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family raised millions to get experimental gene therapy for their children

유전자 치료 실험 위해 수백만 달러 모금한 부모

경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베니 랜즈먼의 뇌에 바이러스 수조 개를 주입했다.

개리 랜즈먼(Gary Landsman)은 기도를 할 때면 지금 있는 곳이 이스라엘이고 아들 베니와 조쉬가 그를 향해 달려오고 있다고 상상한다. 유대식 모자를 쓴 아이들의 허리에서는 면으로 만든 태슬 장식이 나풀거린다. 랜즈먼은 뛰어오는 아이들을 품에 안으려고 두 팔을 활짝 벌린다.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베니와 조쉬 모두 치명적인 뇌 질환 카나반(Canavan)병을 앓고 있다. 이들은 휠체어에 몸이 묶여 있다. 말을 하지 못하고 사지도 움직이지 못한다.

지난 4월 8일 이들 가족은 둘 중 나이가 많은 베니를 오하이오 주 데이튼에 있는 병원에 데리고 갔다. 그 곳에서 몇 시간에 걸쳐 신경외과 의사가 베니의 두개골에 구멍을 내고 베니에게 없는 정상적인 유전자가 든 바이러스 수조 개를 베니의 뇌에 주입했다.

뉴욕 주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이들 가족이 아이를 구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는 유전자 치료를 받기 위해 해온 지난 4년간의 노력이 마침내 정점에 달하는 순간이었다.

본지는 2018년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 특집호 표지 기사를 통해 랜즈먼 가족의 긴 여정을 처음 소개한 바 있다. 유전자 치료의 발전으로 혈우병 같은 유전질환의 치료가 가능해지고 있다. 그렇지만 카나반병은 너무 희귀해서 연구에 뛰어든 회사가 거의 없다. 그래서 랜즈먼 가족은 온라인 모금을 통해 모은 돈으로 위험성이 높은 유전자 치료에 필요한 자금을 직접 후원했다.

게놈 염기서열 분석 및 유전자 대체, 유전자 편집 기술의 놀라운 발전은 이론적으로 수천 종의 희귀 유전질환을 치료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나서는 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부모들은 필요한 실험에 들어가는 수백만 달러 달하는 비용을 부담하기 위해 직접 모금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들 중에는 자신의 자녀를 첫 번째 실험 대상자로 지정하는 경우도 있어서 윤리적 딜레마의 문제도 불거진다.

예를 들어, 그동안 들어간 비용이 600만 달러에 육박하는 데이튼 실험의 경우 모금에 성공한 가족의 자녀가 우선 대상이다. 소아 유전자치료 실험의 윤리문제를 연구하는 뉴욕대학교(New York University)의 생명윤리학자 앨리슨 베이트먼-하우스(Alison Bateman-House)는 “이는 실험에 누가 참여하고 누가 참여할 수 없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형평성 문제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랜즈먼 가족은 2백만 달러가 넘는 금액을 모았다. 러시아, 폴란드, 슬로바키아, 이탈리아의 가족들도 현금 기부를 받아 실험에 참여할 자격을 얻었다. 심지어 러시아 가족은 114만 달러에 달하는 “유전자 치료” 청구서 사본까지 공개했다. 이 금액은 실험에 사용될 유전자 치료제 제조비용 80만 달러가 포함된 것이다.

이 가족은 기부를 긴급히 호소하는 글에 해당 금액을 내지 못하면 어린 올가가 “유일한 회복의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되고, 그 기회는 바로 미국에서 값비싼 치료를 받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들은 최종적으로 7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이 같은 ‘유료’ 실험은 합법적이기는 하지만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이들 부모와 기부자가 대부분의 실험이 실패한다는 점을 과연 알고 있는지에 관한 질문이 그것이다. 베이트먼-하우스는 “그들이 꼭 비윤리적이라는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환자에게 비용을 대도록 요청하는 이유는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타당한 실험이라면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이나 생명공학 기업이 왜 아무 관심을 보이지 않을까? 왜 다른 경로로 자금이 유입되지 않을까?”

효과는?

카나반병은 자녀에게 전달된 ASPA 유전자 사본 두 개가 손상되어 일어난다. 우리의 뇌는 ASPA 유전자가 생성하는 효소가 없으면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 다발을 정상적으로 형성하지 못한다. 그 결과, 베니와 조쉬의 경우 말을 하지 못하거나 팔다리를 쓰지 못하고 인지 능력도 제한되었다.

뉴저지 주 로완대학교(Rowan University)의 파올라 리온(Paola Leone) 연구원은 “루게릭병 환자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리온은 이번 유전자 치료법을 고안하고 임상시험 구성을 주도했다.

데이튼 실험의 목적은 바이러스를 이용하여 ASPA 유전자 작동 사본을 베니의 뇌 조직에 주입하는 것이다. 지난 4월 8일 데이튼 아동병원에서 시술이 시행되었다. 베니가 병원에 도착하자 골든 리트리버 한 마리가 베니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 후 의사들이 베니의 두개골에 구멍을 내고 주사기로 40조 개의 바이러스 입자를 주입했다.

