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Silicon Valley hatched a plan to turn blood into human eggs

나이·성별 상관없이 누구나 애 가질 수 있는 시대 열리나…인공 난자 개발에 뛰어든 실리콘밸리

줄기세포를 이용해 인간의 다른 세포들을 생식 세포로 변환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들이 있다. 이들은 우선 인공 난자를 만들어서 임신에 관한 우리의 상식을 모두 깨뜨리고자 한다. 인공 난자를 만드는 것이 어떤 기술인지, 윤리적 문제는 없는지, 현재 진행 상황이 어떤지 알아봤다.

몇 년 전 캘리포니아 기술업계 출신의 한 젊은 남성이 세계 최고의 발생생물학 실험실 몇 곳을 불쑥 찾아왔다. 이 실험실들은 배아의 비밀을 풀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고, 특히 난자의 형성 과정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이들이 난자의 형성 과정을 알아낸다면, 그 과정을 복제해서 어떤 세포든 난자로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다.

실험실을 방문한 그 젊은 남성 매트 크리실로프(Matt Krisiloff)는 연구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생물학을 전혀 모르는 26세의 젊은 청년에 불과했다. 그러나 에어비앤비와 드롭박스 같은 기업을 키워낸 샌프란시스코의 유명한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에서 연구 프로그램을 주도했던 그는 그 과정에서 부유한 기술 투자자들과 만나며 ‘든든한 연줄’을 확보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크리실로프는 특히 인공 난자 기술에 관심이 있었다. 그는 동성애자였고, 이론적으로는 남성의 세포도 난자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일이 실제로 가능하다면, 남성 커플도 자신들과 유전적으로 연결된 아이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크리실로프는 “나는 ‘언제쯤 동성 커플도 함께 아이를 가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관심이 있었다. 인공 난자 기술이 이러한 생각을 실현할 가망이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크리실로프가 설립한 기업 ‘컨셉션(Conception)’은 현재 성체 세포를 정자나 난자 같은 생식세포로 바꾸는 기술인 ‘체외 생식세포 생성(in vitro gametogenesis)’ 기술을 연구하는 가장 큰 기업이다. 이곳은 약 16명의 과학자를 고용하고 있으며, 와이콤비네이터의 전 회장이자 현재 오픈에이아이(OpenAI)의 CEO인 샘 올트먼(Sam Altman)과 스카이프(Skype) 설립자 중 한 명인 얀 탈린(Jaan Tallinn), 리커전 파마슈티컬스(Recursion Phamaceuticals)의 공동 설립자 블레이크 보저슨(Blake Borgeson)을 비롯해 잘 알려진 기술계 거물들로부터 2,0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컨셉션은 우선 여성을 위한 대체 난자를 개발하려고 하고 있다. 대체 난자를 만드는 것이 남성의 세포를 난자로 바꾸는 것보다 과학적으로 더 쉽기도 하고, 확실한 시장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나이를 먹고 성인이 되어 천천히 아이를 갖지만, 사실 여성의 건강한 난자 공급은 30대에 급격하게 줄어든다. 이것이 환자들이 난임 클리닉(IVF clinic)에 방문하는 주요 원인이다.

컨셉션은 여성 공여자의 혈액 세포부터 시작해서, 이러한 혈액 세포를 실험실에서 만들어지는 첫 번째 ‘개념증명 인간 난자(proof-of-concept human egg)’로 바꾸고자 한다. 물론 아직 성공하지 못했고, 사실 그 누구도 성공한 적이 없다. 실험 성공을 위해서는 아직 극복해야 할 과학적 수수께끼들이 남아 있지만, 크리실로프는 올해 초에 투자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가 세계 최초로 인간 난자를 만드는 기업이 될지도 모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메일에 인공 난자가 “지금까지 만들어진 기술 중에 가장 중요한 기술이 될 수도 있다”고도 적었다.

embryo manipulation concept
NICOLáS ORTEGA

그의 말은 과장이 아니다. 만약 과학자들이 난소를 만들어서 공급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임신에 관한 법칙들이 모조리 깨지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암이나 수술로 인해 난소를 잃은 여성들도 생물학적인 자녀를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실험실에서 만든 난자는 여성의 가임기 연령을 무효화시킬 수 있으므로, 여성이 50세, 60세, 심지어 그 이상 나이를 먹은 이후에도 친자를 가지게 될 수도 있다.

