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a’s volcano blast cut it off from the world. Here’s what it will take to get it reconnected.

해저화산 폭발로 인터넷 끊긴 통가…세상과 단절 위기

해저화산 폭발로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가 세상과 단절될 위기를 맞게 됐다. 통가와 세상을 연결해주는 인터넷이 끊겼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끊기자 통가의 정확한 피해 상황이 외부로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통가 정부와 세계 각국과 원조 활동 등을 위한 조율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인터넷 연결이 복원되기까지 길게는 몇 주의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그때까지 통가는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야 할지 모른다.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의 해저화산 ‘훙가 통가-훙가 하파이(Hunga Tonga–Hunga Ha‘apai)’는 지난 13년 동안 이미 여러 차례 폭발했지만 이번 달 15일 일어난 폭발이 가장 파괴적이었다. 이 폭발로 6,000마일 이상 떨어진 페루에서도 쓰나미(해일)가 발생해 여성 2명이 해변에서 익사하는 등 세계 여러 나라가 화산 폭발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이번 폭발로 인해 발생한 쓰나미로 통가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다수의 이재민이 발생했을 것으로 우려되지만, 아직 구체적인 피해 상황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이렇게 된 이유는 통가의 인터넷이 끊겼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통가 정부와 세계 각국 사이에 구호나 구조 작업 역시 조율에 애를 먹고 있다. 고도로 상호 연결된 세상에서 인터넷이 끊기자 통가는 이제 철저히 고립됐고, 외부로 소식을 알리기도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이다. 통가의 인터넷 연결을 복원해야 하지만 그러기까지 몇 주가 걸릴 수 있다.

인터넷 트래픽을 추적하는 클라우드 인프라 업체인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의 자료에 따르면 지진이 일어난 날 오후 5시 30분 경 통가의 인터넷 트래픽이 거의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다. 통가의 인터넷 트래픽을 모니터링해온 네트워크 모니터링 업체 켄틱(Kentik)의 더그 매도리 분석가는 통가의 인터넷 통신망은 아직 복구되지 않은 상태로 보고 있다.

통가가 오프라인 상태가 된 이유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다만 1차 조사 결과를 보면 통가의 인터넷과 나머지 세계를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이 이번 폭발로 파괴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통가는 주로 하나의 해저 케이블을 통해 인터넷에 연결된다는 게 매도리의 설명이다. 통가 케이블 시스템(Tonga Cable System)이 통가와 피지 사이의 514마일을 연결하며 두 섬나라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전에는 위성 인터넷 연결이 이 연결을 백업해줬다. 매도리는 하지만 “몇 가지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이번에는 백업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화산 폭발로 인해 생긴 파도로 위성 방송 수신 안테나들이 쓸려 나갔을 수 있다고 믿는다.

통가 정부와 함께 해저 케이블의 지분 일부를 소유하고 있는 자메이카 이동통신사 디지셀(Digicel)은 성명에서 “이번 피해로 통가의 모든 외부 통신망이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통가 케이블 시스템과 상호 연결되는 케이블을 운영하는 뉴질랜드 회사 서던 크로스 케이블(Southern Cross Cable)은 약 23마일 앞바다 부근에서 케이블이 파손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통가의 수도 누쿠알로파에서 약 30마일 떨어진 곳에서도 국내 해저 케이블이 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 전달 네트워크인 아카마이(Akamai)의 크리스티앙 카푸만 네트워크 기술 부문 부사장에 따르면 케이블의 단절 여부는 보통 케이블의 광섬유에서 빛이 흐르는 중심 부분인 코어(core)를 통해 빛을 보내어 신호가 되돌아오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계산함으로써 알 수 있다.

케이블이 끊어졌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이것은 통가의 연결성과 관련한 최악의 소식일 수밖에 없다. 복구에 며칠, 아니면 몇 주가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통가의 인터넷 인프라가 여러 가지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1월에도 해저 케이블이 끊겨 인터넷 연결이 사실상 완전히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처음에는 지구 자기장이 갑자기 변하는 자기폭풍과 번개로 인해 연결망이 손상됐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후 조사 결과 터키 국적의 선박이 닻을 내리다가 건드려 연결망이 끊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든 비용만 약 20만 달러에 이르며, 수리 기간 동안 통가는 위성 인터넷 연결에 의존했다.

