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technology could alter the entire planet. These groups want every nation to have a say.

지구촌 전체에 불러올 나비효과, 태양지구공학에 전 세계가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유

한 번의 시도만으로 돌아올 수 없는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태양지구공학에 대한 논의는 이제 출발선에 서 있다. 몇몇 비영리 단체 및 학술 그룹은 소외되기 쉬운 기후변화 취약 지역의 사람들이 이에 대한 국제적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우리에게 두 가지 미래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 한 미래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의 온도가 계속 상승한다. 다른 미래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성층권에 반사 입자를 분사한다. 두 미래는 큰 차이가 있겠지만 그보다 작고 미묘한 차이도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말라리아가 한 예다. 말라리아는 저소득 국가의 사망원인 6위를 차지한다. 

위의 두 가지 미래에서 말라리아의 전체 감염률 추이는 2070년 무렵이 되면 거의 비슷해진다. 그러나 지구공학 기술을 도입한 미래의 경우 감염률이 지역에 따라 차이가 생긴다. 동아프리카 지역은 수백만 명이 감염에서 벗어나는 반면, 서아프리카 지역은 1억 명 이상이 감염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네이처(Nature)>에서 발표된 이 연구 결과는 ‘태양지구공학(solar geoengineering)’의 도입으로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복잡한 상황을 보여준다. 태양지구공학은 태양열을 우주로 반사해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논란이 많은 연구 분야다. 여기서 가장 어려운 질문은 기후 시스템 전체를 뒤바꿀 수 있는 이 강력한 기술의 사용 여부와 방법을 결정하는 주체가 누가 되어야 하는 지다. 많은 사람에게 이롭게 작용할지라도 일부에게는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Potsdam Institute for Climate Impact Research)’에서 기후변화와 건강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 모하메드 모파이저 라만(Mohammed Mofizur Rahman)은 “태양지구공학은 위험을 제거하는 대신, 이를 다른 장소로 옮길 뿐이다”라고 지적한다. 과거 라만은 컴퓨터 모델로 미래 세계를 예측하는 국제연구팀의 일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위의 미래 시나리오는 중간 수준의 배출이 발생했고 중간 수준의 지구공학을 사용했다고 가정했지만, 이 밖에도 다양한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말라리아 연구 프로젝트는 방글라데시의 ‘국제설사병연구소(International Centre for Diarrhoeal Disease Research)’에서 진행했다. 이 연구소는 영국의 비영리 단체 ‘디그리스 이니셔티브(Degrees Initiative)’에서 연구 자금 지원을 받았다. 디그리스 이니셔티브는 심각한 기후변화에 직면한, 덥고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이 태양지구공학에 대한 국제적인 토론에 참여하고 그들의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디그리스 이니셔티브의 CEO 앤디 파커(Andy Parker)는 “태양지구공학이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면 이 사람들은 큰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언가 잘못되거나 초반에 중지된다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도 이 사람들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역사를 살펴보면 이 사람들은 표면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연구가 세계의 경제 선진국에서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라고 파커는 지적했다. 

올해로 설립 13주년을 맞은 디그리스 이니셔티브는 지난 2월 15개의 추가적인 연구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비영리 단체는 저소득 국가 국민들이 태양지구공학 관련 논의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과거 미국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에서 일했던 슈치 탈라티(Shuchi Talati)는 지난 4월 기후변화 위험지역에 있는 비정부 기구들이 태양지구공학 기술에 대한 규정 마련이나 조직 설립에 참여하도록 돕는 비영리 단체를 출범했다. 이밖에 다른 단체들도 기후변화 위험 국가의 시민과 전문가들의 인식을 파악하기 위한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태양지구공학 연구를 비판하는 측에서는 이러한 노력 자체가 위험한 기후개입 기술 개발 및 사용을 합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노스이스턴 대학교의 지속 가능성 과학 및 정책 분야 교수인 제니 스티븐스(Jennie Stephens)는 세계적인 힘의 불균형을 고려할 때 이 기술이 절대 공정하고 정당한 방식으로 통제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스티븐스는 “태양지구공학 기술을 주류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인 움직임이 있었고 그 결과는 효과적이었다”라며, “이 기술은 미래를 위한 대안으로 합법화 과정을 밟고 있으며, 이 주제를 중심으로 지식 네트워크가 구축되면서 로비 활동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도덕적 의무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덥고 가난한 지역이 큰 피해를 볼 것이다. 여기서 기온이 더 올라가면 이 지역들은 농작물 경작이 어려워지고 사람이나 동물이 살아갈 수 없게 된다. 또한 극심한 폭염, 해수면 상승, 가뭄, 홍수 등의 재해에 대처하기 위한 자원은 물론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담수화 공장, 방조제, 에어컨 같은 시설들도 부족한 경우가 많다. 

