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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프레젠테이션의 ‘짧은’ 역사…슬라이드 쇼에서 스티브 잡스의 키노트까지
수십 대의 프로젝터가 설치된 100만 달러짜리 슬라이드 쇼에서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출시 프레젠테이션까지, 기업 프레젠테이션은 비즈니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1948년 10년 넘게 유지되던 금주령이 마침내 해제되면서 술은 다시 소비자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주류회사 시그램(Seagram)은 미국 전역의 주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연례 영업 회의를 11개 도시를 순회하는 행사 형태로 기획했다. 시그램은 행사를 위해선 돈을 아끼지 않았다. 전문 배우들을 출연시켜 위스키를 파는 세일즈맨의 삶을 다룬 2시간짜리 연극을 공연했고, 관람객을 위한 아름다운 대기실도 마련해 무료 음료를 제공했다. 그러나 단언컨대 행사의 압권은 슬라이드 쇼였다.
시그램이 준비한 프레젠이션인 일명 ‘시그램-비타라마(Sigram-Vitarama)’는 슬라이드 쇼 그 이상이었다.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가로 12.2m, 세로 4.6m 크기의 5개 스크린에 투사된 수백 장의 이미지는 관람객들에게 증류 과정에 대한 생동감 넘치는 경험을 선사했다. 행사에 참석했던 한 관람객은 “시그램이 보여준 화면은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정적이지 않았다”며 “전체적으로 매우 웅장한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스트먼 코닥(Eastman Kodak)이 1939년 세계박람회에 선보인 전시회에서 영감을 받은 시그램-비타라마는 영업 회의에 사용된 최초의 시청각 프리젠테이션이었다. 그리고 이 행사를 계기로 수많은 시청각 프레젠테이션이 등장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