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uture of urban housing is energy-efficient refrigerators

도시 주택의 미래는 더 효율적인 ‘냉장고’에 있다

에너지 효율이 낮은 낡은 건물을 개조하는 것은 매력적이지 않은 방식처럼 보이지만, 도시 주택의 수많은 최첨단 해결책들보다 훨씬 환경친화적이다.

뉴욕시 주택국(New York City Housing Authority, 이하 ‘NYCHA’)이 관할하는 낡은 아파트와 도시 주택의 상처 가득한 모습에서 곧바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는 어렵다. 뉴욕 주민 16명 중 거의 한 명에게 주거지를 제공하는 뉴욕의 가장 큰 건물주 NYCHA는 수십 년 동안 유지보수를 미루고 관리를 소홀히 한 이후에 건물들이 말 그대로 허물어지고 있는 모습을 목격해왔다. 건물의 물리적인 인프라가 망가지면서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고 놀이터가 부서지고 외관이 허물어진 것처럼 NYCHA도 최근 몇 년 동안 곰팡이와 가짜 납 검사와 관련한 일련의 스캔들을 견뎌냈다. 2012년 허리케인 샌디(Hurricane Sandy)는 건물 지하에 위치한 전기와 난방 시스템을 침수시키면서 사상자 수를 더했다. 이 모든 상황 속에서 이 버림받은 공공주택들은 지역 도시 계획자들이 ‘방치에 의한 철거(demolition by neglect)’라고 부르는 상황에 처해있다. 이러한 주택들을 수리해서 괜찮은 상태로 되돌리려면 주택당 최소 18만 달러씩 총 400억 달러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년 전에 이러한 도시 주택의 내부, 바로 주방 안에 숨겨진 혁신의 증거가 있었다. 1990년대 말에 NYCHA는 많은 주택 안에 있는 냉장고가 기본적으로 ‘전기 먹는 하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낡은 냉장고들은 에너지 효율이 심하게 떨어져서 세입자의 전기 요금을 지불하는 NYCHA에 큰 부담이 됐다. NYCHA는 지역 유틸리티 기업과 협력을 통해 콘테스트를 개최하면서 가전제품 제조업체들에 에너지 효율이 우수하며 더 작고 아파트 환경에 적합한 냉장고 개발을 요청했다. 우승업체는 NYCHA뿐만 아니라 매년 최소 2만 대의 냉장고 구매 계획이 있는 다른 주택 당국 관계자와 접촉할 수 있었다. 메이태그(Maytag)가 당시 신제품이었던 매직셰프(Magic Chef) 모델로 우승을 차지했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이 제품은 NYCHA가 비용을 절감하는 데 도움을 줬고 탄소 배출량도 크게 줄였다. 그리하여 1995년부터 2003년까지 메이태그의 냉장고 15만 대가 구매됐다. 이 모델은 NYCHA의 영향력과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혁신을 견인했다.

