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 위에 철분 입자 살포 예정인 스타트업, 기후문제 해결에 나선다
미국 팰로앨토(Palo Alto)에 위치한 스타트업 블루 닷 체인지(Blue Dot Change)는 앞으로 18개월 이내에 대양을 횡단하는 선박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에 고농도의 철분 입자를 소량 방출하는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려 한다.
블루 닷 체인지의 목표는 이 입자가 대기에서 매우 강력한 온실가스 중 하나인 메탄의 분해 속도를 높이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직원 4명으로 구성된 이 회사의 창립자이자 CEO인 데이비드 헨켈-월리스(David Henkel-Wallace)는 이 입자의 효과가 입증되면 실험 후 1년 이내에 철분 입자의 살포 작업을 상업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여러 유사한 입자를 공기 중에 뿌려 기후 변화 억제를 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몇몇 소규모 민간 기업 중 하나이다. 입자를 통해 일각에서 빙하기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현상을 재현해보려 한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블루 닷 체인지 외에도 적어도 2개의 회사가 이 접근 방식을 평가하기 위해 야외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이산화탄소보다 온실 효과가 약 85배나 강한 메탄의 배출량이 늘면서 입자 활용 아이디어를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그러나 이 분야의 과학자들은 대부분 철분 입자와 관련된 아이디어가 아직은 초기 실험실이나 모델링 작업에 한정된 이론적 논의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위험한 부작용을 포함하여 입자 살포가 유발할 수 있는 다른 효과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사실이 없다. 이처럼 복잡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에서 영리를 위해 개입하려는 움직임이 아직은 성급하고 비생산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Stanford University)의 지구 시스템 과학 교수인 롭 잭슨(Rob Jackson)은 “이 분야에 뛰어들 준비가 되었다고 주장하는 모든 상업적 시도가 섣부른 면이 있고 잘못된 믿음에 기초하고 있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기업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는 “메탄을 분해하기 위해 특정 입자를 살포하는 것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우리는 예상과 다르거나 예상치 못한 반응을 잘 알지 못하고 이러한 과정의 사회적 수용과 대중의 견해도 잘 모른다”고 덧붙인다.

철분-소금 에어로졸이라는 기법의 기본 개념은 염화물을 포함한 고농도의 철분 입자를 공기 중에 뿌리면, 이 입자들이 햇빛을 받아 분해되면서 염소 라디칼(결합이 가능한 전자가 있는 전하를 띠지 않은 분자)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불안정하고 반응성 높은 염소 라디칼은 화학반응을 촉진하여 공기 중의 메탄을 이산화탄소로 전환시킬 수 있다.
그러나 철분 입자는 유해 가스 생성이나 식물성 플랑크톤의 과다 번식을 초래할 수 있으며 해양 구름을 더 밝게 만들 수도 있다. 특히 해양 구름과 관련된 시나리오는 온실가스 감축과 논란이 많은 태양 지구공학(solar geoengineering, 태양 빛의 일부를 차단하여 지구 온난화 속도를 늦추려는 연구 분야) 분야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화학 반응이 너무 복잡해서 이러한 에어로졸 살포가 궁극적으로 메탄 농도를 높일 것인지 혹은 낮출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미국 코넬 대학교(Cornell University)의 대기 과학자이자 철분 에어로졸 전문가인 나탈리 마호왈드(Natalie Mahowald)는 “우리는 공기 중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99.9%
미국 기후복원재단(Foundation for Climate Restoration)을 공동 설립한 공학자 겸 기업가인 피터 피에코프스키(Peter Fiekowsky)는 철분-소금 에어로졸 기법과 관련하여 일종의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등장, 이 분야를 이끌 그룹들을 적극 옹호해 왔다. 그는 학술 연구를 위한 자금을 지원하고 여러 스타트업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중 한 곳에는 주주로 등재되어 있다. 또한 그는 기후변화 관련 여러 조직을 직접 설립하기도 했다.
