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Ida dodged NYC’s flood defenses

허리케인 아이다가 던진 기후변화에 대한 경고

뉴욕을 비롯한 여러 도시들이 거액을 투자하며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미국 북동부 지역을 강타해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허리케인 아이다 사태는 그러한 피해를 막기가 점점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걸 경고해주고 있다.

허리케인 아이다(Ida)가 집중호우를 뿌리고 홍수를 일으킨 뉴욕,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등 미국 북동부 지역에서 사망한 사람 수가 5일(현지시간) 현재 6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아이다가 발생하기 일주일 전에도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앨라배마에 몰아친 폭풍으로 13명이 목숨을 잃고 수백 만 명이 정전 피해를 겪어야 했다.

아이다가 동부 해안을 따라 북상하면서 뉴욕의 피해가 특히 더 컸다. 센트럴 파크에는 1시간 만에 3인치가 넘는 폭우가 내리면서 불과 일주일 전에 세웠던 강우 기록을 갈아치웠다. 홍수로 인해 공원로는 운하로, 지하철 계단은 폭포로 바뀌었고, 시민들은 발이 묶이거나 고립됐다. 뉴욕은 2012년 허리케인 샌디(Sandy) 피해를 입은 이후 홍수 대응 능력을 개선하기 위해 수십 억 달러(한화로 수조 원)를 투자해 왔는데도 이 투자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가지 못하는 기후변화 속도

기후 변화로 인해 강우 강도는 강해지고, 강력한 폭풍 발생 횟수는 더 빈번해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심화되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잦아질 전망이다. 도시들은 그로 인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게 많아졌다. 갑작스러운 홍수부터 폭풍 해일에 이르기까지 위협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이런 새로운 기후 현상에 적응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수십 년에 걸쳐 수천 억 달러가 들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기후변화 속도를 적응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시 홍수 문제를 연구하는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의 수문학자(水文學者) 로렌 맥필립스(Lauren McPhillips) 교수는 “우리가 지금 아이다가 일으킨 것과 같은 피해와 그런 식의 변화무쌍한 폭풍을 더 자주 보고 있지만, 적응이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맥필립스 교수에 따르면 뉴욕은 홍수 대비 면에서 다른 도시들보다 비교적 앞서 나가고 있었다. 뉴욕은 지난 몇 년 동안 친환경 지붕과 빗물 정원(도심의 빗물이 땅에 스며들지 못하고 강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빗물을 흡수하는 정원) 같은 배수가 잘 되는 투과성 시설을 늘려왔고, 펌프와 배수 파이프 성능을 개선해왔다. 특히 이러한 개선 노력은 샌디 이후 더욱 강해졌다.

캐시 호철(Kathy Hochul) 뉴욕 주지사는 아이다가 지나간 다음날 오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샌디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은 게 사실”이라면서, 해안 지역의 대비 체제는 예전보다 잘 갖춰졌지만 도심 도로가 홍수에 취약했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뉴욕에선 홍수 얘기가 나올 때마다 2012년 일어났던 허리케인 샌디가 단골로 등장했다. 그러나 샌디와 아이다의 차이점은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 위협이 이제 더 복잡해졌다는 걸 보여준다. 샌디는 격렬한 폭풍 해일을 일으킨 탓에 바닷물이 도시로 밀려들었던 반면에 아이다는 짧은 시간 안에 도시 전체에 몇 인치나 되는 물 폭탄을 쏟아 부었다. 이는 해상 방어벽과 다른 해안 보호 시설로 막을 수 없는 문제다.

폭우로 인한 홍수 위협에 노출된 도시

뉴욕과 다른 해안 지역들은 해수면 상승에 더 취약하지만 도시 지역이라면 어디나 폭우로 인해 홍수가 일어날 수 있다. 뉴스쿨 대학교 도시 기후 복원 연구원이자 뉴욕 기후 변화 위원인 티몬 맥피어슨(Timon McPhearson)은 “우리가 뉴욕을 발전시킨 방식 때문에 홍수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주장했다.

뉴욕을 뒤덮은 콘크리트 같은 불침투성 표면은 초원이나 숲처럼 물이 땅 속으로 흡수되지 않고 경사가 낮은 쪽으로 흐르게 만드는데, 많은 양의 물이 모여 한꺼번에 흐를 경우 심각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시는 맥피어슨 위원과 같은 연구원들을 투입해서 폭풍이 야기하는 홍수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왔다. 가령 올해 5월에 발표된 ‘폭우 복원 계획’에는 도시 전역의 홍수 위험 평가와 함께 의회를 대상으로 한 홍수 위험 교육 같은 사회적 전략에서부터 녹색 지붕과 빗물 정원 추가 설치 같은 엔지니어링 기법에 이르기까지 여러 해결책이 제시되어 있다.  

게다가 시 환경보호부는 가장 강력한 폭풍이 몰아칠 때 특히 큰 피해를 입는 지역을 위해 맞춤형 대응 계획 수립도 추진 중이다. 2018년에 마무리된 클라우드버스트 복원력(Cloudburst Resiliency) 연구는 극한 우천 사태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을 검토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뉴욕 동부 퀸즈(Queens) 내에서 자주 침수되는 지역에는 홍수 발생 시 물을 담을 수 있도록 설계된 농구 코트와 같은 녹색 인프라를 마련하자는 계획을 시범적으로 수립했다.

폭우 대응 위해선 도시 재설계가 필요할 정도

그러나 이런 저런 폭우 관리 대책을 수행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또 일부 대책은 추진에만 10년은 걸릴 수 있다. 맥피어슨 위원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면 말 그대로 도시를 재설계해야 할 정도”라면서, 그러기 위해선 최소 수천 억 달러라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어떤 면에서 이미 홍수로부터 도시를 보호하는 방법이 제시된 상태지만 그 방법을 실천해 옮기기 위한 돈과 정치적 의지를 규합하는 게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홍수는 계속해서 인명 피해를 낼 것이다. 켄트 주립 대학의 수문학자인 앤 제퍼슨(Anne Jefferson) 교수는 “허리케인 피해 중 무엇보다 홍수 피해가 가장 치명적”이라면서 “특히 누구보다도 경제 사정이 안 좋은 사람들이 홍수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거나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홍수로 뉴욕에서 사망한 최소 8명이 반지하 아파트(basement apartment)에 살고 있었다. 이런 반지하 거주 공간의 일부는 불법적으로 건축됐지만 지상 아파트보다 가격이 저렴해 돈이 없는 사람들이 많이 거주한다.

엔지니어링 차원의 해결책이 도시에서 발생하는 홍수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러한 해결책들이 느리게 추진되고 있는 반면에 기후 변화 속도는 더 빨라지면서 앞으로 수백 만 명의 사람들을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갈 것이다.

궁극적으로 온난화가 지속된다면 폭풍의 세력이 지금보다 더욱 강해질 것이다.  그리고 미래에 입을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생태학적, 사회적, 법적, 그리고 공학적 해결책이 모두 요구될 것이다. 아이다는 산불부터 폭염까지 올해 미국에서 일어난 수많은 다른 기후재앙과 함께 기후변화는 더 이상 피할 수 있는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상기시켜줬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기후재앙이 일어나고 있지만 우리의 대응 속도는 더디기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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