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oding the data of the Chinese mpox outbreak

중국의 엠폭스 데이터를 믿을 수 없는 이유

중국 정부의 불규칙한 데이터 발표 방식이 엠폭스의 최근 확산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이하 ‘WHO’)가 엠폭스(mpox, 이전에는 원숭이두창으로 불림)를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선언한 지 1년 만에 이 전염병의 중심지는 미국과 유럽에서 아시아로 조용히 옮겨갔다. 특히 중국에서 엠폭스 감염 사례가 심각하게 증가하고 있다. 

필자는 얼마 전 중국의 엠폭스 확산 상황과 중국 정부의 대응에 관한 기사를 작성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엠폭스 예방 지침을 발표했지만,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작년 기사에서 자세히 다뤘던 엄격한 코로나19 정책과는 완전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3가지 종류의 엠폭스 백신이 사용 가능하고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엠폭스의 확산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이러한 백신의 사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미국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의 국제 보건 분야 선임연구원 얀종 황(Yanzhong Huang)은 중국 정부의 미흡한 대응이 ‘기술 민족주의(technology nationalism, 자국의 기술 발전을 지원하고 타국의 기술 도입을 제한하는 것)’의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한다. 그는 효과적인 타국 백신의 승인을 미루게 되면 엠폭스를 예방하기 어려워지고 코로나19와 같은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전 기사를 통해 중국에서 엠폭스 확산을 억제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설명했다면, 이번 기사에서는 다른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중국 정부가 엠폭스 데이터를 발표하는 방식과 WHO가 이를 보고서로 발행하는 방식에 대한 것이다. 이들의 방식으로는 중국의 엠폭스 확산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필자는 이번 기사를 준비하면서 중국의 유일한 발표가 6월 2일부터 6월 30일까지의 감염 사례를 집계한 한 건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일본을 비롯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3월부터 감염 증가를 보고하기 시작했지만, 중국은 6월 이전이나 그 이후의 주간 감염 사례나 동향에 대한 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WHO가 2022년 1월부터 집계한 전 세계 엠폭스 데이터를 조회해 보니 놀랍게도 중국은 최근 7월 20일까지 감염 사례를 WHO에 지속 보고하고 있었다. 

처음에 필자는 중국 보건 당국이나 연구원들이 시의적절한 데이터를 일반 대중이 접근할 수 없게 하면서 WHO에 조용히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과거 코로나19 시기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WHO의 데이터는 충격적이었고 중국의 상황을 우려하게 했다. 중국에서 엠폭스 관련 뉴스는 대부분 정부의 감시하에 통제되고 있다. 그러나 WHO는 “최근 한 주 동안 보고된 데이터에 따르면, 7개 국가에서 감염 사례가 증가했고 중국에서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라고 언급했다. 그들의 데이터를 보면 5월부터 7월까지 중국에서 315건의 감염 사례가 발생했고 이는 같은 기간 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였다. 

꽤 심각한 상황이지 않은가? 

그러나 그 실체를 분석해 보니 조금 복잡한 사실이 숨겨져 있었다. WHO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중국의 엠폭스 데이터는 중국, 대만, 홍콩의 감염 사례를 합친 것이었다. (WHO 대변인은 보통 이렇게 합쳐서 발표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데이터를 분리하지 않으면 몇 가지 이유로 문제가 될 수 있다. 먼저, 중국에서 엠폭스 감염 사례가 증가했다 해도 어느 기간에 얼마나 많은 수가 감염됐는지 알 수 없다. 중국은 6월에만 106건의 감염 사례를 발표했지만, 5월과 7월에도 감염 사례가 있었다고 보는 게 맞다. (WHO 대변인인 타리크 야사레비치(Tarik Jašarević)에 따르면, 중국은 7월에 8건의 감염 사례가 있었다고 WHO에 보고했지만, 이 사례가 언제 기록됐는지 그달의 전체 수치가 맞는지 확실하지 않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7월 감염 사례에 대한 어떤 정보도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이렇게 우리가 엠폭스 확산의 긴급성과 심각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 주는 정보가 부족해지면, 공황 상태로 이어질 수 있고 불충분한 정보에 기반한 개입이 이루어질 수 있다. 과거 코로나19의 대응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 정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도, 통합된 데이터는 대만과 중국이 서로 다른 정부 체제를 가지고 있으며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매우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호하게 만든다. 

중국은 엠폭스 백신 사용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자체적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갖춘 대만은 지금까지 72,000회 이상의 백신 접종을 실시했다. 중국이 한 달의 감염 사례만 발표한 반면, 대만은 매주 감염 사례를 보여주는 공개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만 내 최초 감염이 시작되고 6개월 후부터 수치가 감소하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토록 다른 데이터의 출처를 통합하면 엠폭스의 확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고 공중보건 조치의 영향을 확인하기도 힘들어진다. 

따라서, 중국에서 7월 10일에서 7월 17일까지 한 주 동안 감염 사례가 550% 증가했다고 보여주는 WHO의 데이터는 큰 의미가 없다. 이는 엠폭스의 확산 동향을 알려주지 못하고 오직 중국의 부정확하고 불규칙한 감염 사례 보고 방식을 강조할 뿐이다. 

물론 중국의 엠폭스 확산 상황이 심각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WHO 웹사이트의 데이터가 사람들이 쉽게 오해하게끔 만들고 있다는 뜻이다.  

WHO와 같은 국제기구들이 어느 정도 권위를 가지고 있겠지만 중국의 제한적인 공중보건 정보를 극복할 만큼 마법 같은 데이터 소스는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WHO는 개별 국가들이 자발적으로 데이터를 보고하기를 기대할 뿐이다. 야사레비치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질문에 “WHO는 보통 중국과 홍콩특별행정구, 대만을 합쳐 집계한 데이터를 제공한다”라고 답변했다. 이어서 그는 WHO가 6월 중국에서 발생한 106건의 감염 사례가 각각 어느 주에 해당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중국 정부에 구체적인 데이터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안타깝게도 대만의 지위는 중국 정부에 가장 민감한 안보 주제 중 하나다. 심지어 대만의 공중보건 데이터를 따로 집계하는 행위도 정치적인 움직임처럼 보일 수 있다. 이것은 어떤 기술적인 장애보다 심각한 문제다. 지금처럼 중요한 시기에 투명하고 시의적절한 감염 사례의 집계는 전염병에 맞서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공중보건 활동이다. 정치적인 문제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유감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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