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biohacking company is using a crypto city to test controversial gene therapies

유전자 치료제 임상에 NFT를 구매하게 한 스타트업 ‘미니서클’

온두라스의 경제특구 프로스페라는 ‘혁신 친화’를 기조로 맞춤형 규제를 도입한 곳이다. 이곳에서 미니서클은 장수의 비결을 찾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웹 3 퍼블리싱 플랫폼 미러(Mirror)에 한 광고가 게재됐다. ‘온두라스 경제특구 프로스페라(Próspera)에서 진행되는 폴리스타틴 플라스미드 임상 1상 시험에 참여하고 싶다면 NFT를 구매하라.’ 다소 이해하기 힘들지만 꽤 눈길을 끄는 제목이었다.  

이 광고는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미니서클(Minicircle)이 유전자 치료제의 임상시험 대상자를 모집하는 내용이다.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일반적인 사례와 다른 부분들을 발견할 수 있다. 한 예로, 이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은 NFT를 먼저 구매해야 한다. 회사는 연구를 마친 후 대상자들에게 암호화폐로 대가를 지급할 것을 약속했다. 광고에서 언급한 임상시험 진행 장소는 온두라스의 프로스페라였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프로스페라가 실험적인 암호화폐 도시라는 사실을 바로 인지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파격적인 대상자 모집 광고는 유전자 치료 분야의 흥미로운 발전 양상을 보여준다. 유전자 치료는 첨단 분야로 주목받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잘못된 시작과 함께 여러 차례 좌절을 겪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승인한 유전자 치료제는 흔하지 않은 데다 개발에 수반된 비용과 복잡함 때문에 엄청난 가격표가 붙어있다. 

지난 몇 년간 출시된 유전자 치료제들은 연속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의 자리를 차지했다. 현재 가장 비싼 약은 2022년 11월 출시된 B 형 혈우병 치료제 헴제닉스(Hemgenix)로 1회 투여 가격이 350만 달러(약 46억 원)에 달한다. 이러한 치료제들은 노바티스(Novartis)나 CSL베링(CSL Behring) 같은 거대 제약사들에 의해 생산된다. 그들은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가치 있는 임상시험 데이터를 축적하고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엄격한 감시 아래 철저히 시험 절차를 밟는다. 

하지만 미니서클은 조금 다른 방식을 취한다. 미국 델라웨어 주에 위치한 이 스타트업은 전통적인 약물 시험 계획을 그들이 가진 ‘바이오해커(biohackers)’ 정신에 결합고자 한다. 의학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바이오해커들은 자가실험을 자랑스럽게 행하고 오랫동안 DIY(Do It Yourself) 유전자 치료 가능성을 옹호해 왔다. 

바이오해커들의 기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미니서클의 임상시험이 자유주의자들의 천국과도 같은 프로스페라에서 진행된다. 프로스페라는 국제 기업들이 온두라스 일부를 분할하고 자체 국가를 설립하도록 허용하는 논란 많은 법안으로 탄생한 도시다. 이곳에서 민간 기업이 국가의 역할을 수행하는 급진적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프로스페라는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채택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미니서클과의 파트너십은 의료 혁신의 온상이자 의료 관광의 미래 허브로 발전하겠다는 또 다른 목표를 향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독특한 배경 속에서 미니서클은 바이오해킹(biohacking, 컴퓨터 해킹처럼 첨단 과학 기술과 의학 기술로 우리 몸을 해킹해 더 건강하고 최적의 삶을 살 수 있는 구조로 만드는 것)을 주류 또는 주류에 가까운 영역으로 끌어올리려 한다. 그들은 ‘혁신 지향’을 기조로 한 프로스페라의 맞춤형 규제 하에 테크 거물들의 지원에 힘입어 근육 장애, HIV, 테스토스테론 결핍증, 비만 등 비교적 흔한 질환의 유전자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유전자 치료를 민주화하는 것으로, 적절한 핵산 조합을 발견해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다. 

