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ivists are helping Texans get access to abortion pills online

텍사스가 낙태 금지하자 온라인서 일어난 일

텍사스가 1일 낙태를 사실상 금지하는 법안을 발효하자 여성 단체들이 온라인으로 낙태약을 처방해주며 낙태를 원하는 여성들을 돕고 있다.

텍사스 주 중부에 거주하는 KT 볼코바는 지난 8월 말 낙태 수술을 받았다. 당시 볼코바는 임신 6주차였다.

“하루라도 빨리 수술을 받아야 했다.” 볼코바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실은 그녀가 낙태 수술을 받고 며칠 지나지 않은 9월 1일, 텍사스에서 ‘상원법안 제8호(Senate Bill 8, SB8)’가 발효됐다. 태아의 심장박동이 감지되면 낙태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 법안은 텍사스에서 낙태 수술을 사실상 금지한 것으로 여겨진다.

태아의 심장박동은 대체로 임신 6주차에 감지된다. 이는 생리 주기가 불규칙한 여성은 임신 6주차에도 임신 사실을 모를 수도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SB8에는 텍사스 내에서 임신 6주 이상인 여성의 낙태를 방조한 사람을 신고하면 1만 달러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용까지 담겨있다.

법 시행으로 텍사스에 거주하는 수많은 임신부들이 안전한 낙태권을 빼앗긴 채 손발이 묶인 것에 비하면 볼코바는 운이 좋은 편이다.

낙태 금지법에 대한 반발과 낙태에 대한 지원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결국 활동가들이 들고 일어났다. 다른 주로 가서 낙태 수술을 받고자 하는 여성을 위한 모금 활동이 시작되었고, 낙태 조력자 신고 사이트에 가짜 신고 메일을 보내는 스팸 메일 보내기 운동도 시작되었다.

시급히 낙태 수술을 해야 하는 여성을 위해 비영리단체들이 나섰다. 에이드액세스(Aid Access)는 낙태약을 요청한 여성을 협력 의사가 인터넷으로 진료한 다음 약을 보내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에이드액세스에 따르면 SB8 통과 후 약 요청이 급증했다고 한다. 에이드액세스가 보내는 약은 임신 유지에 필요한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을 차단하는 미페프리스톤(mifepristone)과 유산을 유도하는 미소프로스톨(misoprostol)다.

에이드액세스에서 봉사 활동을 하는 조산사 크리스티 피트니는 “9월 1일 이후 텍사스에서 오는 약 요청이 확연히 늘었다”고 말했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낙태약을 챙기는 이들도 생겼다. 피트니는 텍사스에서 밀려드는 요청을 수용하기 위해 에이드액세스가 봉사자를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한다. 

에이드액세스에게 온라인으로 간단히 약을 요청할 수 있다. 에이드액세스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마지막 생리주기의 첫째 날 등을 묻는 의료정보보호법에 따른 임신 관련 질문에 답한 후 약을 요청하면 된다. 특이사항이 없으면 의사가 승인한 후 약을 처방하면 며칠 후 약이 우편으로 배송된다. 현재 미국에는 15개 주에서 접수되는 요청을 7명의 의사가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텍사스처럼 협력 의사가 없는 지역에서 접수된 요청은 유럽에서 활동하는 에이드액세스 창립자 레베카 곰퍼츠(Rebecca Gomperts)에게 전달된다. 이 경우, 처방에서 배송까지 3주 가량 소요된다.

이런 식으로 집에서 안전하게 낙태를 할 수 있게 되면 텍사스 외 지역에서도 낙태를 해야 할 상황에 처한 모든 여성의 삶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먹는 낙태약에 관한 정보와 교육을 제공하는 플랜씨(Plan C)의 공동창립자 엘리사 웰스(Elisa Wells)는 “이로 인해 낙태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먹는 낙태약 지원

낙태약 지원은 텍사스에서 특히 절실히 필요하다. 이곳에선 사회적 낙인 효과와 더불어 낙태를 제한하는 법규가 오래 전부터 시행되어 온 결과 극소수의 의사만이 낙태 수술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법이 시행되기 전 텍사스의 낙태약 복용률은 전국 평균의 3배에 달했다. 낙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이 너무 멀어서 여성들이 현실적으로 수술 대신 약을 선택한 결과다.