지구공학의 일부 지지자들은 부유한 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위험이 가난한 나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기술의 가능성을 연구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 측에서는 이 기술을 연구함으로써 사실상 기후변화의 가장 큰 원인인 화석연료를 추출하고 태우는 문제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스티븐스는 미국 마운트 홀리요크 컬리지의 강사 케빈 서프라이즈(Kevin Surprise)와 2020년 공동 발표한 논문에서 지구공학이 결국 세계의 경제력을 더 집중시키고 가난한 나라와 부유한 나라 간의 불평등, 불공정, 착취를 영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산타크루즈 캠퍼스의 환경학 교수인 시키나 지나(Sikina Jinnah)는 찬성이든 반대든 간에, 북반구 선진국들의 학자, 운동가, 환경론자들은 다른 거대한 세계에 대해 너무 단순하게 발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그들이 기후변화 위험 국가들의 연구자, 비영리단체, 국민들과 의미 있는 협력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나는 “북반구의 선진국들이 남반구 국가들을 대표해 발언하고 있다. 이는 환경적 정의를 위반하는 행위이며 자신들만의 생각을 논의에 반영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수많은 컴퓨터 모델링 연구에서는 성층권에 입자를 뿌려 구름을 걷히게 하는 등의 지구공학 기술을 사용해 지구의 온도를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온도 등의 수치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것이 많다. 지역적 기후가 생태계와 경제, 기반시설, 비상대응 시스템 등과 상호 작용하면서 복잡하고, 모순적이며, 반복되고, 때로는 예측이 불가능한 상태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어떤 연구에서는 지구공학 기술의 여러 가지 부작용을 경고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특정 지역의 몬순 강우량이 급격히 감소하는 부작용이 발생하면 식량 생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의 긴장 상태에서 제기되고 있는 복잡한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지구의 적정 평균 기온은 몇 도인가? 태양지구공학으로 많은 나라가 혜택을 보지만 일부 나라에는 악영향을 미친다면 사용해도 괜찮은가? 기후 전체를 변화시킬 이 기술을 도입하는 결정은 누가 내리나? 이러한 중대한 사안에 대한 세계적 합의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사실 지금까지 이러한 논의 및 연구는 주로 부유한 나라들 및 그 나라의 과학자들이 주도해 왔다. 

그렇다고 해서 신흥 경제국들이 서구 비영리 단체들의 워크숍 초대나 자금 조달을 기다리며 수동적인 태세를 취해왔다는 것은 아니다. 지나의 분석에 의하면 중국은 2009년부터 태양지구공학 관련 논문을 4번째로 많이 발간했고 인도에서도 수십 편을 발간했다. 

그러나 해당 기간 총연구의 약 80%가 주로 미국이나 유럽 내 고소득 국가의 과학자들에 의해 수행됐다. 이러한 집중 현상은 정작 위험에 처한 지역에서 관련성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연구 결과들이 그 지역을 대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불러 일으킨다.

출처: 웹오브사이언스 /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크루스 캠퍼스, 시키나 지나

디그리스 이니셔티브

지난 2010년 환경방위기금, 왕립학회, 세계과학아카데미가 협력해 오늘날 디그리스 이니셔티브의 전신이 되는 조직을 설립했다. 이 조직은 원래 태양지구공학 연구의 규제 방법에 대한 초안 보고서를 작성하는 1년짜리 프로젝트로 설립됐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도출된 결론은 구체적인 권고사항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디그리스 이니셔티브의 임무는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들이 태양지구공학 논의에 참여하도록 돕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그들은 인도, 중국, 파키스탄, 에티오피아 등에서 워크숍을 개최하기 위해 지역 단체와 협력하기 시작했고, 그들과 지식을 공유하고 관계를 형성해 나갔다. 

디그리스 이니셔티브의 워크숍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대학교의 바바툰데 아비오둔(Babatunde Abiodun)
교수가 태양지구공학이 아프리카 강 유역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DEGREES INITIATIVE

2018년 디그리스 이니셔티브는 기후변화 취약 국가 과학자들의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디그리스 모델링 기금(Degrees Modeling Fund, 기존 명칭은 데시멀스 기금(Decimals Fund))’을 창설했다. 