미니서클의 창립자이자 CEO 맥 데이비스(Mac Davis)는 2020년 6월 파인딩 파운더스(Finding Founders) 팟캐스트에서 “오늘날 거대 제약사들은 극소수만 가진 희귀질환을 치료하는 엄청나게 비싼 약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비판하며, “나는 모든 사람의 질환을 치료하는 저렴한 약을 개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데이비스는 인체 세포에 유전자 치료제를 주입하는 회사의 핵심 기술, 미니서클을 언급하며 “이 기술은 의학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하고 지구상의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서 그는 “우리는 이미 불멸의 해답 중 일부를 밝혀냈다. 대중의 공포와 법적 규제에 구속되면서 연구를 진행할지의 여부는 우리 선택에 달렸다”라고 말했다. (미니서클은 코멘트 요청 및 서면질의에 응답하지 않았으며 이 글에서 데이비스의 언급은 모두 팟캐스트에서 인용했다.) 

설령 데이비스의 드높은 포부가 실현되지 않더라도 미니서클의 노력은 적어도 소비자를 위한 유전자 치료제의 새로운 장을 열게 만들 수 있다. 현재 유전자 치료 시장은 무허가인 데다 잠재적 위험성을 지닌 줄기세포 치료제가 판 치고 있는 상황이다. 

필자가 대화를 나눈 대부분의 과학자는 미니서클 방식과 목적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그들의 사업에도 비교적 관심이 적었다. 반면 의료 윤리 전문가들은 미니서클의 임상시험이 어떻게 진행될지, 이 임상시험이 현재 급성장하고 있는데 때때로 비양심적인 행태를 보이는 의료 관광 사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 우려를 표했다. 

의료 윤리 전문가들은 프로스페라 같이 규제를 간소화한 경제특구의 특징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자치도시는 그들만의 규제를 강력하게 방어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 캠퍼스에서 생명 윤리학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리 터너(Leigh Turner)는 “이런 지역에서는 의학 연구가 충분한 감독하에 진행됐는지 확인하는데 많은 자원을 투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어서 그는 “따라서 어떤 마케팅을 하는지, 어떤 임상 절차를 진행하는지,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클리닉이나 병원들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체 관할권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증거 기반의 의료 운영이 활발해질 수도 있지만, 규제 완화와 감독 부족을 이용하는 관행이 자리 잡는 등 문제점이 발생할 여지가 훨씬 크다”라고 덧붙였다. 

터너는 “결국 환자들에게 상당한 위험이 전가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사람들이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해낼 것이다” 

바이오해커들이 유전자 치료 분야를 교란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 집단은 가격이 100만 달러(약 13억 원)인 유전 질환 치료제 글리베라(Glyber)의 복제품을 개발하려 했다. 이들의 노력은 별다른 결실을 보지 못했지만, 같은 정신에 뿌리를 둔 미니서클이 더 큰 규모의 재정적 지원을 갖추고 다시 도전에 임하고 있다. 

미니서클과 바이오해킹 운동은 연관성이 깊다. 2019년 미니서클을 창립하기 전 데이비스는 어센던스 바이오메디컬(Ascendance Biomedical)에서 근무했다. 이 회사는 시험을 거치지 않은 헤르페스 치료제를 자신에게 투여한 것으로 잘 알려진 바이오해커, 고(故) 애런 트레이윅(Aaron Traywick)이 운영했다. (그의 죽음은 바이오해킹과 관련이 없으며 감각 차단 탱크에서 익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센던스 바이오메디컬의 또 다른 직원인 트리스탄 로버츠(Tristan Roberts)는 몇 년 전 데이비스가 개발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진, 역시 시험을 거치지 않은 HIV 치료제를 자신에게 투여해 화제를 모았다. 