리온은 희소돌기아교세포(oligodendrocyte)라 불리는 특정 뇌 세포에 정상적인 ASPA 사본을 주입하면 병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어쩌면 약간의 회복도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리온은 이 방법이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있었다며,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지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시도해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과학자가 부모

지금까지 자녀의 병을 고치기 위해 유전자 치료에 환자의 부모가 자금을 지원한 사례는 대략 6건이다. 그리고 이보다 많은 수의 실험이 앞으로 예정되어 있다. 심지어 과학자들은 희귀 유전 질환을 앓는 아동의 필요에 맞춘 개인 맞춤 치료제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절박한 노력을 성사시키기 위해 부모는 불가능에 가까운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한다. 부모는 신약 개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부모는 수백만 달러를 모으고, 끊임없이 과학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유전자 치료를 어떻게 하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만, 모두 단편적인 지식에 불과하다. 그리고 잘못될 위험성도 높다”고 소프트웨어 개발자 사나스 쿠라 라메시(Sanath Kumar Ramesh)는 말한다. 그의 아들은 다른 희귀 질환을 앓고 있다. 라메시는 유전자 치료 연구 구성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단체 오픈트리트먼트(Open Treatments)를 설립했다. 연구 구성에는 과학자를 고용하여 질환을 가진 동물 모델을 만드는 등의 단계도 포함된다.

라메시는 “앞으로 과학자와 부모의 구분이 모호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데이튼 실험 참여가 확정된 아동의 부모에게는 유전자 치료가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아이오와 주 시더 래피즈에 거주하는 손톱관리사 메건 락웰(Meagan Rockwell)의 딸 토빈 그레이스(Tobin Grace, 만 3살 반)는 2018년에 카나반병 진단을 받았다.

“그들은 미안하다며,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고 치료법도 없다고 말했다. 토빈이 5세 생일을 맞는다면 운이 좋은 것이라고도 말했다. 하나뿐인 아이에게 치명적인 뇌 질환이 있다는 말을 듣는 것은 큰 충격이었다”며 락웰은 당시를 떠올렸다.

락웰은 온라인에서 리온이 추진하는 유전자 치료에 대해 알게 되었고 결국 기부금을 25만 달러 넘게 모았다. 락웰은 “당시 토빈은 미국에서 가장 어린 카나반병 환자였다. 이 점이 실험에 참여할 수 있게 한 큰 요인이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리온은 돈이 있으면 실험에 참여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치료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부모들에게 말한다”고 덧붙인다.

생명윤리학자인 베이트먼-하우스는 부모들이 특히, 큰 돈을 쏟아부었을 경우에 실험의 유익성을 정말로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판단할 수 있을지가 또 하나의 위험 요소라고 지적한다. 베이트먼-하우스는 “자녀가 위험한 상황에 놓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부모들은 그들의 피와 땀, 눈물로 자금을 댄다”고 말한다. “부모가 마음을 바꿔 ‘우리는 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희망 vs 위험

현재 데이튼 연구를 위해 마련된 유전자 치료제는 9~10명 분량이다. 치료제가 스페인에서 제조되기까지 연구원들과 참여 가족들은 관료주의와 지연을 비롯한 각종 난관을 극복해야 했다. 일부는 실험에 적합한 유전자 치료법과 실험 계획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규제 당국에 의해 중도에 포기해야 했다.

2019년 랜즈먼 가족은 미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회의에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의원 들에게 수십 통의 전화를 돌린 끝에 얻은 결과였다. 엄마 제니 랜즈먼은(Jennie Landsman)은 “그 전까지 우리 일은 번호가 매겨진 채 쌓여 있는 수많은 문서 중 하나였다”고 말한다. “그들은 매우 기술적인 부분을 문제삼아 반대했다. 우리는 베니와 조쉬를 회의에 데려갔고, ‘지나치게 기술적인 이런 문제로 치료가 중단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니와 동생 조쉬는 치명적 유전질환인 카나반병을 앓고 있다. 4월 베니는 뇌 세포에 정상 유전자를 주입하는 유전자 치료를 받았다.
제니 랜즈먼 제공

작년 12월 데이튼 실험이 승인되면서, 올해 6월에 5세 연령제한에 걸릴 뻔했던 베니는 아슬아슬하게 실험에 참여할 수 있었다. 락웰은 “베니는 시험사례이다. 치료가 베니에게 효과를 발휘하게 해달라고 신에게 빈다”고 말한다. 락웰의 딸은 아직 시술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다.

성공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그동안 유전자 대체법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면서 아동의 면역질환 치료와 뇌 질환 예방에도 효과를 보였다. 미국에서는 2017년부터 몇몇 유전자 치료법이 판매 승인을 받았는데, 치료비가 아동 한 명당 무려 210만 달러에 이른다.

어마어마한 비용에 전문 생명공학 회사들이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이제 초희귀질환을 사업 부문으로 인식한다. 아스파테라퓨틱스(Aspa Therapeutics)라는 회사는 카나반병 유전자 치료 실험에 착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CEO 에릭 데이빗(Eric David)은 미국과 유럽에서 약 1,000명의 아동이 카나반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그는 “우리에게는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유전자 치료가 카나반병에 효과가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주입된 정상 유전자가 질병이 더이상 진행되는 것은 막는다 해도 뇌가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되었을 수도 있다.

락웰은 “딸이 혼자 힘으로 똑바로 앉을 수 있으면 좋겠. 혹시 엄마, 아빠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것은 순수한 실험이다. 우리는 아이를 과학에 맡기고 치료가 효과를 보이기 만을 바라고 있다.” 한 달 후면 새로운 유전자가 베니의 뇌에서 제 기능을 하는지 알 수 있다. 그렇지만 베니의 증상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게 되기 까지는 그보다 훨씬 오래 걸릴 것이다.

개리 랜즈먼은 ‘시술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느냐’는, 의도가 뻔한 질문을 여러 차례 받았다. 그는 기부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랜즈먼은 “이 질문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고 썼다. “더 많은 것을 원해도 괜찮을까?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란히 걷고 싶어해도 될까? 아이들이 나에게 뭔가를 말하는 것을 보고 싶어해도 괜찮을까? 나는 어쩌면 위험한 심리 게임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것이 주는 희망은 그런 위험을 무릅쓸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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