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to expect when you’re expecting an extra X or Y chromosome

X염색체를 하나 더 가지고 살아가기

성염색체 변이는 가장 흔한 염색체 질환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이 질환을 자각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올리의 엄마 케이티가 임신 9주 차가 되었을 무렵,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에 위치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그녀에게 새로 나온 산전 혈액검사를 100달러(약 13만 원) 특가에 제안했다. 의사는 이 검사를 하면 다운증후군이나 18번 삼염색체증(trisomy)과 같은 심각한 염색체 이상을 미리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올리의 부모들은 이에 동의했다. (누가 여기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다만 그들은 한 가지 조건을 걸었다. 올리의 엄마가 간호사에게 말했다. “기억하세요. 저희는 성별은 알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계획은 산부인과 의사로부터 예상치 못한 전화를 받으면서 어긋날 수밖에 없었다. 케이티는 산부인과 의사가 “‘유감스럽게도 귀하의 아이가 XXY염색체를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케이티와 남편 사이먼(Simon)은 XXY염색체 질환에 대해 들어 본 적조차 없었다. 그리고 산부인과 주치의도 그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클라인펠터 증후군’이라고도 알려진 XXY염색체 질환은 불임을 비롯해 여러 건강 문제의 원인이 된다. 보통 남자아이의 외형으로 태어나는 이 질환은 정상적인 X와 Y염색체 이외에 추가적인 X염색체를 하나 더 가지고 있다.

X나 Y염색체를 추가로 가지고 있거나 소실한 경우를 말하는 ‘성염색체 변이’는 400명 중 한 명이라는 높은 확률로 나타나는 흔한 염색체 질환이다. 하지만 그들 중 대다수가 자신이 성염색체 이상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살아간다. 이 질환에는 별다른 증상이나 징후가 동반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성염색체에 변이가 있다고 해서 생명에 위협이 되거나 수명이 단축되지도 않고, 특이 형질이라고 할 만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다만 진단을 받고 나면 오히려 그때부터 괴로워질 수 있다.

심각한 질환을 피하길 바라는 희망에서 비침습적 산전 검사를 하는 예비 부모들이 많아지면서 이처럼 심각하지도 않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유전자 이상을 알게 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수많은 성염색체 변이 사례가 진단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질환에 익숙하지 않고 환자 가족들에게 예기치 않은 소식을 어떻게 전달하고 대할지 잘 모르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많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지원단체나 유전자 상담가, 심지어 인스타그램으로부터 그다음 조치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10년 전 ‘비침습적 기형아검사(noninvasive prenatal screening, NIPS)’가 나온 이후로 사람들이 정보를 접하는 환경은 완전히 달라졌다. 임신 초기 혈액검사는 태아의 다운증후군 여부를 진단할 목적으로 2011년 처음 등장한 후 점차 인기가 많아지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진단 질환의 수가 추가되어 염색체 수 이상을 의미하는 ‘염색체 이수성(異數性)’까지도 선별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검사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제일 당혹스럽다.”

2020년 미국 산부인과협회(American College of Obstetricians and Gynecologists)는 산모의 연령과 관계없이 임산부 검진의 일환으로 혈액검사를 통한 NIPS 검사를 시행하길 권고했다. 예비 부모들은 보통 다운증후군이나 기타 심각한 질환을 배제하기 위해 이 검사를 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예비 부모들은 검사하는 줄도 몰랐던 질환에 관한 결과를 듣게 된다. 사이먼은 “우리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검사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제일 당혹스럽다”라고 말했다. 케이티는 이와 같이 덧붙였다. “우리는 몹시 심각한 질환만 검사하는 줄 알았다.”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NIPS의 정확도가 성염색체 이수성 진단에 관련해서는 다운증후군만큼의 신뢰도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태아에게 이러한 증후군이 의심될 경우 추가적인 임신 중 양수검사나 융모막(태반조직) 검사, 혹은 출산 후 아이의 혈액 검사를 통한 확진이 필요하다. 그러나 2016년 국제학술지 <산전 검진(Prenatal Diagnosis)>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일부 여성은 실제로 태아가 염색체 변이 질환이 아닐 수 있음에도, [비침습적 산전 검사] 결과만을 근거로 선택적 임신 중단을 택했다’고 알려졌다.

