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planners in Minecraft could help machines design better cities

AI가 설계한 도시, 실제 도시 계획에 활용한다

게임 속에서 인공 지능 을 활용해 최고의 도시를 설계하는 대회를 통해 실제 도시 계획의 새로운 기법을 모색한다.

지붕이 가파른 십여 채의 건물이 노천광 가장자리에 매달려 있다. 그 위 거대한 아치형 암석 꼭대기에는 접근하기 어려운 집 한 채가 자리한다. 또 다른 곳에서는 기둥 위의 철로가 총천연색 고층 건물 주변을 에워싸며 이어진다. 화려한 탑이 포장된 대형 광장을 장식하고, 섬 위의 풍차는 우람한 돼지들로 둘러싸여 외로이 돌아간다. AI가 설계한 마인크래프트 속 도시 풍경이다.

마인크래프트 게임은 오랫동안 자유로운 발명이 가능한 실험장 같은 곳이었다. 팬들은 이 블록 쌓기 게임을 이용해 시카고 도심은 물론 킹스 랜딩, CPU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복제품을 만들어 냈다. 마인크래프트는 출시 후 10년간 게임 속에서 거의 모든 것을 건설해 냈다.

2018년부터 마인크래프트는 기계의 능력을 확장하는 창의적 도전의 장이 되기도 했다. 마인크래프트가 매년 개최하는 ‘생성적 디자인 대회(GDMC)’에서 참가자들은 처음 보는 장소에 현실감 있는 도시나 마을을 생성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구축하는 과제를 수행한다. 아직까지는 단지 재미를 위한 대회지만, 다양한 AI 경쟁자들이 찾아낸 기법은 실제 도시 계획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의 시초가 될 수 있다.

마인크래프트 GDMC 대회 참가자들은 AI를 활용해 처음 보는 장소에 도시나 마을을 만든다 .

좋은 성적을 내는 참가자들은 땅을 고를 시기를 정하거나 교량 및 건물을 배치할 위치를 선정할 때 다양한 기법을 사용한다. 여기에는 도시의 외딴 지역을 연결하는 전통적인 경로 탐색 알고리즘, 간단한 규칙으로 복합 구조물을 만들 수 있는 세포 자동화(cellular automata) 모델, 머신 러닝 등이 있다.

대회는 3년만에 엄청난 성장을 했다. 첫 대회 때 만든 도시는 똑같은 모양으로 줄지어 있거나 드문드문 군락을 이루어 기계로 만든 티가 났다. 목요일에 발표된 올해의 수상자들은 각 장소에 맞춰 그럴싸하게 배치된 도시를 완성했다. 도로가 산비탈 바로 옆으로 이어지고, 다리는 강을 가로지르며, 집에는 가구까지 들어가 있었다.

개방적이고 주관적인 GDMC 대회는 AI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시작됐다. 자율 주행차나 로봇의 미 국방부 산하 방위연구계획국(DARPA)이 개최하는 자율 주행차나 로봇 경진 대회 등의 AI 대회와 달리 마인크래프트의 GDMC는 뚜렷한 결승선이 없다. 좋은 도시의 조건은 무엇일까? 영국 하트퍼드셔 대학교의 컴퓨터 공학자이자 대회의 공동 주최자인 크리스토프 샐지는 “최적화할 수 있는 절대값은 없다.”라고 말한다.

대회의 이러한 개방성은 AI가 다양한 과제를 익혀야 한다는 의미다. 대회에서 우승하려면 건축가, 고고학자, 게임 디자이너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8명의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만들어야 한다.

심사위원들은 4가지 영역에서 AI 도시 계획가의 점수를 매긴다. 특정 장소에 맞춰 얼마나 디자인을 잘하는지, 다양한 장소간 교량과 도로가 있는지 등의 기준에 따라 배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하는지, 미적으로 얼마나 매력적인지, 그리고 그 디자인이 얼마나 많은 서사를 불러일으키는지다. 즉 건축 자재가 매장되어 있었을지도 모르는 폐허나 구덩이 같은 곳에서 도시가 만들어졌다는 등 도시의 탄생 배경에 대한 이야기의 유무다. “가상의 공간에 마인크래프트 마을을 건설하는 일은 인간이라면 열 살짜리도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AI에게는 정말 힘든 일이다.” 샐지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땅 고르기

한 참가자는 사막, 숲 등의 환경 유형을 확인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그런 뒤 주변에서 구한 평범한 재료로 지은 것처럼 보이는 건물을 만들었다. 또 다른 참가자는 땅을 평평하게 고르고 광장을 만드는 데 능했다. 이러한 방법은 평평하고 탁 트인 지형에 매력적인 일본식 사찰 단지를 지을 때는 효과적이었지만, 도로 전체가 포장된 작은 섬에서는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우승한 참가자들 역시 여전히 어리석은 실수를 한다. 한 마을에서는 몇몇 집이 처마까지 모래에 파묻혀 있다. 샐지 교수는 마인크래프트 알고리즘이 견고한 지반 위에 건축물을 지으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바위에 닿을 때까지 건축물을 아래로 내려가게 만든다.

일본 쓰쿠바 대학에서 진화 연산을 연구하는 클라우스 아라냐 교수는 대회 참가자 세 명에게 조언을 했다. 그는 새로운 AI 기술을 탐구하고 실험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고 믿는다. 그는 “이 대회에 다양한 접근법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라고 말한다.

