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line volunteers hunting for war crimes in Ukraine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전쟁범죄를 추적하는 사람들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온라인에서 수집한 사진이나 영상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범죄를 추적하고 문서화하는 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수집한 정보가 전쟁 후에 전범들을 기소하기 위한 증거로 채택되려면 아직 보완해야 할 일들이 많다.

영국 청년 에덴(23세)은 우크라이나에 아무 연고가 없지만,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우크라이나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고민 끝에 그는 인터넷을 샅샅이 뒤져서 공개 자료를 수집하는 오픈소스 정보 수집에 능한 자신의 능력을 우크라이나를 돕는 데 쓰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그는 영국의 탐사보도 전문매체 벨링캣(Bellingcat)을 도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전쟁범죄에 관한 사진과 영상의 진위 여부를 검증하는 작업에 나섰다. 에덴을 비롯해 해당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은 이 작업이 결국에는 국제형사재판소(International Criminal Court, ICC)의 전범 기소로 연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에덴은 “전쟁을 일으킨 가해자들이 자신들의 행위에 책임을 지게 하려면 준비작업을 확실히 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그런 준비작업”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원 보호를 위해 자신의 성(姓)을 밝히지는 않았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 전 세계 사람들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전에도 벨링캣을 도왔던 적이 있는 에덴처럼 조사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서 우크라이나가 인터넷에 올리는 ‘민간인 지역이나 병원 같은 곳이 포격당한 사진 또는 영상’을 비롯한 전쟁범죄 관련 자료를 분석하여 사건이 발생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지난해 1월 6일에 미국에서 국회의사당 습격 사건이 벌어진 이후에 온라인에서는 시위 참가자들을 색출하려는 조사 활동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획득한 기술은 이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온라인에서 사진이나 영상을 조사하는 작업에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작업을 통해 ICC에 전쟁범죄를 기소할 때 인정될 정도의 증거를 실제로 얻게 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다. 특히 쏟아지는 증거를 분류하는 보편적인 시스템 없이 그런 일이 가능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인권단체들은 이미 우크라이나에 전문 조사관들을 파견해서 전쟁범죄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의 연구원 리치 위어(Rich Weir)는 2월 23일에 키이우(키예프)에 도착했고, 다음 날 아침 러시아의 침략 소식을 들었다.

현재 리비우에 머물고 있는 그는 “나는 키이우에 있던 동료와 만날 예정이었지만, 영공이 폐쇄됐다. 결국 그곳에 혼자 남겨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전쟁이 벌어지고 처음 며칠 동안 위어는 상황을 조사하려고 바쁘게 움직였다. 그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공습이나 공격에 관한 소식을 들으면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 피해 상황과 민간인 사상자에 관해 조사했다.

유언비어와 허위정보가 만연한 정보전에서는 ‘검증’이 핵심이다. 단순히 공격 영상을 보거나 시체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크라이나 각지에서 인터넷이 끊어진 상황에서 위어는 사건을 직접 경험한 이들로부터 설명을 듣기 위해 현장에 방문하거나 난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 아날로그 방식에 의존해 사건을 확인해야 했다.

위어는 이전에도 시리아와 미얀마에서 비슷한 작업을 수행한 적이 있다. 그는 전쟁이나 갈등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기록보관 작업이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이 소셜미디어와 카메라 달린 휴대폰의 사용 증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시리아에서는 국제법과 인권 침해가 발생한 상황을 문서화한 수많은 사진과 영상이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렇게 자료가 풍부한데도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Bashar al-Assad)는 여전히 ICC에 기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상황은 이번에도 발생할 수 있다. 전쟁이 당장 내일 종결된다고 하더라도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이나 전쟁범죄에 가담한 러시아 지휘관들을 기소할 때까지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 물론 아예 기소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사건이 성립되려면 수사관들이 모든 디지털 증거의 위치를 파악하고 검증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앞당길 가능성은 디지털 증거를 검증하는 작업에 기꺼이 나서고 있고 그런 작업을 해낼 수 있는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있다.

