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AX, 광고·ESG 공시 문구 사전 판별하는 에이전틱 AI 컴플라이언스 가동
그린워싱 적발이 4년 새 23배로 늘었다. ESG 공시 의무화도 다가오고 있다. 광고 한 줄, 공시 한 문장이 곧 법적 리스크가 되는 환경에서, 광고·공시 문구를 AI가 사전에 판별해주는 에이전틱 AI 컴플라이언스 도구가 한국 기업 컴플라이언스 시장에 등장했다.
그린워싱(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운 허위·과장 광고나 선전·홍보로 이윤을 취하는 행위)은 적발 건수가 4년 새 약 23배로 급증한 ESG 시대의 핵심 평판 리스크다. SK AX는 광고·공시 문구의 그린워싱 위반 여부를 사전에 판별하고 대응 방안까지 제시하는 에이전틱 AI 컴플라이언스 도구 ‘AXgenticWire Compliance(엑스젠틱와이어 컴플라이언스)’를 출시했다고 20일 밝혔다.
3,400건 이상의 판례·심의 결정 사례를 학습한 이 도구는 채팅창에 제품 소개서·공시 자료·홈페이지 주소 등을 입력하면 수 초 안에 위반 여부를 판별해 위험도를 3단계로 안내하고, 대체 문구와 필수 증빙 자료까지 제안한다. 한국 ESG 공시 의무화 로드맵이 본격화되고 EU 그린클레임지침 등 글로벌 제재가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수작업에 의존해온 ESG·광고 문구 검증 영역에 에이전틱 AI를 본격 투입한 사례다.
채팅 입력 수 초 만에 위험도 3단계로…3,400건 판례 학습한 AI 컴플라이언스 도구
SK AX가 출시한 AXgenticWire Compliance는 광고와 공시 문구의 그린워싱 위반 여부를 사전에 판별해주는 AI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기업이 법령과 규제를 준수하도록 관리하는 활동) 도구다. 사용자가 채팅창에 제품 소개서, 공시 보고서, 홈페이지 주소, 보도자료 등을 입력하면 AI가 수 초 안에 위반 여부와 가이드라인을 응답한다.
핵심 차별점은 3,400건 이상의 판례와 심의 결정 사례를 학습 데이터로 탑재했다는 점이다. 그린워싱은 법적 판단이 모호한 회색지대가 넓어, 수작업으로 사전 검토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위반 여부를 단정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꼽혀왔다. SK AX는 과거 판결과 심의 결정 사례를 AI가 학습하게 해, 사람이 일일이 법령을 대조하던 작업을 자동화했다.
도구는 결과를 단순한 위반·비위반의 이분법이 아니라 ‘명확한 위험·경계성 위험·낮은 위험’의 3단계로 안내한다. ‘명확한 위험’은 과징금·벌금·과태료·손해배상 등 금전 제재가 예상되는 내용, ‘경계성 위험’은 경고·시정권고·명령 등 행정 제재가 가능한 내용, ‘낮은 위험’은 위반 사항에는 해당하지만 처분 사례가 없는 내용을 가리킨다. 각 단계마다 문제가 되는 표현을 대체할 수 있는 문구와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필수 증빙 자료까지 함께 제안한다.

그린워싱 적발 4년 새 23배 급증…40개 넘는 법령에 광고·공시까지 규제 범위 확대
AXgenticWire Compliance가 겨냥하는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국내 그린워싱 적발 건수는 2020년 110건에서 2024년 2,528건으로 4년 만에 약 23배 급증했다. ESG 경영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높아지고, 환경산업기술원이 2022년부터 온라인 유통망 대상 로봇 자동화 탐지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단속 시스템 자체가 자동화된 영향이 컸다.
규제 구조도 복잡하다. 한국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공정거래위원회 소관)과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지원법(환경부 소관) 등 40개가 넘는 법령·지침으로 그린워싱을 규제한다. 두 부처가 따로 가이드라인과 제재 절차를 운용해온 데 따른 ‘이중 규제’ 논란이 이어졌고, 2026년 들어서야 두 부처가 통합 조사 체계 구축에 합의해 추진 중이다. 게다가 규제 대상도 단순 광고에서 ESG 공시 보고서 문구까지 확대되며 기업이 관리해야 할 범위가 넓어졌다.
글로벌 흐름은 더 강하다. EU는 2024년 의회에서 그린워싱에 대한 일반법 격인 ‘그린클레임지침(Green Claim Directive)’을 통과시켰고, 영국은 디지털시장경쟁소비자법으로 위반 기업에 매출액 최대 10%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그린가이드(Green Guide)’ 심사를 강화해 위반 시 건당 5만 달러 이상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EU에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도 이 규제망 안에 들어가는 셈이다.
‘ESG 공시 의무화 시대’ 컴플라이언스 시장에 에이전틱 AI 투입한 사례
SK AX의 이번 발표는 2026년이 ESG 공시 의무화의 변곡점이라는 산업 배경 위에 놓여 있다. 올해 EU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에 따른 첫 의무 공시가 본격화되고,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제정한 공시기준(IFRS S1·S2)을 도입·정렬하려는 국가가 30개에 이르면서 기후·ESG 정보가 사실상 ‘제2의 재무제표’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정부도 2026년 2월 25일 ESG 공시 의무화 로드맵을 발표한 뒤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광고를 넘어 공시 보고서의 문구 하나하나가 검증 대상이 되는 환경이다.
AXgenticWire Compliance는 SK AX가 2026년 3월 19일 출범시킨 에이전틱 AI(agentic AI, 명령을 받아 수행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AI) 통합 브랜드 ‘AXgenticWire’의 ESG 컴플라이언스 영역 첫 도구다. SK AX는 이를 자사가 운영해온 ESG 관리 플랫폼 ‘클릭 ESG(Click ESG)’와 연계해 제공한다. 국내 기업 3,400여 곳이 사용 중인 클릭 ESG는 환경·사회·거버넌스 항목 데이터를 입력하면 산업별 핵심지표 분석, 동종 업계 비교, 개선 영역 도출 결과를 제공하는 ESG 포털이다. 컴플라이언스 도구가 추가되면서 같은 플랫폼에서 데이터 진단부터 문구 사전 검증까지 처리할 수 있게 됐다.
SK AX 김경성 제조서비스2본부장은 “무심코 지나쳤을 법한 문구 하나에 행정적, 금전적 제재는 물론 ESG 평가 점수 하락으로 인한 기업가치 저하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글로벌 법령·규제 및 사례까지 확보해 국내 수출 기업들도 그린워싱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AXgenticWire Compliance를 지속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법무·홍보·ESG 담당자가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그린워싱 검증을 AI가 자동화하는 방식이 한국 컴플라이언스 시장에 자리잡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