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Pfizer made an effective anti-covid pill

화이자는 어떻게 효과적인 코로나19 치료제를 만들었을까?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약 ‘팍스로비드’가 미 FDA의 사용 승인을 받았다. 이 약은 바이러스의 복제를 막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공급이 충분하지 않으며, 몇 가지 한계도 존재한다.

팬데믹 초기에 모두의 시선은 백신 개발에 집중되어 있었다. 2020년 5월, 미국은 수백억 달러를 백신 개발에 투입하는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을 발표했다. 그러나 언론의 시선 밖에서는 백신 개발과 마찬가지로 빠르게 코로나19 치료약을 개발하기 위해 조용히 움직이는 이들이 있었다.

코네티컷주 화이자(Pfizer) 연구소의 화학자들은 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발발했을 때 떠올렸던 아이디어들을 오랜만에 꺼내놓았다. 당시에도 코로나바이러스를 공격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바이러스가 복제될 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프로테아제(protease)’의 활동을 억제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 것이었다. 프로테아제에 단단히 들러붙을 수 있는 화학물질을 찾아내면, 인체에서 바이러스가 복제되는 과정을 중단시킬 수 있으므로 감염자의 증상이 중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곧 연구원들은 뜻밖의 행운도 얻게 되었다. 화이자가 확인한 결과, 인체 내 수천 개의 단백질 중 어느 것도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단백질 분자 구조를 공유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코로나바이러스를 강하게 공격하더라도 인체 내에 다른 부작용이 예상되지 않았다. 자연이 과학자들에게 커다란 표적을 제공했던 것이다. 화이자의 화학자 다피드 오언(Dafydd Owen)은 이에 관해 “이건 내가 연구해온 것 중에 가장 확실한 생물학적 표적”이라고 설명했다.

화이자는 수백 개의 화학물질을 동시에 테스트하여 가장 효과적인 물질을 대량 생산하는 방식으로 약물 개발 속도를 높였다. 심지어 미국에서 2020년 12월에 첫 번째 코로나19 백신들이 승인을 받았을 때, 나중에 ‘팍스로비드(Paxlovid)’라는 이름이 붙은 이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동물 실험이 진행 중이었으며, 2021년 3월에는 임상시험이 시작됐다.

2021년 가을에 화이자는 치료약 개발 성공을 선언할 준비가 됐다. 가짜약을 투약한 코로나19 환자들은 사망했지만, 팍스로비드를 투약한 환자들 중에는 사망자가 나오지 않자 모니터링 위원회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를 그만하기로 결정했다. 화이자의 약품 설계 책임자 샬럿 앨러튼(Charlotte Allerton)은 “아주 놀라운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치료약 개발이 백신 개발보다 1년 가까이 뒤처졌지만, 앨러튼은 새로운 약을 개발하여 그 약이 안전하게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까지의 과정을 가장 빠르게 성공해낸 기록을 세운 신약이 ‘팍스로비드’라고 생각한다.

화이자가 백신 미접종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 중증 가능성을 89%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가 나온 타이밍도 적절해 보였다. 당시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는 신기록을 세우기 직전이었다. 이제 전염성이 더 강한 새로운 오미크론(omicron) 변이는 미국에서만 하루에 수백만 명을 감염시키고 있다. 2021년 12월 22일에 팍스로비드 판매가 승인되고 나서 미국의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은 팍스로비드를 ‘판도를 바꿔 놓을 약’이라고 칭찬했다.

지금까지 전 세계는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백신 접종에 집중했고, 부유한 국가들은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값비싼 정맥주입형 항체치료제에 주목해왔다. 처방전을 받아서 한밤중에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알약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는 의사이자 소셜미디어 전문가 에릭 토폴(Eric Topol)이 말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이 될 것이다.

“처방전을 받아서 약국으로 가기만 하면 된다.”

