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영하 20℃에서 작동…화재 위험 낮춘 리튬 금속 전지용 고분자 고체 전해질 개발
리튬 금속 전지의 고질적 약점인 저온 성능 저하와 화재 위험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고체 전해질 기술이 등장했다. DGIST는 에너지환경연구부 김재현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성균관대학교 이상욱 교수팀, 경북대학교 전상은 교수와 공동으로 PEGDME 기반 고분자 네트워크에 불소계 에터(Fluorinated Ether, FE)를 결합한 새로운 고체 전해질을 개발해 영하 20℃ 이하에서도 동결 없이 작동하면서 난연성과 고전압 안정성까지 확보했다고 7일 밝혔다.
리튬 금속 전지는 높은 에너지 밀도로 차세대 배터리의 유력 후보로 꼽히지만, 저온 성능 저하와 고전압 안정성이 그동안 상용화의 발목을 잡아 왔다. 새 전해질은 안전성과 성능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차세대 고에너지밀도 배터리 상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Energy Storage Materials’ 4월호에 게재됐다.
저온·고전압·화재 위험…리튬 금속 전지 고체 전해질의 세 가지 벽
리튬 금속 전지는 높은 에너지 밀도 덕분에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아 왔다. 다만 널리 쓰이는 액체 전해질은 리튬 금속과 만나면 부반응을 일으켜 계면이 불안정해지고, 리튬 수지상(dendrite, 전극 표면에서 가지처럼 자라나는 리튬 결정)이 형성돼 화재 위험과 수명 저하 문제를 동시에 일으킨다.
이를 해결할 대안으로 액체 대신 고체 형태의 전해질이 떠올랐다. 그 중에서도 고분자 기반 고체 전해질이 활발히 연구돼 왔지만, 저온에서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고 고전압 환경에서 안정성이 낮아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가 주목한 해법은 분자 단위 설계였다. PEGDME(Poly(ethylene glycol) dimethylether, 폴리에틸렌글리콜 다이메틸에터) 기반 고분자 네트워크에 불소계 에터(FE)를 결합해, 두 분자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고분자 전해질의 동결과 산화 취약 문제를 동시에 푸는 방식이다.
불소계 에터의 분자 상호작용으로 동결·산화·화재 위험 동시 해결
새 고체 전해질의 핵심은 PEGDME와 불소계 에터(FE) 사이의 분자 상호작용이다. 고분자와 첨가제가 결합하면서 전해질의 구조가 안정화되고, 기존 대비 성능이 크게 끌어올려졌다.
이 상호작용 덕분에 고분자가 저온에서 동결되는 현상이 억제된다. 새 전해질은 영하 20℃ 이하에서도 동결 없이 1.46 × 10⁻⁴ S/cm 이상의 이온 전도도를 유지했고, 리튬 이온 이동성이 함께 향상되면서 배터리 성능이 개선됐다.
같은 상호작용은 고전압 환경에서의 산화 안정성도 끌어올린다. 전극 표면에는 안정적인 보호층이 형성되며 리튬 덴드라이트 성장이 억제됐고, 고전압 양극을 적용한 환경에서 수명 특성이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더해 난연 특성을 갖춰 화재 위험까지 함께 낮췄다.
액체 전지 제조 라인과 호환되는 in-situ 공정…상용화 가능성 확인
이 기술은 셀 내부에서 고분자를 형성하는 in-situ(현장 합성) 공정으로 만들어진다. 미리 제작된 고분자 막을 끼워 넣는 대신 셀 안에서 고분자를 그대로 굳히는 방식이라, 기존 액체 전지의 제조 라인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새 전해질은 실제 배터리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의 성능까지 입증해 상용화 가능성도 확인됐다. 김재현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저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면서 안전성까지 확보한 고분자 고체 전해질 기술”이라며 “차세대 고에너지밀도 배터리 개발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DGIST 김재현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성균관대학교 이상욱 교수팀, 경북대학교 전상은 교수와 공동으로 참여했다. DGIST 에너지환경연구부 전인준 전임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 김종민 선임연구원이 공동저자로 함께했다. 게재된 논문 제목은 ‘Fluorinated ether-anchored solid polymer electrolyte for lithium metal batteries for low-temperature adaptability’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