파커는 이메일로 “워크숍은 훌륭한 첫걸음이었지만 행사 운영이나 보고서 작성으로는 전문성을 갖출 수 없음이 분명해졌다”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디그리스 모델링 기금은 태양지구공학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21개 개발도상국 연구자에게 거의 200만 달러(약 26억 5,40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들이 진행됐으며, 현재는 태양지구공학이 남아프리카의 가뭄, 칠레의 안데스 산맥의 빙하, 인도의 여름 몬순 강우량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8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디그리스 이니셔티브는 최대 7만 5,000달러(약 9,925만 원)의 연구 보조금을 지원하고 저소득 국가의 연구자들이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과 팀을 구성하도록 돕는다. 모든 연구 프로젝트는 기존의 기후 및 지구공학 모델에서 나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 기술이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검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태양지구공학 야외 실험의 경우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다.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의 라만은 태양지구공학을 지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개발도상국의 연구자들이 스스로 이 문제를 연구하고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자신들의 지역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개발도상국들의 연구 결과는 유럽연합 등의 기관이 진행하는 기후변화 대응안의 국제적 협상 테이블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라만은 그 예로 조지타운, 럿거스, 케이프타운, 세 대학교와 다른 기관들이 협력해 진행한 말라리아 연구를 들었다. 그는 이 연구가 개발도상국들이 태양지구공학의 승자나 패자로 쉽게 분류될 수 없음을 말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라만은 “이 기술은 득과 실을 모두 가지고 있다. 우리는 어떤 종류의 득과 실이 있으며 누가 희생될 수 있을지를 알아야만 한다”라고 덧붙였다. 

정당성 심사

태양지구공학이 제기하는 윤리적, 정치적, 사회적인 질문들은 과학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태양지구공학 연구에 공공 참여와 사회과학 연구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에너지부 화석에너지 및 탄소 관리국 총장에서 일했던 탈라티는 최근 활동을 개시한 비영리 단체 ‘태양지구공학의 정당성 심사를 위한 연합(Alliance for Just Deliberation on Solar Geoengineering, 이하 DSG)’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DSG는 지역 전문가 및 시민사회 단체와 협력해 회의 및 워크숍을 개최하고, 대중의 이해와 참여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개발하며, 사회학 및 물리과학 측면에서 다뤄야 할 과제를 파악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후변화 취약 지역의 비영리 단체 및 대학 교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할 방침이다. DSG의 목표는 태양지구공학의 연구와 개발, 규제, 사용에 관련된 국내 및 국제 논의에 기후변화 취약 지역의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탈라티는 DSG가 지구공학 연구나 사용을 지지하지 않고, 대중의 수용이나 거부에도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의사결정 과정이 포용적이고 공정한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탈라티는 “태양지구공학이 진정성 있고 더 많은 정보에 입각한 논의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면 시민사회 및 기후변화 취약 계층과 연결되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과거 미국 대학 기후공학 평가 포럼의 파견 학자였던 탈라티는 현재 하버드 대학교 태양지구공학 연구 프로젝트 자문 위원회의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태양지구공학의 정당성 심사를 위한 연합 설립자, 슈치 탈라티 / COURTESY OF SHUCHI TALATI

전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 연구소(Lawrence Livermore National Laboratory)의 부소장인 제인 롱(Jane Long)은 탈라티가 과거의 태양지구공학 연구에서 빠져있던 부분을 다루고 있다고 말한다. 

제인 롱은 “탈라티는 남반구 지역의 사람들이 지구공학이 무엇이며 어떤 종류의 문제와 이점이 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 한다. 그리고 단순한 이해에서 더 나아가 그들이 북반구의 연구 집단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디그리스 이니셔티브는 올해 말에 사회과학 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기금도 설립할 계획이다. 

기후변화의 직접적 경험

캘리포니아 대학교 산타크루즈 캠퍼스의 시키나 지나는 기후변화 취약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지구 온난화 대응 방안으로서 태양지구공학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조사하려 한다. 이를 위해 그녀는 장기간의 대규모 여론조사를 진행하며 기금도 모집하고 있다. 

탈라티는 스탠퍼드 대학교의 ‘숙의 민주주의 연구소(Deliberative Democracy Lab)’ 부소장 앨리스 시우(Alice Siu)와 함께 이 프로젝트의 공동 수석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나는 프로젝트팀이 표준적인 여론조사 이상의 ‘공론조사(deliberative polling)’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문가들과 토론 및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회의도 주최할 예정이다. 또한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크루스 캠퍼스 과학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중립적인 입장의 자료를 현지 언어로 개발 및 제공할 계획이다. 

