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챗GPT가 글쓰기 업무 역량을 향상시킨다
사람들이 지난해 11월 챗GPT(ChatGPT)가 출시된 이래 이 챗봇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열정적인 사용자들은 마케팅 자료, 이메일, 보고서까지 모든 글쓰기 작업에 챗GPT의 도움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제 처음으로 챗GPT가 업무에 미친 영향에 대한 지표가 드러났다. 최근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된 MIT 경제학부 대학원생 두 명의 연구에 의하면 챗GPT가 직원들 사이의 글쓰기 역량의 격차를 줄여줄 수 있다. 이들은 챗GPT를 활용하면 글쓰기가 서툴고 경험이 부족한 직원들도 경험이 많은 직원들과 비슷한 수준의 결과를 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샤케드 노이(Shakked Noy)와 휘트니 장(Whitney Zhang)은 마케터, 데이터 분석가, 대학 교육을 받은 전문가 453명을 대상으로 보도자료, 짧은 보고서, 분석 기획안 작성과 같은 그들의 일상적인 업무 중 두 가지 작업을 수행하도록 했다. 그들 중 절반에게는 두 번째 작업에 챗GPT를 사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주어졌다.
그리고 연구 플랫폼인 프롤리픽(Prolific)에서 같은 분야의 전문가 3명을 고용해 각 결과를 평가하도록 했다. 결과의 수준에 따라 1점에서 7점까지의 점수가 매겨졌다.
챗GPT를 사용한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에 비해 작업 완료 시간이 40% 덜 걸렸고 18%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험이 많은 직원들이 챗GPT를 사용할 경우 작업 시간이 단축됐고 경험이 부족한 직원들의 경우 작업의 수준이 향상됐다.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인 노이는 “챗GPT는 글쓰기 작업의 생산성을 크게 높여준다. 글쓰기 작업의 일부를 챗GPT로 자동화하면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노이는 “챗GPT가 사무직 업무에 매우 유용함은 확실하다. 많은 사람들이 챗GPT를 업무에 활용하게 될 것이고 이는 사무직 업무의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챗GPT 및 기타 생성형 AI 모델이 내놓는 결과는 신뢰하기 어렵다. 챗GPT는 잘못된 정보를 올바른 정보처럼 제공하는데 뛰어나기 때문이다. 즉, 챗GPT를 사용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지만 잘못된 정보가 포함될 위험성도 동반된다.
이러한 부정확성은 업무 종류에 따라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달 변호사 스티븐 슈워츠(Steven Schwartz)는 챗GPT를 사용해 잘못된 법적 의견과 인용문을 포함한 법률 서류를 작성한 혐의로 5,000달러(약 640만 원)의 벌금 선고를 받았다.
판사 케빈 카스텔(Kevin Castel)은 “기술은 항상 발전하고 있고 신뢰할 수 있는 AI 도구를 업무에 활용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문제가 없다. 그러나 서류의 정확성을 보장하는 책임은 변호사에게 있다”라며 이번 판결을 내렸다.
카네기멜론 대학교에서 근로자들의 대형 언어모델 사용을 연구하는 리쿠 아라카와(Riku Arakawa)는 이 연구가 AI가 가상 비서 역할을 함으로써 업무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한다. 참고로 그는 이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어서 아라카와는 “인간과 AI의 협업이 글쓰기 작업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결과다. 인간이 자신의 글쓰기를 정교하게 다듬는 데 AI를 활용한다면 수준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