이제 NYCHA는 냉난방 시스템에서도 같은 일을 하고자 한다. NYCHA가 다른 기관과 함께 진행하는 이번 콘테스트(Clean Heat for All Challenge)는 제조업체들에 주택 개조를 위한 저렴하고 설치가 용이한 히트펌프(heat pump) 기술 개발을 요청하고 있다. 업체들은 규격이 표준 창틀에 적합한 장치를 제안해야 하며, 이 장치는 어디에나 있는 창문형 에어컨 장치를 대체하여 냉매를 사용하거나 직접 화석연료를 연소하지 않고도 아파트에 효율적인 냉난방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NYCHA는 2억 5,000만 달러에 달하는 계획의 일부로서 우승 모델을 2만 4,000대 이상 구매하여 설치하기로 하는 약속을 통해 이 콘테스트를 후원하고 있다. 한편 뉴욕주에너지연구개발국(New York State Energy Research and Development Authority, 이하 ‘NYSERDA’)도 뉴욕주와 전국의 다른 도시 주택 관련 기관들을 모집해서 해당 제품을 구매하는 약속을 하도록 돕고 있다. NYSERDA의 도시 주택의 탈탄소 책임자 에밀리 딘(Emily Dean)은 “다음에 엄청난 시장 수요를 충족시켜야 할 때 이러한 방법을 다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관련 기관과 우승업체, 그리고 사회 자체가 얻게 될 이익은 매우 클 수도 있다. 건물을 위한 더 효율적인 냉난방 시스템에 투자하는 것은 사람들에게도 지구에도 좋은 일이다. 기후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정도의 규모와 속도로 효율적인 냉난방 시스템을 찾아낼 수 있다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이번 NYCHA 대회에 제품 설계도를 제출한 스타트업 중 한 곳인 그래디언트(Gradient)의 공학자이자 CEO 빈센트 로마닌(Vincent Romanin)은 “미국에서 매년 800만 명이 창문형 에어컨을 구매하며, HVAC(냉난방, 환기, 공조시스템) 산업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1년에 1,000억 달러에 이른다. 또한 지구의 에어컨 장치 수는 2050년까지 세 배 늘어날 것이다. 그런 에어컨의 대부분은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소형 에어컨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상황은 소형 에어컨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질 수 있도록 시장이 보내는 거대한 신호”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몇 년 내에 NYCHA와 NYSERDA가 이루고자 하는 기술적 도약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3,000만 달러가 투입된 파일럿 프로그램 레트로피트뉴욕(RetrofitNY)은 비바람에 견딜 수 있는 밀폐 패널을 낡은 건물 외부에 부착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새로운 종류의 건물 전체적인 에너지 개조를 지원하고자 한다. 이는 네덜란드에서 ‘에너지 도약’이라는 의미를 가진 비영리단체 ‘에너지스프롱(Energiesprong)’이 개발하고 시행한 기술이다. 이 첨단 기술 보호막은 에너지 소모를 극적으로 줄일 뿐만 아니라 거주자들에게 집을 비워달라고 요청하지 않아도 설치할 수 있다. 브루클린에 있는 카사파시바(Casa Pasiva)를 대상으로 진행한 첫 번째 테스트 프로젝트는 팬데믹으로 인한 지연 끝에 이번 10월에 완전히 완료될 예정이다.

카사파시바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비영리 개발 단체 ‘라이즈보로 커뮤니티 파트너십(RiseBoro Community Partnership)’의 지속 가능성과 건설 책임자 라이언 캐시디(Ryan Cassidy)는 “몇 년 전에는 이런 종류의 개조 작업이 실행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며, “추가 비용이 약간 더 들어갈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이 작업을 해낼 수단과 방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노후한 도시 주택에 필요한 유일한 혁신이 철거 후에 새로운 ‘녹색건축’을 건설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보다 기존의 건물을 개조하는 것이 훨씬 더 지속 가능한 방법이다. 기후 위기로 인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매우 절박해진 상황에서 탄소 배출을 감축하려는 모든 계획에는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낡은 건물을 개조하는 데 상당한 돈을 사용하는 방법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 철거 장비를 사용하면 돈도 많이 들고 탄소도 많이 배출된다.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보다 개조하는 것이 훨씬 더 지속 가능한 방법이다. 1967년 온타리오주 해밀턴에 지어진 노인들을 위한 해안가 고층 건물 켄소블타워(Ken Soble Tower)는 개조(retrofit) 작업을 통해 에너지 사용량의 94%를 감축했다.

특히 효율이 떨어지는 낡은 건물을 비롯해 건축물은 미국 에너지 사용량의 거의 40%를 차지한다. 미국에서 이용 가능한 임대용 주택의 절반 이상이 지어진 지 50년이 넘었으며, 미국 에너지부는 미국 내 1억 3,000만 채에 달하는 그런 임대용 주택 중 75%가 2050년에도 그대로 남아 있으리라고 예측한다. 그러나 개조나 업그레이드 작업은 그렇게 빨리 진행되고 있지 않다. 현재 에너지부는 매년 주택 230만 채가 업그레이드되고 있다고 추정한다.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에 도달하려면 매년 대략 300만~600만 채가 개조되어야 한다. 즉 미국의 부동산 개발업자들과 부동산 소유주들에게는 테스트가 완료된 즉각적이고 효율적이며 감당할 수 있는 해결책이 필요하다. 재정이나 정치 관련 기관들도 그들에게 자금을 지원할 것이다.

청정에너지 관련 스타트업들의 인큐베이터(incubator)이자 더 지속 가능한 주택 솔루션에 집중하는 ‘더클린파이트(The Clean Fight)’의 프로그램 책임자 대처 벨(Thatcher Bell)은 “대규모 건물들을 탈탄소화하는 데 필요한 해결책 중 상당수가 이미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중에서 빠른 속도로 확장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지원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혁신은 어렵지만 혁신을 도입하기는 더 어렵다”고 덧붙였다.