피를 뽑아서 난자 세포를 만드는 것은 어렵기도 하고, 윤리적으로도 매우 염려스러운 일이다. 우선 컨셉션이 줄기세포에서 난자를 만들 때 사용하는 과정에는 인간의 태아 조직이 필요하다. 임신이라는 개념이 우리가 삶에서 용인하던 사실과 어긋난다면,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동성 커플 간의 임신 기회가 열릴 수도 있지만, 혼자 자녀를 갖거나 네 명이 자녀 하나를 만드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더 현실적으로 보자면 이 기술이 개발될 경우 난자를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맞춤 아기(designer children)’가 더 빨리 등장하게 될 수도 있다. 의사들이 환자 한 명을 위해 난자 1,000개를 만들 수 있다면, 그 난자들을 전부 수정시켜서 최상의 결과를 가져올 배아를 테스트하고, 미래의 건강이나 지능에 관해 유전자 점수를 매길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CRISPR) 같은 DNA 조작 도구로 마음껏 배아의 유전자를 편집하게 될지도 모른다. 컨셉션은 올해 초에 보낸 광고 문구에 적었듯이 인공 난자가 “배아에서 광범위한 게놈 선택과 편집”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크리실로프는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의미 있는 유전자 선택을 한다면 이 기술이 매우 바람직한 기술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배아의 미래 건강도 보장해주겠지만 상업성 또한 엄청날 것이다.

과학적인 이유로 남성의 세포를 건강한 난자로 바꾸는 것은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컨셉션은 아직 그런 과정을 시도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이것 역시 컨셉션의 사업 계획에 포함되어 있다. 아마도 크리실로프가 가정을 꾸릴 준비가 될 때쯤이면, 남성 커플도 자신들의 유전자로 시험관 아이를 갖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고, 그러면 대리모가 아이를 품어줘야 할 것이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크리실로프는 “나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따라서 그런 일이 가능할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언제’ 가능할지를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쥐의 꼬리

그렇다면 난자를 만드는 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까? 우선 첫 단계는 성인에게서, 예를 들어 백혈구 같은 세포를 가져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세포를 강력한 줄기세포로 변환한다. 이 과정에는 발견자들에게 노벨상을 안겨줬던 ‘리프로그래밍(reprogramming)’이라는 기술이 필요하다. 리프로그래밍 기술을 사용하면 과학자들은 어떤 세포라도 다른 종류의 조직을 형성할 수 있는 ‘만능(pluripotent)’ 줄기세포가 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그런 유도 줄기세포들이 환자의 유전자 구성에 맞춰서 난자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바로 마지막 단계이다. 특정 세포 유형은 실험실에서 만들기 매우 쉽다. 만능 줄기세포를 접시에 담아서 며칠 동안 놓아두면 일부 세포들이 자연스럽게 심근처럼 고동치기 시작한다. 그 외 다른 세포들은 지방 세포가 된다. 그러나 난자는 만들어내기 가장 어려운 세포에 속한다. 일단 신체에서 가장 큰 세포인 만큼 크기가 매우 크고, 특징도 독특하다. 여성은 태어날 때 평생 사용할 난자를 전부 갖고 태어나며, 더는 생산하지 않는다.

2016년에 일본의 과학자 하야시 가츠히코와 그의 선배 사이토 미티노리는 쥐의 피부 세포를 몸 밖에서 생식세포로 바꾸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이들은 잘라낸 쥐 꼬리에서 가져온 세포를 줄기세포로 유도한 후에, 중간에 난자가 될 수 있도록 줄기세포의 발달 경로를 바꿨다고 발표했다. 그러고 나서 마지막으로 그들은 쥐의 태아의 난소에서 얻은 조직과 함께 자신들이 만든 난자를 배양했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작은 난소를 만들어냈다.

