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er Nolan) 감독의 영화 <인셉션(Inception)>(2010년)에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가 연기한 특수 보안요원 코브는 기술을 사용하여 원하는 인물의 꿈에 들어가 정보를 훔치고 잠재의식에 거짓 정보를 주입한다. 

그런데 최근 시카고 대학교 연구원들이 가상 현실에서도 이처럼 영화에서와 유사한 방식의 공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메타(Meta)의 퀘스트 VR(Quest VR) 시스템의 취약한 보안 문제를 악용해 해커가 사용자의 헤드셋을 통해 개입해 민감한 정보를 도용하고,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타인과의 소통을 조작하게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런 식의 소위 ‘인셉션 공격(inception attack)’이 실제로 일어난 적은 아직 없다. 해커가 VR 헤드셋 사용자의 와이파이 네트워크에 접근해야 하므로 이런 공격에는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정교한 공격이 가해질 경우 피해자들은 피싱, 사기, 그루밍(grooming·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가하는 성범죄)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게 연구원들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