결정적으로, 프로테아제는 생물학자들의 전문용어로 말하자면 ‘잘 보존된(highly conserved)’ 분자이다. 그 말은 바이러스가 진화하더라도 프로테아제는 거의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빠르게 변이하며 백신을 피해가더라도, 오미크론이든 앞으로 발생할 어떤 변이 바이러스든 상관없이 팍스로비드의 효능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화이자가 연구소에서 진행한 실험에서 팍스로비드는 모든 코로나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효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를 통해 유추해볼 때, 아직 어딘가에 있는 박쥐 동굴에 숨어 있을 코로나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화이자는 다음에 발생할 감염병 상황에 대한 잠재적인 해결책까지 생각해냈다고 할 수 있다. 화이자의 화학자 오언은 “팍스로비드는 모든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가 될 잠재력이 있고, 미래에 발생할 팬데믹에 대해서도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선은 개발이 너무 빠르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번 치료약은 이번 팬데믹을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화이자의 치료약 외에도 가능성을 보이는 항바이러스제들이 있다. 2020년 말에는 렘데시비르(remdesivir)라는 약물이 코로나19 치료제로 미국에서 처음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렘데시비르는 5일 동안 정맥주사로 투여해야 하므로 여러 가지 제약이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경구용 약이다.

뉴욕 아이칸 의과대학(Icahn School of Medicine)의 연구원이자 2020년 화이자에서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한 팍스로비드 연구에 참여한 크리스 화이트(Kris White)는 “팍스로비드는 이번 팬데믹에 맞서온 우리 노력의 큰 진전이라고 생각한다. 이 약은 코로나19의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처방전을 받아서 약국으로 가기만 하면 된다”고 팍스로비드의 간편함을 강조했다.

신중한 낙관론

발표 초기의 환호에도 불구하고, 화이자의 치료약은 여전히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팬데믹 종식을 위해 바이든 행정부는 53억 달러를 들여 지난해 12월에 팍스로비드 1,000만 명분을 선주문했으며, 몇 주 후에는 주문량을 두 배로 늘렸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가 구매한 팍스로비드 2,000만 명분은 올해 중반은 되어서야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오미크론으로 인한 확진자 폭증을 막기에는 너무 늦은 시기이다.

또한 일부 의학 연구원들은 화이자가 발표한 놀라운 임상시험 결과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화이자가 약물 사용 승인을 받은 임상시험은 비교적 적은 인원인 약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다시 말하면, 실제 세상에서 약물을 사용했을 때는 그 효과가 임상시험 결과보다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제네바대학병원(Geneva University Hospitals)에서 의학적 증거를 전문으로 하는 의사 토마스 아고리차스(Thomas Agoritsas)는 “이 약에 기적 같은 효능이 있다고 너무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covid chess concept
사진: NICO ORTEGA

또 다른 문제점은 팍스로비드를 증상이 시작된 지 5일 이내에 투여해야 한다는 점이다. 화이자의 자체적인 내부 모델은 그 점을 문제점으로 파악했다. 2021년 8월, 응급의학회보(Annals of Emergency Medicine)에 실린 어떤 연구에서는 평균적으로 사람들이 5일에서 6일 정도 증상을 겪은 후에 병원을 찾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때쯤이면, 중증 환자는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라 바이러스에 대한 몸의 면역반응으로 인해 치명적인 폐질환을 겪게 된다. 그 시점에 치료약은 도움이 될 수 없다.

