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og off

온라인 & 오프라인으로부터 균형 있는 삶을 유지하는 방법

하루 종일 기기 화면만 바라보는 자신을 책망하는 사람들을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계 사이에서 건전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3단계 비결을 공유한다.

매일 아침, 나는 눈을 뜨자마자 밤새 도착한 메시지를 확인하고 뉴스 알림을 훑어본 후, 빠른 손놀림으로 스크롤을 움직여 트위터(Twitter)와 인스타그램(Instagram) 화면을 종횡무진 누빈다. 출근 후에는 왓츠앱(WhatsApp)을 통해 친구들에게 가끔 틱톡(TikTok) 동영상이나 밈(meme, 인터넷과 SNS에서 유행하는 인기 콘텐츠)을 공유하는 순간을 제외하고는 업무용 메신저인 슬랙(Slack)과 이메일에 파묻혀 시간을 보낸다. 퇴근 후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러브 아일랜드(Love Island, 연애 서바이벌 프로그램)>와 같은 리얼리티 TV 쇼라도 시청한다면 분명 트위터에 다시 접속하여 다른 사람들도 이번 편에 방영된 참가자들의 예상치 못한 행동에 나처럼 흥분하고 있는지 확인할 것이다.

엄밀히 말해 이 중 어떤 행동도 내 기분을 망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하루를 보내고 나면 기분이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릴없이 인터넷과 SNS를 기웃대다 보면 시간을 낭비하기 쉽다.

이런 상황이 남 얘기처럼 들리지 않는가?

나는 온라인에서 목적 없이 방황하는 시간을 줄일 방법을 찾기 위해 몇몇 전문가를 찾아가 기기 및 인터넷을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 내용은 온라인 세계에서 로그오프하는 방법에 대한 간략한 가이드라인이다.

스스로 질문하기

먼저 당신이 온라인 세계의 속박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이유를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기 속 화면만 바라보는 행동은 유익하지 못한 것으로 치부된다. 수많은 신문 헤드라인은 주의력 감소, 우울증과 불안 등 다양한 이유를 들어 우리가 기기 활용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기기 사용 시간을 줄인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기기 사용이 앞서 언급한 각종 부작용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예측 변수가 아니라는 증거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University of Oxford)에서는 2019년 대규모 연구를 통해 청소년들이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의 양이 이들의 정신 건강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디지털 기기를 통해 확인하는 정보가 중요하지 기기 사용에 투자하는 시간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논문을 공동 저술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University of Cambridge) MRC 인식 및 뇌과학 연구팀의 에이미 오벤(Amy Orben)은 “이러한 헤드라인 중 대다수는 상당히 오해의 소지가 있다. 기기 사용은 사용자가 소셜미디어나 기술을 사용하는 방식, 사용자의 정체성, 사용자의 과거 경험 및 동기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에서 디지털 인류학자로 활동 중인 테오도라 서턴(Theodora Sutton)은 사람들이 신경과학을 왜곡하여 인터넷 사용을 위험하고 건강에 해로운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박사 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에서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를 실천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나는 사람들이 인터넷 사용을 지나치게 비판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은 그저 즐기면 된다”고 덧붙였다.

영국 바스 대학교(University of Bath)의 행동과학 교수인 데이비드 엘리스(David Ellis)는 틱톡 동영상을 쉼 없이 시청하고 다량의 뉴스 피드를 훑어보는 행동이 자신의 기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면, 스스로 기기 사용을 멈출 이유가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일상에 무의미한 시간 낭비가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2019년 영국 정부에서 발간한 소셜미디어 및 기기 화면 사용이 젊은이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다.

