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ng’s new TV show is a brilliant but ominous viral marketing ploy

어느 보안회사의 ‘음흉한’ 바이럴 마케팅 전략

아마존의 보안회사 ‘링(Ring)’이 리얼리티 쇼 ‘링 네이션(Ring Nation)’을 새롭게 선보인다. 이 예능 프로는 재미있는 콘텐츠로 이목을 끌면서 소비자들이 ‘링 보안 카메라'를 갖고 싶어 하게 구매욕구를 자극한다.

한 동영상 장르가 틱톡, 페이스북, 넥스트도어(Nextdoor, 미국의 지역 밀착형 SNS)를 비롯해 여러 SNS에 걸쳐 유행하고 있다. 아마 독자들도 인터넷을 하다 한 번쯤 마주친 적 있을 것이다. 광각 구도로 찍힌 화면에 ‘링닷컴(Ring.com)’이라는 로고가 박힌 짧은 영상 말이다.

이러한 영상은 ‘링(Ring)’의 이용자들이 게시한 것으로, 링은 몇 년 전 아마존이 인수한 보안회사다. 링의 보안 카메라는 이용자가 가정에서 택배 물품을 감시하거나, 현관 밖 외부인을 보고 대화할 목적으로 설치된다.

‘#링도어벨(#RingDoorbell)’ 해시태그가 달린 영상의 조회 수는 틱톡만 해도 총 25억 뷰가 넘는다. 일명 ‘링 캡처’ 영상들은 입소문을 타고 그 자체로 하나의 유행이 되었다. 이 영상들은 내달 첫 방영을 앞둔 TV 프로그램 ‘링 네이션(Ring Nation)’에 힘입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될 것이다.

링 영상이 유행을 타면서, 링은 TV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지 세탁(launder the image)’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 기업은 지난 10년 가까이 고객 정보 보안 측면에서 느슨한 방침을 채택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된 것은 고객의 동의 없이도 법 집행 기관에 이용자 영상에 대한 접근 권한을 제공한 것이었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링 네이션’은 용의주도하게 사람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이 프로는 귀엽고 웃긴 동물들, 연인들의 프러포즈, 사람들의 친절에 마음 훈훈해지는 장면 등을 방송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SNS에서 접하는 영상들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유명 여성 코미디언 완다 사이키스(Wanda Sykes)의 내레이션을 입힐 것이라고 했다. 제작은 링과 마찬가지로 아마존에 인수된 영화 및 텔레비전 배급사 MGM 스튜디오가 맡았으며, 빅피쉬(Big Fish) 엔터테인먼트사가 프로듀싱한다. 빅피쉬는 앞서 경찰 리얼리티 쇼인 ‘온 패트롤: 라이브(On Patrol: Live)’(과거 ‘라이브피디(LivePD)’로 알려진 유명 프로그램)를 제작했는데 이 프로는 경찰들의 현장 활동을 생중계하면서 폭력과 예능을 넘나들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링의 대표 엠마 대니얼스(Emma Daniels)는 MIT 테크놀로지리뷰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우리 고객들은 링의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치를 보여주는 영상을 기꺼이 공유해준다. 우리 서비스는 사람들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이용자들이 스스로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게 돕는다”고 주장했다.

링 영상이 유명해지면 사람들은 더 많은 동영상을 공유하고 싶어 하게 될 것이다. 개인정보보호 문제에 앞장서고 있는 전자 프런티어 재단(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의 정책분석가 매튜 구아릴리아(Matthew Guariglia)는 “이 TV 프로그램은 ‘카메라에 찍혔다면 정말 웃기고 재미있었을 소소한 순간들이 아주 많다’는 점을 사람들에게 부각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가 널리 퍼지게 되면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감시당하는 것에 더 익숙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론 사람들이 링 카메라로 이러한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카메라를 사야 한다. 한번 일정 수준 이상의 조회 수를 보장하는 장르로 등극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이나 (9월 26일 TV 방영 후) TV에서 본 영상들을 따라 하고 싶어 할 것이다. 이것이 인터넷 바이럴 컨텐츠의 원리이며, 본질적으로 ‘링 네이션’이 바이럴 마케팅의 TV 버전인 이유이다. 각각의 링 영상들은 그 자체로 저비용 마케팅 수단이며, 이와 같은 영상을 모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 의해 끊임없이 재생산될 것이다.

