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hoto Illustration by Sarah Rogers/MITTR | Photos Getty
몰래 찍고 AI로 악용…스마트 안경이 불러온 인도의 사생활 침해
스마트 안경이 대중화되면서 인도에서 동의 없는 촬영과 온라인 유포 등 사생활 침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여성과 소외 계층을 겨냥한 온라인 학대뿐 아니라 경찰의 감시 도구로도 활용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슈브남(38세)은 새집으로 이사하기 위해 상자를 포장하던 중 친구로부터 인스타그램 동영상 한 편을 받았다. 게시된 지 불과 몇 시간밖에 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며칠 전 촬영된 영상이었다. 영상은 올봄 인도 델리에서 트랜스젠더에 대한 법적 인정을 축소하려던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 현장에서 촬영된 것이었다.
당시 현장에서는 ‘분노 유발’ 영상으로 유명한 한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트랜스페미닌(transfeminine·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여성성을 지닌 사람)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교육자인 슈브남에게 다가왔다. 슈브남은 머리를 밀고 녹색 사리(sari·인도와 남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여성이 입는 전통 의상)를 입고 있었는데, 이 크리에이터는 “왜 여성 옷을 입고 있느냐”고 물었다. 슈브남은 그에게 물러나라고 했다. 영상이 도착하고 나서야 슈브남은 이 크리에이터가 미국 안경 브랜드 레이밴의 대표적인 선글라스 디자인인 웨이페어러(Wayfarer)처럼 생긴 메타의 스마트 안경을 쓰고 둘의 대화를 녹화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조롱하는 내용으로 편집된 이 영상은 수백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곧이어 트랜스젠더에 대한 혐오성 모욕과 반응 영상, AI로 생성된 밈이 쏟아졌다. 영상은 인스타그램에서 엑스(X)와 유튜브로 확산됐다. 현재까지도 온라인상에 복제본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