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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zon’s first quantum computing chip makes its debut

아마존, 첫 번째 양자컴퓨팅 칩 ‘오셀롯’ 출시

아마존이 첫 번째 양자컴퓨터 칩 ‘오셀롯’을 출시했다. 오셀롯은 하드웨어 오버헤드를 줄이면서 오류를 정정하도록 설계됐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2월 27일 1세대 양자컴퓨팅 칩인 오셀롯(Ocelot)을 발표했다. 오셀롯은 초기 단계의 연산 능력만 갖추고 있지만, AWS는 이 칩이 “개념 증명 시연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새로운 배터리 소재에 대한 빠르고 정확한 시뮬레이션과 같이 양자컴퓨팅 업계에서 기대하는 혁신적인 응용 분야를 실현시킬 수 있는 규모가 큰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단계이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부인 AWS의 오스카 페인터(Oskar Painter) 양자 하드웨어 책임자는 “오셀롯은 우리의 양자컴퓨팅 아키텍처가 확장 가능하고 하드웨어 효율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첫 번째 프로토타입”이라고 설명했다. AWS는 양자컴퓨팅 개발의 핵심적인 기술 과제인 ‘오류 정정’을 더 간단하게 수행할 수 있는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오셀롯은 약 1cm 크기의 칩에 9개의 양자비트(quantum bit, 양자컴퓨터로 계산할 때의 기본 단위이며 줄여서 ‘큐비트(qubit)’라고 함)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양자 하드웨어와 마찬가지로 오셀롯도 작동하려면 절대 영도(영하 273도)에 가까운 극저온으로 냉각시켜야 한다. 9개의 큐비트 중에서 5개는 업계에서 ‘고양이 큐비트(cat qubit)’라고 불리는 하드웨어 유형이며, 이 이름은 ‘슈뢰딩거의 고양이’에서 따왔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상자 안에 있는 보이지 않는 고양이가 죽어 있는 동시에 살아있을 수 있다고 하는 20세기의 유명한 사고 실험을 말한다. 상자 안에서 죽어 있는 동시에 살아있다는 고양이의 상태는 양자의 ‘중첩(superposition)’ 상태를 가리키며, 이는 양자컴퓨팅의 핵심 개념이다.

AWS의 ‘고양이 큐비트’는 탄탈럼(tantalum)이라는 금속으로 아주 작고 속이 비어 있으며 내부에 마이크로파가 포함되어 있는 구조를 만들어서 실리콘 칩에 부착한 형태이다. 고양이 큐비트 외에 나머지 4개의 큐비트는 초전도 물질로 만든 전기 회로인 ‘트랜스몬(transmon)’이라는 큐비트이다. 이러한 아키텍처에서 AWS는 고양이 큐비트를 사용하여 정보를 저장하고, 트랜스몬 큐비트로 고양이 큐비트에 있는 정보를 모니터링한다. 이는 연산 부분이 전부 트랜스몬 큐비트로 구성되어 있는 구글이나 IBM의 양자컴퓨터와는 차별되는 기술이다.

특히 AWS의 연구원들은 오셀롯을 사용하여 더 효율적인 형태의 양자 오류 정정 기능을 구현했다. 다른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양자컴퓨터도 실수를 할 수 있다. 이러한 오류는 정정하지 않으면 누적되며, 그럴 경우 현재 수준의 양자컴퓨터는 유용한 응용에 필요한 긴 알고리즘을 정확하게 실행할 수 없게 된다. AWS의 페인터 책임자는 “유용한 양자컴퓨터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양자 오류 정정을 실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양자 오류 정정에 필요한 알고리즘을 제대로 실행하려면 일반적으로 엄청난 하드웨어 자원이 요구된다. 지난해 구글은 오류가 정정된 양자 정보 1비트를 인코딩하기 위해 105개의 물리적 큐비트를 사용해야 했다.

페인터 책임자는 오셀롯이 그 10분의 1에 해당하는 큐비트로 양자 정보 1비트를 인코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월 26일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AWS의 연구팀은 오셀롯의 9개 큐비트로 오류 정정된 양자 정보 1비트를 인코딩했다. 페인터 책임자는 “이론적으로 이러한 하드웨어 설계를 적용하면 트랜스몬 큐비트로만 설계한 기계보다 양자컴퓨터의 규모를 확장하기가 더 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은 예일대학교의 슈루티 푸리(Shruti Puri) 물리학 연구원은 “고양이 큐비트와 트랜스몬 큐비트를 결합한 설계를 적용하면 오류 정정이 더 간단해지기 때문에 오류 정정에 필요한 큐비트 수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푸리 연구원은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다른 회사에서 시간제로 일하고 있으나 MIT 테크놀로지 리뷰와는 학자로서 인터뷰를 나눴다.)

