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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광학 칩 ‘마이크로콤’으로 6G·우주 관측용 초저잡음·초고안정 밀리미터파 신호 구현

KAIST 연구팀이 초소형 광학 칩 '마이크로콤'을 이용해 22~66 GHz 밀리미터파 대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저잡음·초고안정 신호를 구현했다.

손톱보다 작은 광학 칩 안에서 매우 정밀한 빛의 주기를 만들어내는 ‘마이크로콤’으로 흔들림이 거의 없는 초고주파 신호를 생성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잡음이 커지는 전자식 신호원의 고질적 한계를 빛으로 풀어낸 접근이다.

KAIST(총장 이광형)는 기계공학과 김정원 교수 연구팀이 물리학과 이한석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마이크로콤(Micro-comb, 손톱보다 작은 광학 칩에서 일정한 간격의 빛 펄스를 만들어내는 장치)’ 기술을 이용해 초저잡음·초고안정 밀리미터파(millimeter-wave, 30~300 GHz 대역의 초고주파) 신호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22 GHz 대역에서 신호의 미세한 흔들림을 나타내는 위상잡음(phase noise)이 –125 dBc/Hz 수준에 그쳤고, 10⁻¹⁸ 수준의 초고안정 주파수 성능을 확보했다. 또한 ‘완전 솔리톤 결정(Perfect Soliton Crystal)’ 상태를 활용해 44·66 GHz 대역까지 신호를 확장하면서도 3 펨토초(fs, 1,000조 분의 1초) 수준의 시간 정밀도를 유지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Laser & Photonics Reviews(3월 19일)와 Optica(4월 8일)에 각각 게재됐다.

AI이미지, 광학기준신호 기반으로 잡음 억제, 완전 솔리톤 파동 기반 주파수 증가한 초소형 광공진기 칩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흔들리는 신호…전자식 신호원의 벽

6G 통신, 자율주행 레이더, 우주 관측 기술에는 매우 정확한 신호가 필요하다. 그러나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신호가 미세하게 흔들리면서 오차가 커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빛을 이용해 이러한 신호의 흔들림을 크게 줄였다.

밀리미터파는 넓은 대역폭을 활용할 수 있어 6G 통신과 정밀 센싱(sensing·정밀 감지), 차세대 레이더 기술의 핵심 주파수 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전자식 신호원은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잡음(noise·원하지 않는 신호 흔들림)이 증가하고 장시간 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활용한 마이크로콤은 밀리미터(mm) 크기, 즉 손톱보다 작은 광학 소자 안에서 매우 정밀한 빛의 주기를 만들어내는 장치로, ‘빛으로 만든 초정밀 자’에 비유된다. 이번 연구는 기존 전자식 고주파 신호원의 한계를 광학(빛) 기술로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안정적인 광학 기준 신호를 활용해 마이크로콤의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고주파 영역에서도 매우 낮은 잡음을 유지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광학 기준 신호 동기화·완전 솔리톤 결정으로 두 마리 토끼 잡다

연구팀의 첫 번째 연구는 마이크로콤의 고질적인 문제인 ‘장기적 주파수 흔들림’을 해결한 결과다. 마이크로콤은 소형화와 저전력 구동이 가능해 차세대 신호원으로 주목받지만, 주변 온도 등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매우 정밀한 광학 기준 신호를 마이크로콤과 일치시키는 ‘동기화(synchronization·두 신호의 주기를 정확히 맞추는 기술)’ 기술을 적용해, 장시간에 걸쳐 10⁻¹⁸ 수준의 초고안정 주파수 성능을 확보했다. 22 GHz 대역에서 100 Hz 오프셋(offset·기준 주파수에서 떨어진 거리) 기준 –125 dBc/Hz 수준의 위상잡음은 마이크로콤 기반 신호원 가운데 낮은 오프셋 주파수 영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이러한 초저잡음 특성을 유지하면서 신호를 밀리미터파 대역으로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신호의 주파수를 높일수록 신호가 불안정해지고 잡음도 커진다. 연구팀은 빛의 펄스 형태 파동을 매우 규칙적으로 정렬시키는 ‘완전 솔리톤 결정’ 상태를 활용해 이 문제를 풀었다. 솔리톤(soliton)은 형태가 무너지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되는 특수한 파동을 뜻하며, 연구팀은 보조 레이저를 이용해 광학 칩 내부의 광 펄스(light pulse·짧고 강한 빛 신호)를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함으로써 안정적인 솔리톤 상태를 구현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신호의 반복 속도를 2배, 3배로 증가시키면서도 매우 낮은 잡음을 유지했고, 44 GHz 및 66 GHz 대역에서 3 펨토초 수준의 극도로 높은 시간 정밀도를 확보했다. 이는 초당 수십억 번 오가는 신호의 타이밍 오차를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줄였다는 의미로, 신호들이 서로 충돌하거나 어긋나지 않도록 매우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

AI이미지, 광학기준신호 기반으로 잡음 억제, 완전 솔리톤 파동 기반 주파수 증가한 초소형 광공진기 칩

6G 통신부터 블랙홀 관측까지…차세대 신호원의 가능성

이번 연구는 초소형 광학 칩 기반 신호원이 실험실 수준을 넘어 실제 고성능 시스템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상용화될 경우 초고속 통신의 데이터 전송 신뢰성을 높이고, 자율주행 및 국방 분야 레이더의 거리·속도 측정 정밀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천문·우주 계측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크다. 장거리 신호 간 정밀 동기화가 가능해지면서 블랙홀 관측과 같은 초고해상도 우주 관측 기술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6G 통신과 정밀 레이더는 물론, 차세대 항공·우주 전자시스템까지 폭넓게 응용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평가된다.

김정원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마이크로콤 기반 신호원의 성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이를 고주파 대역까지 확장한 데 의의가 있다”라며 “현재는 100 GHz 이상의 영역은 물론, 300 GHz 이상의 서브밀리미터파(sub-millimeter-wave·밀리미터파보다 더 짧은 파장을 갖는 초고주파 대역으로 미래 6G·7G 통신, 초고해상도 이미징, 정밀 우주 관측 등에 활용될 차세대 핵심 주파수 영역)까지 확장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