성염색체 변이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인 니콜 타르탈리아(Nicole Tartaglia)는 XXY염색체를 지닌 남성 중 약 40%는 보통 불임 문제를 겪으면서 비로소 이 증후군을 진단받게 된다고 말한다. XXY염색체를 지닌 사람들은 학습장애나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왜소고환증, 근육 발달 부진, 체모 및 얼굴 털 감소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클라인펠터 증후군 환자는 정상적으로 성장하며, 생식 능력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는 건강한 삶을 살아간다.

이와 비슷하게 XXX나 XYY염색체를 지닌 사람 중에서도 자기 질환을 자각하는 사람은 단 10%뿐이다. 하지만 유전자 검사가 갈수록 흔해지면서 그 수가 점차 늘고 있다. 그녀는 “우리에게 걸려 오는 전화 건수를 미루어 짐작하건대 미진단 비율이 갈수록 줄고 있다”고 말했다.

태아가 성염색체 변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곳 중 하나가 바로 AXYS(Association for X and Y Chromosome Variations)이다. 이 지원 단체는 NIPS가 인기를 끌면서 가족들이 혼란 속에 연락해 오는 사례가 급증하는 것을 직접 보았다. 이 단체의 이사인 캐럴 미어셔트(Carol Meerschaert)는 “사람들이 몹시 두려워하며 찾아온다”며 “그들은 질환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사실 그건 의사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질환은 다운증후군보다 훨씬 더 흔하다”고 말했다.

XXY는 남성 650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한다. XXX는 여성 1,000명 중 한 명이며, XYY는 남성 1,000명 중 한 명이다. 그녀는 “여러분도 이 질환을 가진 사람을 한 번쯤은 만나봤을 것”이라며 “당신이 알지 못했을 뿐이고, 어쩌면 그들조차 여태 모른 채 살고 있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태아가 가진 유전적 변이에 대한 소식을 접한 가족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유전자 상담을 하거나 X 및 Y염색체 변이에 대한 정보를 얻을 기회는 여전히 충분하지 못하다. 이러한 간극을 개선하기 위해 소아유전학자 릴리언 코헨(Lilian Cohen)은 뉴욕에 위치한 웨일코넬의대(Weill Cornell Medicine)에 X 및 Y염색체 변이를 위한 시설을 여는 데 도움을 주기로 했다. 그녀는 “일주일 동안 내가 진료하는 환자 중 4명이 비침습적 산전 검사 때문에 방문하며, 그들 중 3명은 태아 진단을 이유로 찾아온다. 이러한 예비 부모들이 필요로 하는 상담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전 검사는 질환 종류에 따라 결과의 정확도가 천차만별일 수 있다. 코헨은 “이 검사에서 X 및 Y염색체 변이는 우연히 발견된다”며 “아는 것이 힘이라는 게 유전학자로서 내가 가진 신념”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검사 자체에 유전자 상담을 받을 기회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헨에 의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어도 유전자 상담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이 경우 예비 부모가 질환의 심각성을 과대평가하여 성급하게 임신 중단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 그녀는 “아예 상담받으러 오지 않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내가 보는 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말했다.

