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에서 뜨는 이동 수단 ‘칸타’
네덜란드는 세계적인 자전거 문화 강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제 네덜란드는 자전거보다 이용자층이 폭넓은 ‘칸타(Canta)’라는 교통수단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네덜란드에서는 장애인들을 위한 2인승 소형 사륜 차인 ‘마이크로 모빌리티(micromobility)’ 칸타가 가장 보편화되어 있다. 여기서 마이크로 모빌리티란 일반적으로 시속 약 24km로 주행하는 소형 경차를 포괄적으로 부르는 용어다.(*편집자 주: 개인용 단거리 교통수단) 칸타의 외관은 이탈리아의 피아트 소형 차나 영국의 미니(Mini)를 닮았다. 또 칸타는 엔진, 구동계, 루프, 창문, 문 등 자동차로서의 주요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이 차의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콤팩트하다’는 것이다. 칸타는 폭이 약 1미터가 조금 넘는 초소형 자동차로, 휠체어를 비롯한 이동 보조 장치를 싣고도 네덜란드의 널찍한 자전거 도로를 달릴 수 있을 정도로 날씬하다.
칸타는 1995년 네덜란드의 한 소규모 자동차 제조업체인 바이엔베르흐 모빌리티(Waaijenberg Mobility)에 의해 만들어졌다. 장애인들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이 차는 일반적으로 시속 45km 이하로 달리며 주요 고속도로의 진입은 허용되지 않는다.
프랑크 페르민(Frank Vermin) 와이젠베르그 모빌리티 기업주는 “우리는 수요가 있기에 칸타를 제작하기 시작했다”고 말하면서 많은 고객이 장애 때문에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없었다고 설명한다. 칸타는 자동차처럼 생겼지만, 자동차가 아닌 개인형 이동 수단(mobility device)으로 분류된다. 즉 면허 없이도 ‘더 많은 사람이 이동성을 갖출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칸타의 여러 모델은 맞춤 제작이 가능해 휠체어 사용자를 포함한 다양한 탑승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칸타 2 인레이나헌(Canta 2 Inrijwagen)은 차내 좌석이 없는 대신 뒤쪽의 문을 통해 휠체어가 굴러 들어올 수 있도록 차체가 바닥까지 내려간다. 또한 다양한 형태의 가속기와 브레이크 중에서 운전자에게 적합한 유형의 제어 장치를 선택해 설치할 수 있다. 네덜란드에서 운행되는 초소형 자동차가 칸타밖에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장애인들에게 이처럼 접근성이 우수한 기종은 칸타가 유일하다.
현재 칸타 컴포트(Canta Comfort) 모델의 경우 1만 5,500유로에서 2만 3,000유로(약 2,100만~3,100만 원) 이상으로 가격이 책정되었다.
칸타의 구형 모델들은 휘발유로 작동했지만, 최신 모델들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 덕분에 전기로 작동한다. 한 예로 암스테르담은 2025년까지 배기가스 없는 도시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미래 마이크로 모빌리티 분야 전문가인 호러스 데디우(Horace Dediu)는 “비(非) 자동차 영역에는 모빌리티 솔루션을 위한 기회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한다. 그는 “비 자동차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단거리 이동에 더 효율적이고 편리하다. 또한 자동차를 운전하기에 나이가 너무 많거나 어린 사람들,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이동 수단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데디우는 “기동성이 필요한 80억 명 중 10억 명만이 운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기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