피에코프스키는 탄소 배출량 감축을 통해 유엔(UN)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이하 IPCC)에서 제시한 기온 목표를 달성하는 것만으로는 인류에게 “충분한 생존 가능성”을 제공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IPCC의 목표는 기온 상승 폭이 산업화 이전 수준을 기준으로 최대 2˚C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는 것이다. 기온이 2˚C 상승하면 인간과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기후와 관련하여 몇 가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IPCC에서 이러한 수준의 온난화가 진행될 경우 인류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피에코프스키는 대신 철분을 이용하여 메탄을 분해하는 등 더욱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기후를 산업화 이전 상태로 복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메탄은 기후를 복원하고 우리 아이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이행하는 경우에만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피에코프스키는 철분-소금 에어로졸 또는 그 사용에 관한 과학적 지식의 불확실성을 거의 언급하지 않으면서 이 접근 방법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경제적이고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 방법으로 메탄 농도를 절반으로 낮추는 데 드는 비용이 연간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010억 원)에 불과하며 이 시도가 실제로 성공할 확률은 99.9%라고 예측한다.
피에코프스키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추가로 보낸 이메일에서 “내가 어떤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까?”라고 적었다. 그는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유일한 이유는 사람들이 작업을 중단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성공할 때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이는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연합국이 승리한 비결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나는 우리 프로젝트의 성공 확률이 99.9%이라고 예상하며 0.1%의 실패 확률은 그 전에 우리 모두가 핵 전쟁으로 목숨을 잃게 되는 경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이하 UCLA)에서 환경법 분야 교수로 일하고 있는 테드 파슨(Ted Parson)은 피에코프스키가 위와 같은 발언 때문에 기후문제 해결에 열정을 쏟지만, 특정 방법의 효과와 적용의 시급성에 대해 “지나치게 자신만만한 태도로 과장하는” 사람으로 통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파슨은 “개인적으로 피에코프스키가 일찍이 과학자들과 다른 연구자들이 세부 사항에 지나치게 신중하게 접근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는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아직은 이 방법이 효과적이고 안전한 해결책이라고 확신할 만큼 충분한 정보가 없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위험 지대’
잭슨 교수와 다른 과학자들은 현 단계에서 철분-소금 에어로졸 아이디어를 상업화하려는 시도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철분-소금 에어로졸 또는 다른 방법을 사용하여 대기 중의 메탄을 분해할 가능성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초기 연구 진행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입장이다.
메탄은 지구 온난화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치는 이산화탄소로 인해 오랫동안 기후 관련 논의에서 배제되었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산업 자원, 소의 트림, 삼림 벌채, 습지와 같은 자연환경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 양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메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게 되었다. 한편 전 세계 국가들이 더욱 악화되는 산불, 폭염, 홍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속도는 기온 상승 폭을 2˚C 이하로 제한하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메탄은 온실효과가 매우 강력하고 공기 중에 수백 년 동안 지속되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비교적 짧은 시간(몇 년) 지속된다. 메탄 배출량을 줄이거나 공기 중의 메탄가스를 분해하는 작업은 단기적으로 온난화 현상을 상당 수준 낮출 수 있는 몇 가지 대안 중 하나다. 2021년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50년까지 메탄 농도를 40% 낮출 경우 지구 온도의 약 0.4°C를 낮출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비영리 단체인 스파크 클라이밋 솔루션(Spark Climate Solutions, 이하 스파크)을 공동 설립한 에리카 라인하르트(Erika Reinhardt)는 이메일에서 “우리는 인적 비용과 지구 시스템의 위험이 증가하는 온난화 여정을 걷고 있으며, 이 위험 지대에서는 미세한 온도 변화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파크는 매립지 및 낙농장과 같이 메탄 농도가 높은 지역과 일반 대기 중의 메탄 분해 또는 제거를 포함하여 (초기 단계이지만)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기후 반응에 대한 연구를 지원한다. 스파크는 다양한 대기 샘플링, 컴퓨터 모델링 및 철분-소금 에어로졸 가설에 대한 실험실 연구 등을 수행하는 연구 협력 활동에 자금을 지원해 왔다. 마호왈드를 포함하여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University of Copenhagen),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교(Utrecht University), 스페인 국립연구위원회(Spanish National Research Council) 및 코넬 대학교의 과학자들이 이 단체의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라인하르트는 다른 전문가와 마찬가지로 상업적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이를 입증할 만한 연구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이 분야는 찾아낸 해답보다는 아직 답변해야 할 질문들이 훨씬 더 많은 초기 분야다. 여기서 해결해야 할 질문들은 기후 관련 위험을 줄이기 위한 시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문제들”이라고 지적했다.