주택에는 이렇게 엄청난 문제를 해결하려는 거대한 동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전통적인 기술을 파괴하는 기술 혁신가들이 이 분야에서는 다른 분야에서처럼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예를 들어 소프트뱅크(SoftBank)가 지원했던 실리콘 밸리 주택 스타트업이며 건축 과정을 급진적으로 재구성했다고 자랑했던 카테라(Katerra)는 30억 달러를 투자받은 후에 갑자기 몰락했다. 이는 노동력, 지역 규제, 공급망 문제, 건축 법규 등 수많은 부분과 씨름해야 하는 주택업계 스타트업들을 괴롭혀온 투쟁을 보여주는 강력한 상징이 되었다. 샌프란시스코의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에서 탄생한 스타트업 소셜컨스트럭트(Social Construct)는 자동화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다가구 주택 건설을 간소화하려고 시도했으나 지난해 팬데믹의 영향을 언급하며 파산 신청을 했다.

NYCHA의 노력, 캐나다와 유럽에서 추진한 더 발전된 공공 중심 모델, 미국 메인주에서 시행한 지역 인센티브 프로그램, 또는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는 캘리포니아의 미션을 앞당기기 위해 설계된 1억 2,000만 달러 규모의 성공적인 테크 이니셔티브(TECH Initiative) 프로그램 등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실리콘밸리의 혁신 모델이 기후 문제에 대항해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택 문제가 공공 대 민간의 문제는 아니지만, 단순히 빠르게 움직이면서 무언가를 깨뜨리는 것보다 인내심 있는 자본과 정책 중심의 개입을 통해 더 빠르게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캐시디가 카사파시바 프로젝트에 관해 말했던 것처럼 거주자들이 누를 수 있는 버튼과 컨트롤러로 채워진 멋진 기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벤처캐피털에 판매할 무언가’가 아니라 스마트 단열재와 밀폐 기술이다.

청정에너지에 집중하는 싱크탱크 RMI의 카본프리(carbon-free)건축팀 소속 유 안 탄(Yu Ann Tan)은 “시장의 일부에서는 장기적이고 가격이 적당하며 지속 가능한 주택을 제공하려고 하지만, 다른 일부에서는 장기적인 주택 공급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윤 중심의 주택 제공을 선호한다”며,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 주택 당국은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는 거대한 기술적 묘책이나 엄청난 돈을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세기 대부분 동안 주택과 건축 기술에는 무언가를 더 기계처럼 정확하고 자동화된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목표가 계속해서 존재했다. 이는 조립식 또는 모듈식 건설을 통해 공장 같은 정밀도를 도입하는 방식으로서 주로 지저분한 건설 현장보다는 통제된 환경에서 수행되었다. 이런 방식을 추구하면 레고(Lego) 블록처럼 쉽게 조립하거나 바꿀 수 있는 복제 가능한 모델이 탄생할 것이었다. 심지어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도 자신의 아메리칸 시스템 빌트(American System-Built) 조립식 주택들을 수정하고 시험하는 데 몇 년을 들였다. 토머스 에디슨(Thomas Edison)도 비슷한 생각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빠르게 성장한 스타트업 카테라는 그보다 더 대단한 것을 구상했다. 그것은 미국 전역에 있는 공장들이 조립 부품과 미리 만들어진 부품들을 대량 생산하는 시스템이었다. 한때는 카테라에 예약된 프로젝트만 수백 개에 달했으며, 카테라는 대형 목조 건축까지 규모를 확대하고 심지어 자체적인 전구까지 만들었다. 카테라는 ‘수직 통합’을 이뤄낸 회사였다. 공동설립자 마이클 마크스(Michael Marks)와 프리츠 울프(Fritz Wolff)는 기술공급망과 제조에 관한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때 기업가치가 60억 달러에 달했던 카테라는 지난여름에 파산을 선언했다.

개조 건축에 집중하는 스타트업 펀폼(FunForm)의 공동설립자이자 건설 전문가 미셸 냅(Michelle Knapp)은 “그들은 오만했고 건설 업계를 무시했으며 자신들의 모델에 대한 진정한 비전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며, “그들은 기술을 사용해서 쓸모없는 실패작을 건설하고 있었다. 실패작을 만드는 데 로봇을 사용한다고 해도 결과물이 실패작이라는 것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운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을 사용하면서 건설 업계를 개혁하겠다는 카테라의 포괄적인 비전은 실리콘밸리의 전형적인 오만을 보여줬다. 또한 여기서 단순하고 직관적인 표준 부품 세트를 사용해 건물 개조 작업을 진행하려는 유럽 모델의 영향도 일부 발견할 수 있다.