베드퍼드 연구재단(Bedford Research Foundation)의 데이비드 알버티니(David Albertini)는 “이건 ‘패트리 접시에서 난자를 만들 수 있을까?’하는 문제가 아니다. 원래 몸 안에 있어야 하는 세포를 밖에서 만들어냈기 때문에, 형성 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인공 구조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상치 못한 방문객

크리실로프가 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과정을 인간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생물학 실험실들을 방문하기 시작한 것은 일본에서 쥐 실험이 진행되고 나서 1년 뒤의 일이었다. 그는 영국 에든버러에 나타났고, 이스라엘 교수들과 스카이프로 영상 통화를 했으며, 후쿠오카 규슈대학교에 있는 하야시의 연구실에도 순례를 다녀왔다.

거기서 그는 장학금을 받고 연구실에 방문해 있던 생물학자 파블로 우르타도 곤살레스(Pablo Hurtado González)를 만났다. 그리고 곤살레스는 크리실로프와 함께 컨셉션을 설립하게 되었다. 세 번째 공동 설립자이자 난임 클리닉에서 일하고 있던 발생학자 비앙카 세레스(Bianka Seres)도 나중에 팀에 합류했다.

시카고대학교를 졸업한 크리실로프는 그때까지 와이콤비네이터 연구소 책임자였고, 그곳에서 샌프란시스코 지역 사람들에게 기본 월 소득을 주는 연구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와이콤비네이터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트업 아카데미이다. 그 연구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는 일자리를 자동화에 빼앗긴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아무 조건 없이 사람들에게 기본 소득을 주는 실험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founders of Conception.bio
컨셉션이라는 스타트업은 혈액 세포를 인간의 난자로 변환해서 산모의 나이 제한을 없애려고 하고 있다. 설립자는 왼쪽부터 비앙카 세레스, 매트 크리실로프, 파블로 우르타도 곤살레스이다. CHRISTOPHER WILLIAMS

크리실로프는 당시 와이콤비네이터 회장이었던 올트먼과 데이트를 시작한 이후에 그곳을 그만뒀다고 밝혔다. 올트먼과의 관계가 오래 지속된 것은 아니었지만, 와이콤비네이터를 그만둔 것을 계기로 그는 초기 난소 사업에 완전히 매진할 수 있었고, 올트먼으로부터 초기 자본도 투자받을 수 있었다. 회사는 처음에 오비드 리서치(Ovid Research)라는 이름이었지만, 이번 10월에 ‘컨셉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일부 연구자들은 젊은 사업가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넘어서는 일에 도전하고 있다고 느꼈다. ‘체외 생식세포 생성’은 수년 동안 이 분야를 연구해 온 대학교 연구팀에 속한 핵심 연구자들의 전유물이었다. 알버티니는 “내가 그들에게 이야기를 했을 때, 그들은 프로젝트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그들이 나에게 어떤 장비를 사야 하느냐고 묻고 있었다. 그리고 ‘난자를 만들었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난자가 어떻게 생겼는가?’라고 물었다”고 말했다.

크리실로프가 알게 된 또 한 명의 과학자는 스크립스 연구소(Scripps Research Institute)의 줄기세포 생물학자 진 로링(Jeanne Loring)이었다. 샌디에이고 동물원과 함께 작업하고 있던 로링은 이전에 멸종 직전이었던 마지막 북쪽 흰 코뿔소의 세포를 냉동한 적도 있었다. 그녀는 동물을 되살리는 것과도 관련이 있으므로, 난소 만드는 기술에도 흥미가 있었다. 로링은 “그들은 젊고 낙관적이었으며 수중에 돈도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을 설득시키느라 애쓸 필요가 없었다. 가끔은 순진하게 구는 것이 정말 좋은 전략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크리실로프가 확실히 알고 있었던 것은 ‘생식 기술(reproductive technology)’이 기술 투자자들에게는 인공지능(AI)이나 우주 로켓과 마찬가지로 매력적이라는 점이었다. 스탠퍼드대학교의 생식내분비 학자 배리 베어(Barry Behr)는 “요즘은 카드보드지 조각에 ‘임신’이라고 써서 샌드힐로드로 가져가도 투자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공 생식세포와 관련된 문제는 아마도 수년 동안 의료 상품이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복잡한 책임 문제도 있다. 만약 인공 생식세포를 통해 태어난 아기가 정상이 아니라면 누구를 탓해야 하는가 같은 문제이다. 크리실로프는 회사를 만들 때 그런 것들을 장애물로 여기지 않았다. 실제로 그는 더 많은 스타트업들이 ‘어려운’ 과학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어려운 과학 문제를 해결할 발견이 상업적 환경에서 더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믿는다. 그는 이에 대해서 “나는 사람들이 연구 기관을 영리 단체로 전환하면 더 많은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회사라는 맥락에서 더 기본적인 연구가 진행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태아 조직