‘철 가설’
철분이 급격한 기후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아이디어는 수십 년 전에 처음 제시되었다.
1988년 강의에서 저명한 해양학자인 존 마틴(John Martin)은 “유조선 반 척을 채울 정도의 철만 있다면 빙하기를 재현할 수 있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가 1990년에 기념비적인 논문을 통해 제시한 ‘철 가설(Iron hypothesis)’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빙하기에 지구 온도가 낮아지면서 강한 바람이 건조한 대륙 위의 먼지를 심해저로 운반했다. 먼지 속 철의 구성 비율은 약 3.5%였는데 철이 먼지와 함께 바다로 이동하면서 다량의 식물성 플랑크톤을 증식시켰을지 모른다. 이 플랑크톤은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바다에 흡수시켜 지구 온도를 더 크게 하강시켰을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당시에 매우 논란이 많았지만, 이후 수십 년 동안 점점 더 많은 연구 단체가 이를 뒷받침할만한 증거들을 찾아냈다.

게티이미지
많은 연구진과 상업적 벤처 기업들은 철분 입자를 물에 직접 추가하는 ‘해양 철분 비옥화(ocean iron fertilization)’ 작업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온난화를 줄이는 인위적인 방법으로 효과가 있는지를 연구했다.
오래전에 만들어진 빙하 깊은 곳에서 채취한 빙하 코어(ice core) 시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빙하기에는 메탄 수치도 크게 떨어졌다. 한 가지 가설은 앞서 언급한 먼지가, 철이 해양 위의 염분이 많은 공기와 반응하여 다량의 염화물이 포함된 철분 입자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여러 연구실에서는 햇빛(인공적으로 만들어낸 경우를 포함)이 이러한 염화 철분 입자에서 염소 생성 반응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염소는 대기 중 메탄의 약 3~4%를 분해하여 이산화탄소로 전환한다. 이산화탄소는 메탄에 비해 온실 효과가 훨씬 낮은 기체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온난화 효과가 크게 감소하게 된다.
2017년 논문 및 기타 여러 논문에서 독립 연구원인 프란츠 디트리히 오에스테(Franz Dietrich Oeste), 르노 드 리히터(Renaud de Richter) 및 추가 공동 작업자들은 이러한 과정을 ‘기후 공학’의 수단으로 모방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더 나아가 이 논문은 철분 입자가 마틴이 설명한 것처럼 바다를 비옥하게 만드는 효과를 포함하여 그 밖에도 다양한 잠재적인 냉각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철분 입자들은 수증기가 응결할 수 있는 핵을 제공하여 해양 구름의 양을 늘리고 구름의 햇빛 반사도도 높일 수 있다. 이처럼 더 밝은 구름은 더 많은 양의 햇빛을 우주로 반사하여 이론적으로 지구 온도를 낮출 것이다.
종합해 보면 이 논문에서는 대류권으로 배출되는 연간 천연 철의 양을 두 배 늘리면 “지구 온난화를 예방하거나 더 나아가 지구 냉각화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오스테는 “나는 항상 자연의 방식을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방법이야말로 자연의 방식”이라고 강조한다.
‘기후 복원 활동’의 상업화
이 접근법을 둘러싼 우려와 아직 연구되지 않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연구는 이미 소수의 기업가에게 영감을 제공했다.