이쯤 되자 팍스로비드가 실제로 팬데믹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환자가 그렇게 심각한 증상을 겪지 않더라도, 일반적으로 코로나19 감염을 확진 받기까지는 시간차가 있다. 이런 이유로 화이자는 사람들이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약을 제공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미국의 의료서비스 제공 기업 카본 헬스(Carbon Health)의 가정 기반 치료 부서 대표인 명 차(Myoung Cha)는 “중요한 것은 속도이다. 경구용 치료제가 있다고 해도 제시간에 제공할 수 없다면 많은 사람들이 치료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이자 또한 예방적 치료의 일종으로 팍스로비드가 코로나19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시간이 너무 짧다. 이틀 만에 검사를 받고 다음 이틀 동안에는 약을 먹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공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팍스로비드 사용이 제한되고 있으나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중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위험요인을 가진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이 약을 허가했다. 그러나 어떤 위험요인이 여기에 해당되는지, 어떤 환자가 이 약을 복용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의 의학부 학과장 밥 와크터(Bob Wachter)는 트위터(Twitter)에서 자신의 병원이 신장 이식 환자나 암 환자와 같이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들에게 팍스로비드를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뉴욕주는 흑인과 히스패닉 주민들이 의료 불평등으로 인해 더 큰 위험에 처해 있을 것이므로 그들에게 치료약을 우선 공급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중증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은 백신 미접종이다. 화이자가 임상시험에서 연구 대상으로 삼은 것도 백신 미접종자들이었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대신 치료약을 더 빨리 받을 수 있다면, 사람들이 백신을 맞지 않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네소타대학교에서 코로나19 치료법을 연구하는 의사 데이비드 볼웨어(David Boulware)는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팍스로비드를 투약해야 하는 5일 이내에 치료를 받으러 올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그는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의 중환자실에 있는 환자들이 주로 비정상적인 면역체계를 가진 백신 접종자나 이미 심각한 고통을 겪으며 병원을 찾은 백신 미접종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중 일부는 이미 구충제 이버멕틴(ivermectin)을 복용하는 등 논란이 있는 방법을 비롯해 온갖 민간 치료법들을 시도한 후에야 병원을 찾았다.

그는 “시간이 너무 짧다. 이틀 만에 검사를 받고 다음 이틀 동안에는 약을 먹어야 한다. 코로나19를 거짓이라고 믿는 환자가 있다면, 그 환자가 빠르게 검사를 받을 수 있을까? 병원에 입원할 때쯤이면 인체의 염증반응으로 인해 질병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며, 이 시점에 항바이러스제는 큰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성명에서 “치료보다 예방이 낫다. 치료제는 백신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고 의견을 밝혔다. WHO는 팍스로비드 투약에 찬성하는 공식적인 권고안을 아직 내놓지 않았으며, 부작용이 나타나는지 여부를 추적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탠퍼드대학교의 의학과 교수 로버트 섀퍼(Robert Shafer)는 “팍스로비드를 대규모로 사용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사람들이 빠르게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팍스로비드는 백신만큼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백신보다 훨씬 비싼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전략

아마도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에 대항할 중요한 무기이다.

팬데믹 초기에 국제기구들은 수백억 달러를 백신 프로그램에 투입했다. 또한 도움이 될 만한 약물이 있는지 진열대를 뒤지며 기존의 약품을 ‘재사용’하는 데 우선순위를 부여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맞춘 신약을 개발하는 것은 대중의 많은 지지를 받지 못했다. 옥스퍼드대학교의 연구원 아네트 폰 델프트(Annette von Delft)는 지난해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글에서 “전 세계가 시작도 하기 전에 새로운 항바이러스제를 만드는 일을 포기한 것처럼 보였다”고 적었다.

폰 델프트는 ‘코로나 문샷(Covid Moonshot)’이라는 단체의 일원으로, 이 단체는 새로운 항바이러스 알약 개발을 위한 연구비를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HIV를 억제하는 약이나 더 최근에는 C형 간염을 정복한 약 같은 다른 항바이러스제들이 큰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비 지원이 어려웠던 것이다. 코로나 문샷은 보건당국이 새로운 약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 이러한 상황을 만든 한 가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신약 개발에 시행착오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스탠퍼드대학교의 연구원 마이클 린(Michael Lin)은 “컴퓨터에 효소를 주고 약을 설계해달라고 시킬 수는 없다. 컴퓨터로 100가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는 있지만, 그 후에는 연구자들이 화학물질을 하나씩 합성하면서 연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약물 하나를 합성하려면 몇 주가 소요될 수 있다. 약을 만든 이후에도 약물이 장에서 흡수되는지 또는 간에서 분해되는지 등 약물의 주요 특성들을 파악해야 한다. 이 모든 작업은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실시간 테스트를 통해 이루어진다.