푸리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모든 양자 오류는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며 “바로 비트 플립(bit flip)과 위상 플립(phase flip)”이라고 말했다. 양자컴퓨터는 정보를 1과 0, 그리고 이 두 가지의 확률, 즉 중첩으로 나타낸다. 비트 플립은 기존 컴퓨팅에서도 발생하는 현상이며, 컴퓨터가 0이어야 하는 것을 잘못하여 1로 인코딩하거나 그 반대로 1이어야 하는 것을 0으로 인코딩할 때 발생한다. 양자컴퓨팅에서 비트 플립은 컴퓨터가 0의 확률을 잘못하여 1의 확률로 인코딩하거나 1의 확률을 0의 확률로 인코딩할 때 발생한다. 위상 플립은 양자컴퓨팅에서만 발생하는 오류이며, 큐비트의 파동적 특성과 관련이 있다.

AWS는 고양이 큐비트와 트랜스몬 큐비트를 함께 적용한 설계를 통해 모든 오류가 주로 위상 플립 형태로 발생하는 양자컴퓨터를 만들 수 있었다. 그 덕분에 구글보다 훨씬 간단한 오류 정정 알고리즘을 사용할 수 있었고, 오류 정정에 필요한 큐비트 수도 줄일 수 있었다. 푸리 연구원은 “한 가지 유형의 오류만 정정하면 되기 때문에 필요한 하드웨어 자원을 줄일 수 있었다”며 “다른 유형의 오류는 매우 드물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AWS는 또한 오류 정정 중에 수행되는 C-NOT 게이트라는 연산을 신중하게 구현하여 필요한 하드웨어 자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 AWS의 연구원들은 C-NOT 연산이 비트 플립 오류를 과도하게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했다. 즉 오류 정정을 수행한 후에도 양자컴퓨터에서는 여전히 위상 플립 오류가 주로 발생했기 때문에 더 간단하고 하드웨어 효율적인 오류 정정 코드를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었다.

페인터 책임자는 AWS가 2021년부터 오셀롯을 위한 설계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개발 과정에서 AWS는 큐비트 설계, 재료, 제조 공정 등 모든 문제를 다뤄야 했다. 오류 정정을 실행할 수 있는 고성능 큐비트를 만들기 위해 연구원들은 고양이 큐비트를 설계하고, 그 재료인 탄탈럼을 원자 수준의 결함이 거의 없는 실리콘 칩에 부착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했다.

푸리 연구원은 이제 AWS가 여러 개의 고양이 큐비트를 제작하여 단일 장치에서 제어할 수 있게 된 것이 중요한 진전이라고 생각한다. 푸리 연구원은 “새로운 종류의 큐비트를 확장하기 위한 모든 작업은 흥미롭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해도 아직 개발 단계에 이르기까지는 몇 년이 더 소요될 것이다. 푸리 연구원은 “다른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터가 유용한 작업을 수행하려면 수백만 개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수천 개의 큐비트가 필요할 것이라고 예측해 왔다”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번 AWS의 작업은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푸리 연구원은 “연구자들이 큐비트 수를 늘리면서 비트 플립으로 인한 오류의 비율을 더 줄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도 이번 발표는 아마존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보여준다. 페인터 책임자는 오셀롯에 대해서 “우리는 이 아키텍처의 가능성을 믿는다”고 밝혔다. 페인터 책임자에 따르면 이전에 AWS는 구글이나 IBM과 같은 기존의 트랜스몬 큐비트에 집중하고 고양이 큐비트 프로젝트를 ‘비밀 연구’처럼 취급했으나 이제는 고양이 큐비트를 우선시하기로 결정했다. 페인터 책임자는 “우리는 고양이 큐비트에 우리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며 “아직은 실험을 계속해야 하겠지만, 앞으로 우리는 이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양자컴퓨터 스타트업 ‘앨리스&밥(Alice & Bob)’도 고양이 큐비트로 만든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다.)

페인터 책임자는 오셀롯이 기본적으로 “양자 메모리의 데모”라고 말했다. 다음 단계는 칩에 더 많은 큐비트를 추가하고, 더 많은 정보를 인코딩하고, 실제 연산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계에 이르려면 모든 전선을 연결하는 방법부터 여러 개의 칩을 서로 연결하는 방법을 찾는 것까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페인터 책임자는 이에 대해 “규모 확장은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