온라인 결제 회사인 스트라이프(Stripe)에서 제공한 2021년 봄 자금 신청서에 따르면, 피에코프스키는 철분 입자를 사용하여 메탄 농도를 산업화 이전 수준으로 복원할 계획을 가진 초기 스타트업 메탄 옥시데이션(Methane Oxidation Corp.)을 공동 설립했다. 이 회사는 문을 닫았지만, 신청서에 기재된 팀원 중 일부는 블루 닷 체인지로 이직했다.
헨켈-월리스는 블루 닷 체인지가 기존에는 내부 자금을 사용했으나 이제는 연구 활동 및 입자 방출 장비 개발을 위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예정된 현장 시험에서 연구팀이 몇 그램의 염화제이철(ferric chloride)을 뿌린 다음, 알려진 광학 기술을 사용하여 철분 입자와 함께 선박 기구에서 기둥 형태로 배출되는 배기가스의 내외부 메탄 농도를 측정하려고 한다고 설명한다.
헨켈-월리스는 2027년 말까지 연간 1억 톤의 메탄을 제거하는 기능을 개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초당 몇 그램의 입자를 방출할 수 있는 기계가 설치된 선박이 3,000척 정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상세히 설명하는 것은 거부했지만, 일종의 ‘기후 복원’ 활동에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회사에서 수익을 얻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두 개가 넘는 다른 영리 기업도 이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위스 회사인 AMR AG는 현재 실험실에서 연구를 진행 중이며 현장 실험을 위해 200만 달러(한화 약 26억 200만 원)에서 300만 달러(한화 약 39억 3,000만 원)를 모금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계획은 폐쇄된 석유 기지에서 수 킬로그램의 염화제이철 나노입자를 천천히 방출하고 메탄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 이러한 작업을 여러 번 반복하여 효과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 방법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될 경우 AMR AG는 시간당 수 톤의 입자를 방출할 수 있는 기계가 설치된 최대 400m 높이의 타워를 건설하여 대규모 방출을 진행하게 된다.
AMR AG의 설립자 겸 CEO인 오스왈드 피터슨(Oswald Petersen)은 예정된 규모의 현장 시험은 환경에 어떠한 위험도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는 트럭에 잠깐 시동을 걸어도 종류는 다르지만 거의 같은 양의 오염 물질이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도전 업체는 호주의 벤처기업인 아이언 솔트 에어로졸(Iron Salt Aerosol)이다. 이 회사는 몇 년 전에 호주 빅토리아와 태즈메이니아를 가로지르는 수로인 배스 해협(Bass Strait)에서 현장 시험을 제안했다. 그러나 아이언 솔트 에어로졸의 공동 설립자 중 한 명인 로버트 튤립(Robert Tulip)은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보낸 이메일에서 “대기 화학에서 관찰된 변화가 ‘철분-소금 에어로졸’ 작용으로 인한 것인지를 밝히기가 너무 어렵고 전반적인 정치적 거버넌스 체계가 이러한 지구공학 형태의 에어로졸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우려로 인해” 작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스테와 드 리히터는 현재 이 모든 스타트업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거나 과거에 자문을 제공한 경험이 있다. 오스테는 지금까지 기술 관련 피드백을 무상으로 제공해 왔지만, 회사가 추가 연구를 진행하기로 결정할 경우 해당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를 부여할 거라고 예상한다. 그는 자신이 해당 기법에 적용되는 특허를 공동 소유하고 있다고 말한다.
드 리히터 역시 무상으로 자문을 제공했다고 밝히며 작업을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내용의 자문을 주로 제공했다고 강조한다.
그는 해당 스타트업들과 관련해 “이들은 아직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실험하려고 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에 나는 그들의 진행 속도를 늦추려고 한다”고 말하며 “아직도 더 많은 연구와 모델링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아직은 이 방법이 야외에서도 효과적일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UCLA의 파슨의 표현은 더욱 직설적이다.