크리실로프의 회사는 지금까지 보도자료를 내거나 대중의 관심을 구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의 연구팀이 아직 인간 난자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가 가망도 없는 생물학적 ‘베이퍼웨어(vaporware)’를 홍보한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크리실로프의 말에 따르면 컨셉션은 회사의 첫 번째 기술 기준점을 달성하려고 하고 있다. 그것은 인간 난자를 생산하고, 인간 난자를 만드는 방법의 특허를 받는 것이다.

이것은 쥐의 난자를 만들었던 일본 연구팀 같은 대학교 연구팀들의 목표이기도 하다. 그러나 쥐를 대상으로 성공했던 실험을 인간에게 똑같이 반복하는 것은 매우 쉽지 않은 일이다. 어느 난자가 발달할 것인지와 같은 자연적인 단계를 복제해야 하고, 실험도 임신 기간만큼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쥐가 대상일 때는 이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쥐는 임신 기간이 20일에 불과하다. 그러나 인간에게 적용하면 각 실험마다 몇 달씩 소요될 것이다.

내가 2017년에 사이토와 하야시를 만났을 때 그들은 쥐에서 성공한 기술을 인간에게 똑같이 시행하려고 할 때 또 하나의 곤란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과정을 그대로 반복하려면 낙태 조직도 필요하다. 과학자들이 몇 주 정도 지난 인간의 배아나 태아로부터 난포 세포(follicle cell)를 얻어야 하는 것이다. 유일한 대안은 줄기세포에서 이러한 필수적인 지지 세포를 만드는 법을 알아내는 것뿐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엄청난 연구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그들은 예측했다.

컨셉션에서 과학자들은 태아 조직 접근법을 시도했다. 그들은 이것이 ‘개념증명 난소’를 얻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믿고 있었다. 크리실로프는 필요한 물질을 얻기 위해 광범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어느 시점에는 낙태 세포 제공자들에게 직접 트윗을 보내기도 했다. 또한, 잘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스탠퍼드대학교와 협력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는 컨셉션이 현재 어디에서 조직을 기증받고 있는지 답변을 거부했다.

태아 조직 연구는 합법이지만 매우 민감한 문제이며, 일부 대중은 엄청난 혐오감을 느낄 정도이다. 트럼프 정권 때 보건 관계자들은 보조금을 검토하는 데 낙태 반대자들을 패널로 포함하는 등 새로운 장벽을 세웠다. 크리실로프는 컨셉션이 여전히 인간의 태아 조직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과학자들이 줄기세포에서 태아 조직을 다시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핵심 세포 유형을 특징짓는 분자 신호를 이해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고 밝혔다.

그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느 정도 실제 인간의 조직을 이용해 연구하고 있지만, 빠져나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사람들이 갖는 느낌 때문에 논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한 방 얻어맞고 지금 연구를 계속 진행해서, 나중에는 전부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연구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줄기세포에서 인간의 완전한 난소 오가노이드(organoid)를 만들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여름에 하야시의 연구팀은 쥐에서 난소를 만들어냈다. 7월에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된 보고서에서 하야시의 연구팀은 “난모 세포 생산을 완전히 도울 수 있으며 제대로 기능하는 난포 구조를 재형성했다”고 발표했다. 그들은 완전한 인공 시스템이 중요한 이유도 설명했다. “인공 시스템에는 배아 생식기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윤리적, 기술적 우려가 줄어든 이 방식은 다른 포유류 종에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야시는 이메일에서 “연구에는 4년이 걸렸다.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자신과 사이토가 이제 인간의 줄기세포를 이용해서 소형 난소를 형성하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으며, 그 난소를 이용해 난자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일본 정부와 미국 기술 거물들에게 연구비 지원을 받고 있다. 페이스북의 공동 설립자 더스틴 모스코비츠(Dustin Moskovitz)와 그의 아내 캐리 투나(Cari Tuna)가 설립한 자선 단체, 굿 벤처스(Good Ventures)에서 연구 지원금으로 650만 달러도 받았다.