팟캐스트에서 데이비스는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유전자 변형에 열정을 보였고 “실험을 통해 사람들이 가진 생물학적 한계에 대한 근본적인 가정에 창의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기술”이라고 극찬했다. 이어서 그는 “나는 사람들이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는 이미 불멸의 해답 중 일부를 밝혀냈다. 대중의 공포와 법적 규제에 구속되면서 연구를 진행할지 여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미니서클이 온두라스 공식 경제특구 프로스페라에 첫 번째 유전자 치료 클리닉을 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열대섬 로아탄(Roatán)의 번화한 사유지 프로스페라는 피터 틸(Peter Thiel)과 마크 안드레센(Marc Andreessen)으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한 국제 자유주의자 그룹이 관리한다. (그들은 자유와 번영에 대한 탈이념적인 강령을 따른다고 주장하며 자유주의자라는 꼬리표를 거부한다.)

이 자치도시는 지난 몇 년 동안 MIT 테크놀로지 리뷰를 포함해 전 세계 언론의 보도 대상이 됐다. 규제가 심한 산업에 대한 신속하고 혁신적인 접근법을 투자자들에게 홍보해 왔기 때문이다. 프로스페라는 금융 분야의 실험과 더불어 최근에는 의료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설계한 자체적인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 

프로스페라의 철학은 빅테크는 물론 바이오해커들의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장수 연구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부었고 젊은이들의 혈액을 자신에게 수혈하는 것에 “정말 흥미롭다”라고 말한 피터 틸은 미니서클에 직접 투자했다. 2021년 미니서클은 틸 및 엔젤리스트(AngelList)의 공동 창립자이자 유명한 테크 및 암호화폐 투자자인 나발 라비칸트(Naval Ravikant)로부터 최소 15만 달러(약 2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보인다. (틸과 라비칸트는 코멘트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Sam Altman)도 미니서클에 25만 달러(약 3억 원)를 투자했다고 본지에 밝혔다. 

한 저명한 과학자도 바이오해킹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있다. 하버드 의과 대학교에서 유전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과거 바이오해킹에 대한 자문을 구했던 조지 처치(George Church) 교수다. 그는 바이오해킹의 자가실험이 본격적인 임상시험 단계로 발전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니서클의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지만, 일반적인 전제조건을 달았다. “아무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면 비용 절감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사실상 경고에 가깝다. 

미니서클이 다른 회사가 실패를 반복한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미니서클 웹사이트는 회사의 임상적 목표 및 시험의 설계방식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려주지 않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몇 가지 문구들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가역적(reversible, 원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음)’ 유전자 치료제를 언급하며 태그를 단 부분이다. 

필자가 자문을 구한 유전학 및 생명 윤리학 전문가들이 미니서클의 공개 자료에서 찾은 내용에 따르면 임상시험 중 일부는 부분적이나마 과학적 근거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른 일부는 더 진보적인 성향을 드러내고 있으며, 장수에 유달리 집착하는 암호화폐 커뮤니티의 특징을 보여준다. (그 예로 NFT의 사용을 들 수 있다. 일부 의학자들은 NFT가 임상시험에 대한 환자의 동의를 추적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미니서클은 NFT가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다.)

프로스페라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최소 1회의 폴리스타틴(follistatin) 유전자 치료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이며 대상자의 수는 밝혀지지 않았다. 미니서클은 온라인의 다양한 자료를 통해 유전자 치료의 광범위한 임상 목표를 언급하고 있다. 일부 자료의 이론적 근거는 과학 문헌을 참고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보다 훨씬 파격적인 내용의 자료들이 많다.  

“만약 내가 젊음의 샘을 만들고 싶었다면 폴리스타틴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폴리스타틴은 FST 유전자에 의해 암호화된 당단백질이다. 폴리스타틴은 근육 성장을 막는 단백질인 마이오스타틴(myostatin)을 억제하는데 이 부분이 미니서클의 관심을 끌었다. 마이오스타틴이 없으면 생물학적 통제 없이 근육 세포가 자가 복제되고 확대될 수 있다. 강인한 체형의 ‘불리 휘핏(bully whippet)’ 개처럼 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 동물들의 몸은 만화를 연상시키는 울룩불룩한 근육으로 덮여 있다. 이론적으로 폴리스타틴 유전자 치료제는 빠르게 근육 강화 효과를 볼 수 있게 해준다. 