그는 “’와, 이런 흥미로운 연구 분야가 있다니…’라는 생각이 ‘우리는 지금 해결 방안을 테스트하고 있고 이 방법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우리는 영리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라는 계획으로 급격히 전환되어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라고 밝혔다.
비상용 도구
연구자들은 철분 에어로졸을 대규모로 분사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잠재적 위험이나 복합적인 문제를 지적해 왔다.
코넬 대학교의 마호왈드는 다량의 철분이 함유된 미립자 물질이 인간의 건강에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하며 어두운 입자로 인해 개입 목표에 반하는 온난화 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일부 연구에서는 철분 입자를 통해 바다에 영양분이 공급되면 민감하게 서로 연결된 생태계를 예측하기 어렵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또한 철분 입자로 인해 해양 구름이 더 밝아진다면, 햇빛을 반사하여 지구 온도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는 지구공학적 접근 방식의 민감한 반응도 고려해 더 많은 정밀 조사를 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고농도의 염소는 인간과 동물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염소는 반응성이 매우 높아 쉽게 분해되거나 메탄 이외의 다양한 물질과 쉽게 결합한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잭슨은 “대기 중에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 각종 염소화 화합물들이 떠다니고 있다”고 설명하며 “염소 라디칼을 다량의 공기에 방출하기 전에 메탄 외 염소 라디칼과 반응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물질에 대한 훨씬 더 많은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호왈드는 염소가 낮은 대기층에 있는 오존을 고갈시킬 수 있으며 오존은 대기 중의 메탄 대부분을 자연 분해하는 수산화 라디칼(hydroxyl radical)을 생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따라서 그녀는 철분 입자를 방출할 경우 실제로 온실가스가 상당 부분 제거될 것인지가 불명확하다고 설명한다.
몇몇 연구자는 이러한 화학 반응이 지구를 보호하는 성층권 내의 오존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가능성 역시 신중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입자가 메탄 농도를 크게 변화시킬 만큼 공기 중에 충분히 오래 남지 않거나 해당 접근 방식이 특정 상황, 특정 시간, 특정 장소에서만 작동할 가능성도 있다.
대기 중 메탄 농도는 약 1.9ppm으로 약 416ppm인 이산화탄소에 비해 농도가 낮은 편이다. 연구자들이 철분 입자가 대기 중 메탄에 미치는 영향을 소규모로 평가할 수 있는 기법들은 존재하지만, 대규모 방출의 영향을 안정적으로 측정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스파크에서 지원하는 연구에 참여 중인 코펜하겐 대학교의 대기 화학 교수 매튜 존슨(Matthew Johnson)은 부피가 수십 입방 킬로미터에 이르는 입자 연기 기둥이라도 “위성 지도에서는 픽셀 하나로 표시될 수 있다. 어떤 징후가 나타나도 알아차리기 힘들 것이고 이를 정확하게 수치화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철분 입자 방출을 통해 제거된 메탄의 양을 확인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산화탄소 시장에서 통용되는 것과 유사한 메탄 감축 크레딧(credit)의 신뢰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메탄 감축량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영리 목적의 벤처 투자 모델을 통해 대기를 변화시키는 작업에도 위험이 따른다. 실제로 실험 결과가 성공적이지 않은 경우, 철분 입자가 메탄 감축에 효과적이라고 주장하며 부작용을 축소 보고해야 하는 경제적 압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인하르트는 “철분 입자 방출이 상용화되어야 한다는 제안은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검증된 수준을 크게 넘어선다. 또한 상용화가 이 방법을 적용하기 위한 적절한 방안이 될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적었다.
