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re inhaling, eating, and drinking toxic chemicals. Now we need to figure out how they’re affecting us.

일상에 만연한 독성 화학물질,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최근 미국 내 화학물질 누출 사건이 발생하면서 독성물질 노출 시, 영향 측정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 분야를 연구하는 학문인 ‘엑스포소믹스’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화학성 오염물질은 우리의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 몇 가지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지난 3월 24일(현지 시각)  1,400만 명의 식수원인 미국 델라웨어 강에 인근 플라스틱 제조공장에서 유출된 독성물질이 유입 되며 필라델피아 식료품 가게의 생수 재고량이 바닥이 났다. 지난 2월에는 오하이오주 이스트 팔레스타인에서 열차가 탈선하면서 양을 추산할 수 없는 독성물질이 외부에 누출됐다. 

얼마 전 필자는 미세 플라스틱의 잠재적 영향에 대해 과학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플라스틱을 먹은 바닷새들을 조사한 한 연구팀은 이 바닷새들의 장내 미생물 군집이 변형된 사실을 발견했다. 장내에 플라스틱이 많은 새일수록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미생물이나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미생물 등 해로운 미생물을 더 많이 가지고 있었다. 과학자들은 미세 플라스틱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아직 알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미세 플라스틱이 사람의 혈액이나 태반, 대변에서도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시급히 연구를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 오염물질들이 사람의 몸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내려면 우리가 이 물질에 어떻게 ‘노출’되는지 파악해야 한다. 우리는 어떤 화학물질을 들이마시고, 먹고, 소화하고 있나? 그 양은 어느 정도인가? ‘엑스포소믹스(exposomics)’는 이러한 내용을 연구하는 분야다. 

‘엑스포솜(exposome)’이라는 용어는 약 20년 전에 처음 만들어졌다. 엑스포솜은 노출(exposure)과 염색체(chromosome)의 합성어로 식단이나 환경 상에서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노출 물질들을 파악하는 것을 기조로 한다. 우리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다양한 질병에 걸릴 위험성을 예측할 수 있지만, 유전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을 엑스포솜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엑스포솜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엑스포소믹스는 임산부의 식단이 태아에 주는 영향부터 구조적 인종차별이 사람의 건강에 주는 영향까지 많은 부분을 포괄하는 거대한 분야다. 이 기사에서는 엑스포소믹스에서 가장 까다로운 부분인 오염물질에 대한 노출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춰 보겠다. 

카르멘 마싯(Carmen Marsit)은 화학물질의 노출 측정 방법과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과학자다. 분자역학자인 마싯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에모리 대학의 ‘헤라클레스 엑스포솜 연구센터(Hercules Exposome Research Center)’의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마싯에 의하면 가장 상세하고 정확한 검사 방법은 혈액에서 화학물질의 흔적과 그 분해산물을 찾는 것이다. 일단 화학물질이 몸에 들어가면 원래의 형태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간의 효소나 위산이 화학물질을 분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많은 양의 화학물질에 노출된 사람을 알아내기 위해 어떤 분해산물을 찾아야 하는지 연구하고 있다. 

마싯은 “화학물질은 공장에서 방출되는 순간부터 변형이 이루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하천으로 방출된 화학물질은 미생물이나 물고기에 반응할 수 있다. 연소되는 경우는 햇빛이나 공기 중의 다른 화학물질에 반응할 것이다. 이러한 반응을 통해 새로운 종류의 화학물질이 만들어진다. 

화학물질에 노출된 정도를 검사하는 데에는 100에서 200마이크로리터 정도의 극소량의 혈액만 있으면 된다. 이 작은 혈액 샘플은 연구실에서 몇 가지 검사를 거친다. 혈액 샘플에서 개별 화학물질과 대사물을 분리하고 중량에 따라 식별하기 위해 ‘기체 크로마토그래피(gas chromatography)’, ‘액체 크로마토그래피(liquid chromatography)’, ‘질량 분석법(mass spectrometry)’ 등의 기법이 사용된다. 마싯은 이 검사를 통해 노출된 화학물질의 상세한 목록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늘날의 연구자들은 단 한 번의 검사로 수 천 가지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검사는 현재 일반인에게 제공되지 않고 있지만 여러 연구실을 거쳐 점차 개선되는 중이다. 연구자들은 더 많은 종류의 화학물질을 검사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마싯은 이와 같은 검사가 특히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화학물질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고 기업들은 사용 전 엄격한 안전성 검사를 거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거의 매일같이 새로운 화학물질이 출시되고 있다. 우리는 이것이 무엇이고 어떤 것이 누출되는지, 검사 전에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마싯은 말했다. 

이러한 화학물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대기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이안 머드웨이(Ian Mudway)는 위험도가 낮은 오염물질에 장기적으로 노출될 경우, 그 영향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담배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담배는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독성물질이 장기적으로 축적되면 질병을 유발한다”. 

머드웨이에 의하면 혈액이나 신체조직에서 발견된 화학물질로 대상자가 장기적으로 노출되었는지 파악하기는 매우 어렵다. 검사의 측정치는 대부분 단기적인 노출을 나타낸다. 

일부 연구자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축적되는 개인의 화학물질 노출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대기질 측정장치를 비롯한 이러한 센서 중 일부는 구매도 가능하다. 그러나 머드웨이나 마싯은 이 센서들을 이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 센서들이 매우 제한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대기질 측정장치는 특정 미립자의 양이나 실내 공기 흐름을 표시해 주지만, 이러한 오염물질들이 사람의 몸에 어떻게 침투하는지 알려주지는 않는다. 이는 개인의 호흡속도, 신진대사, 공기에 노출된 피부 표면적의 넓이와 같은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머드웨이는 이 변수들이 모두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현재 개발 중인 더 정밀한 검사는 현재 연구실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일반 의사들은 사용이 불가능하다. 만약 병원에서 화학물질 노출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해도 결과 해석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다양한 화학물질에 노출된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개선되고 있지만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마싯은 “다양한 오염물질을 측정할 수 있지만 안전한 수치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다”라고 말한다. 상대적으로 잘 알려진 오염물질에 대한 안전 수치조차 잘못됐을 수 있다. “사람들은 항상 안전 수치를 설정하려 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낮은 수치조차 위험할 수 있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납 수치를 예로 들어보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US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는 어린이의 혈중 납 수치에 대해 ‘안전한 수치는 없다’라고 공언했지만, 치료가 필요한 시기를 판단하기 위한 혈중 납 기준치(blood lead reference value, BLRV)를 두고 있다. 2012년의 혈중 납 기준치는 혈액 1데시리터 당 5마이크로그램이었다. 그러나 많은 연구에서 소량의 납조차 어린이의 뇌, 심장, 면역 체계에 해로운 영향을 주는 사실이 밝혀지자 혈중 납 기준치는 2021년에 혈액 1데시리터 당 3.5마이크로리터로 낮아졌다. 마싯은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오면 이 수치는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엑스포소믹스는 어쩌면 불가능한 도전처럼 보인다. 머드웨이는 “우리는 모든 것, 모든 장소, 모든 시간의 영향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엑스포소믹스는 현재 진전을 보이고 있다. 몇몇 연구팀들은 질병에 취약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내려 한다. 연구실에서 특정 오염물질의 영향을 조사하는 연구팀도 있다. 화학물질의 노출을 측정하는 검사 방법도 점차 개선되는 중이다. 그러나 사실 가장 어려운 과제는 오염물질을 외부 환경으로 배출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중단하도록 설득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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