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artist is dominating AI-generated art. And he’s not happy about it.

AI 생성 이미지를 논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한 사람

폴란드 출신 디지털 아티스트 그렉 루트코스키(Greg Rutkowski) 풍으로 생성한 'AI 이미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분야에서 루트코스키의 명성은 피카소를 압도한다.

인공지능(AI)이 그린 멋진 이미지를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는가? 그랬다면 아마 그것은 폴란드 출신 디지털 아티스트 그렉 루트코스키(Greg Rutkowski)의 작업에 기반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루트코스키는 몽환적이면서도 환상적인 느낌을 주는 고전회화풍의 풍경화를 그린다. 게임 일러스트레이터인 그는 소니의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유비소프트의 아노, 던전 앤 드래곤, 매직 더 개더링 제작에 참여했다. 그런 그가 최근 ‘텍스트를 이미지로 전환해주는(text-to-image)’ AI 분야에서 갑자기 인기를 얻고 있다.

루트코스키 특유의 화풍은 이제 지난달 말 오픈소스로 출시된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인 스테이블 디퓨젼(Stable Diffusion)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입력하는 프롬프트(명령어) 중 하나가 됐다. 다른 인기 있는 이미지 생성 AI 알고리즘과 마찬가지로 스테이블 디퓨전은 텍스트를 입력하기만 하면 인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검과 빛나는 마법구를 들고 사나운 용에 맞서 싸우는 마법사 그렉 루트코스키(Wizard with sword and a glowing orb of magic fire fights a fierce dragon Greg Rutkowski)’라고 입력하면 루트코스키 스타일과 상당히 흡사한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오픈소스 프로그램은 원작자의 허락이나 제대로 된 레퍼런스 표시 없이 인터넷 곳곳에서 이미지를 수집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창작 윤리와 저작권에 관한 까다로운 문제가 제기된다. 루트코스키를 비롯한 예술가들은 더는 못 참겠다는 입장이다.

스테이블 디퓨젼으로 생성한 1,000만 개가 넘는 이미지 및 프롬프트에 관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웹사이트 렉시카(Lexica)에 의하면 이 프로그램에서 ‘루트코스키’라는 명령어는 약 9만 3,000회 입력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켈란젤로, 파블로 피카소, 레오나르도 다 빈치 등 세계적으로 명성 높은 작가들의 이름이 입력된 횟수는 각각 2,000회 정도에 그쳤다. 또 다른 텍스트 기반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인 ‘미드저니(Midjourney)’를 지원하는 소셜 미디어 메시징 앱 ‘디스코드(Discord)’에서도 루트코스키의 이름은 수천 회 이상 언급됐다.

이를 안 루트코스키는 처음에는 놀랐지만 이내 새로운 관객을 만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전에 작업한 작품이 출판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검색하자 인터넷 검색 결과에는 그의 이름이 붙어 있지만 그가 그리지 않은 그림들도 나왔다.

루트코스키는 “프로그램이 등장한 지 이제 한 달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이러니  1년 후에는 어떻겠는가? 인터넷에 AI가 만든 그림들이 넘쳐나는 바람에 내 작품을 찾을 수조차 없게 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스테이블 디퓨젼을 개발한 회사 ‘스태빌리티.AI(Stability.AI)’는 독일의 비영리 법인 ‘LAION’이 컴파일한 데이터셋(data set) LAION-5B으로 알고리즘을 학습시켰다. 과학기술 전문가이자 작가인 앤디 바이오(Andy Baio)가 스테이블 디퓨젼의 데이터를 다운 받아 분석한 바에 따르면 LAION은 데이터 가운데 워터마크 처리된 이미지와 로고 등 회화가 아닌 이미지를 걸러냈다. 바이오가 알고리즘 학습에 사용된 6억 개의 이미지 중 1,200만 개를 분석한 결과, 그중 상당수의 출처가 핀터레스트(Pinterest)나 예술품 판매 사이트인 파인아트 아메리카(Fine Art America) 등 제삼자 웹사이트였다.

루트코스키의 작품 중 다수는 많은 예술가들이 온라인 포트폴리오를 올리는 사이트인 아트스테이션(ArtStation)에서 수집됐다. 그의 이름이 AI 프롬프트로 자주 입력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비밀 통로 – 독수리 둥지>는 루트코스키의 아트스테이션 포트폴리오에 있는 개인 작품이다.
GREG RUTKOWSKI

먼저 그의 화풍은 환상적이고 미묘하며 매우 근사하다. 또한 그가 다작의 예술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일러스트 작품들을 온라인상에 고화질로 게시한 덕택에 인터넷에는 AI가 예시로 쓸 만한 이미지가 많다. 초기 텍스트 기반 이미지 생성기 중 하나인 ‘디스코 디퓨젼(Disco Diffusion)’은 아예 프롬프트 사용법에 루트코스키의 이름을 예시로 입력하여 설명하기도 했다.

그리고 루트코스키는 인터넷에 작품을 올릴 때 영어로 주석을 달았다. 이렇게 이미지에 설명을 첨부하면 화면 읽기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되고, 인터넷에서 검색했을 때 이미지가 상위에 노출되는 효과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그의 작품들이 더욱 쉽게 수집됐고, AI 알고리즘이 사용자가 입력한 프롬프트와 연관 있는 이미지를 찾기가 용이했다.