그녀는 철분-소금 방법이 우려한 것처럼, 지속적인 온난화가 영구 동토층(토양의 온도가 2년 넘게 0°C 이하로 유지된 토양층)의 해빙, 습지 확장 등 메탄 배출을 급격히 증가시키는 위험한 기후 반응을 일으킬 경우, 일종의 ‘비상 상황에 유리를 깨기 위한’ 도구처럼 사용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더 적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거센 반발
피에코프스키는 철분-소금 기법과 관련한 위험이 미래에 메탄이 대량 방출되어 지구 온난화를 급격히 심화시킬 위험에 비해 과장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에어로졸은 며칠에서 몇 주 안에 대기에서 사라지기 때문에 눈에 띄는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낮다. 하지만 ‘철분-소금 에어로졸’ 또는 기타 메탄 산화 에어로졸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 발생할 위험은 크다”고 적었다.
오스테는 철분-소금 가설이 입증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간단한 실험실 및 현장 테스트’를 통해 오존층 파괴 및 기타 잠재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오스테는 “새로운 이론은 대부분 거센 반발에 부딪힌다”고 말했다.
헨켈-월리스는 현장 실험이 아직 알려지지 않은 사실 중 일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하며 블루 닷 체인지의 계획을 옹호했다. 그는 영리 모델이 이 사업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벤처 닷 체인지가 이 접근 방식을 상용화하기까지는 앞으로 긴 시간이 걸릴 것이고 이 방법이 메탄을 제거한다는 것을 검증할 수 없다면 상용화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블루 닷 체인지가 우려 속에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은 영향이 있다면 입자 살포를 바로 중단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나도 지구에서 살아가는 인간 중 한 명이다.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작업의 완전성이 입증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양 관련 법규
몇몇 국제 협약은 해양 환경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만한 공해에서의 활동을 규제한다. 법률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이 협약은 스타트업들이 소규모로 진행되는 철분-소금 입자 방출 실험에 반드시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반면 어떤 이들은 이 분야에서의 작업을 두고 어떤 식으로든 국제 사회의 반발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철분을 사용하여 바다에 영양분을 제공한다는 초기의 상업적 제안 발표 후, 여러 국가가 UN 협약 및 폐기물의 해양투기 방지를 위한 조약 2건을 체결한 당사국 간 다양한 성명서 및 합의 내용에 따른 시도를 소규모 과학 연구로 제한하기 위해 애썼다.
국제 환경 정책 부문 전문가이자《태양 지구공학의 거버넌스: 인류세의 기후 변화 관리(The Governance of Solar Geoengineering: Managing Climate Change in the Anthropocene)》를 저술한 제시 레이놀즈(Jesse Reynolds)는 이러한 성명서나 합의서에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상업적 해양 지구공학이 국제사회에서 합의된 성명서의 기본 정신에 위배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주장한다.
헨켈-월리스는 블루 닷 체인지가 모든 실험에 대해 관련 규제 당국을 파악하고 엄격한 규제 요건을 충분히 충족할 준비를 마친 후에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블루 닷 체인지가 전직 규제 담당자 및 변호사들과 만나 자문을 구했으며 “[미국 환경보호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과 같은 단체에 본 프로젝트의 관할권이 있었다면 요구했을 기준에 따라” 환경 영향 보고서를 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메일에서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미국이나 유럽연합(EU)을 통해 환경 관련 감독을 받을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가정하에 계획을 세워왔다”고 밝혔다.
헨켈-월리스는 블루 닷 체인지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및 메탄 수준 복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프로젝트들은 검토, 승인 및 감독”하는 기후 복원 안전 및 거버넌스 위원회(Climate Restoration Safety and Governance Board)의 승인을 받은 후 예정된 현장 시험 또는 적용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자문위원회의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피에코프스키가 해당 위원회를 ‘설립’하고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블루 닷 체인지의 지역사회 부문 이사(Director of outreach) 역시 이 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원회 임원 중 여러 명은 과거에 피에코프스키가 설립한 또 다른 조직인 기후복원재단에서도 활동한 전력이 있다.
