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Mind’s AI predicts almost exactly when and where it’s going to rain

90분 이내의 날씨 예측 정확도 크게 높인 딥마인드의 AI

구글 딥마인드가 영국 기상청과 협력해 기존 시스템보다 초단기 날씨 예측 정확성이 더 뛰어난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이번 AI 모델은 특히 90분 이내에 비가 올 지역, 비의 강도, 구름 이동 경로 등을 거의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처음에는 단백질 접힘(protein folding), 이번에는 날씨 예측이다. 구글의 자회사인 영국의 인공지능(AI) 기업 딥마인드(DeepMind)가 이와 같은 자연과학 문제에 딥러닝(deep learning)을 적용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딥마인드는 영국 기상청과 협력해 날씨 예측 분야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 90분 이내의 강수 확률을 정확히 예측하는 딥러닝 도구 ‘DGMR’을 개발했다. 

기존 시스템들과 성능을 비교하기 위해 진행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전체의 89%에 달하는 수십 명의 전문가가 강수 지역, 규모, 구름의 이동 경로, 강우 강도 등 다양한 항목에서 DGMR의 예측이 우수하다고 판단했다. 테스트 결과는 9월 29일 네이처(Nature)에 발표됐다.

기존 강수 예측 방식의 한계

딥마인드가 이번에 개발한 새로운 날씨 예측 도구는 과학자들이 수십 년 동안 씨름해왔던 생물학의 핵심 문제를 해결했던 알파폴드(AplhaFold)와는 다르다. 날씨 예측 분야의 난제를 해결하는 도구라기보다는 기존 시스템보다 정확성을 끌어올린 도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날씨 예측 시스템을 약간이라도 개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날씨, 그중에서도 특히 폭우 예측은 야외 이벤트에서 항공이나 긴급구조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필수적이다. 그러나 정확한 예측은 어렵다. 대기 중에 수분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 그것들이 언제 어디에서 비가 되어 내릴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온 변화, 구름의 형성, 바람 등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모든 변수는 하나하나 그 자체로도 복잡하지만, 서로 합쳐질 경우 훨씬 더 복잡해진다.

기존 날씨 예측 방식 중에 가장 우수한 기법은 대기물리학을 기반으로 대규모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장기예보에서는 좋은 결과를 보이지만, 앞으로 몇 시간 이내의 날씨를 예측하는 ‘초단기예보(nowcasting)’에서는 정확성이 떨어진다. 딥마인드 이전에도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날씨 예측 도구가 개발된 적이 있는데, 이 기법은 여러 정보를 모두 정확하게 예측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예를 들어, 강수 지역 같은 한 가지 정보를 제대로 예측하면 강우 강도 같은 다른 정보는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 식이다.

radar data for heavy rainfall
2019년 4월 미국 동부 지역에 내린 폭우에 대한 DGMR의 예측 결과와 실제 레이더 데이터, 다른 두 가지 기상 예보 기술의 예측 결과 비교 / DEEPMIND

미국 NOAA기상예측센터(NOAA Weather Prediction Center)의 기상예보 담당자 그레그 카빈은 “초단기 강수 예측은 기상학자들에게 상당히 어려운 문제로 남아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번 연구 관계자는 아니다.

기존 방식과의 차이점

딥마인드팀은 AI에 레이더 자료를 학습시켰다. 여러 국가에서는 구름의 형성과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레이더 측정 데이터를 매일 짤막한 이미지의 형태로 수시로 공개한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5분마다 새로운 레이더 데이터를 공개한다. 이러한 이미지를 모아서 하나로 합치면 우리가 TV에서 보는 기상예보 영상과 유사하게 강수 패턴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스톱모션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연구자들은 이 데이터를 ‘GAN’과 유사한 심층생성망(deep generative network)에 입력했다. ‘GAN’은 자신이 학습한 실제 데이터와 매우 유사한 새로운 데이터 샘플을 생성하도록 학습된 AI의 일종으로, 실제 사람들의 얼굴 사진을 학습한 뒤 ‘가짜’ 얼굴을 생성하는 데 사용된 적이 있으며 그 과정에서 심지어 가짜 렘브란트 얼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DGMR(deep generative model of rainfall)’을 학습시켜서 연속적인 실제 레이더 측정 데이터에 이어지는 ‘가짜’ 레이더 이미지를 생성하도록 했다. 딥마인드에서 이번 연구를 이끈 샤키르 모하메드(Shakir Mohamed)는 이 방식이 이를테면 영화의 일부 장면을 보고 다음에 이어질 장면을 추측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성능 테스트를 위해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기상청 기상예보관 56명에게 DGMR을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평가 방식은 DGMR과 최신 물리학 시뮬레이션 기술을 사용하는 예측 시스템, 딥러닝 기술을 사용하는 경쟁 시스템을 블라인드 테스트하는 것이었다. 테스트 결과, 테스트에 참여한 기상예보관 중 89%가 DGMR이 내놓은 예측 결과가 더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영국 기상청의 파트너십 및 제품 혁신 책임자 니얼 로빈슨(Niall Robinson)은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일반적으로 AI가 예측한 결과의 정확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단순한 기준 하나를 찾아내 최적화한다. 그러나 일기예보에서는 예측해야 할 항목이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부분은 정확하게 예측하면서도 다른 부분은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예보에서는 강수 지역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대신에 강우강도를 잘못 예측할 수도 있고, 다른 예보에서는 강우강도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대신에 강수 지역을 잘못 예측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 연구에서 다양한 항목을 기준으로 알고리즘을 평가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연구의 의의

딥마인드가 이번에 영국 기상청과 협력해 연구를 진행한 것은 ‘최종 소비자’와 협력해 AI를 개발하는 방식을 보여준 좋은 선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개발 방식은 ‘최종 소비자’에게 필요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좋은 방식이지만, 자주 사용되는 방식은 아니다. 연구팀은 이번 프로젝트를 수년 간 진행했고, 영국 기상청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프로젝트의 방향을 잡았다. 딥마인드의 연구 과학자 수만 라부리(Suman Ravuri)는 “기상청의 조언 덕분에 우리가 생각한 것과 다른 방식으로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 조언이 없었다면 그다지 유용하지 않은 모델을 개발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딥마인드는 자사가 개발한 AI가 실용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샤키르는 DGMR을 알파폴드와 비슷하게 생각한다. 딥마인드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고 사용한 몇 년이라는 시간을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마도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딥마인드가 현실에 존재하는 과학 문제 중에 해결하고 싶은 문제들을 하나씩 처리하기 시작했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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