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피로’ 시대…회의를 더 재미있게 만들 수는 없을까?
3주 전에 저널리스트인 게일 킹(Gayle King)이 진행하는 ‘CBS 디스 모닝(CBS This Morning)’에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페이스북 CEO가 출연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스튜디오에 나오거나 화상회의 앱을 사용하지 않고 가상 현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페이스북에겐 새로 출시한 호라이즌 워크룸(Horizons Workroom) 앱을 소개할 좋은 기회였다. 이 앱은 페이스북의 무선 VR 헤드셋인 오큘러스(Oculus)를 이용해 사용자들을 가상현실 공간으로 연결한다. 인터뷰를 위해 저커버그와 킹은 각자 만화 스타일의 아바타를 꾸몄고, 이 아바타들은 동작 센서를 통해 실제 머리와 손 움직임을 모사했다.
전반적인 인상은 아무래도 어색했다. 킹은 저커버그 아바타의 주근깨에 감탄했고, 저커버그는 메타버스(metaverse), 즉 3차원 가상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그러던 중 킹이 굉장히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당신도 ‘줌아웃(Zoomed out)’됐나요? 저도 줌에 지치던 차였거든요.”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 사이의 대면 접촉이 힘들어면서 비대면 회의 플랫폼인 줌(Zoom) 사용이 폭증하자 이 회사는 10억 달러(약 1조 1,8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벌어들였다. 그러나 여기에는 대가가 따랐다. 가상 회의에 내몰린 지 어느덧 18개월째로 접어들자, 매일같이 줌으로 회의하던 직장인들이 ‘줌 피로(Zoom fatigue)’를 호소하는 일이 흔해진 것이다. 이를 ‘줌아웃’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