카본 플랜(Carbon Plan)의 정책 이사로 활동하며 시장 기반 기후 정책과 탄소 시장의 문제점을 연구해 온 대니 쿨렌워드(Danny Cullenward)는 “이 위원회의 독립성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 위원회가 탄소 상쇄(carbon offset) 시장에 자신에게 유리한 감독기관을 설립하려는 초기 영리 활동과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제품 판매가 목표라면 제품이 진정으로 효과가 있고 우수하며 우려 사항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해야 한다”고 말한다.
‘햇빛’에 미치는 영향
헨켈-월리스는 위원회가 기후에 대한 개입 활동을 감독하기 위해 독립적인 규제 체제를 마련하려는 “시도”라고 말하며, 이 조직을 인간과 관련된 생물의학 연구를 평가하는 기관의 검토 위원회에 비유했다. 그는 앞서 말한 우려에 공감하며 위원회가 “합법적”인지 “아직 알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
피에코프스키는 위원회의 목적이 “미래 세대가 번영할 수 있도록 기후를 복원하고 대중에게 정확하고 관련성 있는 유용한 정보 제공”이라고 말한다. 그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가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합법적이고 윤리적이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피에코프스키는 현장 실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분명히 밝혔다. 그는 자신이 공동 설립한 비영리 단체인 메탄 액션(Methane Action)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진행한 초기 환경 영향 연구에서 확보한 유리한 사실들을 지적하며 실험의 위험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햇빛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부작용을 예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한다.
사회적 허가
코펜하겐 대학교의 존슨은 연구자들이 현장 실험을 통해 철분 입자를 공기 중에 뿌리지 않고도 이 접근 방식의 잠재력과 위험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그는 연구원들이 사막과 같은 천연자원과 해운, 중공업 및 농업과 같은 인간 활동의 결과로 이미 공기 중에 다량으로 존재하는 철분을 채취하고 연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메일에서 “오늘날 대기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는 현상을 이해하는 것이 ‘철분-소금 에어로졸’ 연구를 발전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이러한 연구는 이미 시작되었다. 10월에 대서양을 횡단하는 여러 상선에 승선한 선원들은 1년간 시료를 흡수하는 펌프에 연결된 휴대용 유리 플라스크를 사용하여 해양 공기를 수집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들은 연구 협력 활동의 일환으로 선박이 항구에 도착하면 채취한 시료가 담긴 플라스크 가득한 상자를 꺼낸 후 네덜란드의 실험실로 보내 분석 작업을 지원할 것이다.
마르텐 반 헤르펜 제공
철분-소금 에어로졸 연구와도 관련이 있는 컨설팅 회사인 아카시아 임팩트 이노베이션 BV(Acacia Impact Innovation BV)에서 전무이사로 일하고 있는 마르텐 반 헤르펜(Maarten Van Herpen)은 과학자들이 이러한 실험실에서의 공기 시료 분석을 통해 대기 화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를 높이고 철분-소금 가설이 실험실 밖에서 성립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입자가 대기 중에 미칠 수 있는 기타 잠재적인 영향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과학자들은 복잡하고 민감한 분야에서 성급하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기본 개념 자체에 반발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로 인해 기후 위험을 완화하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도구의 신중한 연구 수행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실제로 몇몇 과학자는 철분 비료와 태양 지구공학의 성급한 상업적 시도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한다.
잭슨은 이 접근 방식이 전 세계의 필수 공유 자원을 바꾸는 과감한 개입에 해당하기 때문에 추진 전에 철저한 연구와 폭넓은 동의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잭슨은 “백만 톤 규모의 감축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술을 광범위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기술을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또한 지구의 공기를 변화시키기 위해 대중으로부터 훨씬 더 많은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인다.
*정정: 본 기사는 피터 피에코프스키가 언급한 메탄 농도를 절반으로 낮추는 데 드는 10억 달러라는 비용이 연간 추정액임을 반영하고 습지와 기후적 반응 효과 사이의 관계를 수정하며 기후 복원 안전 및 거버넌스 위원회의 임원들이 기후복원재단 활동에 적극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 수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