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벽에는 터널을 몇 미터 더 뚫어낼 폭발물이 설치되어 있다. /
COURTESY OF NORWEGIAN PUBLIC ROADS ADMINISTRATION
Culture Inside the world’s deepest and longest subsea road tunnel
세계에서 가장 깊고 긴 해저 도로 터널을 가다
노르웨이 로그패스트는 북해 해저 390미터 깊이에 건설되는 세계 최장·최심 해저 도로 터널이다. 현장 취재를 통해 거대한 암반을 뚫고 물과 압력에 맞서는 터널 건설 현장의 도전과 첨단 공학 기술을 살펴봤다.
춥고, 소음은 극심했다. 솔직히 말해 불쾌한 느낌마저 들었다.
북해 수면 아래 약 300미터 깊이의 어둡고 습한 동굴 속으로 들어섰을 때 받은 첫인상이었다. 알 수 없는 냄새가 감돌았고, 머리 위로는 제곱인치당 500파운드가 넘는 압력으로 누르는 수백만 톤의 바닷물이 있다는 사실이 서서히 실감났다.
하지만 놀라운 공학 기술 덕분에 짓눌리거나 익사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착용하고 있던 안전 고글에는 하얗게 김이 서렸다.
불과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누군가 거대한 암벽을 폭파하고 있었다. 다행히 이날 아침 철저한 안전 브리핑을 받았고, 특수 안전모도 착용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 살아남지 못하면 소지품은 사무실로 보내드릴 테니까요.” 지질학자 앤메레테 길예(Anne-Merete Gilje)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노르웨이식 유머였다.
필자는 노르웨이의 상징으로 꼽히는 빙하 침식 지형인 피오르드(fjord) 아래에서 건설 중인 세계 최장·최심 해저 도로 터널을 취재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이 터널은 ‘로갈란드 고정 연결로(Rogaland Fixed Link)’의 약칭인 ‘로그패스트(Rogfast)’로 불린다.
가장 깊은 지점이 해수면 아래 390미터에 달하고, 총길이는 26.7킬로미터에 이르는 이 터널은 마치 바닷속을 관통하는 고속도로와 같다. 어떻게 이런 규모의 구조물을 건설하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동시에 오늘날에도 여전히 인간이 불가능해 보이는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에 도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