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is helping treat healthcare as if it’s a supply chain problem

의료 분야에서 맹활약하는 AI

자원이 부족한 국가에서 이제 AI가 효율적인 의료 서비스 제공에 도움을 주고 있다. AI 소프트웨어는 어느 곳에 진료소를 만들지, 인력이나 장비를 어디에 우선적으로 배치할지 등의 문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환자들이 더 나은 검사와 치료를 받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의료 시스템을 운영하려면 신경 써야 할 일이 매우 많다. 가령 이동식 진료소에서 테스트 키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것들을 말 그대로 ‘적시 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이는 자원이 부족하고 풍토병을 겪는 가난한 나라에서는 감당하기 버거운 일이다.

그러자 세계적인 의료 기관들이 이들 국가에 도움을 주기 위해 나섰다. 가난한 국가들이 인공지능(AI) 공급망 관리 도구를 사용해서 국민들이 더 쉽게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의료 기관들은 AI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 어디에 새로운 진료소를 세울지, 장비와 인력을 어떻게 할당할지, 어떤 지출을 우선시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리고 이 소프트웨어는 곧 미국에서도 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가 2017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저소득 국가에서 에이즈(HIV), 결핵, 말라리아 같은 풍토병 진단에 필요한 장비나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시설은 진료소 중 1%, 병원 중 14%에 불과하다. 2021년에 의학 저널 <랜싯(Lancet)>이 설립한 한 위원회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의료시설에서 검사를 받는 데 어려움이 있거나 아예 검사를 받을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해도 결과가 정확하지 않거나, 결과가 너무 늦게 나와서 치료 받을 수 없는 경우도 많다는 설명이다.

공급망 문제에서 찾은 해결책

세계적인 의료 기관들은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공급망’ 문제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브로드리치 그룹(BroadReach Group)의 공동설립자이자 의사인 존 사전트(John Sargent)는 “코카콜라는 세계에서 가장 외딴곳에도 얼음처럼 차가운 콜라를 공급할 수 있는데, 왜 우리는 의료 분야에서 비슷한 일을 할 수 없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의료 서비스 전달 기관은 제품, 창고, 운송 링크 같은 현실 세계의 자원을 미러링하여 복잡한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는 도구인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같은 AI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세계에서 가장 큰 HIV 관리 및 치료 프로그램을 관리한다. 머신러닝 알고리즘(machine learning algorithm)도 이러한 시뮬레이션을 사용하여 문제를 예측하고 해결책을 제안할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소매에서 제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이 현재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최악의 공급망 붕괴 문제를 견뎌내기 위해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비영리단체 FIND(Foundation for Innovative New Diagnostics, 혁신적 진단기기재단)의 남아공 지사 대표 하이디 앨버트(Heidi Albert)는 “우리는 물러서서 한 나라의 전체 의료 네트워크를 살펴보고 싶었다”며 “검사가 전 세계 의료 서비스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나 우리의 목표는 의사의 검사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이 제대로 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정된 자원을 전체 의료 시스템에 할당하여, 이용 가능한 자원을 한도 내에서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트윈은 자원과 각각의 자원 간의 의존도를 모델링하여 서비스에 존재하는 격차를 파악하고, 앞으로 발생할 문제를 예측하며, 상황을 조정해서 가능한 시나리오를 탐색한다.

FIND는 의료 검사 서비스 최적화를 위한 도구를 구축하기 위해 미국의 비즈니스 관리 소프트웨어 공급 업체인 쿠파(Coupa)와 협력하고 있다. 쿠파는 지난 4년 동안 ‘OptiDx’라는 이름을 가진 자사의 비즈니스 소프트웨어를 의료 시스템에 맞춰 조정해왔다. OptiDx는 머신러닝 같은 다양한 기술을 사용하여 복잡한 과정을 모델링하고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수요를 예측하고 그 수요를 충족하는 최적의 설정을 파악한다.

OptiDx는 정부 관계자부터 간호사까지 의료 서비스 관리자들이 장비와 인력을 최적의 장소에 배치할 수 있게 하여 자원을 효과적으로 할당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예를 들어, 정부는 국가 검사 시설들의 디지털 트윈을 이용해 수요 증가를 시뮬레이션하여 어떤 추가 진료소와 장비가 필요할지 파악하고 변수를 조정해서 가상 시나리오들을 탐색할 수 있다. 

FIND와 쿠파는 이미 잠비아, 베트남, 방글라데시, 부르키나파소에서 해당 소프트웨어를 시범적으로 사용했다. 잠비아에서는 소프트웨어의 추천 덕분에 HIV 검사 샘플이 이동해야 하는 평균 거리가 약 5km로 단축되었다. 이전보다 11배나 줄어든 거리다.

FIND는 이제 케냐, 레소토, 인도, 필리핀을 포함해 15개 국가에서 OptiDx를 출시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OptiDx를 이용하여 한 진료소가 예상보다 더 적은 기구로도 같은 수의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파악한 덕분에 그 진료소가 예산의 일부를 재할당할 수 있었다.

FIND는 OptiDx 소프트웨어의 추천 시스템이 유용한지, 또 그런 추천을 실제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 앨버트는 “이러한 작업에는 국가가 나서야 한다. 중요한 것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관리자들의 손에 이러한 데이터와 관련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별 환자의 행동 예측까지

브로드리치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의 협력을 통해 제작한 밴티지(Vantage)라는 시뮬레이션 도구를 사용하여 인력이 부족한 진료소를 파악하고 가장 시급한 곳에 인력을 보낸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처음 몇 주 동안 브로드리치는 FIND와 협력하여 남아공의 두 지역이 코로나19에 얼마나 대비되어 있는지 평가하고, 단 사흘 만에 보호장비와 인력이 부족한 300곳 이상의 진료소를 파악하여 표시했다.

