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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재료연구원, 수전해 성능 저하 원인 실시간 분리 분석하는 2전극 기반 진단 기술 개발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시스템의 전압 손실 원인을 실제 운전 중 전극 반응·이온 전달·물질 이동 저항으로 항목별 분리 정량화하는 실시간 진단 플랫폼이 처음으로 구축됐다.

그린수소 생산 장치인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시스템이 장시간 운전 중 성능이 저하되는 원인을, 별도 장치 없이 실제 운전 환경에서 항목별로 실시간 분리 분석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재료연구원(KIMS) 에너지·환경재료연구본부 최승목 박사 연구팀은 부산대학교 김양도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과 분포형 완화시간 분석(DRT) 기법을 결합해 2전극 기반의 실시간 정밀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 IF 18.9)에 2026년 3월 27일 온라인 게재됐다.

그린수소의 병목,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의 성능 저하 문제

수전해는 물에 전기를 흘려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기술이다. 이 중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AEMWE, Anion Exchange Membrane Water Electrolysis)는 음이온(OH⁻)만 통과시키는 특수 막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비교적 저비용·고안전 차세대 그린수소 생산 기술로 주목받아 왔다. 고가의 귀금속 촉매 대신 비귀금속 소재를 쓸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대규모 그린수소 상용화의 유력한 후보 기술로 꼽힌다.

그러나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시스템은 장시간 운전할수록 전압이 점점 상승하며 성능이 떨어지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 수소 생산 효율이 낮아진다는 뜻이다. 문제는 성능 저하가 왜 일어나는지 그 원인을 명확히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었다. 실제 수전해 장비는 양극(산화 반응)과 음극(환원 반응), 두 개의 전극만으로 이루어진 2전극 구조로 구성되는데, 이 구조에서는 전체 성능 변화는 확인할 수 있어도 어느 부위에서 얼마나 손실이 발생하는지 따로 짚어내기 어렵다.

기존에는 3전극(three-electrode configuration) 방식이나 반쪽 전지(half-cell) 실험으로 각 전극의 반응을 따로 분석해 왔다. 그러나 이 방법들은 실제 단위 셀(single-cell) 운전 환경과 다른 조건에서 측정하는 것이어서, 실제 상용화 단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현장에서 쓰는 장치 그대로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했던 이유다.

EIS와 DRT의 결합: 얽힌 손실 원인을 항목별로 풀어낸다

연구팀이 채택한 핵심 방법은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 Electrochemical Impedance Spectroscopy)과 분포형 완화시간 분석(DRT, Distribution of Relaxation Times)의 결합이다. EIS는 교류 신호를 전기화학 시스템에 가해 내부 저항과 반응 특성을 측정하는 기법으로, 시스템 내부에서 전기가 어디에서 얼마나 막히는지 파악하는 데 쓰인다. DRT는 EIS로 얻은 임피던스 신호를 시간 상수 분포로 변환해, 서로 겹쳐 있는 반응 및 저항 요소를 수학적으로 분리해 해석하는 기법이다. 각각의 방법만으로는 복합적으로 얽힌 손실 원인을 풀어내기 어렵지만, 두 기법을 결합하고 과전압을 분리하는 독자적인 분석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정밀한 진단이 가능해졌다.

이 분석 체계를 통해 연구팀은 수전해 시스템의 전압 손실을 △전극 반응 저항(전극 표면의 산화·환원 반응이 원활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저항) △수산화 이온(OH⁻) 전달 저항 △막 및 접촉 저항 △물질 전달 저항(반응물·생성물이 전극 표면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항) 등 4개 항목으로 나눠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수전해 시스템에서 나타나는 전압 상승 현상이 단순한 전극 열화만이 아니라 이온 전달 및 물질 이동 제한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사실을 규명했다. 과전압(overpotential)이란 화학 반응이 실제로 일어나도록 이론적으로 필요한 전압보다 추가로 더 가해줘야 하는 에너지로, 과전압이 낮을수록 적은 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 효율이 높아진다.

연구팀은 다양한 전해질 농도와 막 조건에서 반복 실험을 수행해 분석 결과의 재현성을 확인함으로써 신뢰성을 입증했다. 이번 기술은 3전극 장치 없이도 실제 2전극 기반 수전해 시스템에서 전극별 반응 특성을 구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진단 방식과 차별화된다.

상용화 친화적 진단 플랫폼으로…소재·설계·운전 전략 최적화에 활용

이번에 개발된 진단 기술은 실제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장치를 그대로 구동하면서 성능 저하 요인을 실시간으로 추적·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용화 친화적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갖는다. 기존 방법처럼 별도의 3전극 구성이나 반쪽 전지 실험 환경으로 바꿀 필요 없이, 현장에서 쓰는 장치 그대로 운전하면서 진단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실험실 수준의 분석을 넘어 실제 시스템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분석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도출된 진단 지표는 향후 전극 소재 개발, 막·전극 구조 설계, 시스템 운전 전략 최적화 등 다방면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느 부위의 저항이 성능 저하를 주도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으면, 그에 맞는 소재나 구조 개선 방향을 훨씬 효율적으로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승목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복잡한 수전해 시스템 내부에서 발생하는 전압 손실 원인을 실제 운전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분해·해석할 수 있는 분석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며 “그린수소 생산 기술 상용화를 앞당기는 핵심 진단 기술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