예비 부모들이 상담을 받으러 오면 그녀는 X 및 Y염색체 변이가 다운증후군과 얼마나 다른지 설명해준다. 다운증후군은 심장 질환, 지적 장애를 비롯한 여러 선천성 장애를 동반한다. 코헨은 “나는 내 다운증후군 환자들을 사랑하지만, 성염색체 변이는 다운증후군 환자들과는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현시점에서 성염색체 변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는 복잡미묘한 문제가 있다. 우리는 성별과 젠더가 교차하는, 혼란스럽고 설명하기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다. 실제로 생식기, 성호르몬, 장기, 염색체를 포함한 해부학적 특성과 성별에 독특한 변이를 가진 사람들을 모두 통틀어 ‘간성’, 즉 ‘인터섹스(intersex)’라고 부르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다. 클라인펠터 증후군과 같은 성염색체 이수성이 인터섹스 개념에 포함된다고 보는 이들이 있는 반면,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미어셔트는 “부모들은 자녀가 염색체를 더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주변에서 불완전한 인간으로 취급받을까 이에 관해 이야기하기를 꺼린다”면서 “간단하지 않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수많은 회사와 연구소가 비침습적 산전 검사를 시행한다. 이 검사는 임산부의 혈액에 떠다니는 작은 태반 DNA 조각을 가지고 염색체에 이상이 있는지를 분석한다. 2021년 이와 관련한 시장가치는 세계적으로 30억 달러(약 3조 9,500억 원)를 훌쩍 뛰어넘었고, 일루미나(Illumina), 로슈(Roche), 랩코프(LabCorp) 같은 대기업들이 기타 질환 검사의 검증을 위해 경쟁하고 있는 현 상황으로 인해 2028년에는 시장가치가 두 배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나테라(Natera)는 이 분야에서 선두에 위치한 기업으로 보다 포괄적인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2013년 초에 시장 점유율에서 4등에 위치하던 이 회사는 <산전 검진> 학술지에 성염색체 이소성을 진단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한 직후 이 검사를 모든 검사지에 일반 항목으로 추가시켰다. (이 항목은 이전에는 부수적 소견에 포함되어 있었다.) 나테라의 의료 부문 부사장인 유전자 상담가 쉬탈 파르마(Sheetal Parmar)는 “검사 신청서에 검사하는 항목에 대한 내용이 명확하게 설명되어 있다”고 말했다.

XXY염색체를 지닌 사람들은 학습장애나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왜소고환증, 근육 발달 부진, 체모 및 얼굴 털 감소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클라인펠터 증후군 환자는 정상적으로 성장하며, 생식 능력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는 건강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요청서의 세세한 항목까지 읽는 신청자는 매우 드물다. 파르마는 “사람들이 모든 검진 항목을 완전히 이해하기는 언제나 쉽지 않다”면서 “하지만 성염색체 이수성에 대한 산전 진단 정보를 가짐으로써 가족들은 미리 대처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케이티는 아들이 미리 진단받은 것에 감사하고 있다. 그녀는 “우리가 부모로서 아들 올리에게 필요한 것을 알고 준비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으로 이 사실은 좌절의 근원이 될 수 있다. 좌절감을 느낄 때 울음을 터뜨리는 올리의 성향은 과연 XXY 탓일까, 아니면 그의 타고난 천성 때문일까? 케이티는 궁금해했다. (XXY 환자는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녀는 “나는 언제나 올리에 대해서 이것이 ‘타고난 성격’인지 아니면 이러한 증상에 대해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부모로서 항상 혼란스러운 마음이 들 것이다. ‘이게 XXY 때문일까? 우리가 기겁해야 할까?’라면서 말이다”라고 말했다.

모든 성염색체 이수성 사례를 한데 모아 분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질환마다 증상이 매우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X염색체를 하나 더 가지고 있는 여자아이들은 또래보다 키가 더 큰 경향이 있다. 반대로 X염색체가 하나뿐인 여자아이들은 대체로 더 작다. 그리고 심지어는 같은 질환이라 하더라도 증상이 매우 다양할 수 있다.