스타트업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현재 미국에서 스타트업 세 곳이 난자 만드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컨셉션뿐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인디바이오(IndieBio) 공간에서 두 명이 시작한 아이비네이털(Ivy Natal)이라는 스타트업도 있고, 가메토(Gameto)라는 세 번째 회사는 미국에서 가장 큰 난임 클리닉 체인을 설립한 사업가 마틴 바사브스키(Martin Varsavsky)가 설립했다.

컨셉션의 경쟁사인 두 회사도 줄기세포를 난자로 바꾸려고 하고 있지만, 더 빠른 방법도 찾고 있다. 기존의 방식이 태아의 발달 과정을 모방하는 것이었다면(그래서 크리실로프는 실험 한 번에 “몇 달씩 걸릴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 기업들은 컴퓨터 예측을 이용해 선정한 정확한 유전자 세트를 활성화시켜서 지름길을 찾고자 한다.

가메토는 아직 고작 300만 달러를 투자받았지만, 가메토를 후원하고 있는 이들은 주목할 만하다. 투자자에는 23앤드미(23andMe)의 CEO 앤 워치츠키(Anne Wojcicki), 코인베이스(Coinbase)의 CEO인 가상화폐 억만장자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그리고 천사 같은 투자자이자 플리커(Flickr)의 공동 설립자 카트리나 페이크(Caterina Fake)가 포함되어 있다. 지금까지 가메토의 주요 활동은 유전학자 조지 처치(George Church)의 실험실에 근무하는 하버드대학교 연구 펠로우 프라남 차테르지(Pranam Chatterjee)를 지원하는 것뿐이다. 바사브스키는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일은 실험을 통해 성공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만약 성공하면 인류의 과정을 바꿔놓을 수 있다. 따라서 시도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하버드대학교의 전략은 거대한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전사인자는 세포들이 어떤 정체성을 갖게 될지 결정하는 신호를 말한다. 줄기세포에서 제대로 된 인자를 활성화시키면, 며칠 만에 원하는 세포 유형을 바로 얻게 될 수도 있다. 처치는 이 방식이 다른 방식보다 “50배는 더 빠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임신의 다른 단계마다 배아의 난소에서 어떤 유전자를 활성화시켜야 할지 알아내서 패턴을 복제해야 하지만, 이런 정보는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하며 낙태 조직에서 생성하거나 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바사브스키는 “마치 난모 세포를 만드는 복권에 당첨되는 것과 같다. 우리 방식은 전사인자를 찾아내는 이성적인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하버드대학교 연구실은 난소 만드는 실험을 진행하기 전에 마지막 윤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처치는 연구비를 나누면서, 하버드와 가메토가 함께 발견하는 난소 만드는 방식의 소유권을 나누어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난소 관련 스타트업 중 그 어느 곳도 규모가 매우 크지 않다는 사실은 이 기술에 관련되어 있는 상당한 과학적, 윤리적 위험 요소를 반영하고 있다. 처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더 쉬울 것이라는 생각에 적은 돈만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현명한 투자는 이게 어려운 일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실험실에서 언제쯤 난소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지 묻자 그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짧으면 반년이지만 길어지면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15년 후

많은 대학 연구자들은 여전히 난소 만들기가 서둘러서는 안 되는 매우 미묘하고 복잡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쥐 꼬리에서 가져온 세포를 난소로 바꾸는 데 처음 성공해서 쥐를 만들어냈던 일본의 생물학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작년에 하야시는 나에게 인간에게 이 기술을 적용해보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너무 이른 것 같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하야시는 누군가 인간을 이런 식으로 만들어내려고 할 경우 의학적 결과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 난자에서 태어난 쥐는 건강해 보였고, 새끼도 낳을 수 있었지만 ‘알 수 없는 기형’이나 숨겨진 결함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인공 난자에서 인간을 만드는 위험한 시도를 하기 전에 사회적 토론과, 훨씬 많은 연구와, 광범위한 안전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그와 사이토가 이번 달 ‘사이언스’ 저널에 발표했다.

