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information War: The Other side of Ukraine-Russia Crisis

우크라이나 전쟁의 이면: 서방과 러시아의 허위 정보전

지난 2월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 발발하자 온라인 허위 정보전과 사이버전이 본격화되었다. 소셜 미디어와 앱 스토어를 운영하는 글로벌 IT 기업들은 유럽의 결정에 따라서 러시아 관영 매체를 차단했다. 그러나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서방의 제재와 러시아의 규제기관의 압박을 동시에 받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러시아 관영 매체의 허위 정보

소셜 미디어는 온라인 정보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크고 작은 공식적·비공식적 소식들을 어디에서나 빠르게 전파하고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전쟁 상황을 알리고 있다. 반대로 거짓과 잘못된 정보가 넘쳐난다면 혼란이 초래되고 전 세계에 파장을 미칠 수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텔레그램에서 노출되는 전쟁 뉴스, 가짜 비디오, 거짓 설명을 담은 사진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무력 충돌은 우발적 국지전이라기 보다는 서구(The West)와 권위주의 국가가 격돌하는 진영 대결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우크라이나의 침공에 맞서야 하며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파시스트와 네오나치(neo-nazi)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고 반복적인 메시지를 퍼뜨렸다. 군사 공격이 시작되자 러시아 매체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무차별적으로 병원을 폭파하고 민간인을 살해했다는 소문을 냈다.

러시아 관영 TV방송사 로시야 1(Россия 1)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부추겼다고 진실을 왜곡하고, 우크라이나 영토도 1954년 시점에서만 인정하고 나머지 땅은 러시아 차르, 레닌, 니키타 흐루쇼프가 선물로 준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군사적 침공을 우크라이나에서 신나치주의자들을 제거하기 위한 ‘특별 군사 작전’이라고 부른다. 적군을 나치로 낙인 찍는 것은 러시아에서 흔한 정치적 책략으로서 군사적 공격을 정당화한다. 러시아 관영 매체가 내보내는 뉴스의 논조는 서방의 뉴스 매체와는 완전히 다른 관점이다. 모스크바에서 만들어지는 편향된 뉴스 보도의 문제를 심각하게 여긴 유럽집행위는 유럽 지역에서 모스크바의 관영 매체들이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활동을 차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키이우의 유령

전설적인 우크라이나 전투기 파일럿이 미그기(MiG-29)를 타고 러시아 전투기를 여러 대 격추시켰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다. 그는 ‘키이우의 유령’(Ghost of Kyiv)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해시태그 #ghostofkyiv가 포함된 짧은 비디오는 틱톡에서 2억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트위터에서는 930만 회의 조회수를 넘겼다. 우크라이나 방송 ‘채널 5’는 우크라이나 보안국이 그가 러시아 전투기 10대를 격추했음을 확인했다고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그러나 팩트체킹에 나선 전문가들은 키이우의 유령 같은 이야기는 진실성이 의심된다고 지적한다. 입소문이 난 비디오 중 하나는 전투 비행 시뮬레이터의 컴퓨터 렌더링이었다. 파일럿의 사진도 2022년이 아닌 2019년에 찍힌 사진을 퍼온 것이었다.  

전쟁이 벌어지면 시민들에게 용기를 주고 전력에서 크게 밀리는 부대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선의의 프로파간다는 어느 정도 허용될 수 있다. 만일 러시아군이 키이우의 유령을 믿는다면  두려움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 관영 매체라면 ‘키이우의 유령’을 우크라이나 시민과 방송사가 만들어낸 악의적인 가짜 뉴스로 해석할 것이다.