올리에게 어떤 행동 중재 치료도 필요하지 않았던 반면, 시애틀에 사는 XXY 질환 8살 남자아이 로비의 경우는 다르다. 그의 엄마 클레어 또한 NIPS 검사를 통해 아들의 질환을 알았다. 의사에게 검사 결과를 들은 날 그녀는 주차장에서 울었다. 그녀는 “임산부 요가 수업에서 다른 사람들이 아이 성별에 관해 얘기하는데 나만 동떨어진 기분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일이 아니라는 게 질투심이 났다”고 말했다.

로비는 기저귀를 떼는 데 오래 걸렸다. 유치원에서는 친구들의 장난감을 뒤엎었고, 청소 시간에 주변을 어지르며 뛰어다녔다. 특히 험난했던 어느 날, 클레어는 유치원 선생님에게 물었다. “아이 행동이 일반적이지 않죠?” 선생님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답했다.

산전 진단을 받은 후 클레어는 조기 행동 중재에 대해 찾아보게 되었다. 우선 그녀는 콜로라도 어린이 병원(Children’s Hospital Colorado)의 ‘엑스트라오디너리 아동클리닉(eXtraordinarY Kids Clinic)’에 전화를 걸어 임신 기간 동안 지도를 받았다. 이 클리닉은 XXY를 가진 미취학 아동들의 정서 조절에 관한 연구를 위한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있었고, 로비는 첫 번째로 등록한 아이였다. 로비는 신경정신과 평가에서 언어 및 공간 추론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처리 속도와 적응 능력(혼자서 손 씻기, 포크로 식사하기 등)에서는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로비는 자폐증, 불안증, ADHD 진단을 받은 후 분노 조절과 소근육 및 대근육 움직임을 연습하기 위해 작업치료사를 만났던 것을 포함해 여러 치료를 받았다. 현재 로비 아래로 세 명의 아이를 둔 클레어는 “치료가 우리 가족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하면서 “로비가 이겨내야 할 것들이 이렇게 힘들지 몰랐다”고 덧붙였다.

로비의 부모는 X염색체를 레고 블록에 빗대어 로비에게 XXY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모든 사람들은 자기 몸에 대해 쓰여 있는 레고 지침서를 가지고 있단다. 너의 레고 책은 한 쪽이 더 있는 거야. 그래서 감정을 더 깊이 느끼고, 키도 더 큰 거란다.” 하지만 그들은 로비 친구의 부모들이 그의 진단에 대해 알아차리고 로비를 따돌리게 될까 봐 걱정하고 있다. 클레어는 “이는 로비가 스스로 얘기할 문제”라며 “로비가 친구들 사이에서 ‘라이언 브레간테(Ryan Bregante)’처럼 스스로 클라인펠터 증후군임을 밝히고 싶어 한다면, 그것도 괜찮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가 스스로 결정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라이언 브레간테는 사진가이자 유명인으로, XXY 커뮤니티에서 가장 거침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샌디에이고에서 자란 그는 어릴 적 친구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했고 읽기, 쓰기, 철자 맞추기 등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2017년 AXYS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전까지는 자기 질환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컨퍼런스에서 그는 “XXY인 사람을 스무 명이나 만났다.” 컨퍼런스 이후 그는 자기 유전자에 대해 더 공부하기 위해 의학논문사이트를 검색하고 연구 논문을 뒤지면서 3개월을 보냈다. 하지만 그는 불운하고 우울한 내용으로 가득한 수많은 자료에 낙담했다. 그는 “전부 ’당신은 바보고, 아무것도 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면서 “내가 위키피디아에서 검색했을 때는 ‘강간범’, ‘사이코패스’ 같은 내용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비록 그러한 구시대적 고정관념으로부터 기인한 사회적 낙인은 여전하지만, 브레간테는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7년 9월 브레간테는 유튜브에 첫 영상을 게시했고, 이어서 ‘XXY로 살아가기(Living with XXY)’ 웹사이트와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를 통해 다른 XXY인의 경험을 접하고 자신의 일상을 공유한다. 그는 “XXY로 사는 당신의 삶에서 긍정적인 점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그는 “나는 우리가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내가 아는 XXY 사람들은 대부분 이를 숨기고 산다. 그들의 가족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가족들에게 ‘만일 내가 청각 장애인이었어도 이렇게 했을 것이냐’고 말했다. XXY를 진단받고 나서 제일 어려운 점은 바깥에 우리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진단 결과를 혼자 간직하면 오히려 수치심을 떨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된다.”

