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는 단순히 성적 흥분만 일으키는 게 아니라 우리가 논의해야 할 여러 가지 질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여기서 말하는 질문이란 “외설적인 것이란 무엇인가?”나 “윤리적이거나 안전하게 시청할 수 있는 것이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이다.
우리가 포르노를 소비하거나 지지할 필요는 없지만, 그럼에도 포르노를 둘러싼 위와 같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본다. “과연 ‘진짜’ 포르노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노력이 특히 더 그러하다.
미국에서는 반(反)포르노 운동은 여러 세대에 걸쳐 문화 전쟁의 중심적 이슈였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 이슈에 대한 관심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우선 스마트폰으로 인해 포르노가 쉽게 퍼지면서 포르노 시청을 막기 어려워졌다. 그리고 포르노는 표현의 자유와 발전하는 기술과 얽히면서 정치적으로도 건드리기 까다로운 문제가 되었다. 결국 이 문제에 대해선 ‘불편한 휴전’이 시작됐다. 성인들이 합의하에 포르노를 제작하고 유료 결제와 연령 인증 시스템이 도입된 경우라면 그냥 내버려두자는 쪽으로 사람들의 의견이 기울었다.
그러나 오늘날 AI 포르노는 저녁식사 테이블과 학부모 회의는 물론 심지어 법정에도 침투하고 있어 그러한 휴전이 더이상 지속되지 못할 전망이다. 이 문제는 이미 국가적 담론으로 재부상하고 있다. 가령 미국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은 미래의 공화당 행정부를 위해 마련한 정책 개편안인 프로젝트 2025에서 포르노를 불법화하고 제작자를 체포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