가짜 비디오와 광고 수익

유럽집행위원회와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는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에게 모스크바의 언론사들이 업로드하는 콘텐츠에 붙는 광고로 수익을 얻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 다음날 러시아 규제기관도 구글에게 러시아군과 관련한 허위 정보로 돈을 벌려는 유튜브 광고들의 차단하라고 명령했다.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러시아인들에게 심어주고 잘못된 사상자 수를 알리는 유튜브 비디오에 많은 광고가 붙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 직후 구글은 러시아 내에서 모든 유튜브 광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짧고 재미있는 비디오 플랫폼으로 인기를 얻은 중국계 플랫폼 틱톡에는 #RussianInvasion #RussiaUkraine해시 태그가 붙은 비디오들은 조회수가 높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일으켰다고 오도하는 비디오들도 급증했다. 영화의 한 장면이나 비디오 게임 전투 장면을 키이우(Kyiv) 현장이라고 제목을 붙이는 경우도 있다.

우크라이나 폭발 현장을 담은 가짜 틱톡 비디오는 12시간 만에 50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오 마이 갓, 오 마이 갓”을 반복하는 비명과 폭발음은 2020년 베이루트 폭발 사고의 음향이었다.  RT의 틱톡 채널에 올라온 다른 비디오는 트럼프의 참모였던 스티브 배넌이 우크라이나를 매우 부패한 지역으로 깍아내리는 발언을 담고 있었다. 틱톡은 허위정보를 퍼뜨린다는 이유로 RT계정을 막았다.

틱톡에 올라온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비디오들 (# ukraine war 해시태그)

 허위정보 제한에 나선 소셜 미디어 플랫폼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병합과 2016년 미국 대선 때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에 가짜 계정들과 봇(bots)을 사용하여 허위 정보를 퍼뜨려 왔다. 그러나 2022년이 되자 플랫폼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정당화하는 허위 정보 전파는 제동이 걸렸다. 러시아 관영 매체를 제한하는 조치가 내려졌기 때문이었다.

구글은 유럽 국가들에 제공되는 ‘Google 뉴스 서비스’에서 러시아 국영 미디어가 생산한 뉴스를 제외했다. 메타와 틱톡은 크렘린과 연결된 러시아 관영 매체가 페이스북 앱과 틱톡 앱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았다.

트위터는 RT(@RT_com) 등 러시아 관영 매체 계정들을 유럽 지역에서 정지시켰고 RT의 트윗이 노출되지 않도록 알고리듬을 수정했다. 예를 들어 프랑스나 폴란드에 거주하는 사용자가 RT트위터 계정을 클릭하면 “계정 보류(Account Withheld)”를 보게 된다. 그렇지만 서울에서 접속하면 RT 계정은 활성 상태로 나타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앱 스토어에서 RT 모바일 앱을 제거하고 러시아 관영 매체에 대한 광고를 금지했다. 또한 검색엔진 빙(Bing)에서 RT 및 스푸트니크(Sputnik) 콘텐츠를 표시하지 않고 검색 결과의 랭킹 순위를 낮추었다.  

애당초 메타 내부에서는 러시아와 연결된 미디어 조직이 페이스북에 온라인 광고를 하지 못하게 막고 독립적 팩트체커와 협력하면 된다는 의견들이 오갔었다. 러시아의 프로파간다를 실제로 약화시키는 것은 서비스의 중단이 아니라 ‘반박 발언’(counter speech)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크렘린이 생산하는 오정보와 프로파간다가 어떻게 유포되는지 감시하려고 우크라이나어와 러시아어 원어민으로 구성된 팀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그러나 유럽 집행위원회가 러시아 관영 매체를 유럽 지역에서 전면 금지하는 한층 더 높은 수준의 규제를 발표하면서 그 대안은 의미를 잃었다.

 러시아의 허위정보 유포에 대응책을 내놓는 유럽집행위 의장

경제 제재와 글로벌 IT기업들의 대응

미국 백악관은 경제 제재와 함께 미국의 IT기업들과 공조하여 러시아의 정보 전쟁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백악관이 내놓은 경제 제재에 맞서 인텔, 애플, 우버, 넷플릭스 등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끊거나 서비스를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 은행의 계좌와 연동되던 애플 페이와 구글 페이 서비스가 갑자기 정지되자 모스크바 시민들은 출근길에 혼란을 겪었다.  