연구자들은 루게릭병(ALS)과 근이영양증(muscular dystrophy)처럼 근육이 약하거나 발달하지 않는 신경근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이 방법을 연구해왔고 제한적인 성공을 거뒀다. 오하이오 주 국립 어린이 병원의 유전자 치료센터 수석 연구원인 스콧 하퍼(Scott Harper)는 “동물 실험에서는 효과가 있었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는 입증할 만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라고 설명한다. 그래도 폴리스타틴을 활용하려는 미니서클의 노력은 크게 이례적이지 않다. 

문제는 미니서클이 폴리스타틴 유전자 치료를 전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근육 강화에 사용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입증적 연구에서 벗어나 사이비 의료로 넘어간 격이다. 미니서클의 임상시험 광고는 이 치료제가 나이를 되돌리고 근육을 부풀리는 일종의 영약처럼 표현하는데, 기존의 과학적 근거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부분이다. 

데이비스는 “폴리스타틴 유전자 치료는 동물의 근육량을 증가시킨다. 골밀도를 두 배로 높이고 체지방을 절반으로 줄이며, 심장혈관계통을 빠르게 개선함으로써 결국 더 오래 살고 더 건강하게 만든다”라고 주장했다. 사실 데이비스와 동료들이 자체적으로 수행한 폴리스타틴 인체실험은 미니서클 창립의 원동력이었다. 데이비스는 “매우 흥미로운 효과를 관찰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퍼는 폴리스타틴 유전자 치료가 만성 염증과 체지방을 감소시키고 DNA 복구를 촉진하며, 나이를 되돌린다는 미니서클의 기이한 주장과 관련 내용을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유전자 치료 전문가이자 매사추세츠 의과 대학교에서 미생물학 및 생리체계를 가르치는 로버트 코틴(Robert Kotin) 교수는 “만약 내가 젊음의 샘을 만들고 싶었다면 폴리스타틴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라며 하퍼의 회의론에 힘을 실었다. 

전문가들은 회사가 이름을 따온 미니서클 기술도 비판했다. 이 기술은 유전물질을 표적 세포에 주입하기 위해 ‘미니서클’이라고 불리는 원형 유전 구조를 사용하는데 이는 비(非) 바이러스형 전달 방식에 속한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유전학 교수 마크 케이(Mark Kay)는 미니서클을 활용한 인체 연구가 임상적으로 (연관성 있고 안전하며 치료가 될 수 있는 방향으로) DNA를 세포의 핵에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고 말한다. 그는 이 방식이 백신 분야에서는 약간의 성공을 거뒀다고 덧붙였다. 미니서클의 웹사이트를 보면서 그는 이 스타트업이 다른 회사가 이미 실패한 분야에서 성공을 자신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들의 기술에 참신한 부분이 있나? 대체 어떻게 다르단 말인가?” 

미니서클의 접근법은 확장된 유전자 치료 분야에서 사용되는 주된 기술과 동떨어져 있다. 요즘은 중화된 바이러스가 새로운 유전 물질을 표적 세포로 전달하는 바이러스 벡터 기술을 사용한다. 그러나 코틴 교수는 미니서클이 사용하는 비 바이러스 벡터 기술 생산이 쉽고 저렴하며, 면역 체계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적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가역성에 대한 이 회사의 주장은 바이러스 벡터 기술과 달리 1회 이상 투여할 수 있는 미니서클의 특성에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가역적이든 어떻든 미니서클 치료제의 효과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일단은 임상시험 단계이나 미니서클의 궁극적인 목표는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로 보인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 캠퍼스의 터너는 많은 회사가 의심스러운 줄기세포 치료제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지만, 줄기세포는 유전자 치료에서 미지의 영역이라고 지적한다. 