벨링캣의 조사관 잔카를로 피오렐라(Giancarlo Fiorella)는 “우리는 지난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 폭동 사건 이후로 디지털 증거 검증 과정을 간소화해왔다”고 설명하며, “당시 사건과 관련된 엄청난 자료를 정리해본 경험이 이번에 우리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우리는 잠재적인 전쟁범죄에 관해 더 많은 자료와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작업이 가능해진 것은 에덴 같은 자원봉사자들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덴은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사상자와 민간 인프라 피해 상황에 관한 증거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시간을 투자해왔다. 그는 우선 자신에게 할당된 사진이나 영상을 인터넷에서 얻은 다음, 구글 지도의 위성 이미지와 거리뷰 같은 도구를 사용해 사진이나 영상 속 사건의 위치 정보를 파악한다. 일단 에덴과 동료 자원봉사자 한 명이 위치 정보에 대해 동의하면(에덴은 증거 검증을 도와줄 누군가와 협력하면 좁은 시야를 피하는 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벨링캣의 조사원이 해당 정보를 검증한다. 그리고 첫 단계로 돌아가서 다시 같은 과정을 진행한다.

이들의 이러한 노력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그러나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인권센터의 법과 정책 책임자 린지 프리먼(Lindsay Freeman)은 이들 작업의 한계를 지적했다. 전쟁범죄 관련 온라인 자료를 검증하겠다는 이들의 의도는 훌륭하지만, 이들이 검증한 자료들이 전쟁범죄 기소를 위한 증거로 인정받기에는 한참 부족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Local resident looks at a shelled area on March 5, 2022 in Markhalivka, Ukraine.
2022년 3월 5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남서부에 위치한 마을에서 지역 주민이 폐허가 된 건물을 쳐다보고 있다. 지역 경찰은 이 지역에서 러시아 공습으로 어린이 한 명을 포함해 총 여섯 명이 사망하고 네 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ANASTASIA VLASOVA/GETTY IMAGES

전쟁범죄 기소 과정에서 디지털 증거를 활용하려면 디지털 증거에 관한 확실한 기준이 정해져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최근까지 그 어떤 문서나 단체도 전쟁범죄 기소를 위해 분쟁 지역에서 디지털 자료를 적절하게 수집하고 보관하고 제시하는 방법에 관한 규칙을 제시한 적이 없었다. 여기에는 유엔(United Nations), 국제형사재판소(ICC), 기타 인권 및 구호단체같이 다양한 권한과 관할권을 가진 국제기구들이 무질서하게 증가한 상황이 반영되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전범들은 자신들이 기소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마음대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그러다가 2020년, 프리먼은 오픈소스 정보의 윤리적 사용을 성문화하기 위한 ‘버클리 협약’(Berkeley Protocol)의 초안 작성을 도왔다. 유엔의 지원을 받는 이 협약은 디지털 자료를 다루고 보관하는 방법에 관한 규정집을 제공한다. 프리먼은 시리아 내전 그 자체와 그 당시 파일 포맷이 다양해서 자료 수집이 매우 어려웠던 경험이 이번 협약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버클리 협약은 우크라이나에서 끊임없이 밀려오는 디지털 자료를 다루고 처리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으로 향하는 첫 단계이지만, 프리먼은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번 협약을 채택한 구호단체도 많지만, 정보를 정리하는 자체적인 방식이나 내부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단체도 여전히 많다.

프리먼은 버클리 협약이 “인터넷에서 다양한 사람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는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을 다루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크라우드소싱은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에서뿐만 아니라 지난 수년 동안 벌어진 다른 갈등 상황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기술과 소셜미디어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성이 커지면서 피해를 받은 사람들로부터 직접 정보를 얻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지만, 이 협약은 그렇게 얻은 직접적인 정보를 적절하게 문서화하는 방식에 관한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

프리먼은 협약에 그런 부분이 명시되지 않은 것이 부분적으로 ICC의 태도 때문이라고 밝혔다. ICC는 화소로 처리된 흔들리는 휴대폰 카메라 영상보다는 타임스탬프가 찍혀 있는 CCTV 영상 같은 공식 자료를 더 선호하며, 자신들이 어떤 종류의 증거를 허용하는지에 관해 까다로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버클리 협약이 보여주는 것은 ICC가 인정하는 증거와 이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 가운데서 벌어지고 있는 힘겨루기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이 협약은 전범을 확실하게 기소하기 위한 커다란 첫걸음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기술을 사용하는 방식과 관련해서 ICC가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모든 상황에서도 에덴은 멈추지 않고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나는 가끔 내가 디지털 자료를 열심히 검증한다고 해도 전범에 대한 기소나 재판이 너무 늦어지는 건 아닐지 걱정한다. 하지만 정의가 나중에 실현된다고 하더라도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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