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hane leaks in the US are worse than we thought

생각보다 심각한 메탄 누출 실태 밝혀졌다

석유·가스 시설에서 누출되는 메탄의 양이 지금까지 추정됐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항공기를 이용한 새로운 조사 결과 확인됐다. 지구온난화 해결을 위해선 앞으로 인공위성을 통한 조사나 지상 조사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메탄 배출원을 정확히 찾아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미국에서 배출되는 메탄 양이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추정했던 양보다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이 새로운 조사 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3월 13일 〈네이처(Nature)〉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자들이 항공기로 측정한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대부분의 측정 대상 지역에서 배출되는 메탄의 양이 미국 정부가 지금까지 내놓은 추정치보다 훨씬 더 많았다.

미국의 석유·가스 산출 지역으로부터의 메탄 배출량에 관한 지금까지 실시한 조사 중에 가장 광범위한 성격을 띤 이번 조사는 또 메탄을 추적하는 보다 뛰어난 새로운 방법이 긴급하게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대기상으로 배출되는 메탄은 지구온난화 원인의 3분의 1가까이를 차지할 만큼 대기의 주된 오염원이다. 메탄은 습지대 등의 자연계에 존재하지만, 농업이나 화석연료 생산 등의 인간 활동에 의해 수백만 톤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어 왔다. 메탄의 농도는 지난 200년간 두 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메탄이 정확하게 어디에서 나오고 있는지는 아직 상당히 불분명하다.

이러한 의문에 답을 찾기 쉽지 않지만, 인류가 메탄 배출량을 줄이고 기후변화에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것은 매우 중요한 첫걸음이다. 연구자들은 현재 최근 발사된 ‘메탄샛(Methane SAT)’ 같은 인공위성부터 지상과 항공 조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단을 이용해 답을 찾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생산된 석유와 가스의 약 1%가 대기 중에 누출돼 지구 대기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잇달아 발표된 조사는 공식 발표되고 있는 수치가 메탄이 일으키는 문제의 심각성을 크게 낮춰 추정하고 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스탠퍼드 대학교 박사후 연구원으로 이번 연구의 분석을 담당한 에반 샤윈(Evan Sherwin)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 연구원은 “새로 실시한 연구에서 조사 장소의 메탄 배출량이 평균적으로 정부의 추정치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샤윈 박사가 사용한 데이터는 미국의 화석연료 생산지에 관한 지금까지 최대 규모의 조사를 통해 얻은 것이다. 2018년부터 시작된 이 조사에서 ‘카이로스 에어로스페이스(Kairos Aerospace)’와 ‘카본 매퍼 프로젝트(Carbon Mapper Project)’는 총 6개의 주요 석유·가스 생산 지역에 대한 매핑을 실시했다. 매핑 대상이 된 지역 전체는 육상 석유 생산의 약 50%, 가스 생산의 30%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조사에서는 특정 파장의 빛을 이용하여 메탄을 검출할 수 있는 분광계를 갖고서 상공을 비행하는 항공기로부터 화석연료 생산지에서 메탄 누출을 측정하고, 약 100만 건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여기서부터가 복잡해진다. 석유·가스 생산 시 메탄의 배출원은 모양과 규모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소규모 배출원 중에는 1시간에 약 1킬로그램의 비율로 천천히 가스가 나오는 곳도 있다. 훨씬 더 큰 곳에선 시간당 수백에서 수천 킬로그램의 양을 배출하지만, 이러한 누출은 단기간만 지속되고 말 수 있다.

이번 조사에 사용된 항공기에서는 주로 시간당 약 100킬로그램을 초과하는 대규모 누출을 감지한다(단, 샤윈 박사에 따르면 10분의 1 정도의 소규모 누출을 감지할 수도 있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대규모 누출 장소의 측정과 소규모 발생원 누출량 추정 모델을 합쳐 배출량 전체에서 대규모 누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고 추정했다. 샤윈 박사는 “많은 경우 배출원 전체의 1% 정도가 메탄 배출량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 과학자들에 따르면 이러한 식의 연구는 여전히 이용 가능한 측정 도구의 제한을 받는다. 환경방위기금(Environmental Defense Fund)의 주임 상급 과학자 리테시 고탐(Ritesh Gautam) 박사는 그것을 ‘현재 기술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항공 측정 방법을 사용하여 대규모 메탄 누출을 감지했으며 소규모 출처는 모델링에 의존했기 때문에 대규모 누출의 중요성을 과대평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고탐 박사의 생각이다. 그는 그 근거로 작은 배출원이 메탄 배출에 더 큰 기여를 한다는 것을 알아낸 최신 연구가 적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문제는 단 하나의 측정 장치를 사용하여 모든 메탄 배출원을 측정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고탐 박사는 “더 명확한 전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용 가능한 모든 측정 기술이 동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워에 설치된 지상 기반 도구는 한 지역 전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소규모 배출원도 감지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넓은 지역을 조사할 수는 없다. 항공기를 이용한 조사는 이보다 더 넓은 범위를 커버할 수 있지만, 대규모의 누출만을 검출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항공 조사는 단기간 조사에 적합하기 때문에 일정 기간 메탄이 누출되는 배출원을 놓칠 수 있다.

인공위성이라는 도구도 있긴 하다. 3월 초에는 구글과 프랑스 전력공사인 EDF가 발사한 인공위성인 메탄샛이 지구를 도는 메탄 검출 인공위성군에 합류했다. 기존 인공위성의 일부는 광대한 지역을 매핑하지만, 상세한 정보는 킬로미터 단위로 밖에 얻을 수 없다. 훨씬 고해상도 인공위성도 있는데, 이들은 수십 미터 이내의 상세한 메탄 배출 감지 능력을 가지고 있다.

고탐 박사에 따르면 인공위성은 특히 미국만큼 면밀한 측정이나 매핑이 실시되지 않은 전 세계 많은 국가의 상황을 보다 자세하게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메탄 배출 상황을 이해하고 실제로 그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서로 별개의 문제다. 누출을 확인한 기업은 결함이 있는 파이프라인이나 기타 설비를 수리하거나 일상적으로 메탄을 대기로 방출하는 배기구와 소각기를 폐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석유·가스 생산에서 배출되는 메탄의 약 40%는 실질적으로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줄일 수 있다. 메탄 손실을 방지함으로써 절약할 수 있는 금액이 배출 삭감을 위해 드는 비용을 충분히 상회하기 때문이다.

2021년 100개국 이상이 글로벌 메탄서약(Global Methane Pledge)에 참가해 향후 10년간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30% 감소하자는 목표를 달성에 참여 중이다. 바이든 정부가 발표한 석유·가스 생산자에 적용되는 새로운 규칙은 미국이 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4년 미국 환경보호청은 화석연료 기업에 ‘메탄 요금’을 부과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했다. 요금은 대기 중 과도하게 방출되는 메탄의 양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연구자들이 이제 서서히 메탄 배출의 실태를 보다 잘 파악하고 있지만, 메탄 누출 문제 해결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샤윈 박사의 지적대로 갈 길이 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