아일랜드에서 공장에서 필요한 것들을 대부분 생산해서 현장으로 운반해 설치하는 OSC(off-site construction) 방식을 개척한 센추리홈스(Century Homes)의 설립자이자 사업가 제라드 매코히(Gerard McCaughey)에 따르면 카테라는 많은 미국 기술 전문가들과 같은 맹점을 가지고 있었다. 카테라는 해외에서 개척된 혁신을 무시했다. 미국 건설업계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원자재가 있는 현장에서 목조 건물을 짓는 것을 선호했지만(포드 픽업트럭이 2×4인치 재목으로 가득 찬 모습을 상상해 보라), 공간과 자재에 제약이 더 많은 아시아와 유럽의 건설업체들은 조립식 건물과 모듈식 건축 기술을 완벽하게 만들었다. 카테라는 한 번에 하나씩 특정 분야에 집중하여 서서히 전문성을 쌓은 이런 사례들을 무시했다. 대신에 복잡한 건설 과정의 모든 측면을 내부에서 처리하고 한번에 너무 다양한 모델을 제작하며 막대한 비용을 사용하면서 쓸데없이 시간을 허비했다.

카테라 운영진과 대화를 나눴던 매코히는 “우리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들이 해야 하는 확실한 일이 있었지만 그들은 잘못 생각했다. OSC에는 많은 것이 필요하다. 걷기 위해서는 일단 바닥을 기어야 하는 법이다. 우리 회사에서 가장 경험이 적은 직원도 카테라 운영진들보다 OSC에 관해서 더 많은 지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건물을 탈탄소화하기 위한 여러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중 한 가지 예는 의사결정과 에너지 관리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컴퓨팅 플랫폼 HEART(Holistic Energy and Architectural Retrofit Toolkit)이다.

0. R38 유효 엔벨로프(effective envelope)
1. 태양열 취득률(solar heat gain coefficient)이 낮은 창유리
2. 저방사율 실내 빛 가리개
3. 내부 공기 순환을 위한 실링팬(ceiling fan)
4. 중앙집중식 환기 시스템을 통해 전달되는 공기
5. 방 내부 조절 장치에 의해 작동되는 가변풍량조절기(variable air volume unit)를 통한 분산형 냉방 ‘부스트’

네덜란드와 유럽 전역에서 수천 채의 주택을 개조해온 에너지스프롱의 모델은 ‘급가속(Stroomversnelling)’이라는 이름의 네트워크에 의존한다. 이것은 계약자, 주택조합, 부품 공급업체, 심지어 금융업체들까지 긴밀한 접촉을 바탕으로 함께 작업하는 네트워크로 이들이 협력하는 수준은 카테라의 무질서한 시스템에 비할 수 없다. 현재 에너지스프롱 시스템은 열흘 정도면 건물을 개조할 수 있다. 다른 스타트업과 건설업체들은 무료 업그레이드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 기업 팩토리제로(Factory Zero)는 전기보일러, 히트펌프, 태양열 연결장치가 포함된 지붕용 사전제작 모듈을 만든다. 낡은 건물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거의 연결만 하면 작동하는 장치처럼 간단한 작업이다.

이는 야심 찬 탄소 배출 정책으로 시작하여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건물 개조나 새 건물 건설에 자금이나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대규모 유럽 모델의 일부이며, 사실상 새로운 건축 방식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혁신적인 창문, 문, HVAC 시스템을 위한 시장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의 바탕이 된 핵심적인 요소는 보수가 절실하게 필요한 전후 건물이나 타운하우스 같은 공공주택을 위한 업그레이드에 정부가 기꺼이 자금을 지원한 것이었다. 그러나 유럽에는 또 다른 중요한 이점들도 있다. 우선 냉난방에 필요한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초효율 단열과 환기 기준을 정한 ‘패시브하우스(passivhaus)’ 표준을 요구하는 진보적인 규정을 포함해서 각 국가와 대륙 전체에 걸쳐 건축 법규가 훨씬 표준화되어 있다. 그리고 전체 주택 생태계가 더 작고 표준화되어 있어서 더 많은 실험을 지원하기가 용이하다. 에너지스프롱은 단일 건축 모델, 소수의 계약자, 작은 지역에 걸쳐 비교적 적은 수의 업체가 참여하는 구조를 활용한다.