웰스는 “주된 임신중절 방법을 사용하기가 불가능에 가까운 텍사스 같은 지역에서 먹는 낙태약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면서 “텍사스는 낙태에 관한 한 ‘사막’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특히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낮은 흑인과 히스패닉계 주민들에겐 인터넷을 통한 먹는 낙태약 확보가 더 중요하다.

먹는 낙태약은 수술에 비해 비용도 훨씬 저렴하다. 주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105~150 달러에 온라인 진료비가 추가되는 정도다. 필요할 경우 에이드액세스는 비용의 일부 또는 전액을 지원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먹는 낙태약 처방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가령 프랑스, 스코틀랜드는 낙태약을 통한 낙태가 전체의 90%를 차지한다. 그렇지만 미국에서는 낙태약을 통한 낙태율이 전체의 40%에 불과하다. 게다가 텍사스 등 20여 개 주에서 ‘임신 상태를 스스로 관리하기 위해’ 낙태약을 복용하면 처벌을 받게 될 수도 있다.

2000년부터 지금까지 낙태약을 복용했다는 이유로 21명이 체포되었다. 미 식품의약청 FDA는 에이드액세스 창립자 곰퍼트가 해외에서 낙태약을 처방하는 행위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다. 에이드액세스는 수사 결과에 불복해 이의를 제기했으며, 아직 최종 결론은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기도 쉽지 않다. 활동가들은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통해 낙태약에 관한 정보를 알리고 있다. 약 복용 후 임신이 중단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제작해 슬라이드보기 기능으로 볼 수 있게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검색하기 쉽게 해시태그도 달았다.

그렇지만 모두가 이런 움직임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불과 몇 주 전에만 해도 누군가의 신고로 플랜씨 인스타그램 계정이 몇 차례 폐쇄되었다. 웰스는 “계정 폐쇄에 대해 인스타그램에 항의했다”며 “폐쇄 이유가 구체적이지 않았다. 약관을 위반했다고 하지만, 우리는 의약품을 팔지 않았고 불법을 저지르지도 않았다. 그저 표현의 자유를 실행했을 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이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자 인스타그램 측은 대변인을 통해 “플랜씨의 계정이 폐쇄된 것이 맞다”고 확인해 주었지만 폐쇄 이유에 대해서는 “실수 때문”이라고만 밝힐 뿐 구체적인 설명을 피했다. 

#mifepristone, #misoprostol 같은 해시태그 검색이 잘 안되게 된 점도 인스타그램을 정보 전달 통로로 활용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감시를 피하기

상황이 이렇게 되자 활동가들은 검열이 어려운 고전적 방법으로 눈을 돌려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이들도 쉽게 접근 가능한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대형 광고판을 부착한 트럭이 이곳저곳을 다니며 광고를 하고 24시간 핫라인을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낙태약 관련 정보를 담은 스티커와 잡지를 제작해 공공장소에 비치하여 주민들이 쉽게 볼 수 있게 하는 등의 다양한 ‘게릴라 마케팅 활동’도 병행해 전개하고 있다.

과거 낙태를 경험한 적이 있는 볼코바는 텍사스 주민을 위해 낙태 수술비를 모금하는 시민단체 버클버니스(Buckle Bunnies)와 손잡고 낙태를 더 쉽게 할 수 있게 하자는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볼코바는 “낙태를 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오랫동안 부끄러웠다”면서 “그렇지만 여러 단체가 내게 사랑과 지지를 보여주었고, 나는 내 경험을 공유하고 낙태를 더 쉽게 할 수 있게 하자는 활동을 지속할 힘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미리보기 3회1회

MIT Technology Review 구독을 시작하시면 모든 기사를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