 방식’으로 철염 입자를 방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들은 대기 중 메탄 제거가 기후 복원에 도움을 줄 것이며 부정적인 부작용이 없는 한 대중도 그러한 개입을 칭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기후변화가 자연적 원천에서 메탄을 대량 방출하는 피드백 효과를 유발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온난화가 갑자기 가속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메일에서 그들은 “따라서 우리는 그런 개입의 연구 개발 추진을 주저할 수 없다. 우리는 해당 개입이 우리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대화와 토론 단계를 벗어나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구 전체의 자동 온도 조절 장치를 건드리거나 자연 생태계를 크게 교란하도록 설계된 기술을 상업화하려는 움직임은 대중의 불신을 악화시킬 수 있다. 한 가지 우려는 개입이 바라던 대로 효과적이지 않고 안전하지도 않으며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더라도 투자자나 금전적 압박으로 인해 영리 기업들이 해당 개입을 계속 추구하고 규모를 더 키우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태양지구공학에 대한 또다른 질문은 다음과 같다. ‘누군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우리가 지구를 얼마나 뜨겁게 또는 차갑게 만들어야 할지 결정하는 것을 허용해야 할까?’
시카고 대학교의 키스는 이 질문에 강하게 반대해왔다. 그는 이윤으로 인해 왜곡된 동기가 생기면서 연구의 신뢰성이 떨어질 위험성을 고려할 때, 태양지구공학의 핵심 기술에 특허를 주거나 그런 기술을 상업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는 “상업적 발전으로는 전 세계가 기술 사용에 대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투명성과 신뢰를 확보할 수 없다. 기업은 많이 팔고, 위험성을 숨기는 데 관심을 보일 것이다”라고 적었다.
에토스 스페이스의 센터스는 태양지구공학이 정부에 의해서만 승인되고 자금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데 동의하며, 회사가 연방 정책에 따라서만 행성용 햇빛 가리개를 발사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에토스 스페이스는 아직 정부 정책이 마련되지 않았는데도 정부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력을 개발하고 있다. 정부가 반드시 이를 승인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구공학은 반드시 필요해질 것이다. 각국 정부가 견딜 수 없는 수준으로 지구 온난화를 초래하는 정책을 계속해서 추진하며 지구공학에 암묵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아이스먼은 이전에 메이크선셋의 사명이 실제로 돈을 버는 것뿐만 아니라 지구공학 연구에 대한 논쟁을 촉진하고 금기를 깨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고 말한 바 있다. 자사의 웹사이트에서 메이크선셋은 성층권에서 학술 연구를 수행하자는 이전의 제안이 ‘의도는 좋지만 잘못 구현된 행동주의와 특허 논란’으로 인해 취소됐다고 한탄한다.
이번 기사에 대한 이메일 답변에서 아이스먼은 기후변화의 위험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그가 ‘영리 추구 목적으로 세계를 얼어붙게 할 것’이라는 주장을 ‘상아탑의 철학적인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태양지구공학이라는 초기 분야에서 존경받는 전문가 중 많은 이들이 내가 수천 개의 냉각 크레딧을 판매했다는 사실에 화가 난 것은 유감이지만, 나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이산화탄소 배출이 이미 지구공학의 한 가지 형태에 해당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내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비행기를 타기 전에 수십억 명에게 설문조사를 하지 않듯이, 지구 온도를 약간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하기 전에 전 세계 모든 사람의 허락을 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목을 끌기 위한 어리석은 행위’
그렇다면 태양지구공학 분야의 연구는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까?
많은 합리적인 사람들은 태양지구공학 연구를 절대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런 연구가 온실가스 배출을 가능한 한 빠르게 줄여야 한다는 가장 시급한 문제에서 초점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지구공학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심지어 이 기술의 가능성을 논의하는 것조차 석유 또는 가스 회사들이 평소처럼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기상 이변의 위험을 낮출 수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새로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기술을 공평하게 관리할 방법은 없다고 주장한다.
노스이스턴 대학교(Northeastern University)의 지속 가능성 과학 및 정책 교수 제니 스티븐스(Jennie Stephens)는 메이크선셋의 풍선 날리기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
그녀는 “그들의 행위야말로 우리가 태양지구공학 기술을 발전시키면 안 된다고 말해온 이유를 정확히 보여준다. 그런 기술에 관한 연구를 옹호하는 과학자들은 기술 발전 후에 해당 과학을 통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파슨은 연구를 엄격하게 규제하면 자체적인 위험성이 뒤따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최근 게시글에서 “태양지구공학 연구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우리가 현재 목격하고 있는 이목을 끌기 위한 어리석은 행위와 위험할 정도로 너무나 이른 ‘태양 복사 관리(Solar Radiation Management, SRM: 지구로 들어오는 햇빛을 줄여서 지구 온도를 낮추는 방법)’ 상용화 시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자신의 평판에 신경을 쓰는 투자자와 연구자들이 겁을 먹고 사라진 상황에서 연구 수요와 필요성이 크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라고 적었다.
그는 “이들 이전의 다른 열성적인 금지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태양지구공학 연구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위험한 뒷골목 낙태 시술자들의 불법 산업 같은 밀매 산업이 출현할 만한 조건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양지구공학 분야의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는 압력은 지속될 것이며, 그 이유는 단순하다. 태양지구공학이 지구 온난화를 완화할 수 있다는 증거가 있기 때문에 위험을 줄이고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규모 풍선 날리기는 현재 합법이며 비용도 얼마 들지 않으므로 파슨은 우리가 계속해서 그런 행보를 목격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가 보기에 최고의 해결책은 개방적이고, 책임감 있고, 공개적으로 자금을 지원받으며, 세계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하는 연구 프로그램이다.
태양지구공학 연구가 실험의 위험성과 가치를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과학 기구의 감독하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한 연구는 해당 실험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 윤리, 형평성, 전 세계적인 감독에 대한 어려운 문제를 탐구하면서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다양한 연구 단체에 의해 수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연구는 사람들에게 해결책을 강요하는 기습적인 행동 대신에, 태양지구공학 기술이 제기하는 우려뿐만 아니라 해당 기술을 더 제대로 이해해야 할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한 지역사회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시작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