미국에서는 도시 한 곳에서도 이러한 조정이 매우 어려우며 미국 전체로 보면 훨씬 더 어렵다. 디자인 스튜디오이자 싱크탱크인 라치랩(Larch Lab)의 설립자이자 시애틀 기반의 지속 가능한 건축 전문가 마이클 엘리어슨(Michael Eliason)은 “유럽은 산탄총 같은 접근법을 취하면서 전반적으로 수많은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접근법은 벤처캐피털이 소수의 고도성장 스타트업에 집중하는 것과 반대로 다양한 아이디어에 위험을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그는 “미국은 결국 저격용 소총처럼 한 가지에만 집중한다”며, “그래서 카테라가 실패한 것이 전체 조립식 건물 산업에 영향을 미칠 정도”라고 설명했다.

캐나다의 새로운 모델은 유럽식 모델을 모방하고자 한다. 온타리오주 해밀턴시 주택 당국 시티하우징 해밀턴(CityHousing Hamilton)은 최근에 켄소블타워(Ken Soble Tower)의 전체적인 개조 공사를 위해 국가의 주택기금을 사용했다. 켄소블타워는 1967년 건설된 노인들을 위한 해안가의 고층 건물로, 노후하여 크게 황폐해진 상태였다. 외부에 붙일 패널과 새로운 고효율 창문, 난방과 가스레인지 전기화 등을 포함한 이 프로젝트는 이 건물을 패시브하우스 표준에 적합하게 만들었다. 극도의 효율 덕분에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은 94% 감소했고 방 하나를 냉난방하는 데 필요한 총 에너지양은 백열전구 세 개에 필요한 전력과 동등한 수준이다. 새로 설치된 우아한 내민창(bay window)은 탁 트인 전망과 햇빛과 앉을 공간을 제공하며 미적인 효과도 놓치지 않았다.

켄소블타워 도시 주택의 개조 프로젝트를 이끌었으며 켄소블타워와 유사하게 20세기 중반에 건설된 수백 개의 캐나다 고층 건물을 연구해온 ERA 아키텍츠(ERA Architects)의 그램 스튜어트(Graeme Stewart)는 이프로젝트가 최첨단 창문과 건물 외장재를 제조하는 캐나다 기업들에 일거리를 제공했다고 말하며 이런 작업이 더 환경친화적인 건축 프로젝트를 위한 국내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캐나다에서 비슷한 개조 사업에 전념하기 위한 조직인 타워리뉴얼파트너십(Tower Renewal Partnership)을 만드는 데도 앞장섰다. 그러나 시티하우징 해밀턴의 개발 관리자 션 보덤(Sean Botham)은 공기의 질과 감염 관리, 정신건강, 인지기능 개선과 ‘공공주택에서는 누릴 수 없는 뷰’ 같은 거주자를 위한 모든 이점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자금 지원이 없다면 주택 당국이 다른 건물을 개조하기 위해 8%의 추가 비용을 지출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스튜어트는 “이런 건물의 유럽 버전은 더는 기삿거리도 아니다. 모든 관할 구역은 이런 건물의 개조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자체적인 방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북아메리카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자금 투자를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에서 도시 주택의 개조가 북아메리카 전체에서 반드시 진행해야 하는 중요한 일로 여겨질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표했다.

“우리는 ‘집이 불타고 있으니 전시 수준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기후변화의 관점보다는 에너지 효율이 ‘높으면 좋겠다’는 관점을 바탕으로 운영하고 있다.”

파나마 바솔로미

적어도 미국에서는 도시 주택의 개조 관련 프로젝트가 가까운 미래에 연방정부 투자 사업에서 빠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의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계획에는 수십억 달러를 건축물 개조에 투자하는 야심 찬 제안이 포함되어 있지만, RMI의 탄은 2021년 11월 상원에서 통과시킨 인프라 법안에 담긴 주택 개보수를 위한 50억 달러에 관한 조항이 영향을 미친다고 하더라도 그런 제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일부 민간 기업들이 자신들의 자산을 개조하고 있기는 하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 사모펀드 토러스 인베스트먼트 홀딩스(Taurus Investment Holdings)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 RENU는 포트폴리오에 새 건물을 인수할 때 히트펌프와 에너지 효율 업그레이드를 자산 가치를 높이고 유지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으로 여기면서 에너지 개조 감사를 실시한다. 그러나 이는 예외적인 상황일 뿐이며 낡은 건물을 개조하는 것이 긴급한 일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건축물탈탄소연합(Building Decarbonization Coalition)의 설립자이자 이사인 파나마 바솔로미(Panama Bartholomy)는 “우리는 ‘집이 불타고 있으니 전시 수준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기후변화의 관점보다는 에너지 효율이 ‘높으면 좋겠다’는 예전 건축의 패러다임 관점을 바탕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건축 법규와 인센티브가 주정부와 시정부 관할이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NYCHA와 NYSERDA가 착수한 것과 같은 실험이 훨씬 더 중요하다. 과감한 탄소 배출 목표를 설정하고 대형 건물 소유주가 탄소 배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상당한 벌금을 부과하는 도시법 중 하나인 뉴욕시 지방법 제97호는 2024년부터 시행된다.