게다가 일부 대형 제약사들은 최근 몇 년 동안 항바이러스 연구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HIV와 C형 간염 치료제가 성공을 거두기는 했지만, 부유한 국가에 영향을 주면서도 백신이 없어서 치료약이 나오면 돈을 벌 수 있는 바이러스는 그다지 많지 않다. 인플루엔자 치료약을 전문으로 하는 아이칸의 화이트 같은 학자들은 자신들이 속한 분야의 장래가 어두워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화이트는 “사람들은 수익성이 있는 바이러스가 없다고 생각했다. 항바이러스제 개발 분야에 계속 남아있기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실 화학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매우 귀중한 정보 몇 가지를 알고 있었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는 세포에 유전물질을 주입하여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을 복제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병을 일으킨다. 밝혀진 바와 같이, 그러한 수많은 바이러스성 단백질들은 연결된 소시지들처럼 하나의 긴 가닥으로 생성된다. 화학자들이 목표로 하는 프로테아제가 하는 일은 이렇게 생성된 긴 ‘다단백질(polyprotein)’을 복제에 사용할 수 있게 자르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떼어질 수 없을 정도로 매우 강하게 달라붙는 화학물질을 주입할 수 있으면 프로테아제가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해서 바이러스가 복제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린은 “프로테아제 억제제를 만드는 것은 자물쇠에 맞추기 위해 열쇠를 만드는 것과 같다. 남는 공간을 꽉 채워서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약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중반에 린을 비롯한 화학자들은 효과가 있을 법한 화학물질을 제안하고 있었다. 그러나 서둘러서 화학물질을 만들고 테스트하려면 거대 기업의 무한한 R&D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 화이자는 연구비를 투입해 빠르게 연구를 진행했고, 분자 총 800개를 합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2020년 9월, 가장 효과적인 물질을 파악한 후에 화이자는 빠르게 움직였다. 이 시점에 회사는 보통 테스트를 위해 약물을 소량 생산한다. 그러나 오언은 동물 테스트가 성공하면 즉시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갈 수 있도록 약물을 충분히 확보하고자 했다. 그래서 그는 생산 속도를 높이는 모험을 했다.

2020년 12월에는 새 약물의 일부가 뉴욕에 있는 화이트에게 도착했다. 당시 모두의 관심은 같은 달에 승인을 받은 모더나(Moderna)와 화이자 백신에 쏠려 있었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화이트는 화이자의 항바이러스제를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쥐에 주입하는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 일정을 비우고 있었다.

그가 테스트한 화이자의 첫 번째 약은 실패작이었다. 두 번째 약, 팍스로비드는 쥐의 몸 안에 있는 바이러스양을 1,000배 이상 감소시키면서 확실한 효과를 보여줬다. 그로부터 일 년도 지나지 않아서 팍스로비드는 FDA의 사용 승인을 받았다.

비용 효율적

1,000만 명분의 팍스로비드를 53억 달러에 구매하면서 미국은 치료약 한 명분(5일 동안 하루에 여섯 알씩)당 530달러 정도의 가격을 책정했다. 이탈리아, 독일, 벨기에도 팍스로비드를 주문했다. 화이자의 CEO 앨버트 불라(Albert Bourla)는 백신의 가격(1회당 약 30달러)이 신약의 가격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화이자에게 쉽게 복용할 수 있는 코로나19 치료약은 또 하나의 성공작이 될 수 있다. 볼웨어는 “치료약은 돈을 벌 수 있는 허가증이나 마찬가지이다. 생산량을 전부 정부에 판매할 수도 있다. 수요가 공급을 앞지를 것이며, 가까운 미래에도 그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1인당 500달러가 넘는데도 팍스로비드의 가격이 비싸다고는 할 수 없다. 만약 임상시험 결과처럼 팍스로비드가 좋은 효과를 보인다면, 위험한 환자에게 이 약을 투여한 의사들은 환자 100명당 한 명씩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렇게 살린 생명 하나가 5만 달러라는 말이 된다. 의학 경제학자들은 이 약이 심지어 ‘마이너스 비용’의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다. 즉, 환자가 입원할 때마다 수천 달러가 들기 때문에 사람들이 입원하지 않도록 예방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항바이러스제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나 심지어 아직 발견되지 않은 다른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보험이 될 수도 있다. 코로나19는 전염성이 강해지거나 심지어 면역력을 회피하는 방법으로 변이를 일으키며 과학자들을 계속해서 놀라게 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약으로 승인받은 항체치료제 중 바이오테크 기업 리제네론(Regeneron)이 판매한 약을 비롯한 몇몇 약물은 오미크론에는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