사전트는 의대에 진학하기 전에 난민수용소에서 일을 하면서 아프리카의 의료 시스템에 관해 직접 배웠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에 탄자니아와 케냐에서 성장한 동료 의사 에르네스트 다르코(Ernest Darkoh)와 함께 브로드리치를 설립했다. 사전트는 “잠비아 같은 곳에 있는 시골 진료소에 가면 종이에 적힌 환자 기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곳에는 기술도 존재한다. 그는 “간호사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페이스북은 그들이 좋아할 것 같은 게시물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부족한 부분을 모니터링하는 것뿐만 아니라, 브로드리치는 몇몇 아프리카 국가에 있는 수천 곳 이상의 진료소에서 개별 환자들을 추적해 그들이 필요한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지 모니터링한다. 진료소들도 그런 작업을 하고 있지만, 밴티지는 수십만 개의 익명 의료 기록과 소셜 데이터를 이용해 학습한 머신러닝을 이용해 치료를 중단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파악하고, 그들이 치료를 중단하기 전에 의료종사자들이 미리 그들에게 연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바이러스학 연구소(Institute of Virology Nigeria)는 2021년에 밴티지를 사용하여 나이지리아의 세 지역에서 HIV 치료를 받고 있는 3만 명 중에 치료를 중단할 위험성이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예측했다. 밴티지는 또한 의료종사자가 전화를 하거나 방문한 환자 중 91%가 치료를 계속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반해 연락을 받지 않은 사람 중에서 치료를 지속한 사람은 55%에 불과했다.

브로드리치에 따르면 수많은 HIV 진료소에서 근무하는 의료분야 종사자들이 밴티지가 가장 개입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덕분에 환자들과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선진국’에서는

브로드리치는 이제 미국에서도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사전트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타격을 줬을 때, 우리는 소위 ‘선진국’의 의료 시스템이 그다지 훌륭하지 않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낙오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밝혔다.

브로드리치는 미국 의료 서비스 제공자들 및 보험사들과 함께 네 건의 시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그중 하나에서 브로드리치는 머신러닝을 활용해 어느 곳에 백신 접종소가 세워져야 할지, 그리고 어떤 커뮤니티들을 자세히 조사해야 할지 예측했고, 이 덕분에 콜로라도주 일부 지역의 낮은 백신 접종률 문제를 처리할 수 있었다. 당시 지역 보건당국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서 도시 지역에 자원이 집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밴티지는 저소득 농촌 지역과 소수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훨씬 더 큰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밝혀냈다.

브로드리치는 또한 캘리포니아주의 어떤 보험사와 협력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각각의 인구 집단마다 고지혈증약 스타틴(statin)을 복용하는 방식에 상당한 격차가 드러나는 곳이다. 브로드리치는 데이터를 검토해서 이러한 현상이 어째서 발생하는지 파악하려고 한다.

사전트는 “일부 커뮤니티들은 진료소로 가는 교통편이 좋지 않아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처방전을 새로 받기 위해 의사를 찾아가지 않을 수도 있고, 어떤 곳에서는 단순히 의료 시스템에 대한 오랜 불신이 있어서 그런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밴티지가 개별 환자의 위험 요인을 예측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예를 들어, 진료소 근처에 살지 않은 스페인어 화자가 있다고 하면, 밴티지는 보험사에 스페인어를 할 수 있는 사회복지사와 택시 할인권을 제공하라고 추천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구하기 힘든 데이터

그러나 AI가 그런 예측을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미국에서 의료 데이터는 일반적으로 의료 서비스 제공자들 사이에서 공유되지 않는다. 사전트는 브로드리치가 사람들의 우편번호와 신용기록 같은 사회경제적 데이터와 의료 기록을 결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소비자 데이터 기업들과 협력한다. 행동 패턴과 거주하는 곳의 환경을 파악하면 환자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자료들을 모두 합쳐서 전체 인구의 전반적인 상황과 개별 환자 각자의 사정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일종의 감시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게 될 감정은 이 소프트웨어가 실제로 가져올 이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신용 기업, 채용 대행사, 경찰 등 다양한 기관들이 브로드리치가 개인의 미래 행동을 예측할 때 사용하는 사회경제적 데이터를 이미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에 내재된 편향들은 당연하게도 시민권 단체들의 강한 반발로 이어져왔다.

미국, 영국, 호주를 포함한 몇몇 국가에서는 의료 데이터를 공유하자는 정부 제안이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미시간 대학교에서 개인 데이터 사용에 관한 법률적. 윤리적 문제를 연구하는 니컬슨 프라이스(Nicholson Price)가 말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기업들은 의료 데이터와 소비자 데이터를 계속해서 활용하고 있다. 프라이스는 “잘 안 알려졌을 뿐이지 회사들은 사실 이러한 데이터 수집을 몇 년 동안 계속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기업의 데이트 공유를 막을 능력이 없는 것 같아서 일부에서는 이에 대해 체념하기도 한다”면서 “그렇지만 그러한 데이터가 단순히 광고나 조작에 사용되는 대신에, 거기서 무언가 좋은 결과물들이 나올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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