현실감 있어 보이는 게임 세계는 별개의 문제다. AI 기술은 도시가 어떻게 지어지는지 분석하는 데 이미 사용되고 있다. 대회에서 사용되는 것과 유사한 기법과 접근법은 언젠가 더 건강하고 안전한 실제 도시를 설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아라냐는 참가자들 대부분이 하향식 방식을 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AI 도시 계획가는 어떤 장소를 보고 그에 맞는 마을 또는 도시를 만든다. 이 방식을 취하면 전체적인 결과는 좋아질지 몰라도, 세부적인 면에서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아라냐는 여러 AI가 독자적으로 작동하며 주변 환경에 맞는 구조물을 구축하는 다개체 접근법이 보다 일관성 있고 현실적인 설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라냐는 이제 이러한 접근법을 자신의 연구에 활용할 것이다. 그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도시 계획 정책이 지진이나 산불 같은 재난 시나리오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다. 오픈스트리트맵(OpenStreetMap) 데이터로 도시의 신경망에 대해 가르치며 가상의 도시를 만들어 낸다. 거리 배치나 공터의 개수와 위치 등 각자 성격이 다른 수천 개의 가상 도시를 자동으로 생성해 주거 면적의 10%를 공원으로 지정하는 정책이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도 평가할 수 있다.

한편 MIT 미디어 랩의 아르노 그리냐르 연구 팀은 에이전트 기반의 시뮬레이션을 이용하여 재건한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 등 번화한 공공 장소에서 가능한 디자인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뉴욕의 스타트업 토포스(Topos)는 AI를 이용해 도시의 배치가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한다. 한 프로젝트에서는 이미지 인식과 자연어 처리 등 다양한 AI 기술을 활용해 뉴욕의 다양한 지역이 그곳 거주민들에게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알아봤다. 그런 뒤 주거지인지 상업지인지, 전원 지역인지 도시인지 등 지역간 유사성을 기준으로 뉴욕 5개 자치구의 경계선을 수정했다. 그 결과 만들어진 지도는 센트럴 맨해튼을 중심에 두고 5개 자치구가 거의 동심원을 이루며 에워싼다.

호주 멜버른 대학교의 재스퍼 베이난즈 역시 AI가 미래 도시 디자인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의 연구팀은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s)을 사용해 구글 스트리트 뷰 이미지의 스타일 변환을 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스타일 변환(style transfer)은 주로 하나의 이미지를 다른 이미지의 스타일로 만들어 내는 데 사용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셀피 ’를 반 고흐가 그린 그림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베이난즈는 AI가 시각적 스타일 대신 다른 도시의 구획에 공중 보건 데이터를 반영하는 ‘스타일’을 배우도록 만들었다. 그런 뒤 공중 위생이 좋은 동네 스타일을 스트리트 뷰 이미지로 재현했다. 즉 베이난즈의 AI는 나쁜 동네의 이미지를 수정해 좋은 동네처럼 보이도록 만들 수 있다. 도시 계획자들은 이런 방법을 도시 정비 지침으로 활용해 어느 곳은 녹지, 또 어느 곳은 더 넓은 거리 등의 작은 변화를 줄 수 있다.

AI는 도시 계획가들이 도시 환경 개선을 위해 하는 고려하는 전문 지식을 배우지는 못했지만, 일반적 상식은 스스로 알아냅니다. “GAN이 산출한 결과가 녹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간의 과학적 지식과 일치한다는 것은 흥미롭습니다.”라고 베이난즈 교수는 말한다.

그의 연구팀은 GAN을 활용한 스타일 전환법 개발을 위해 120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고 있으며, 이를 도시 계획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도시 설계의 영향

도시 계획에서 AI를 보다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중 하나는 도시 설계가 세계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1월에 베이난즈와 그의 연구팀은 학술 저널 랜싯플래니터리헬스(The Lancet Planetary Health)에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거주하는 1692개 도시를 살펴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주로 이미지 인식에 사용되는 전통적인 신경망을 활용해 도시 안에서 발생한 심각한 도로 교통사고의 수에 따라 다양한 도시 배치를 분류했다. 작은 구역 주변으로 고속철도망과 도로가 더 촘촘하게 배치된 도시가 막다른 골목 주변으로 철도망과 도로가 무질서하게 배치된 도시보다 더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그리 놀랍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자동화 기술이 아니었더라면 그 데이터를 전혀 분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유토피아적 삶이라는 목표는 어떤 종류의 도시 공간이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하거나 건강하게 만든다는 전제를 두고 있다. 하지만 실험하기 어렵고 야심 찬 재생 사업은 실패할 수 있다. AI 도시 계획가들은 기존 도시 배치의 드러나지 않은 영향을 밝히거나 수천 개의 디자인을 시뮬레이션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 샐지 교수는 현재 미국의 도시 계획가들과 함께 향후 대회에서 사람들의 이동 동선이나 쇼핑 장소 등 사람들이 도시를 활용하는 방식에 대한 더 현실적인 데이터를 통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공적 창조물인 도시를 훨씬 더 실제처럼, 그리고 더 유용하게 만들 수 있다.

그렇다고AI가 도시 계획을 완전히 대신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할 수 없다. 도시는 단순히 지상에 물체를 배치해서 완성되는 일이 아니다. 사람들이 사는 터전이다. 또한 수많은 교환의 결과라고 시티 뷰티풀(City Beautiful)이라는 유명한 유튜브 채널 운영자이자 도시 계획가 데이브 아모스는 설명한다. 아모스는 2018년 GDMC 대회 결승 참가자를 검토하는 영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도시 계획은 본질적으로 정치적 과정이다. 즉 앞으로의 개발 방향을 놓고 사람들이 대립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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