“교묘한 속임수”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 기반을 둔 이 회사는 ‘링 네이션’ 이전에도 감시 영상을 일종의 엔터테인먼트로 전환하고자 한 적이 있다.

첫 시도는 회사 자체 유튜브 채널이 개설된 지 1년 만인 2015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단 19초 길이의 짤막한 영상에는 엄마 품에 안긴 4개월짜리 아기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영상에서 엄마는 아기의 손을 들어 올리며 카메라에 가볍게 ‘툭’ 맞부딪쳐 주먹인사를 시킨다. 영상의 제목은 이렇다. ‘다녀오겠습니다, 아빠! 4개월 아기가 어린이집에 가기 전 매일 아침 인사합니다. (이 아이가 매우 귀엽다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링의 귀여운 감시 영상은 2015년 처음 유튜브에 게시되었다.

그리고 2018년 아마존에 인수된 후, 링은 그들의 채널에 ‘링 TV(Ring TV)’라는 새로운 섹션을 추가했다. 여기에는 고객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 중에서 선별된 비디오들이 게시되었다. 여러 측면에서 링 TV의 콘텐츠는 ‘링 네이션’의 선조 격이었다. 첫 방영을 앞둔 ‘링 네이션’처럼 링 TV는 주로 웃긴 동물과 귀여운 아이들, 마음 훈훈해지는 일화가 담긴 영상들을 다루었다.

링 사용자들 역시 아마존의 개입 없이 스스로 바이럴 컨텐츠를 창작했고, 이를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게시했다. 이러한 플랫폼에서 영상들은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한 예로 330만 뷰를 돌파한 영상에서는 10대 아이 하나가 아빠 집에 설치된 링 카메라 앞에서 웃긴 표정을 지어 보인다. 아마존 배송 기사가 집주인이 가꾼 화단의 꽃을 밟지 않기 위해 휘청거리며 뛰는 영상은 300만 뷰 이상 조회되며 인기를 끌었다. 낯선 사람을 의심하는 내용의 영상도 많이 게시된다. 영상에서 낯선 이들은 주로 유색인종이다. 예를 들어 400만 뷰를 달성한 한 영상에는 집주인인 백인 남성에게 두 유색인종 남성이 어설픈 영어로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이 찍혔다. 길가에 세워 둔 자동차에 불이 났다고 하는 두 남성의 말을 집주인은 믿지 않는다. 하지만 영상 말미에 그 말이 사실이었다는 반전이 나온다.

한편 올해 초 일부 링 사용자들 사이에는 아마존 배송 기사들에게 카메라 앞에서 유행하는 춤을 춰달라고 요청하는 메모를 남기는 틱톡 챌린지가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배송 기사가 춤을 추는 경우는 드물었지만, 촬영된 장면들은 소셜미디어에 게시되었다. 또 그 수가 늘면서 링 사용자들이 춤추는 배송 기사들에게 춤보다 훨씬 더 부담스러운 것들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모습들이 재미있고 무해해 보여도, 미디어 심리학자 파멜라 러틀리지(Pamela Rutledge) 같은 전문가들은 이를 사람들이 링 카메라에 친숙해지게 만드는 ‘교묘한 속임수(sleight of hand)’라고 부른다. 감시 카메라가 보편화되고, 법 집행 기관이 더욱 손쉽게 링 영상에 접근하게 된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녀는 “이는 촬영을 마치 일상적이고 재미있는 것으로 왜곡시켜 시민 자유가 침해되는 결과를 야기한다”고 비판한다.

