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takeaways about the current state of batteries

현재 배터리 기술이 시사하는 3가지

배터리는 청정에너지 기술의 가능성을 확대해줄 수 있다. 그리고 최근 데이터를 통해 배터리가 전력망 시스템에서 확실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음이 드러났다.

최근 필자의 머릿속은 배터리로 가득했다. 다음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첫째,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이하 IEA)가 미래 에너지 시스템에서 배터리의 중요성에 대한 특별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배터리를 ‘만능열쇠(master key)’라 불렀는데, 배터리가 다른 기술의 잠재력을 이끌어내 배출량 감축에 기여할 수 때문이다. 둘째, 캘리포니아주에서 실제로 배터리가 전력망에서 재생 에너지의 비중을 높이는 ‘만능열쇠’의 역할을 하는 초기 징후가 발견되었다. 그러면 이제 배터리에 대한 몇 가지 데이터를 살펴보도록 하자. 

1) 배터리 저장은 2023년 전력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상업용 에너지 기술이었다. 

2023년 배터리 저장 규모는 전년도보다 두 배 증가한 약 42기가와트를 기록했다. 이 수치에는 공공 전력 프로젝트는 물론, 전력망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가정용 및 상업용 ‘자가발전 시스템(behind the meter)’ 프로젝트도 포함된다. 

세계 배터리 저장량 증가 추이 (2010년~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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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IEA
그래프 제작: 케이시 크라운하트 – MIT 테크놀로지 리뷰

2023년 증가량의 절반 이상은 중국이 차지했다. 중국은 최근 2년간 배터리 에너지 저장 분야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증가율은 세계 평균보다 높고 설치 규모도 2022년과 비교해 세 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IEA 보고서는 중국이 급속히 성장한 이유를 신규 태양광 및 풍력 프로젝트 개발자들에게 일정 수준의 에너지 저장을 요구하는 일부 지방정부의 정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태양광과 풍력 같은 간헐적 재생 에너지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력망이 청정해지고 있다. 이제 에너지 저장 의무 정책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날씨가 흐리거나 바람이 불지 않아도 재생 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배터리를 설치하는 것이다. 

2) 전력망에서 배터리의 중요한 역할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재생 에너지가 적을 때는 에너지 저장 시설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이 전체 에너지의 양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비중이 늘어날수록 간헐적인 재생 에너지의 문제점이 분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러한 현상은 캘리포니아주에서 먼저 나타나기 시작했다. 맑은 날의 경우 재생 에너지만으로 낮 동안 전력망의 에너지 수요를 대부분 감당할 수 있다. 문제는 정오와 그로부터 8시간 후, 즉 해가 진 후의 상황이 다르다는 점이다. 

한낮에는 태양광 에너지가 넘쳐흘러 수 기가와트의 전력이 낭비되고 전기세가 마이너스가 될 때도 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재생 에너지가 급속히 줄어들면서 부족한 전력 수요를 맞추기 위해 천연가스와 같은 다른 에너지원을 사용해야 한다. 

2024년 4월 19일 CAISO의 전력 공급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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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CAISO(캘리포니아 독립 시스템 운영국)
그래프 제작: 케이시 크라운하트 – MIT 테크놀로지 리뷰

그러나 에너지 저장 규모가 증가하면서 일일 변동성이 완화되고 있다. 지난 4월 16일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최초로 배터리가 해가 진 초저녁의 전력 공급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위 그래프에서 오후 6시 직후부터 진한 남색 선이 급속히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배터리는 그 이후에도 몇 번이나 더 전력 공급원 1위를 차지했다. 현재 설치된 10기가와트의 에너지 저장용 배터리가 전력망의 균형에 기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3) 더 많은 에너지 저장 시설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배터리 가격이 점점 저렴해지고 있다. 

이러한 초기 징후는 에너지 시스템에서 배터리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지만, 실제로 청정 전력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배터리가 필요하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배터리 설치 규모가 지금보다 7배가량 증가해야 한다. 

세계의 에너지 저장량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줄이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 저장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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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IEA • 그래프 제작: 케이시 크라운하트 – MIT 테크놀로지 리뷰

좋은 소식은 에너지 저장 기술의 경제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배터리 비용은 2010년 이래 90%로 급격히 감소했고 지금도 감소하고 있다. IEA 보고서는 2029년 말까지 40% 추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통해 배터리 저장을 겸한 태양광 프로젝트에 드는 비용은 인도나 중국의 석탄 발전소, 미국의 가스 발전소를 구축하는 비용보다 더 저렴해질 것이다. 

그렇다고 배터리가 전력망 전체를 청정하게 만드는 만능 기술이 되진 않을 것이다. 지열처럼 더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저탄소 에너지원이나 수력 발전과 같이 수요에 맞춰 조절할 수 있는 에너지원도 에너지 시스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그래도 필자는 배터리가 에너지 저장 분야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계속해서 지켜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