스태빌리티.AI는 알고리즘을 무료로 공개하여 누구나 비상업 및 상업적 용도로 모두 이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스태빌리티.AI의 톰 메이슨(Tom Mason) CTO는 스테이블 디퓨젼의 라이선스 동의를 통해 이용자들이 프로그램이나 그 결과물을 법과 규제에 반하여 사용하는 것을 명확히 금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책임을 사용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어떤 예술가들은 어쩌면 이 과정에서 해를 입었을지도 모른다

루트코스키를 비롯한 여러 작가들은 텍스트 기반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인기를 끈 사실에 놀라워했고, 일부 작가들은 이에 이의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카를라 오르티즈(Karla Ortiz)는 AI 예술과 저작권을 둘러싼 이슈를 공론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녀는 스테이블 디퓨젼의 데이터셋에서 자기 작품을 발견했다.

작가들은 이용자들이 저작물에 기반해 만들어진 AI 생성 이미지를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작가들의 수입이 끊길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오르티즈는 예술이 한 개인과 깊게 연관되어 있음을 강조하면서 이것이 데이터 보호 및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오르티즈는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할지에 대해 예술산업계가 힘을 모으고 있다”며 “새로운 대책과 규제를 도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그녀는 또 AI 알고리즘을 공적 영역 내 이미지로만 학습시키자는 제안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렇게 하면 AI 회사들이 박물관이나 예술가들과 제휴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오르티즈는 “이는 작가들뿐만 아니라 사진가, 모델, 배우, 여배우, 감독, 영화제작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며 “시각 예술 종사자라면 당장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작가들은 데이터베이스에 자기 작품을 포함시키지 않을 선택권이 없다. 한 예로 예술 작가 스티브 핸더슨(Steve Henderson)의 매니저인 캐롤라인 헨더슨(Carolyn Henderson)은 스태빌리티.AI 측에 핸더슨 작가의 작품을 데이터베이스에서 배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지만 그들은 요청을 접수했다는 통지나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스태빌리티.AI의 메이슨은 “오픈소스 AI는 엄청난 혁신이며, 우리는 여러 질문과 법적 의견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우리는 AI가 더욱 보편화되고, 개인의 권리와 AI/ML 연구 사이에서 균형 잡는 일에 대해 다양한 집단이 합의에 참여함에 따라 점차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는 혁신과 공동체를 돕는 것 사이에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메이슨은 본인 작품을 데이터셋에서 제외하고 싶어 하는 예술가들에게 LAION에 문의하길 권한다. 이 단체는 스타트업에서 시작된 독립 비영리 법인이다. 이에 대해 LAION에 의견을 구했지만, 즉각적인 회신을 받지는 못했다.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홀리 헌든(Holly Herndon)과 맷 드라이허스트(Mat Dryhurst)는 예술가들이 AI의 학습 데이터세트에서 자기 작품을 배제하는 것을 돕기 위한 툴을 개발하고 있다. 그들은 ‘해브아이트레인(Have I Been Trained)’라는 이름의 사이트를 개설했는데, 이 사이트에서 예술가들은 자기 작품이 스테이블 디퓨젼이나 미드저니의 AI를 훈련하는 데 사용된 데이터세트 내 58억 개 이미지에 포함되었는지 여부를 검색할 수 있다. 앞서 뉴그라운드(Newgrounds) 같은 일부 온라인 예술 커뮤니티는 AI 생성 이미지를 명시적으로 금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어도비, 니콘, 뉴욕타임스 등이 소속된 ‘콘텐츠 진위 이니셔티브(Content Authenticity Initiative)’는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일종의 워터마크를 만들어 작품의 진위를 증명하는 공개 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창작자가 창작물의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잘못된 정보와 다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딥페이크 및 합성 미디어 전문가 니나 쉬크(Nina Schick)는 “창작자나 IP 보유자가 본인의 창작물이나 그에 기반해 만들어진 합성물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방법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유료화

AI 생성 이미지가 제기하는 법적 문제는 매우 까다롭다. 핀센트 메이슨(Pinsent Masons) 로펌의 변호사 길 데니스(Gill Dennis)는 스태빌리티.AI가 본사를 둔 영국을 기준으로 했을 때 AI 툴이 작가의 동의 없이 인터넷에서 이미지를 수집할 경우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은 ‘공정 사용’ 조건 하에 AI 학습 대상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이는 오로지 비상업적인 목적으로 제한된다. 스테이블 디퓨젼은 무료 프로그램이지만 스태빌리티.AI는 드림스튜디오(DreamStudio)라고 불리는 플랫폼을 통해 이 프로그램의 유료 버전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 AI 개발 활성화를 지향하는 영국은 AI 개발자들이 저작물에 더 원활히 접근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려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개발자들은 저작권에 의해 보호되는 작품을 수집하여 비상업 및상업적 목적으로 AI 시스템을 훈련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예술가들과 기타 권리자들은 이 체제에서 벗어나기 힘들겠지만, 대신 작품 이용이 가능한 공간을 그들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예술계는 영화와 음악 산업처럼 유료화 또는 구독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다.

데니스는 “물론 여기에는 권리 소유자들이 작품 이용을 딱 잘라 거절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으며, 이에 따라 저작물을 올바른 방법으로 이용하려는 AI 개발 분야의 노력이 좌절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봄 미국에서는 링크드인(LinkedIn)이 항소심에서 패소하는 일이 있었다. 항소법원은 인터넷에서 공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컴퓨터 사기 및 남용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구글은 또한 저작권이 있는 작품의 원문을 구글 북스에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집하는 것에 반대했던 작가들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했다.

루트코스키는 자기 이름을 프롬프트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이것이 그들에게 “멋진 실험”이라고 표현하면서도 “하지만 나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에게 이러한 변화는 위협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By Melissa Heikkil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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