pfizer covid cure concept
사진: NICO ORTEGA

이러한 약물저항성은 코로나바이러스가 계속해서 ‘스파이크(spike)’를 변화시키기 때문에 발생한다. 스파이크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기 위해 사용하는 분자이며, 백신과 항체의 표적이 되는 부분이다. 바이러스에서 가장 노출된 부분인 스파이크 유전자 형태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코로나바이러스가 새로운 종에 적응하고 면역반응을 피할 수 있게 하려는 진화적 생존 전략일 것이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팍스로비드를 피하는 방식으로는 쉽게 진화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의 먼 친척뻘인 바이러스들도 비슷해 보이는 프로테아제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프로테아제가 역할에 맞춰 매우 정교하게 조정된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팍스로비드에 저항성을 갖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등장할까? 그럴 수도 있다. 프로테아제가 약물의 효과를 피하기 위해 진화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진화한 변이 바이러스는 복제하는 능력이 떨어질 것이며, 그에 따라 전염성도 떨어질 것이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약물저항성이 있는 HIV 바이러스의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섀퍼는 “저항성이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프로테아제를 바꾸는 것은 바이러스 자체에 좋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치료가 5일 동안만 지속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저항성을 진화시킬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한다고도 설명했다.

변화가 적은 프로테아제 유전자의 본질이야말로 화이자의 치료약이 우리가 아직 마주한 적 없는 바이러스들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이다. 화이자가 진행한 실험실 테스트에서는 이번 치료약이 세포 안의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성장을 막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수십 개의 코로나바이러스 중 절반에도 효과가 있었던 드러났다. 여기에는 메르스(MERS)뿐만 아니라(메르스는 낙타를 통해 퍼진 치명적인 호흡기 질환으로 감염자의 1/3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률이 높다), 2003년에 퍼졌던 오리지널 사스(SARS) 바이러스와 감기를 유발하는 몇몇 코로나바이러스까지 포함됐다.

팍스로비드가 현재 이용 가능한 가장 효과적인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이기는 하지만, 수십 개의 다른 항바이러스제도 개발 중이다. 차세대 치료약은 효과가 더 좋을 것이다. HIV 치료약도 그랬다. 현재 시중에는 효과적인 HIV 치료제가 너무 많이 나와 있어서, 프로테아제 억제제는 2차 치료제로 밀려났다.

다른 바이러스 질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약들도 개발될 수 있다. 2021년 6월에 미국은 차세대 치료약을 찾는 데 3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히며, 마침내 항바이러스제 개발로 다시 관심을 돌렸다. 이 돈의 절반은 에볼라(Ebola)나 일반 감기 같은 다른 바이러스나 코로나19를 연구할 8~10곳의 새로운 항바이러스 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데 사용될 것이다.

메릴랜드 의과대학의 코로나바이러스 전문가이자 이번 연구비 사업에 지원한 연구원 중 한 명인 매튜 프리먼(Matthew Frieman)은 “목표는 중대한 공중보건 위협이 다음에 발생했을 때 사용할 방법들을 확보하는 것이다. 우리는 가능한 많은 방법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프리먼은 코로나바이러스도 언젠가 HIV를 통제하는 데 사용된 ‘칵테일(cocktail)’ 요법과 비슷하게 항바이러스약을 여러 개를 조합해서 치료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할 수 있는 약이 많을수록 좋다. 또한 변이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할 때도 치료약이 많은 편이 좋다. 바이러스가 하나보다는 두 가지 약물을 빠져나가기가 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목표로 하는 여러 항바이러스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에볼라나 인플루엔자가 아니라 거의 모든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약물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프리먼은 바이러스의 일부분이 아닌 인체에 작용을 하면서 그런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바이러스들을 공격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들이 존재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들을 찾아야 한다. 과거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었기에 연구비 지원도 없었다. 내 생각에 우리는 아직 핵심에 도달하지 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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