XXY를 가진 남자아이의 부모들은 아이가 XY를 가진 남자아이들보다 더 여성스러운지에 대한 질문을 피하는 데 익숙하다. 이 기사에서 인터뷰한 대부분의 부모가 실명 밝히기를 꺼린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는 어려운 문제다. 그들은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으면 사회적 낙인이 지속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자녀의 사생활을 위태롭게 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NIPS가 등장했던 2011년 당시 국제학술지 <유전의학(Genetics in Medicine)>에 실린 리뷰 논문에 따르면, 태아의 XXY 진단을 받은 부모 중 85%가 임신 중단을 결정했다.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 번복이 성염색체 변이로 인한 임신 중절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는 분명하지 않다. 낙태율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할 수는 있지만, 검사 수가 줄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족들은 잠재적인 상황에 더 잘 대비하기 위해 산전 검사를 원할 것이며, 결과를 보고 경우에 따라서는 임신을 중단할지 혹은 치료받을지 결정할 것이다.

엑스트라오디너리 아동클리닉을 운영하는 타르탈리아는 다소 특이한 접근 방식을 지지한다. 바로 유아기 초기에 XXY 남자아이들에게 테스토스테론 주사를 놓는 것이다. ‘미니 사춘기’라고도 불리는 이 시기 몇 개월 동안 성호르몬이 급증하여 생식기 발달의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XXY를 가진 남자아이에게 테스토스테론을 보충하면 신경 발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호르몬 결핍이 근육의 긴장 저하나 언어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론에 기반한 접근이다.

올리의 부모는 임신 중단을 심각하게 고려한 적은 없지만, 올리가 잘 성장할지에 대해서는 치열하게 고민해야 했다고 말한다. 사이먼은 의사에게 “아이가 살아갈 매일이 마치 전쟁처럼 믿기지 않을 정도로 힘들까요?”라고 물었고, 의사는 아니라고 답했다. 하지만 의사는 올리가 학습 장애와 불임으로 고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리는 이러한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테스토스테론 주사를 맞는 연구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가 두 살 때 엑스트라오디너리 아동클리닉에서 이틀 간 진행된 종일 평가에서, 그는 컵으로 음료를 마시고, 스스로 외투를 입으며, 책장을 손으로 넘겼다. 이 성과들은 그가 발달 과정에 알맞게 자라고 있음을 보여준다.

5년이 지난 지금 7살이 된 올리는 나이에 따른 발달 과정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그는 학교에서 고급 독서반에 속해 있으며, XXY와 관련된 어떠한 중재 치료도 필요로 하지 않고 있다. 케이티는 “올리가 남자아이답게 잘 자라고 있다”고 말했다.

타르탈리아는 진료 중 아이의 진단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가족들을 만나곤 한다. 그녀에 따르면 어떤 가족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고 한다. “괜찮아요. 우리는 아이를 치료할 수 있어요.” 이들에게 타르탈리아는 부드럽게 치료의 방침을 정정해준다. “네, 우리는 아이를 도울 수 있어요. 하지만 여분의 염색체를 없앨 수는 없지요.”

타르탈리아는 “모든 사람이 강점과 약점을 동시에 지닌다. 우리는 우리 모두의 생각과 말, 행동과 느낌이 다양하다는 사실을 축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글을 쓴 보니 로흐만(Bonnie Rochman)은 《유전자 기계: 유전공학이 출산을 어떻게 바꾸는가》의 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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