한편 글렌 테리(Glenn Terry)는 미니서클의 폴리스타틴 유전자 치료의 임상시험을 감독하는 인물이다. 그는 로아탄에서 재생의학 및 줄기세포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클리닉, 글로벌 재생의학 연합(Global Alliance for Regenerative Medicine, 이하 GARM)의 창립자다. 테리는 처음에 임상시험과 관련한 인터뷰 진행에 동의했지만, 이후 4주에서 6주 동안 자리를 비운다는 통보를 받았다. (6주 후 다시 연락했으나 여전히 인터뷰를 진행할 수 없었다.) 

터너는 줄기세포 및 재생의학에 관련된 윤리적 문제를 조사하면서 우연히 GARM을 발견했다. 그는 GARM이 “무허가에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줄기세포 치료를 판매하는 전형적인 업체 중 하나”라며 “이 클리닉의 광고에서 줄기세포 치료에 관해 주장하는 내용들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GARM의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충분한 정보도 없고 동조할 수 없는 의견”이라며 “테리 박사의 의사로서의 역량과 윤리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터무니없고 모욕적이다”라고 대응했다.)

“미니서클이 하는 일들은 일반적 절차를 역행한다.”

프로스페라는 규제에 대한 독특한 접근이 의료 혁신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프로스페라는 미니서클의 주도와 함께 떠오른 의료 관광지로 도시를 홍보하고 있다. 그들은 중국 정부가 부분적으로 시장 친화적 규제를 도입해 국제 의료 관광지로 성장을 장려하는 보아오 러창 국제 의료관광 시범지구(Boao Lecheng International Medical Tourism Pilot Zone)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미니서클의 웹사이트에 의하면 이 회사가 프로스페라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이유는 미국에서 진행하는 것보다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프로스페라에서 기초 데이터 입수가 끝나면 다음 단계 임상시험은 미국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오하이오 주립 대학교의 법학과 부교수이자 식품 및 의약품 정책 전문가 파트리샤 제틀러(Patricia Zettler)는 미니서클 사례가 투명성 및 감독 부족으로 논란을 일으켰지만, 기업들이 해외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고 말한다. 

“실제로 효과가 있을 것 같은 치료제가 있다면 자금을 모으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스탠퍼드 대학교 교수 케이는 미니서클의 논리에 반박한다. 그는 “미니서클이 하는 일들은 일반적 절차를 역행한다”며 “실제로 효과가 있을 것 같은 치료제가 있다면 자금을 모으는 데 문제가 없을 것”라고 강조한다. 

제틀러 부교수는 만약 이 스타트업이 실제로 미국에서 후속 임상시험을 추진할 의도가 있다면 프로스페라에서 진행한 1상 임상 내용이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기준에 부합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데이터의 투명성, 피실험자 보호 규정(정보에 입각한 동의, 연구의 잠재적 위험과 이익 사이의 균형, 강제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는 확인)은 물론, 이 임상시험이 안전성과 효과 측면에서 유용한 근거를 도출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는지 확인한다. 

프로스페라는 자체적인 의료 규제를 두고 있다. 프로스페라는 2022년 7월 미니서클과의 파트너십을 요약한 트윗에서 “책임의 명확한 선과 보상을 위한 재정적 능력을 면밀히 점검하는 자체 규제를 선호하며 번거로운 관행적 규제는 피한다”고 언급했다. 

같은 트윗에서 프로스페라는 자체 법안에서 의료 공급자는 기존 OECD 국가의 의료 규제를 따르거나, ‘상호 인정된 규제처럼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된’ 자체 규제를 제안하거나, 관습법 책임 원칙을 따르는 것 중에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자치도시는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맞춤형 규제를 제안하는 등의 유연성을 독특한 판매 전략으로 내세웠다. 

미니서클의 임상시험에 어떤 규제가 적용되는지 구체적으로 묻자 프로스페라 대변인은 엉뚱한 대답을 내놨다. “의료 산업에서 프로스페라의 규제 시스템은 혁신 친화를 기조로 한 일련의 보호장치를 갖췄다. 의료 공급자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료 서비스 및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위험과 법적 책임을 공개해야 한다. 모든 의료 공급자는 정기적인 규정 준수 인증 및 감사의 대상이 되며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해 재정적 책임을 뒷받침해야 한다.” 