컨셉션의 웹사이트는 자사의 기술이 ‘잠재적으로 남성 동성 커플들도 생물학적 자녀를 가질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런 기술은 확실성이 떨어진다. 일본에 있는 하야시의 연구팀은 수컷 쥐 세포를 이용한 난자 만들기에 대해서도 발표했지만, 연구 과정을 살펴보면 매우 비효율적이었다. 남성의 세포는 남성의 Y 염색체에 나타나는 유전자가 난소 형성을 억제하면서 발달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방해’를 받았다. 물론 연구자들이 결국 그런 불균형을 유전자 조작으로 수정할 수는 있었지만, 유전자 조작까지 동원해야 하는 비효율적인 과정임은 틀림없었다.

여성 두 명으로 이루어진 커플의 임신의 경우 반대의 문제가 있다. 여성 세포는 두 개의 X 염색체를 가지고 있지만 Y 염색체를 복사할 수가 없다. 피츠버그대학교 연구자이자 정자 생물학 전문가 카일 오위그(Kyle Orwig)는 “Y 염색체가 없으면 정자를 만들 수 없다. 정자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유전자가 Y 염색체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장벽을 해결할 방법이 있는 것 같기는 하다. 2018년에 중국 과학자들은 두 마리의 암컷 쥐를 이용해 새끼 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는 절대 자연적이라고 할 수 없는 엄청난 실험실 조작이 필요했다. 오위그는 “어느 방향으로 해내든지 아주 복잡한 방법들이 필요하다. 물론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많으므로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난임 의사들은 이미 연구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주 볼티모어의 미국 생식의학회(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 연례 회의에서 인공 생식세포 형성과 유전자 조작에 대한 발표가 본회의를 장악했다. 애리조나 주립 대학교의 과학 사회학자 벤 헐버트(Ben Hurlbut)는 “상당히 명쾌하다. 그들은 미래에 우리가 인체 외부에서 임신할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난자를 만드는 것이 가능한지 증명하는 것은 첫 단계에 불과하다. 그리고 아마 이것이 가장 쉬운 단계일 것이다. 연구자들이 난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해도, 그 난자가 사용하기에 안전한지 증명해야 할 것이다. 스탠퍼드대학교의 생명윤리 및 법학 교수 헨리 그릴리(Henry Greely)는 “첫 번째 해야 할 일은 그 난소를 만드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단계는 만들어진 난소를 수정시키고 인간 배아가 실험실 접시에서 정상적으로 자라는지 관찰하는 것이다.

인공 난소에서 인공 수정된 배아가 정상인 것처럼 보이면 난임 의사들은 계속 진행해도 안전하다고 결론 내릴지도 모른다. 바사브스키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는 “배아를 만들어서, 유전적으로 테스트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배아와 일반적으로 만들어지는 배아 사이에 차이가 있는지 찾아내야 한다. 만약 차이점이 없다면 FDA에서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릴리는 기술을 너무 빠르게 테스트하려고 달려드는 지나치게 야심 찬 의사들이 있을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2018년에 중국에서 연구팀이 첫 번째 유전자 조작 아이를 만들었을 때 벌어졌던 일처럼 말이다. 지난주 난임 의사들의 학회에서 그릴리는 이 기술이 널리 사용되려면 15년은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의사들에게 천천히 가자고 강조하며, 인공 난자를 이용한 첫 번째 실험은 원숭이나 침팬지를 대상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구든 너무 서두르다가 “장애가 있거나 죽는 아이”를 만들면, 끔찍한 ‘지옥’을 경험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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