데이비드는 가령 실제로 여러분의 기분을 나쁘게 만드는 것이 인스타그램의 끝없는 하이라이트 릴스(highlight reels)뿐이라면 완벽한 디지털 디톡스를 시행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그저 해당 앱을 사용하는 시간을 제한하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그는 “실제로 문제의 원인이 기술인지, 아니면 왓츠앱에서 기분을 상하게 하는 사람이 원인인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계 설정하기

위의 자문 과정을 거친 후에도 여전히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추가로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이 있다. 불만의 근본 원인(내 마음을 괴롭게 하는 특정 사용자, 특정 앱에 게시되는 콘텐츠 유형, 현실 세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 욕구 등)을 파악한 후 경계를 설정하여 통제감을 강화하는 것이다.

《도파민네이션: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Dopamine Nation: Finding Balance in the Age of Indulgence)》를 저술한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의과대학(Stanford School of Medicine)의 정신과 교수 애나 렘키(Anna Lembke)는 “인터넷을 매일 사용하는 대신 간헐적 단식처럼 제한된 시간에만 접속하는 등의 전략이 인터넷 사용을 통한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녀는 “원치 않는 콘텐츠로 유인하여 인터넷을 배회하게 만드는 앱을 삭제하고 온라인에 접속하기 전, 온라인에서 해야 할 구체적인 목록을 작성한 후 이를 지켜달라”고 덧붙인다.

무의식적인 습관에서 벗어나기

필자처럼 잠시 한눈을 팔거나 지루한 순간에 시간을 때우기 위한 용도로 앱을 확인하고 있다면, 스스로 잘못된 습관에서 벗어나 건강한 습관을 형성하는 법을 터득할 수 있다. 미국 브라운 대학교(Brown University)의 마음챙김센터(Mindfulness Center)에서 연구 및 혁신 책임자로 일하고 있는 주드 브루어(Jud Brewer)는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한 3단계 과정을 추천한다.

첫 번째 단계는 스스로가 습관의 덫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휴가 중에도 업무용 이메일을 끊임없이 확인하는 강박에 사로잡혀있지 않은지 살펴보자. 바로잡으려는 문제들을 적어보고 꾸준히 기록을 남겨보자.

두 번째 단계는 브루어가 어떤 행동에나 적용할 수 있는 핵심 질문이라고 말한 “나는 이 행동을 통해 무엇을 얻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그는 사람의 뇌가 흡연, 식사, 소셜미디어 확인 등 종류를 불문하고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행동을 반복하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브루어는 “만약 어떤 행동이 가치가 있다면 우리는 해당 행동을 계속할 것이며, 이것이 바로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의 작동 원리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해당 행동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정확히 알도록 함으로써 지배적인 행동 체계를 실제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는 가치있는 행동과 시간만 낭비하는 행동을 구별할 수 있다.

마지막 단계는 더 중대하고 더 유익한 제안, 즉 습관의 덫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되는 보다 가치  있는 보상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소셜미디어를 확인할 때 어떤 느낌이 드는지 자문하자. 여기에는 우리가 인스타그램이나 받은 편지함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알고 싶어하는 이유에 대해 의도적으로 호기심을 갖는 태도가 수반되는데, 뇌에서는 이처럼 궁금증을 갖는 태도 자체를 가치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 그런 다음 우리는 소셜미디어를 사용할 때 느끼는 감정을 독서나 운동을 할 때 느끼는 감정과 비교하여 보다 가치 있는 활동을 판단할 수 있다. 브루어는 “이 과정은 임상 조건에서도 효과를 보였다”고 덧붙인다.

끊임없이 스크롤을 움직이며 불안감을 느끼는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세심한 사고가 필요하며 이는 충분히 실천 가능하다. 나는 전문가 상담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게시한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보는 것인지 아니면 차라리 포켓(Pocket, 흥미로운 콘텐츠들을 저장해 두고 확인할 수 있는 앱)에 저장한 기사들을 읽는 것인지  스스로 따져보는 행동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화면에 표시되는 콘텐츠들을 더욱 꼼꼼하게 따져보고 의식적으로 관리하며 이에 집중한다. 단, <러브 아일랜드>는 제외하고. 아직 이 프로그램만은 끊을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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