이어서 대변인은 “프로스페라에서 제공되는 의료 서비스 및 제품이 어떤 OECD 국가보다 안전하다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미니서클의 임상시험으로 미래에 의료 관광객들이 프로스페라에서 유전자 치료를 받게 될지 묻자 대변인은 “e-레지던시의 사생활 보호법 탓에 일부 질문은 대답할 수 없다”라고 답변했다. (e-레지던시는 에스토니아서 처음 생겨난 제도로, 이를 통해 실체 없는 사업체도 프로스페라에 온라인으로 등록할 수 있다. 즉, 세계 어디서나 ‘사업 친화적인 생태계’에 접근할 수 있게 해 주는 셈이다.)

프로스페라의 미래를 둘러싼 싸움은 계속된다

프로스페라는 미니서클이 유전자 치료 혁명의 장기적인 계획을 실현하기 전에 먼저 온두라스 정부와 도시의 존재 자체를 놓고 대치하는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 

프로스페라는 온두라스 전 대통령 후안 올랜도 에르난데스(Juan Orlando Hernández)가 추진해 2013년에 통과시킨 법으로 경제특구가 됐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현재 미국에서 마약을 밀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시오마라 카스트로(Xiomara Castro) 현 대통령 정부는 2022년 4월 경제특구를 위헌으로 규정해 폐지키로 결정했다. 이 결정은 1월에 시작되는 현행 입법 기간 내 비준되어야 법으로 제정될 수 있다. 

프로스페라는 관할권을 장기적으로 보장하는 법을 위반한 혐의로 정부에 소송을 제기했으며, 그들이 추정하는 최대 피해 액수는 107억 8,000만 달러(약 14조 2,000억 원)에 달한다. 

미니서클의 임상시험이 현재 진행 중인 법정 공방에 영향을 받을 수 있냐는 질문에 프로스페라는 답변을 거부했다. 하지만 온두라스 정부 관계자 중 최소 한 명은 미니서클을 반대하는 입장에 서 있는 듯하다. 온두라스 사회개발청의 호세 카를로스 카르도나 에라조(José Carlos Cardona Erazo)는 지난해 7월 “그들이 이 나라에 경제특구를 원한 이유는 선진국에서 할 수 없는 모든 실험을 하기 위해서다”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과거 명예 영국 영사를 지냈고 현재 로아탄에서 장기 거주 중인 매튜 하퍼(Matthew Harper)는 “미니서클과 프로스페라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이곳의 현지인들은 그들의 행보를 굉장히 오만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스페라와 관계가 썩 좋지 않은 이웃 마을 크로우피시락(Crawfish Rock)에 사는 바네사 카르데나스(Venessa Cárdenas)는 프로스페라가 클리닉을 짓는 것은 알았지만, 임상시험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카르데나스는 딱히 놀란 기색 없이 “지역 주민들도 정보를 다 알고 있지 못한다. 그들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내용과 국제적 발표 또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프로스페라 대변인은 “프로스페라는 온두라스 내 어느 지역 정부보다 투명하다”고 주장하며 “동의하지 않는 주민은 미니서클이 미치는 영향에서 안전할 것”라고 말했다.) 

그러나 코틴과 케이 교수는 관련 질병으로 고통받는 절박한 사람들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이 임상시험의 대상자로 등록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나는 치료제에 대한 소식을 듣고 평생 모은 돈을 쏟아부어 대상자가 되려는 절박한 환자들을 많이 봐 왔다. 그 치료제들은 모두 가짜였다”라고 케이 교수는 말을 맺었다. 

이 글을 쓴 로리 클라크(Laurie Clarke)는 영국의 기술 분야 저널리스트다

미리보기 2회1회

MIT Technology Review 구독을 시작하시면 모든 기사를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