링과 감시 기술 자체가 부상하며 침해된 자유 중에 대표적인 것으로는 개인정보보호 및 동의 문제가 있다. 링이 제공하는 네이버스(Neighbors) 앱이나 기타 SNS에 동영상을 게시함으로써 경찰이나 뉴스 매체도 영상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링의 사용자들이다. 그들은 링의 개인정보보호 정책에 동의하며 공유를 허용한다. 하지만 카메라가 포착하는 것은 카메라의 소유자뿐만이 아니다. 많은 카메라가 공공장소를 비추고 있으며, 이는 그저 지나가는 사람도 녹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링 카메라가 최대 20피트(약 6미터) 떨어진 곳에서 나는 소리까지 녹음할 수 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링의 대표인 대니얼스는 사람들의 동의 없이 찍힌 영상들이 쇼에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MIT 테크놀로지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프라이버시 보호는 프로그램의 기본이며, 우리는 각 영상의 소유자나 영상에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모든 등장 인물로부터 영상 사용에 대한 권한을 확보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과정이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 포함된 일부 영상에서 우연히 링 카메라 앞을 지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고 있다.

시장 지배에 따른 비용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2021년 링은 170만 대의 기기를 판매했으며, 이 수치는 4개 경쟁사의 판매량을 합친 것과 맞먹는다. 즉, 링은 그들 스스로 구축한 시장을 성공적으로 장악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앞서 MIT 테크놀로지리뷰는 링 카메라가 실제로 이웃범죄율을 감소시키는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보도했다.

이렇게 링이 시장을 장악하게 된 데에는 2016년부터 진행된 법 집행 기관과의 협력 또한 큰 역할을 하였다.

링은 경찰 관할 구역에서 홍보를 하는 대가로 개별 경찰관 및 경찰서에 무료로 카메라를 제공했다. 또 한동안은 경찰관들에게 지역별 영상을 볼 수 있는 사이트를 제공했다. 이것은 여러 언론이 이 사실에 대해 보도하고 대중의 항의가 뒤따르면서 중단되었다. 그러나 이 사건 후에도 링의 감시 문제는 계속되었다. 올여름 초 에드 마키(Ed Markey) 상원의원의 2019년 정보 공개 요청에 대한 답변에서, 이 회사는 올해 영상 소유자의 동의 없이 영상 콘텐츠를 법 집행 기관에 넘겼다고 인정했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쇼렌스타인 미디어∙정치∙공공정책센터(Harvard Kennedy School Shorenstein Center) 방문학자이자 감시 기술의 강경 비판론자인 크리스 길리어드(Chris Gilliard)는 “아마존은 무조건적으로 성장, 확장, 도달에 우선순위를 둔다”면서 “‘링 네이션’은 그것의 연장이다. 이번 계획은 링을 기반으로 한 감시를 사람들이 더 쉽게 받아들이도록 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이러한 연유로 길리어드는 아마존이 더욱더 감시를 보편화하기 위해 새 전략을 내놓는 게 놀랄 만한 일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재미’있는 게 좋은 것이다

이처럼 감시 기술의 어두운 이면은 ‘링 네이션’에서 결코 다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프로그램은 링의 창립자인 제이미 시미노프(Jamie Siminoff)가 언론 보도를 통해 주창했던 것처럼 “서로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롭고 재미있는 방법을 친구와 가족들에게 제공한다”는 사명으로부터 어긋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 프록램은 인터넷 바이럴 마케팅의 흐름을 타고 점차 더 많은 사람이 링 영상을 시청하고 직접 창작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링 카메라 이용자 수를 늘릴 것이다. 이러한 신규 고객 중 많은 이들은 링 카메라가 실제로 하는 일에 대해 신중하게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전자 프런티어 재단의 구아릴리아는 링은 자신들의 기술이 대중적이라고 자랑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이 카메라는 이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IT에는 전혀 관심 없는 사람들과 같이 TV를 보다가 링 카메라의 영상들을 보게 된다면, 링 카메라는 어쩌면 아마존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퍼질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회사가 자기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 둔다면, ‘링 네이션’이 우리를 이끄는 곳은 링에 의해 지배되는 나라일 것이다. (by Eileen Guo & Abby Ohlhei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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