바로 이 위성 연결이 조만간 통가 인터넷의 유일한 구세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위성 인터넷이 입은 피해가 알려지지 않고 있어 통가는 어려운 시기를 보낼지 모른다. 매도리는  “통가 정부는 아마도 ‘케이블이 끊기면, 위성을 이용해 인터넷 연결을 복구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처럼 화산 폭발이 바로 옆에서 일어나서 케이블과 위성이 모두 피해를 입었다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카우프만 역시 화산 폭발로 인해 대기 중으로 분출된 엄청난 양의 화산재 또한 위성 연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끊어진 케이블을 고치기가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우선 세계 곳곳에서 매주 발생하는 파손을 수리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선박들을 문제 발생 지점으로 보내야 한다. 현재 파푸아뉴기니에서 약 3,000마일 떨어진 곳에 머물고 있는 CS 레질리언스호(CS Resilience)가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어떤 선박이든 문제 해결까지는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매도리는 “누구 케이블을 먼저 수리하느냐는 우선순위를 정하는 문제가 걸린다”면서 “여러 나라들이 먼저 수리를 받기 위해 약간의 웃돈을 지불한다”고 말했다. 일단 이런 수리 선박 중 하나가 며칠이 걸려서라도 사고 현장에 도착하면 해저 케이블을 낚아챌 갈고리를 떨어뜨린다. 기술자들은 심해에선 일반적인 정원 호스처럼 얇게 보이는 케이블을 낚아채서 선박 갑판으로 올려놓은 뒤 파손된 부분을 수리하고, 수리를 끝마친 케이블을 다시 조심스럽게 물속으로 내려보낸다. 매도리는 “이러한 수리 과정이 지난 150년 동안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물론 복합적인 요인들로 인해 수리 과정이 복잡해질 수도 있다. 통가는 구호품을 인도하려는 선박들에 의해 둘러싸일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인터넷 케이블 연결은 생명을 구하고, 전력을 복구하고, 필수 식량과 식수 공급을 제공하는 일보다 후순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 케이블이 파손된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는 작업도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통상 파손된 곳이 해안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케이블은 더 깊숙이 내려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바닥에서 끌어올리기가 더 어려워진다. 단, 이는 온라인 연결을 유지해주는 육상 전력선이 쉽게 수리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됐을 가능성을 고려하기 전이다.

인터넷 블랙아웃은 세계의 인터넷 연결이 얼마나 허술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영국 서리대학교 사이버보안학과의 앨런 우드워드 교수는 “이번 통가 사태는 인터넷이 핵전쟁을 견디도록 설계됐다는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화산 폭발처럼 드물게 일어나는 물리적 사건들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각국은 다양한 해저 연결망을 갖춰놓는 등 ‘유사시 백업 케이블(redundancy)’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지적인 사고가 여러 케이블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연결 경로를 다변화해놓는 게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백업 케이블을 구축해 놓는 데 드는 비용은 만만치 낳다. 특히 통가처럼 인구 10만 명이 조금 넘는 소국의 경우 비용 부담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 또한 이번과 같은 대규모 폭발로 해저(海底)가 이동하면 통가 반대편에 케이블을 깔았더라도 어떤 백업 케이블에도 균열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토니 블레어 글로벌 변화 연구소(Tony Blair Institute for Global Change)에서 인터넷 정책을 분석하는 앤드류 베넷은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의 연결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두 가지 옵션을 제안한다. 하나는 위성 인터넷의 활용이고,. 다른 하나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한 투자 확대다. 그는 “회복력 있는 인터넷 인프라를 공공재로 본다면,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국가들이 그것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다른 국가들에게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넷의 연구소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데는 매년 OECD 국민총소득(GNP)의 0.2%가 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인터넷이 인류에게 열, 전력, 물 다음으로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10만 명의 통가 국민들에게 장시간 이어지는 인터넷 블랙아웃은 화산 폭발 피해를 가중시키는 크나큰 재앙으로 여겨질 것이다.

이번 사건은 또 부유한 서구 세계 외 국가들에선 인터넷 연결의 일부가 취약한 상태임을 확인해주고 있다.

우드워드 교수는 “인터넷의 중심이 무너진다고 보기는 힘들더라도 항상 가장자리가 조금 닳는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스토켈 워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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