미국에서 패널을 이용하는 건물 개조 방식을 시행하고 도시 주택의 혁신이 전체 건설 환경을 통해 자금을 투자받는 방식을 개혁하는 데는 무수한 어려움이 있다. 초기 레트로피트뉴욕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냅은 건물 유형, 경제적 인센티브, 건설 문화 등이 매우 다른 국가에서 어떤 개념을 가져오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NYCHA 대변인에 따르면 NYCHA의 탈탄소 노력은 건축물의 노후화, 가스레인지 같은 것들을 전기로 업그레이드해야 할 필요성, 패널을 이용하는 선택지의 비용과 성능에 관한 데이터 부족 같은 문제로 차질을 빚고 있다. 그러나 NYCHA는 광범위한 도입을 기대하며 이미 브롱스에 있는 포트인디펜던스(Fort Independence)의 히트펌프를 테스트하고 있으며 왓슨 애비뉴(Watson Avenue) 1471번지 주택의 인덕션도 테스트하고 있다. 또한 퀸스에 있는 레이븐스우드빌딩(Ravenswood Building)을 대상으로 하는 첫 번째 레트로피트뉴욕 프로젝트는 2024년 3월에 이 48개 가구가 거주하는 6층 건물에 대한 개조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보다 개조하는 것이 훨씬 더 지속 가능한 방법이다.
1967년 온타리오주 해밀턴에 지어진 노인들을 위한 해안가 고층 건물 켄소블타워(Ken Soble Tower)는 도시 주택의 개조(retrofit) 작업을 통해 에너지 사용량의 94%를 감축했다.

NYSERDA의 딘은 “우리는 시장의 공급 측면에 관한 많은 관심을 목격하고 있고 비즈니스 모델도 변화하고 있다”며, “성능과 가격을 보장하는 턴키(turnkey) 방식의 탄소중립 개조를 제공하는 새로운 솔루션 공급업체도 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혁신을 통한 효율과 야심 찬 정책, 자금 지원이 전부 제때 등장해서 현재 개조 노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가이다. 탄은 일부 연구자들이 심지어 의료비를 이러한 개조 작업용으로 전환하는 방법까지 연구했다고 말했다. 공기 질을 개선하고 곰팡이를 줄이면 거주자의 건강에 그만큼 큰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러한 프로젝트의 상당수가 미래에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로 필라델피아의 ‘빌트투라스트(Built to Last)’ 프로그램을 지목했다. 필라델피아 에너지 당국이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는 저소득 도시 주택의 보유자가 주택 개조 및 보수에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살펴보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책임자 앨런 에이브럼슨(Alon Abramson)은 팬데믹으로 인해 지연된 프로그램이 현재 주택 25채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며 계약자, 자격요건, 프로젝트 일정 등을 조정하여 심하게 망가진 주택을 복구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조 중인 집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개조 전에 난방이 꺼지거나 작동하던 오븐이 멈추고 수도관에 균열이 생겨 물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일을 흔히 겪어야 했다. 에이브럼슨은 집의 단열 상태가 좋지 않고 사용된 자재가 저렴하며 유지보수도 지연되면서 거주자들이 엄청난 에너지 요금을 내야 하는 일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의 경험은 재정적인 에너지 비용과 환경적인 에너지 비용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얼마나 부담을 주는지 강조한다. 이는 쉬운 해결책이 없는 문제이다.

에이브럼슨은 “우리는 현재 존재하는 도시 주택의 대부분은 탈탄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문제들이 꽤 심각하다”며, “그런 주택들에 히트펌프를 설치하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고 기본적인 문제다. 하지만 창문이 없는 집에서는 없어진 창문이 더 큰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 Patrick Sisson은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작가이다. 그가 쓴 글은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블룸버그 시티랩(Bloomberg CityLab), 복스(Vox)에 게재됐다.

미리보기 3회1회

MIT Technology Review 구독을 시작하시면 모든 기사를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