팀의 목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태양지구공학의 기본적인 내용을 많은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지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들이 태양지구공학이 기후변화의 대응책으로 적절한지 고민하고, 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 어떤 조건이 요구되는지 배울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프로젝트팀은 최종적으로 35개국에서 이러한 방향의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기후변화 취약 지역 및 그 지역의 전문가들은 이미 어떤 성향을 보여주고 있다. 유럽연합이 지원한 ‘지니 프로젝트(GENIE Project)’의 초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약 30개국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서 남반구 국가의 응답자들은 북반구보다 태양지구공학 연구를 더 지지하고 위험성에 대해서는 인식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서식스 대학교의 에너지 정책 교수이며 지니 프로젝트의 수석 조사관인 벤저민 소바쿨(Benjamin Sovacool)은 이번 초기 연구 결과를 통해 해수면 상승, 산호초 백화현상, 극심한 폭염과 같은 기후변화에 위험성이 높은 지역의 전문가들이 일반적으로 지구공학 및 온실가스 제거와 같은 기술에 더 호의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소바쿨은 “남반구나 북반구 같은 위치 요소보다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경험이 더 확실한 예측변수로 작용하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혜택과 위험성의 이해

라만은 디그리스 이니셔티브의 자금 및 기타 지원으로 연구자들이 더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더 많은 질문을 탐구하기 위한 전문성을 배양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그들의 프로그램으로 개발도상국의 다양한 지역의 연구자들이 서로 간의 대화 및 협력을 늘려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교의 대기 및 해양과학 교수이자 유럽연합 기후 패널 보고서를 여러 차례 집필한 이네스 카밀로니(Inés Camilloni)도 디그리스 이니셔티브가 기후변화 취약 지역에서 태양지구공학 연구를 시작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설명한다. 

카밀로니와 동료들은 태양지구공학이 남미 남동부의 5개국에 걸친 거대한 ‘라플라타(La Plata)’ 유역의 물의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데 디그리스 이니셔티브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았다. 그들은 태양지구공학을 사용할 경우 물의 수위 및 극단적 온도 저하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 내용을 지난해 논문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홍수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위험성도 함께 드러났다. 

카밀로니는 디그리스 이니셔티브가 칠레와 브라질에서 진행하는 연구에도 자금을 지원했다며 남미에서는 이전까지 태양지구공학 관련 연구가 진행된 적이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카밀로니는 더 많은 미래 시나리오를 탐구하고 의문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컴퓨터 모델과 함께 더 많은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대규모 연구를 통해 태양지구공학이 가져올 혜택과 위험성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노스이스턴 대학교의 스티븐스는 단체들이 관련 연구를 지원하거나 자금을 제공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러한 과정에서 사람들이 지구공학을 지지하고 빠져들 수 있다고 믿는다.

스티븐스는 “이 기술은 정말 위험하기 때문에 연구와 자금지원을 확장해서는 안 된다.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하고 더 많은 연구를 할수록 결국 사용될 가능성도 커진다”라고 강조했다. 

스티븐스는 지난해 초 ‘태양지구공학의 국제적 사용금지 협정(International Non-Use Agreement on Solar Geoengineering)’에 서명한 400명의 학자 중 하나다. 이 협정은 국가 차원의 기술 사용 금지, 국가 자금기관의 개발지원 금지, 야외 실험 금지 등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협정은 “관련된 몇몇 기술은 예상 비용이 낮기 때문에 소수의 강대국이 다수 국가의 반대를 무릅쓰고 단독 또는 소규모 연합으로 태양지구공학을 사용할 위험성이 있다. 즉, 태양지구공학은 세계 전체에게 공정하고 포괄적이며, 효과적인 방식으로 관리될 수 없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파커는 태양지구공학의 연구 지원이 실질적인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어리석고 근거 없는 생각’이라 일축했다. 그는 기후변화의 대안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완전히 반대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탄소를 빨아들이는 플랑크톤의 배양, 사막이나 다른 지구 표면의 반사도 증가 등의 대안들은 효과가 작거나 더 위험해질 수 있음이 연구에서 증명된 이후 사라졌다. 

파커는 “서아프리카의 기후 과학자들이 태양지구공학이 그들의 지역에 미칠 영향을 알고 싶다면, 그들을 지원하는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우리가 연구를 지원한다고 해서 서아프리카 국가들이 태양지구공학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그들은 태양지구공학을 사용해야 할지 결정해야 할 때 그 결과로 인한 혜택을 제대로 이해하고 주장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탈라티는 태양지구공학의 연구 및 사용 가능성이 완벽하게 공정한 방식으로 통제될 수는 없음을 인정한다. 

이어서 탈라티는 “그래도 최대한 통제가 가능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무시하거나 연구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 기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처한 현실을 파악하고 더 나은 결과를 가져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코리아 매거진 Vol.8_2023년 5,6월호
<MIT 테크놀로지 리뷰> 매거진

오픈AI 임팩트 (Volume 8)

본 기사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 매거진 2023년 5·6월 호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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