러시아에서 1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는  3월 1일부터 비트리나 TV법(Vitrina TV law)의 적용을 받게 되어 있었다. 이 러시아 법률은 최소 20개의 국영 채널들을 송출하도록 강제한다. 미국의 스트리밍 기업이 러시아 푸틴의 발언을 홍보하는 선전 방송을 강요받게 된 것이다. 그러자 트위터에는 해시태그 #netflixstopsupportingrussia 와  #CancelNetflix가 붙은 트윗들이 넘쳐났다. 넷플릭스의 구독을 중단하고 그 돈을 우크라이나 군에게 기부하겠다는 트윗들이 올라왔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학살을 간접적으로 지원한다는 대중의 분노에 직면한 넷플릭스는 러시아의 국정 홍보 채널들을 플랫폼에서 비활성화시켰다. 또한 러시아 TV와 영화 제작시장의 참여를 일시 중지하고 러시아 지역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멈추었다.

러시아의 허위정보법

유럽연합이 러시아 관영 매체를 금지하자 크렘린은 서방 언론사들을 폐쇄하고 실리콘 밸리에 본부를 둔  글로벌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을 차단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개시되자 러시아 의회는 새로운 법률을 통과시켰다. 러시아군을 불신하게 만들거나 군사활동에 대한 허위 정보를 유포할 경우 최대 15년 징역에 처하는 규제였다. 전쟁이 벌어지면 허위 정보를 처벌하는 규제가 모호한 기준으로 실행될 수 있다. 그 결과 시민들의 발언이나 다른 관점을 가진 독립 미디어의 보도가 위축될 가능성은 더 커진다.

크렘린은 러시아의 자유주의 언론 매체 에코 모스크바(Ekho Moskvy)와 TV 레인(TV Rain)도 러시아 국영 미디어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강제로 폐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보도하는 독립 미디어의 목소리와 관점들은 러시아의 안전과 공익을 해하는 허위 정보로 해석되었다.  

CNN, BBC, CBS 등 서방 언론은 처벌의 우려 때문에 모스크바에서의 방송을 중단했다. 러시아어 BBC 뉴스 웹사이트와 미국이 자금을 지원하는 라디오 리버티(Radio Liberty)는 방송을 멈추었다. 중국계 플랫폼 틱톡은 러시아 지역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을 금지하고 새로운 게시물도 올리지 못하도록 막았다. 러시아군이 등장하는 진위가 불분명한 비디오들 때문에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었다.

콘텐츠 통제의 그늘

냉전시대의 상징이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15년이 지난 후 설립된 페이스북과 구글은 냉전과 아무 관련이 없다. 그렇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글로벌 소셜 미디어는 러시아 관영매체의 콘텐츠를 차단하여 허위 정보가 유포되는 것을 막도록 압력을 받고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은 러시아 관영 매체를 유럽 지역에서 금지하고자 하는 유럽연합의 조치뿐만 아니라 자신들을 ‘친서방 필터링 머신’으로 몰아세우는 러시아의 규제기관의 압박을 동시에 받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빅테크 기업들의 플랫폼들은 국가보다 더 큰 권력을 가진 글로벌 게이트 키퍼(gatekeeper)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전쟁이 발발하자 서방과 러시아를 막론하고 국가 권력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제하거나 합법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했다. 전쟁으로 경직된 국제 관계의 긴장감 속에서 글로벌 소셜 미디어의 비즈니스 기회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 이 글의 필자 최 은창  MIT 테크놀로지리뷰 편집위원은 영국 옥스퍼드대 사회법 연구센터(Socio-Legal Studies)의 방문학자,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펠로우, 예일대 로스쿨 정보사회프로젝트의 펠로우로 연구했다.  저서로는 『레이어 모델』,『가짜뉴스의 고고학』 공저로 『인공지능 권력변환과 세계정치』 ,『인공지능 윤리와 거버넌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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