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yth of the high-tech heist
강도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첨단 기술…현실은?
현실의 강도 사건은 영화처럼 화려한 첨단 장비보다 치밀한 계획과 숙련된 실행에 의해 성공한다.
〈오션스(Ocean’s〉 시리즈를 비롯한 여러 강도 영화를 감독한 스티븐 소더버그(Steven Soderbergh)는 몇 년 전 “영화 제작은 강도 사건을 성공시키는 것과 매우 닮았다”고 말했다. 창의적인 발상을 떠올리고, 전문가들로 팀을 꾸리며, 기술적 난관을 돌파할 방법을 찾고, 리허설을 거쳐 스위스 시계처럼 정밀하게 움직이고, 모든 과정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질 경우 일종의 ‘부의 재분배’가 이뤄진다는 점이 모두 비슷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실의 강도 사건은 영화와는 크게 다르다. 감시 카메라, 컴퓨터 제어 경보 장치, 수면 가스, 레이저 같은 장치들은 실제 고액 탈취 범죄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현실에서는 첨단 기술이 문제가 되거나, 첨단 장비가 해결책이 되는 경우 자체가 드물다. 강도의 진입을 막는 가장 큰 장벽은 대개 문과 같은 물리적 구조물이다.
강도들이 가장 흔히 사용하는 수법 역시 내부자와의 공모, 기만, 협박이다. 지난해 루브르 박물관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으로 약 8,800만 유로(약 1,500억 원) 상당의 고대 보석이 도난당했는데, 당시 사용된 가장 정교한 도구는 절단과 연마 작업에 쓰이는 ‘앵글 그라인더(angle grinder)’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